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를 이어온 ‘갈골과줄’…기다림이 완성한 맛
입력 2025.06.02 (19:44)
수정 2025.06.0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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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원의 정신이 깃든 유무형 유산을 찾아, 가치를 재조명하는 '강원유산지도' 순섭니다.
오늘은 우리네 관혼상제에 빠지지 않던 '강릉 갈골과줄'을 만나봅니다.
6대에 걸쳐 한과를 만들며 앞으로 젊은 세대에게도 알리겠다는 명가의 노력을 영상에 담았습니다.
김문영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감자꽃이 활짝 핀 강릉시 사천면 갈골마을.
콩기름에 뭔가를 튀기는 소리가 요란합니다.
80도 기름에 한 번 튀겨낸 찹쌀 반죽을 200도 기름에 띄우자, 순식간에 4배로 부풀어 오릅니다.
["골고루 익으라고."]
한 김 식혀 조청을 바르고 튀밥을 입히면 '갈골 과줄'이 완성됩니다.
100년 동안 이어진 이 마을 과줄 만들기는 좀 더 특별했습니다.
끈덕진 기다림이 과줄의 재료였기 때문입니다.
재료인 찹쌀을 숙성하는데만 20일, 발효과정에서 생긴 냄새를 빼는데만 사나흘을 기다립니다.
불린 찹쌀을 곱게 갈아, 콩물 반죽을 만들고, 3시간을 쪄 내 감자 전분 위에 얇게 펴 말려 또다시 숙성시킵니다.
이걸 거쳐야 반죽이 일정한 공기와 수분을 머금어 더 부드러운 과줄이 되는 겁니다.
1970년대 산업화 이후 제조 과정은 기계로 일부 대체했지만, 발효 방식은 전통 그대로 유지합니다.
[최봉석/강릉 갈골과줄 기능보유자 : "기계로 한다 해도 이 맛을 낼 수가 없으니 기계로 할 수가 없죠. 양곡법(한과제조 판매금지법)이 있어가지고 쌀로 만들거나 술을 만들거나 이건 농촌에서 절대 못하게 돼 있었거든요. 그래도 이게 조상님한테 써야되기 때문에 가만히 가만히 다 했죠. 일제 때도 그렇고 6.25전쟁을 겪고도 이것은 변함이 없었어요."]
특히, 이 갈골 과줄은 굵은 모래에 튀겨내는 방식을 썼었습니다.
모래의 높은 비열을 활용한 독특한 제조법입니다.
지금은 식품위생법 때문에 기록으로만 남아있습니다.
다만, 독특한 발효법 등 고유한 제조방식을 인정 받아 2013년 강원도 무형유산으로 지정됐습니다.
해마다 강릉 단오제 제례상에도 강릉갈골과줄이 오릅니다.
[조규돈/강릉단오제보존회 예능보유자 : "사천과줄 같은 경우 우리 전통 방법에 따라서 하고, 아주 정갈스럽고 맛도 있고 해서 아주 제수용품으로 최고의 품목입니다. 우리 전통의 맛과 멋을 지키는 분들이기 때문에 상당히 소중스럽고."]
최봉석씨는 자신의 아들에게 6대째 과줄 제조 비법을 전수하고 있습니다.
다음 목표는 과줄의 고급화입니다.
[최형준/최봉석 씨 아들 : "해외에서 저랑 거래하시던 분들이 너무너무 높은 평가를 또 해주시는 거예요. 자기네 나라에서는 정말로 이렇게 만드는 과자가 없다. 우리 한식 디저트도 이제 고급 디저트로 인정을 받기 시작했고."]
쌀 대신 빵이 더 익숙해진 우리 식탁.
기다림으로 완성한 전통의 맛이 우리 곁을 지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문영입니다.
촬영기자:최중호
강원의 정신이 깃든 유무형 유산을 찾아, 가치를 재조명하는 '강원유산지도' 순섭니다.
오늘은 우리네 관혼상제에 빠지지 않던 '강릉 갈골과줄'을 만나봅니다.
