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비전프로’에도 ‘구글 안경’ 도전 이유는? [뉴스in뉴스]

입력 2025.05.27 (12:37) 수정 2025.05.27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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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IT업계에서는 구글이 내놓은 안경이 큰 화제입니다.

애플의 '비전프로'가 성공을 거두지 못했음에도 여러 업체들이 이 분야에 뛰어드는 이유를 박대기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박 기자, '구글 안경'이 갑자기 나와서 생소합니다.

[기자]

보통 이런 장비가 개발되면 소문이 나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기습적으로 발표가 됐습니다.

구글이 매년 개최하는 '개발자 회의', 마지막 부분에 갑자기 소개가 된 것인데요.

겉보기는 그냥 평범한 검은색 뿔테안경이죠.

하지만 앞을 찍는 카메라와 마이크 스피커가 숨겨져 있습니다.

또 안경 렌즈 내부에는 작은 반투명 화면 창이 있어서 지금 착용자가 보는 것이 무엇인지 창으로 알려줄 수 있습니다.

영화에서 이런 장비 보셨을텐데 그걸 현실로 만든 것입니다.

[앵커]

신기하긴 한데, 실제로 쓸만한 기능은 어떤게 있죠?

[기자]

가장 인상적인 기능은 실시간 통역 기능입니다.

안경을 쓰고 내가 모르는 언어를 하는 상대방과 이야기를 하면 렌즈 내부의 화면에 마치 영화자막처럼 그 사람의 말이 통역돼 나옵니다.

만화를 보면 말풍선이 있는 것처럼 내가 대화하는 상대방 밑에 말풍선이 달리는 것입니다.

이렇게되면 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 사람과도 상당히 빠르게 대화를 하게 되겠죠.

그 밖에 카메라가 달려있다보니 좀 섬뜩한 기능도 있습니다.

안경을 낀 사람이 커피를 마시고 한참 있다가 '아까 마신 커피가 어느 가게 꺼였지'라고 물어보면 녹화된 화면을 돌려서 커피가게 이름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그 가게로 가는 길을 알려달라고 하면 지도를 눈 앞에 띄워줍니다.

이제 스마트폰으로 지도 들여다볼 필요가 없게 된 것입니다.

안경끼고 가다가 본 사진이나 사람에 대한 정보도 렌즈 내부의 창에 띄워주니까 사람들이 똑똑해지기도 하는데 반면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도 심각해질 것 같습니다.

[앵커]

신기하기는 한데 완전히 새로운 거 같지는 않습니다.

전에도 비슷한게 있었죠?

[기자]

대표적으로 지금 애플 매장에 가면 착용해볼 수 있는 '비전프로'가 있습니다.

애플이 막대한 개발비를 들인 야심작인데요.

하지만 반응은 미지근한 상태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50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입니다.

또 고글 형태라서 머리에 뒤집어쓴 모습이 이상하다, 쓰고 있기 힘들다는 점도 지적됐습니다.

비전프로는 완전히 하나의 컴퓨터 기능을 하도록 디자인 된것이고요.

자세한 사양은 안 나왔지만 구글 안경은 스마트 워치처럼 스마트폰 보조장치로 작동할 가능성이 큽니다.

훨씬 가볍고 아마도 가격도 비전프로보다는 저렴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비전프로로 쓴 맛을 봤음에도 구글도 도전에 나선 이유, 뭘까요?

[기자]

스마트 워치처럼 또 하나의 많이 팔리는 장비가 될 거란 기대감입니다.

그래서 글로벌 IT업체 상당수가 뛰어든 상황입니다.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는 이미 레이벤 스마트 안경이 있죠.

올해 말에 신제품이 나올 예정이고요.

오늘 보여드린 구글 제품은 내년쯤 출시 전망입니다.

애플도 내년 말쯤 스마트 안경을 내놓을 예정인데 인공지능인 시리 성능에 대한 평판이 좋지 않다는 점이 단점입니다.

[앵커]

지금 이 시점에서 업계가 스마트 안경에 뛰어든 것이 인공지능 발전과 관계가 있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예전 인공지능은 말도 잘 못알아듣고 관련된 정보를 창에 띄워주는 것도 한계가 있었는데요.

