“경찰 제복 입고 접근”…필리핀 ‘공무원 위장’ 납치 주의 [특파원 리포트]

입력 2025.05.16 (16:16) 수정 2025.05.16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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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납치 혐의로 필리핀 경찰에 붙잡힌 중국인 용의자들. (사진 출처 : 필리핀 경찰청 페이스북)외국인 납치 혐의로 필리핀 경찰에 붙잡힌 중국인 용의자들. (사진 출처 : 필리핀 경찰청 페이스북)

■ 필리핀서 '낚시 여행' 떠났던 한국인 피랍…사흘 만에 구출

지난 2일, 필리핀을 방문 중이던 한국인 A 씨는 중국인 2명, 필리핀인 2명과 함께 수도 마닐라에서 남서쪽으로 90km 정도 떨어진 나숙부 지역으로 낚시 여행을 떠났습니다.

차량으로 이동하던 중 무장 괴한 7명이 차량을 막아섰고, 곧바로 이들에게 납치됐습니다.

괴한들은 몸값을 요구하며 이들을 끌고 다니다, 필리핀인 2명을 각각 다른 장소에서 풀어줬습니다.

이들 중 운전을 맡았던 한 명이 경찰에 신고했고, 현지 경찰의 추적 끝에 한국인 1명 등 나머지 3명도 무사히 구출됐습니다.

당시 우리 외교부는 재외국민 보호 대책반을 가동하고, 본부와 공관 합동 상황판단 회의를 개최하는 등 현지 경찰과의 공조 수사를 벌여 마침내 피해자를 구출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 "경찰 제복 입고 접근"…중국인 용의자 일부 검거

필리핀 경찰은 최근 한국인 등을 납치한 혐의로 20대 중국인 남성 2명을 붙잡았습니다.

위 사진이 필리핀 경찰에 검거돼 '머그샷'(범죄자 인상착의 기록사진)으로 공개된 용의자들입니다.

나머지 일당은 아직 추적 중입니다.

필리핀 경찰은 범행 장소 반경 수십 킬로미터에 해당하는 지역의 한 검문소에서 도주하던 이들을 체포했으며 당시 이들에게서 45구경 권총과 9mm 권총, 여러 발의 총알 등 무기들을 압수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을 포함한 무장 괴한 중 3명은 필리핀 경찰 제복을 입고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납치 강도 등 강력 사건이 빈번한 필리핀에서 나름대로 주의를 했던 피해자들 입장에선 경찰 제복을 입고 차량을 막아선 이들이 납치범들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을 겁니다.

■ '국가수사청·이민청' 사칭 납치범들도…교민 엿새 만에 구출

지난 2월에는 필리핀 클락 지역에 거주하는 우리 교민이 괴한들에게 납치됐다가 엿새 만에 경찰에 구출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용의자들은 피해자 가족에게 수 차례 전화를 걸어 몸값을 요구한 거로 전해졌습니다.

범인들은 10여 명이 동시에 피해자의 집에 들이닥쳤는데 필리핀 국가수사청과 이민청 직원을 사칭했다고 합니다.

평소 각별히 주의했다고 하더라도, 이런 국가기관 사칭에는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지난 3월 7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 도심을 걷던 한국인이 오토바이 강도의 총격에 숨졌다. (사진출처 : GMA뉴스)지난 3월 7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 도심을 걷던 한국인이 오토바이 강도의 총격에 숨졌다. (사진출처 : GMA뉴스)

■ 총선 전후 치안 불안…한국인 상대 강력범죄 잇따라

필리핀은 지난 12일 총선을 치렀습니다.

한때 동맹이었던 전현직 대통령 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치안 불안도 커졌습니다.

선거 운동이 시작된 지난 1월 이후 최근까지 선거 관련한 폭력으로 숨진 사람이 20여 명에 이를 정도입니다.

필리핀 경찰력은 온통 선거 관리에 동원돼 있었고, 그 틈을 타 민간인 특히 관광객을 상대로 한 강력범죄가 크게 늘었습니다.

지난달 20일엔 필리핀 앙헬레스에서 한국인 관광객 2명이 오토바이 강도에게 가방을 빼앗겼는데 1명이 이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총을 맞고 숨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사람과 차량이 오가는 대낮에, 특히 한식당 등이 밀집해 있는 코리아타운 근처에서 벌어진 사건으로, 교민 사회에 충격을 준 사건이었습니다.

지난 3월 7일 밤에는 수도 마닐라 도심에서 길을 걷던 한국인이 역시 오토바이 강도에게 총격을 당해 숨지기도 했습니다.

역시 번화가와 가깝고 마닐라 코리아타운과도 멀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필리핀 총선은 마무리됐지만 현직 마르코스 대통령의 '압승 실패', 전직 두테르테 대통령의 '옥중 당선' 등등 정국 향방은 안갯속 상황이라 그만큼 치안 불안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필리핀 방문을 계획하고 있을 경우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에서 공지한 안전 수칙을 반드시 숙지하시기 바랍니다.

