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언’ 농림상 경질, ‘생색’ 비축미 10% 유통…일본 총체적 난국

입력 2025.05.21 (19:25) 수정 2025.05.21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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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쌀값이 크게 오른 일본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할 농림상이 자신의 집 창고엔 쌀이 많다고 실언을 했다가, 결국 경질됐습니다.

일본 정부가 쌀값 안정화를 위해 푼 비축미도, 실제로는 10%만 유통되는 등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쿄, 황진우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쌀 관련 정책을 책임지는 에토 다쿠 농림수산상이 지난 18일, 자민당 행사에서 갑자기 이해 못 할 얘기를 꺼냅니다.

[에토 다쿠/일본 농림수산상 : "저도 쌀은 사 본 적이 없습니다. 지지자분들이 많이 가져다주셔서, 내다 팔 정도로 집 창고에 있습니다."]

쌀값이 올라도 자신은 걱정 없다는 자랑인지, 창고에 있는 쌀을 팔아주겠다는 아량인지.

쌀 수급 총책임자의 의도를 알 수 없는 발언에 일본 국민들은 아연실색했습니다.

심상찮은 분위기에 이시바 총리까지 나서 사과하고, 에토 농림상은 고개 숙이며 발언을 철회했지만, 결국, 발언 사흘 만에 경질됐습니다.

두 배가 된 쌀값을 떨어뜨리지 못하는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들 불만도 배경이 됐습니다.

일본 정부가 쌀값 안정을 위해 3월부터 방출한 비축미는, 아직 소비자들이 구경도 못하고 있습니다.

[마츠이 준코/슈퍼마켓 점장 : "아직 좀 시간이 필요한 걸까요? 원활한 공급을 기대하겠습니다."]

조사해 보니 3월에 낙찰된 비축미 21만 톤 중 시중에 유통된 건 현재까지 10%뿐이었습니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비축미를 어디로 옮길지, 도정 작업을 어디서 할지, 이런 과정에 시간이 걸린다는 게 일본 정부의 설명입니다.

또, 정부 비축미를 산 유통업체가 다시 1년 내에 비축미를 정부에 공급해야 하는 조건도 쌀 유통에 발목을 잡는 걸로 분석됩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황진우입니다.

영상편집:사명환/자료조사:김린아 권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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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망언’ 농림상 경질, ‘생색’ 비축미 10% 유통…일본 총체적 난국
    • 입력 2025-05-21 19:25:28
    • 수정2025-05-21 22: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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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쌀값이 크게 오른 일본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할 농림상이 자신의 집 창고엔 쌀이 많다고 실언을 했다가, 결국 경질됐습니다.

일본 정부가 쌀값 안정화를 위해 푼 비축미도, 실제로는 10%만 유통되는 등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쿄, 황진우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쌀 관련 정책을 책임지는 에토 다쿠 농림수산상이 지난 18일, 자민당 행사에서 갑자기 이해 못 할 얘기를 꺼냅니다.

[에토 다쿠/일본 농림수산상 : "저도 쌀은 사 본 적이 없습니다. 지지자분들이 많이 가져다주셔서, 내다 팔 정도로 집 창고에 있습니다."]

쌀값이 올라도 자신은 걱정 없다는 자랑인지, 창고에 있는 쌀을 팔아주겠다는 아량인지.

쌀 수급 총책임자의 의도를 알 수 없는 발언에 일본 국민들은 아연실색했습니다.

심상찮은 분위기에 이시바 총리까지 나서 사과하고, 에토 농림상은 고개 숙이며 발언을 철회했지만, 결국, 발언 사흘 만에 경질됐습니다.

두 배가 된 쌀값을 떨어뜨리지 못하는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들 불만도 배경이 됐습니다.

일본 정부가 쌀값 안정을 위해 3월부터 방출한 비축미는, 아직 소비자들이 구경도 못하고 있습니다.

[마츠이 준코/슈퍼마켓 점장 : "아직 좀 시간이 필요한 걸까요? 원활한 공급을 기대하겠습니다."]

조사해 보니 3월에 낙찰된 비축미 21만 톤 중 시중에 유통된 건 현재까지 10%뿐이었습니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비축미를 어디로 옮길지, 도정 작업을 어디서 할지, 이런 과정에 시간이 걸린다는 게 일본 정부의 설명입니다.

또, 정부 비축미를 산 유통업체가 다시 1년 내에 비축미를 정부에 공급해야 하는 조건도 쌀 유통에 발목을 잡는 걸로 분석됩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황진우입니다.

영상편집:사명환/자료조사:김린아 권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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