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여성 집에 불러 숨지게 한 20대 ‘자살방조’ 혐의 구속

채팅 앱을 통해 우울증이 있는 20대 여성을 자기 집으로 부른 뒤 스스로 목숨을 끊는 행위를 방조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이 구속됐습니다.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은 오늘(30일) 자살방조 혐의로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A 씨는 최근 채팅 앱을 통해 알게 된 20대 여성 B 씨를 자기 집으로 불러 며칠 함께 지낸 뒤 B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습니다.

B 씨는 과거 우울증 진단을 받고 치료받아 왔으며, A 씨가 채팅 앱에 올린 글을 보고 A 씨를 알게 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후 B 씨는 지난 27일 오후 9시쯤 숨진 채 발견됐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현장에는 의심스러운 도구 등과 함께 B 씨가 가족에게 남긴 편지 형태의 유서도 함께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가출 신고가 접수된 10대 여성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10대 여성이 A 씨의 오피스텔에 있는 사실을 확인한 뒤 현장에 출동해 A 씨의 범행을 확인했습니다.

A 씨는 출동한 경찰에 “술을 마시고 자고 있었는데 오전 11시쯤 일어나 보니 B 씨가 숨져 있었다”며 “자세한 것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경찰은 B 씨가 숨지는 과정에 A 씨가 능동적으로 개입했다고 보고 위계에 의한 촉탁살인 혐의로 A 씨를 긴급체포했습니다.

다만 B 씨의 사망에 A 씨가 직접 관여했는지 등에 대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자살방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향후 경찰 조사 과정에서 A 씨가 B 씨의 사망에 직접적으로 개입한 정황 등이 드러날 경우 위계에 의한 촉탁살인 또는 살인 등 혐의로 죄명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경찰은 구속한 A 씨를 상대로 보강 조사를 한 뒤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방침입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진 출처 : 경기남부경찰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