<납치 피해 예방을 위한 주재국 경찰청(AKG) 안내서>
https://ph.mofa.go.kr/ph-ko/brd/m_27094/view.do?seq=1346291&page=1

<주재국(필리핀) 총선 전후 안전 공지 >
https://ph.mofa.go.kr/ph-ko/brd/m_27094/view.do?seq=1346297&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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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서 '낚시 여행' 떠났던 한국인 피랍…사흘 만에 구출

지난 2일, 필리핀을 방문 중이던 한국인 A 씨는 중국인 2명, 필리핀인 2명과 함께 수도 마닐라에서 남서쪽으로 90km 정도 떨어진 나숙부 지역으로 낚시 여행을 떠났습니다.

차량으로 이동하던 중 무장 괴한 7명이 차량을 막아섰고, 곧바로 이들에게 납치됐습니다.

괴한들은 몸값을 요구하며 이들을 끌고 다니다, 필리핀인 2명을 각각 다른 장소에서 풀어줬습니다.

이들 중 운전을 맡았던 한 명이 경찰에 신고했고, 현지 경찰의 추적 끝에 한국인 1명 등 나머지 3명도 무사히 구출됐습니다.

당시 우리 외교부는 재외국민 보호 대책반을 가동하고, 본부와 공관 합동 상황판단 회의를 개최하는 등 현지 경찰과의 공조 수사를 벌여 마침내 피해자를 구출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 "경찰 제복 입고 접근"…중국인 용의자 일부 검거

필리핀 경찰은 최근 한국인 등을 납치한 혐의로 20대 중국인 남성 2명을 붙잡았습니다.

위 사진이 필리핀 경찰에 검거돼 '머그샷'(범죄자 인상착의 기록사진)으로 공개된 용의자들입니다.

나머지 일당은 아직 추적 중입니다.

필리핀 경찰은 범행 장소 반경 수십 킬로미터에 해당하는 지역의 한 검문소에서 도주하던 이들을 체포했으며 당시 이들에게서 45구경 권총과 9mm 권총, 여러 발의 총알 등 무기들을 압수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을 포함한 무장 괴한 중 3명은 필리핀 경찰 제복을 입고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납치 강도 등 강력 사건이 빈번한 필리핀에서 나름대로 주의를 했던 피해자들 입장에선 경찰 제복을 입고 차량을 막아선 이들이 납치범들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을 겁니다.

■ '국가수사청·이민청' 사칭 납치범들도…교민 엿새 만에 구출

지난 2월에는 필리핀 클락 지역에 거주하는 우리 교민이 괴한들에게 납치됐다가 엿새 만에 경찰에 구출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용의자들은 피해자 가족에게 수 차례 전화를 걸어 몸값을 요구한 거로 전해졌습니다.

범인들은 10여 명이 동시에 피해자의 집에 들이닥쳤는데 필리핀 국가수사청과 이민청 직원을 사칭했다고 합니다.

평소 각별히 주의했다고 하더라도, 이런 국가기관 사칭에는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지난 3월 7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 도심을 걷던 한국인이 오토바이 강도의 총격에 숨졌다. (사진출처 : GMA뉴스)
■ 총선 전후 치안 불안…한국인 상대 강력범죄 잇따라

필리핀은 지난 12일 총선을 치렀습니다.

한때 동맹이었던 전현직 대통령 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치안 불안도 커졌습니다.

선거 운동이 시작된 지난 1월 이후 최근까지 선거 관련한 폭력으로 숨진 사람이 20여 명에 이를 정도입니다.

필리핀 경찰력은 온통 선거 관리에 동원돼 있었고, 그 틈을 타 민간인 특히 관광객을 상대로 한 강력범죄가 크게 늘었습니다.

지난달 20일엔 필리핀 앙헬레스에서 한국인 관광객 2명이 오토바이 강도에게 가방을 빼앗겼는데 1명이 이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총을 맞고 숨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사람과 차량이 오가는 대낮에, 특히 한식당 등이 밀집해 있는 코리아타운 근처에서 벌어진 사건으로, 교민 사회에 충격을 준 사건이었습니다.

지난 3월 7일 밤에는 수도 마닐라 도심에서 길을 걷던 한국인이 역시 오토바이 강도에게 총격을 당해 숨지기도 했습니다.

역시 번화가와 가깝고 마닐라 코리아타운과도 멀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필리핀 총선은 마무리됐지만 현직 마르코스 대통령의 '압승 실패', 전직 두테르테 대통령의 '옥중 당선' 등등 정국 향방은 안갯속 상황이라 그만큼 치안 불안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필리핀 방문을 계획하고 있을 경우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에서 공지한 안전 수칙을 반드시 숙지하시기 바랍니다.

<납치 피해 예방을 위한 주재국 경찰청(AKG) 안내서>
https://ph.mofa.go.kr/ph-ko/brd/m_27094/view.do?seq=1346291&page=1

<주재국(필리핀) 총선 전후 안전 공지 >
https://ph.mofa.go.kr/ph-ko/brd/m_27094/view.do?seq=1346297&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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