최근 인공지능이 비약적인 발달을 해서 안경과의 대화 많이 원활해졌습니다.

막대한 돈을 인공지능에 투자하고 있는 IT업계 입장에서는 이걸로 뭘 할거냐 투자자들에게 해명을 해야하는데요.

안경에 담긴 인공지능 비서로 돈을 벌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앞서 글로벌 업체 뿐 아니라 한국 업체들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구글 안경 개발에는 삼성전자가 함께 하고 있고요.

안경 디자인에는 우리 선글라스 업체인 젠틀몬스터가 참여합니다.

다만 인공지능 모델이나 제품 자체는 구글에서 발표된 것이라 종속돼 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앵커]

박기자도 저도 안경을 쓰고 있는데, 인공지능 개발이 돌고 돌아서 결국 안경이라니 아이러니 같기도 합니다.

[기자]

혁신이 빠르게 확산되기 위해서 익숙함을 빌려온 것인데요.

스마트워치가 성공한 것도 사람들이 수십년 써온 손목시계 형태를 취했기 때문입니다.

애플이 시계를 개발하면서 스위스 시계 기업인력을 데려온 것은 유명한 이야기죠.

그래서 구글도 안경 업계와 협업을 하는 것입니다.

[앵커]

그런 의미에서 스마트 안경은 성공할 거라고 봅니까?

[기자]

시연을 보여드리긴 했습니다만, 실제 시연 장면을 다 보시면 제대로 동작하지 않고 화면이 멈추는 사고도 많았습니다.

아직 안정화되기에는 멀었고 사생활 침해 문제도 심각하게 제기될 것입니다.

하지만 IT업계 도전은 어떤 식으로든 계속될 것입니다.

비전프로가 실패했어도 제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그 개발진 중에는 승진한 사람도 있습니다.

실패는 다음 성공의 바탕이 되기 때문인데요.

지금과 같은 형태는 아니지만 다른 식으로도 성공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강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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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잊혀진 ‘비전프로’에도 ‘구글 안경’ 도전 이유는? [뉴스in뉴스]
    • 입력 2025-05-27 12:37:51
    • 수정2025-05-27 13: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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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IT업계에서는 구글이 내놓은 안경이 큰 화제입니다.

애플의 '비전프로'가 성공을 거두지 못했음에도 여러 업체들이 이 분야에 뛰어드는 이유를 박대기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박 기자, '구글 안경'이 갑자기 나와서 생소합니다.

[기자]

보통 이런 장비가 개발되면 소문이 나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기습적으로 발표가 됐습니다.

구글이 매년 개최하는 '개발자 회의', 마지막 부분에 갑자기 소개가 된 것인데요.

겉보기는 그냥 평범한 검은색 뿔테안경이죠.

하지만 앞을 찍는 카메라와 마이크 스피커가 숨겨져 있습니다.

또 안경 렌즈 내부에는 작은 반투명 화면 창이 있어서 지금 착용자가 보는 것이 무엇인지 창으로 알려줄 수 있습니다.

영화에서 이런 장비 보셨을텐데 그걸 현실로 만든 것입니다.

[앵커]

신기하긴 한데, 실제로 쓸만한 기능은 어떤게 있죠?

[기자]

가장 인상적인 기능은 실시간 통역 기능입니다.

안경을 쓰고 내가 모르는 언어를 하는 상대방과 이야기를 하면 렌즈 내부의 화면에 마치 영화자막처럼 그 사람의 말이 통역돼 나옵니다.

만화를 보면 말풍선이 있는 것처럼 내가 대화하는 상대방 밑에 말풍선이 달리는 것입니다.

이렇게되면 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 사람과도 상당히 빠르게 대화를 하게 되겠죠.

그 밖에 카메라가 달려있다보니 좀 섬뜩한 기능도 있습니다.

안경을 낀 사람이 커피를 마시고 한참 있다가 '아까 마신 커피가 어느 가게 꺼였지'라고 물어보면 녹화된 화면을 돌려서 커피가게 이름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그 가게로 가는 길을 알려달라고 하면 지도를 눈 앞에 띄워줍니다.

