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보호 말로만”…벼랑 끝에 몰린 교사들

입력 2025.05.30 (21:49) 수정 2025.05.30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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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녀의 생활기록부를 원하는 대로 써주지 않은 이후부터 학부모의 민원에 시달린 한 고등학교 교사의 사연, 앞서 전해드렸는데요.

교원을 보호해야 할 교육당국은 든든한 울타리가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안서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수업 중 영화의 욕설 대사를 따라 한 행위 등으로 아동학대로 입건됐다, 7개월 만에야 혐의를 벗은 교사.

그 사이 고3 제자들을 졸업시켰습니다.

[고등학교 교사/음성변조 : "정말 그 순간에는 다 내려놓고 아무것도 안 하고 싶었는데, 나머지 애들한테 입시에 대한 타격이 갈 게 걱정이 되더라고요."]

교육청은 부당한 요구와 반복된 민원으로 교사를 힘들게 한 학부모의 교권 침해를 인정하면서도, 교사의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며 감봉 1개월 처분을 내렸습니다.

[고등학교 교사/음성변조 :"욕설 사용에 대해 한 명이라도 불쾌했으면 그건 인권 침해라고 하더라고요."]

결국 징계를 받게 된 교사는 외로운 방어전에 지쳐만 갑니다.

2년 전 서이초 사건 이후 학교장 책임하에 민원을 처리하는 '민원대응팀'이 생겼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합니다.

[현경윤/전교조 제주지부장 : "교장 혼자서 다 감당할 수 없으니 응대할 수 있는 인력이나 제도적으로 보완하는, 이런 게 같이 마련됐으면 실은 이런 문제가 안 생겼겠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주도 내 교사 3명 중 1명은 교권 침해와 과도한 민원으로 사직을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악성 민원이나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로 고통을 호소하는 교원들을 돕기 위한 전문 인력 배치가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오는 이윱니다.

[유상범/제주교사노조 교권국장 : "법적인 조언도 필요하지만, 학교 내부에서 선생님을 조력해 주셔야 하는 부분들도 굉장히 많이 필요하거든요."]

더 이상의 죽음을 막을 수 있도록, 벼랑 끝에 몰린 교사들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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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원 보호 말로만”…벼랑 끝에 몰린 교사들
    • 입력 2025-05-30 21:49:26
    • 수정2025-05-30 22:02:52
    뉴스9(제주)
[앵커]

자녀의 생활기록부를 원하는 대로 써주지 않은 이후부터 학부모의 민원에 시달린 한 고등학교 교사의 사연, 앞서 전해드렸는데요.

교원을 보호해야 할 교육당국은 든든한 울타리가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안서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수업 중 영화의 욕설 대사를 따라 한 행위 등으로 아동학대로 입건됐다, 7개월 만에야 혐의를 벗은 교사.

그 사이 고3 제자들을 졸업시켰습니다.

[고등학교 교사/음성변조 : "정말 그 순간에는 다 내려놓고 아무것도 안 하고 싶었는데, 나머지 애들한테 입시에 대한 타격이 갈 게 걱정이 되더라고요."]

교육청은 부당한 요구와 반복된 민원으로 교사를 힘들게 한 학부모의 교권 침해를 인정하면서도, 교사의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며 감봉 1개월 처분을 내렸습니다.

[고등학교 교사/음성변조 :"욕설 사용에 대해 한 명이라도 불쾌했으면 그건 인권 침해라고 하더라고요."]

결국 징계를 받게 된 교사는 외로운 방어전에 지쳐만 갑니다.

2년 전 서이초 사건 이후 학교장 책임하에 민원을 처리하는 '민원대응팀'이 생겼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합니다.

[현경윤/전교조 제주지부장 : "교장 혼자서 다 감당할 수 없으니 응대할 수 있는 인력이나 제도적으로 보완하는, 이런 게 같이 마련됐으면 실은 이런 문제가 안 생겼겠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주도 내 교사 3명 중 1명은 교권 침해와 과도한 민원으로 사직을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악성 민원이나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로 고통을 호소하는 교원들을 돕기 위한 전문 인력 배치가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오는 이윱니다.

[유상범/제주교사노조 교권국장 : "법적인 조언도 필요하지만, 학교 내부에서 선생님을 조력해 주셔야 하는 부분들도 굉장히 많이 필요하거든요."]

더 이상의 죽음을 막을 수 있도록, 벼랑 끝에 몰린 교사들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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