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원조 클럽 성지에서 시골 상권으로 추락…동두천의 눈물

입력 2025.05.29 (21:44) 수정 2025.05.29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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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희 경인취재센터에서는 오늘부터 경기 북부의 미군기지 반환 문제를 알아보는 연속 보도를 준비했습니다.

한미 양국 간 합의에 따라 전국에 산재해 있는 주한미군기지를 평택으로 이전하기로 한 게 벌써 20년이 지났는데요.

경기 북부에는 아직도 미반환된 주한미군 기지가 남아 있습니다.

동두천시의 경우 미군 병력은 대부분 떠났지만 기지 반환은 한없이 미뤄지면서 지역 상권이 초토화되고 있습니다.

현장을 유원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금요일 밤, 주한미군 캠프 케이시 앞 상점가입니다.

외국인 관광특구란 이름이 무색하게 미군은커녕 길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을 만나기 힘듭니다.

클럽 간판은 여러 개가 남아 있지만 정작 문을 연 곳은 별로 없습니다.

안으로 들어가 봐도 미군 손님은 보기 힘듭니다.

미군들은 부대 안에 있는 술집이 문을 닫는 자정쯤에야 간간이 이곳을 찾는다고 합니다.

[김봉진/보산동 상가번영회장/클럽 운영 : "여기는 이제 순환 부대, 잠깐 6개월 정도 있고 아니면 훈련만 거쳐 가는 부대가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장기 거주하는 병력이 없죠."]

낮에도 거리 풍경은 비슷합니다.

영어 간판은 즐비하지만 미군이나 외국인 관광객은 드뭅니다.

40년 가까이 양복을 만들었던 상인도 조만간 문을 닫을 거 같다고 하소연합니다.

[김남수/양복점 상인 : "원래 5월에 그만두려고 했는데 오히려 건물주가 좀 더 해달라고 해서 집세 내려줄 테니까."]

동두천시는 그동안 관광특구에 약 200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폐업한 점포가 나오면 각종 공방을 유치하고 시설비를 지원했지만 상권 몰락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곽미영/동두천시 문화예술과장 : "여러 가지로 문화 예술과 함께 이 보산동 관광특구 지역을 개발하고 성공시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조금 한계가 있지 않나…."]

동두천의 또 다른 미군기지 캠프 호비 앞 상권은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이곳은 미군이 2~3개월씩 훈련할 때만 머무는 기지로 사용되다 보니 미군 대상 상권은 이미 몰락했습니다.

이 지역은 과거 주한미군을 상대로 한 클럽만 20여 곳이 넘게 운영됐던 곳이지만 지금은 이처럼 모두 폐업했고, 내국인을 상대로 한 술집만 한두 군데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한때 2만 명의 미군이 주둔하며 달러가 넘쳐 났던 동두천.

미군 숫자는 1/3 수준으로 줄었지만 미군은 시내 중심의 드넓은 기지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애초 2008년 반환될 것이란 시기도 이제 기약 없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유원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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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원조 클럽 성지에서 시골 상권으로 추락…동두천의 눈물
    • 입력 2025-05-29 21:44:54
    • 수정2025-05-29 21:47:13
    뉴스9(경인)
[앵커]

저희 경인취재센터에서는 오늘부터 경기 북부의 미군기지 반환 문제를 알아보는 연속 보도를 준비했습니다.

한미 양국 간 합의에 따라 전국에 산재해 있는 주한미군기지를 평택으로 이전하기로 한 게 벌써 20년이 지났는데요.

경기 북부에는 아직도 미반환된 주한미군 기지가 남아 있습니다.

동두천시의 경우 미군 병력은 대부분 떠났지만 기지 반환은 한없이 미뤄지면서 지역 상권이 초토화되고 있습니다.

현장을 유원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금요일 밤, 주한미군 캠프 케이시 앞 상점가입니다.

외국인 관광특구란 이름이 무색하게 미군은커녕 길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을 만나기 힘듭니다.

클럽 간판은 여러 개가 남아 있지만 정작 문을 연 곳은 별로 없습니다.

안으로 들어가 봐도 미군 손님은 보기 힘듭니다.

미군들은 부대 안에 있는 술집이 문을 닫는 자정쯤에야 간간이 이곳을 찾는다고 합니다.

[김봉진/보산동 상가번영회장/클럽 운영 : "여기는 이제 순환 부대, 잠깐 6개월 정도 있고 아니면 훈련만 거쳐 가는 부대가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장기 거주하는 병력이 없죠."]

낮에도 거리 풍경은 비슷합니다.

영어 간판은 즐비하지만 미군이나 외국인 관광객은 드뭅니다.

40년 가까이 양복을 만들었던 상인도 조만간 문을 닫을 거 같다고 하소연합니다.

[김남수/양복점 상인 : "원래 5월에 그만두려고 했는데 오히려 건물주가 좀 더 해달라고 해서 집세 내려줄 테니까."]

동두천시는 그동안 관광특구에 약 200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폐업한 점포가 나오면 각종 공방을 유치하고 시설비를 지원했지만 상권 몰락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곽미영/동두천시 문화예술과장 : "여러 가지로 문화 예술과 함께 이 보산동 관광특구 지역을 개발하고 성공시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조금 한계가 있지 않나…."]

동두천의 또 다른 미군기지 캠프 호비 앞 상권은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이곳은 미군이 2~3개월씩 훈련할 때만 머무는 기지로 사용되다 보니 미군 대상 상권은 이미 몰락했습니다.

이 지역은 과거 주한미군을 상대로 한 클럽만 20여 곳이 넘게 운영됐던 곳이지만 지금은 이처럼 모두 폐업했고, 내국인을 상대로 한 술집만 한두 군데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한때 2만 명의 미군이 주둔하며 달러가 넘쳐 났던 동두천.

미군 숫자는 1/3 수준으로 줄었지만 미군은 시내 중심의 드넓은 기지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애초 2008년 반환될 것이란 시기도 이제 기약 없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유원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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