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협상 교착’ 이란,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 또 급증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이 최근 몇 달 새 무기급에 가까운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며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A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IAEA는 현지시각 5월 31일 공개된 보고서에서 이란이 지난 17일 기준으로 60% 농축 우라늄을 총 408.6㎏ 비축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IAEA는 지난 2월 보고서에서는 이란의 60% 농축 우라늄 비축량이 274.8㎏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3개월 사이에 거의 50%(133.8㎏) 급증한 것입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를 핵탄두 약 10개를 제조할 수 있는 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농축도 60% 수준의 우라늄은 통상 추가 농축 과정을 거치면 2주 안에 핵폭탄 제조용(90% 수준)으로 사용될 수 있어, 그 자체도 무기급에 가깝다는 평가입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보고서에서 "고농축 우라늄의 빠른 축적은 심각한 우려 사항"이라며 이란이 IAEA 조사에 완전하고 효과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또 이런 수준으로 우라늄을 농축한 비핵무기 국가는 이란이 유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IAEA는 나아가 이란이 3곳의 미신고 장소에서 미신고 핵물질을 이용해 핵 관련 활동을 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는 이란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는 근거로 사용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이란이 지난달부터 오만의 중재로 미국과 핵 프로그램 협상을 진행 중인데, 협상이 5차까지 진행되고도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상태에서 이란의 활동이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것이란 지적입니다.

그러나 이란은 핵 프로그램이 에너지와 민간 기술을 위한 것이며 군사적 목적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란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IAEA의 보고서가 "정치적 동기로 작성된 것으로 근거 없는 비난을 반복하고 있다"며 "현재 상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 대한 포괄적이고 정확한 평가가 부족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란은 2015년 체결된 이란 핵합의에 따라 202.8㎏의 저농축(3.67%) 우라늄만 보유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1기 시절인 2018년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자 이란은 우라늄 농축 농도를 60%까지 끌어올리고 비축량도 늘려왔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