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부족 악순환…“전북, ‘계층 사다리’ 이동도 어려워”

입력 2025.05.19 (07:34) 수정 2025.05.19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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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향을 등지고 수도권으로 향하는 지방 청년들은, 좋은 일자리 부족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죠.

고질적인 일자리 문제 탓에, 전북에서는 부모 세대보다 잘 사는 자녀의 등장을 기대하기가 사실상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박웅 기자입니다.

[리포트]

제조업을 중심으로 기업들의 입주가 줄을 잇는 완주 산업단지입니다.

농촌진흥청 등 혁신도시 공공기관들도 해마다 채용을 합니다.

이렇다 보니, 완주 지역은 지난 10년 사이, 취업자가 30% 넘게 늘었습니다.

고용률도 전국에서 손꼽히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완주 산업단지 근로자 : "내가 볼 때는 일자리가 많은 것 같아요. 다른 지역보다 많고 외국인도 많고 그래요."]

하지만, 새로 창출한 일자리의 근무 여건과 안정성 등을 따지면 아쉬움이 적지 않습니다.

같은 기간, 신규 취업자는 5만여 명이었는데, 위성도시가 많은 경기권의 절반도 안 되는 수치이기 때문입니다.

지방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된 지자체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한국고용정보원 자료를 보면, 순창과 무주의 취업자 규모는 10년 전보다 오히려 뒷걸음질쳤습니다.

이런 이유에, 전북에서는 부모보다 잘 사는 자녀, 이른바 '세대 간 계층 사다리'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됩니다.

실제 부모의 경제적 지위가 하위 10%인 자녀가 상위 10%로 상승하는 비율도 전북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부모 세대보다 더 나은 삶을 꾸리기 위해서라도 결국 지방을 떠나 수도권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겁니다.

[이상호/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 : "교통이나 산업 투자 같은 것들도 좋지만 그런 것들을 넘어서 사람에 대한 '소프트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사실은 병행되어야 하는 것이고요."]

전북의 자치단체들이 해마다 수십억 원의 예산을 일자리 정책에 쓰고 있지만, 올해 1분기에만 전북의 인구는 1천9백80명이 줄었습니다.

KBS 뉴스 박웅입니다.

촬영기자:한문현/그래픽:오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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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자리 부족 악순환…“전북, ‘계층 사다리’ 이동도 어려워”
    • 입력 2025-05-19 07:34:05
    • 수정2025-05-19 09:23:16
    뉴스광장(전주)
[앵커]

고향을 등지고 수도권으로 향하는 지방 청년들은, 좋은 일자리 부족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죠.

고질적인 일자리 문제 탓에, 전북에서는 부모 세대보다 잘 사는 자녀의 등장을 기대하기가 사실상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박웅 기자입니다.

[리포트]

제조업을 중심으로 기업들의 입주가 줄을 잇는 완주 산업단지입니다.

농촌진흥청 등 혁신도시 공공기관들도 해마다 채용을 합니다.

이렇다 보니, 완주 지역은 지난 10년 사이, 취업자가 30% 넘게 늘었습니다.

고용률도 전국에서 손꼽히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완주 산업단지 근로자 : "내가 볼 때는 일자리가 많은 것 같아요. 다른 지역보다 많고 외국인도 많고 그래요."]

하지만, 새로 창출한 일자리의 근무 여건과 안정성 등을 따지면 아쉬움이 적지 않습니다.

같은 기간, 신규 취업자는 5만여 명이었는데, 위성도시가 많은 경기권의 절반도 안 되는 수치이기 때문입니다.

지방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된 지자체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한국고용정보원 자료를 보면, 순창과 무주의 취업자 규모는 10년 전보다 오히려 뒷걸음질쳤습니다.

이런 이유에, 전북에서는 부모보다 잘 사는 자녀, 이른바 '세대 간 계층 사다리'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됩니다.

실제 부모의 경제적 지위가 하위 10%인 자녀가 상위 10%로 상승하는 비율도 전북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부모 세대보다 더 나은 삶을 꾸리기 위해서라도 결국 지방을 떠나 수도권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겁니다.

[이상호/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 : "교통이나 산업 투자 같은 것들도 좋지만 그런 것들을 넘어서 사람에 대한 '소프트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사실은 병행되어야 하는 것이고요."]

전북의 자치단체들이 해마다 수십억 원의 예산을 일자리 정책에 쓰고 있지만, 올해 1분기에만 전북의 인구는 1천9백80명이 줄었습니다.

KBS 뉴스 박웅입니다.

촬영기자:한문현/그래픽:오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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