이제 스마트폰으로 지도 들여다볼 필요가 없게 된 것입니다.

안경끼고 가다가 본 사진이나 사람에 대한 정보도 렌즈 내부의 창에 띄워주니까 사람들이 똑똑해지기도 하는데 반면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도 심각해질 것 같습니다.

[앵커]

신기하기는 한데 완전히 새로운 거 같지는 않습니다.

전에도 비슷한게 있었죠?

[기자]

대표적으로 지금 애플 매장에 가면 착용해볼 수 있는 '비전프로'가 있습니다.

애플이 막대한 개발비를 들인 야심작인데요.

하지만 반응은 미지근한 상태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50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입니다.

또 고글 형태라서 머리에 뒤집어쓴 모습이 이상하다, 쓰고 있기 힘들다는 점도 지적됐습니다.

비전프로는 완전히 하나의 컴퓨터 기능을 하도록 디자인 된것이고요.

자세한 사양은 안 나왔지만 구글 안경은 스마트 워치처럼 스마트폰 보조장치로 작동할 가능성이 큽니다.

훨씬 가볍고 아마도 가격도 비전프로보다는 저렴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비전프로로 쓴 맛을 봤음에도 구글도 도전에 나선 이유, 뭘까요?

[기자]

스마트 워치처럼 또 하나의 많이 팔리는 장비가 될 거란 기대감입니다.

그래서 글로벌 IT업체 상당수가 뛰어든 상황입니다.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는 이미 레이벤 스마트 안경이 있죠.

올해 말에 신제품이 나올 예정이고요.

오늘 보여드린 구글 제품은 내년쯤 출시 전망입니다.

애플도 내년 말쯤 스마트 안경을 내놓을 예정인데 인공지능인 시리 성능에 대한 평판이 좋지 않다는 점이 단점입니다.

[앵커]

지금 이 시점에서 업계가 스마트 안경에 뛰어든 것이 인공지능 발전과 관계가 있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예전 인공지능은 말도 잘 못알아듣고 관련된 정보를 창에 띄워주는 것도 한계가 있었는데요.

최근 인공지능이 비약적인 발달을 해서 안경과의 대화 많이 원활해졌습니다.

막대한 돈을 인공지능에 투자하고 있는 IT업계 입장에서는 이걸로 뭘 할거냐 투자자들에게 해명을 해야하는데요.

안경에 담긴 인공지능 비서로 돈을 벌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앞서 글로벌 업체 뿐 아니라 한국 업체들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구글 안경 개발에는 삼성전자가 함께 하고 있고요.

안경 디자인에는 우리 선글라스 업체인 젠틀몬스터가 참여합니다.

다만 인공지능 모델이나 제품 자체는 구글에서 발표된 것이라 종속돼 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앵커]

박기자도 저도 안경을 쓰고 있는데, 인공지능 개발이 돌고 돌아서 결국 안경이라니 아이러니 같기도 합니다.

[기자]

혁신이 빠르게 확산되기 위해서 익숙함을 빌려온 것인데요.

스마트워치가 성공한 것도 사람들이 수십년 써온 손목시계 형태를 취했기 때문입니다.

애플이 시계를 개발하면서 스위스 시계 기업인력을 데려온 것은 유명한 이야기죠.

그래서 구글도 안경 업계와 협업을 하는 것입니다.

[앵커]

그런 의미에서 스마트 안경은 성공할 거라고 봅니까?

[기자]

시연을 보여드리긴 했습니다만, 실제 시연 장면을 다 보시면 제대로 동작하지 않고 화면이 멈추는 사고도 많았습니다.

아직 안정화되기에는 멀었고 사생활 침해 문제도 심각하게 제기될 것입니다.

하지만 IT업계 도전은 어떤 식으로든 계속될 것입니다.

비전프로가 실패했어도 제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그 개발진 중에는 승진한 사람도 있습니다.

실패는 다음 성공의 바탕이 되기 때문인데요.

지금과 같은 형태는 아니지만 다른 식으로도 성공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강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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