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인권유린 전직 장성을 재무부 관세담당 수장에 임명

입력 2025.05.23 (14:48) 수정 2025.05.23 (14:5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인권 유린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군 출신 인사를 재무부 관세 담당 수장에 임명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안타라 통신 등에 따르면 스리 물랴니 인도네시아 재무부 장관은 현지시각 23일 자카 부디 우타마 전 중장을 재무부 세관·관세국 국장으로 임명했습니다.

자카 전 중장은 현역 군인 신분으로 세관·관세국장에 내정됐다가 임명 직전 군에서 퇴역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관세 정책 전문성이 없는 전직 군인을 발탁한 이번 인사에 대해 정부가 관세 정책보다는 밀수나 불법 무역 단속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우려했습니다.

국립 인도네시아 대학교의 자헬 제즈키 경제학 교수는 "세관을 이끌 사람은 세관 업무의 복잡성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군인 출신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집권한 뒤 군부 영향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3월에는 군법을 개정해 군인 신분으로 근무할 수 있는 국가 기관을 10곳에서 14곳으로 늘렸고, 실제 여러 기관의 고위직에 군인들이 임명돼 일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재무부의 경우 군인이 일할 수 있는 국가 기관도 아니지만 임명 직전 퇴임하는 편법을 통해 이번에 자카 전 중장을 임명했습니다.

특히 자카 전 중장은 과거 인권 유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인물입니다.

자카 전 중장은 1990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후 수하르토 군부 독재 시절 현 대통령인 프라보워가 지휘하던 육군 특수부대에서 일했고, 특히 악명 높은 '팀 마와르' 소속이었습니다.

팀 마와르는 수하르토 정권 말기 민주화 운동이 거세게 불자 인권 운동가 등을 납치하고 고문하는 등의 임무를 맡았습니다.

자카 역시 이에 연루된 혐의로 1999년 군사 재판에서 징역 1년 4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하지만 자카 전 중장은 유죄 판결 이후에도 군에 계속 남아 중장까지 진급했습니다.

그가 실제 복역했는지도 불명확하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인권 단체 임파르시알의 아르디 만토 아디푸트라는 이번 인사에 대해 "피해자 권리에 대한 명백한 무시"라고 비판했습니다.

[사진 출처 : EPA=연합뉴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인도네시아, 인권유린 전직 장성을 재무부 관세담당 수장에 임명
    • 입력 2025-05-23 14:48:28
    • 수정2025-05-23 14:58:08
    국제
인도네시아 정부가 인권 유린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군 출신 인사를 재무부 관세 담당 수장에 임명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안타라 통신 등에 따르면 스리 물랴니 인도네시아 재무부 장관은 현지시각 23일 자카 부디 우타마 전 중장을 재무부 세관·관세국 국장으로 임명했습니다.

자카 전 중장은 현역 군인 신분으로 세관·관세국장에 내정됐다가 임명 직전 군에서 퇴역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관세 정책 전문성이 없는 전직 군인을 발탁한 이번 인사에 대해 정부가 관세 정책보다는 밀수나 불법 무역 단속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우려했습니다.

국립 인도네시아 대학교의 자헬 제즈키 경제학 교수는 "세관을 이끌 사람은 세관 업무의 복잡성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군인 출신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집권한 뒤 군부 영향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3월에는 군법을 개정해 군인 신분으로 근무할 수 있는 국가 기관을 10곳에서 14곳으로 늘렸고, 실제 여러 기관의 고위직에 군인들이 임명돼 일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재무부의 경우 군인이 일할 수 있는 국가 기관도 아니지만 임명 직전 퇴임하는 편법을 통해 이번에 자카 전 중장을 임명했습니다.

특히 자카 전 중장은 과거 인권 유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인물입니다.

자카 전 중장은 1990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후 수하르토 군부 독재 시절 현 대통령인 프라보워가 지휘하던 육군 특수부대에서 일했고, 특히 악명 높은 '팀 마와르' 소속이었습니다.

팀 마와르는 수하르토 정권 말기 민주화 운동이 거세게 불자 인권 운동가 등을 납치하고 고문하는 등의 임무를 맡았습니다.

자카 역시 이에 연루된 혐의로 1999년 군사 재판에서 징역 1년 4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하지만 자카 전 중장은 유죄 판결 이후에도 군에 계속 남아 중장까지 진급했습니다.

그가 실제 복역했는지도 불명확하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인권 단체 임파르시알의 아르디 만토 아디푸트라는 이번 인사에 대해 "피해자 권리에 대한 명백한 무시"라고 비판했습니다.

[사진 출처 : EPA=연합뉴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대선특집페이지 대선특집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