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 국경마을 잇단 점령…“완충지대 조성 목적”

입력 2025.05.28 (10:58) 수정 2025.05.2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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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주 일대를 탈환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국경 마을들을 잇따라 점령하며 ‘완충지대’를 조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지 시각 27일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올레흐 흐리호로프 우크라이나 수미 주지사는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성명에서 노웬케, 바시우카, 웨셀리우카, 주라우카 등 4개 마을이 러시아군에 점령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적들은 이른바 ‘완충지대’를 설정할 목적으로 진격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수미주의 여타 정착지들 주변에서도 전투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 측은 현재까지 수미주 일대에서 총 6개의 마을을 점령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수미주 현지 당국자들은 전선과 가까운 202개 정착지에서 주민 대피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2일 정부 회의에서 “국경을 따라 필요한 보안 완충지대를 조성할 결정이 내려졌다”면서 “적의 화점(firing point)들이 적극적으로 제압되고 있으며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는 이러한 완충지대를 조성함으로써 우크라이나 수미주와 하르키우주, 체르니히우주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러시아 서부 지역들에 ‘추가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수미주에 진입한 러시아군이 당장 전선을 크게 밀어붙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퇴역대령 출신 군사전문가 세르히 그라브스키는 러시아군 입장에서 수미주는 ‘교란 지역’(zone of distraction)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러시아의 주된 전략 목표는 어디까지나 최대 격전지인 동부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을 물리치고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일대를 완전히 점령하는 것이며, 수미주에 대한 공세는 우크라이나군의 전력을 분산시키려는 작전일 뿐이란 것입니다.

우크라이나 현지 군사전문가 콘스탄틴 마쇼베츠는 러시아군이 동부전선에서 일부 부대를 끌어와 수미주에 투입하기까지 했지만 최근 2주간 진격한 거리가 1㎞에 불과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우크라이나 중앙정부는 아직 수미주에 러시아군이 진입했다는 소식을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으며,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도 구체적 장소에 대한 언급 없이 ‘쿠르스크 방면’에서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고만 밝혔습니다.

이는 “우크라이나 당국이 북부에서의 러시아군 진격에 관한 정보에 극도로 민감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BBC는 짚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6일 밤 연설에서 러시아가 ‘새로운 공세를 준비 중’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는 대체로 수미주의 상황을 언급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BBC는 전했습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국경 마을이 추후 평화협상에서 러시아에 유리한 조건을 끌어내기 위한 지렛대로 사용될 수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습니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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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28 10:58:39
    • 수정2025-05-28 11:03:59
    국제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주 일대를 탈환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국경 마을들을 잇따라 점령하며 ‘완충지대’를 조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지 시각 27일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올레흐 흐리호로프 우크라이나 수미 주지사는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성명에서 노웬케, 바시우카, 웨셀리우카, 주라우카 등 4개 마을이 러시아군에 점령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적들은 이른바 ‘완충지대’를 설정할 목적으로 진격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수미주의 여타 정착지들 주변에서도 전투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 측은 현재까지 수미주 일대에서 총 6개의 마을을 점령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수미주 현지 당국자들은 전선과 가까운 202개 정착지에서 주민 대피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2일 정부 회의에서 “국경을 따라 필요한 보안 완충지대를 조성할 결정이 내려졌다”면서 “적의 화점(firing point)들이 적극적으로 제압되고 있으며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는 이러한 완충지대를 조성함으로써 우크라이나 수미주와 하르키우주, 체르니히우주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러시아 서부 지역들에 ‘추가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수미주에 진입한 러시아군이 당장 전선을 크게 밀어붙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퇴역대령 출신 군사전문가 세르히 그라브스키는 러시아군 입장에서 수미주는 ‘교란 지역’(zone of distraction)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러시아의 주된 전략 목표는 어디까지나 최대 격전지인 동부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을 물리치고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일대를 완전히 점령하는 것이며, 수미주에 대한 공세는 우크라이나군의 전력을 분산시키려는 작전일 뿐이란 것입니다.

우크라이나 현지 군사전문가 콘스탄틴 마쇼베츠는 러시아군이 동부전선에서 일부 부대를 끌어와 수미주에 투입하기까지 했지만 최근 2주간 진격한 거리가 1㎞에 불과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우크라이나 중앙정부는 아직 수미주에 러시아군이 진입했다는 소식을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으며,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도 구체적 장소에 대한 언급 없이 ‘쿠르스크 방면’에서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고만 밝혔습니다.

이는 “우크라이나 당국이 북부에서의 러시아군 진격에 관한 정보에 극도로 민감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BBC는 짚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6일 밤 연설에서 러시아가 ‘새로운 공세를 준비 중’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는 대체로 수미주의 상황을 언급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BBC는 전했습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국경 마을이 추후 평화협상에서 러시아에 유리한 조건을 끌어내기 위한 지렛대로 사용될 수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습니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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