6대에 걸쳐 한과를 만들며 앞으로 젊은 세대에게도 알리겠다는 명가의 노력을 영상에 담았습니다.
김문영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감자꽃이 활짝 핀 강릉시 사천면 갈골마을.
콩기름에 뭔가를 튀기는 소리가 요란합니다.
80도 기름에 한 번 튀겨낸 찹쌀 반죽을 200도 기름에 띄우자, 순식간에 4배로 부풀어 오릅니다.
["골고루 익으라고."]
한 김 식혀 조청을 바르고 튀밥을 입히면 '갈골 과줄'이 완성됩니다.
100년 동안 이어진 이 마을 과줄 만들기는 좀 더 특별했습니다.
끈덕진 기다림이 과줄의 재료였기 때문입니다.
재료인 찹쌀을 숙성하는데만 20일, 발효과정에서 생긴 냄새를 빼는데만 사나흘을 기다립니다.
불린 찹쌀을 곱게 갈아, 콩물 반죽을 만들고, 3시간을 쪄 내 감자 전분 위에 얇게 펴 말려 또다시 숙성시킵니다.
이걸 거쳐야 반죽이 일정한 공기와 수분을 머금어 더 부드러운 과줄이 되는 겁니다.
1970년대 산업화 이후 제조 과정은 기계로 일부 대체했지만, 발효 방식은 전통 그대로 유지합니다.
[최봉석/강릉 갈골과줄 기능보유자 : "기계로 한다 해도 이 맛을 낼 수가 없으니 기계로 할 수가 없죠. 양곡법(한과제조 판매금지법)이 있어가지고 쌀로 만들거나 술을 만들거나 이건 농촌에서 절대 못하게 돼 있었거든요. 그래도 이게 조상님한테 써야되기 때문에 가만히 가만히 다 했죠. 일제 때도 그렇고 6.25전쟁을 겪고도 이것은 변함이 없었어요."]
특히, 이 갈골 과줄은 굵은 모래에 튀겨내는 방식을 썼었습니다.
모래의 높은 비열을 활용한 독특한 제조법입니다.
지금은 식품위생법 때문에 기록으로만 남아있습니다.
다만, 독특한 발효법 등 고유한 제조방식을 인정 받아 2013년 강원도 무형유산으로 지정됐습니다.
해마다 강릉 단오제 제례상에도 강릉갈골과줄이 오릅니다.
[조규돈/강릉단오제보존회 예능보유자 : "사천과줄 같은 경우 우리 전통 방법에 따라서 하고, 아주 정갈스럽고 맛도 있고 해서 아주 제수용품으로 최고의 품목입니다. 우리 전통의 맛과 멋을 지키는 분들이기 때문에 상당히 소중스럽고."]
최봉석씨는 자신의 아들에게 6대째 과줄 제조 비법을 전수하고 있습니다.
다음 목표는 과줄의 고급화입니다.
[최형준/최봉석 씨 아들 : "해외에서 저랑 거래하시던 분들이 너무너무 높은 평가를 또 해주시는 거예요. 자기네 나라에서는 정말로 이렇게 만드는 과자가 없다. 우리 한식 디저트도 이제 고급 디저트로 인정을 받기 시작했고."]
쌀 대신 빵이 더 익숙해진 우리 식탁.
기다림으로 완성한 전통의 맛이 우리 곁을 지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문영입니다.
촬영기자:최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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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의 정신이 깃든 유무형 유산을 찾아, 가치를 재조명하는 '강원유산지도' 순섭니다.
오늘은 우리네 관혼상제에 빠지지 않던 '강릉 갈골과줄'을 만나봅니다.
6대에 걸쳐 한과를 만들며 앞으로 젊은 세대에게도 알리겠다는 명가의 노력을 영상에 담았습니다.
김문영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감자꽃이 활짝 핀 강릉시 사천면 갈골마을.
콩기름에 뭔가를 튀기는 소리가 요란합니다.
80도 기름에 한 번 튀겨낸 찹쌀 반죽을 200도 기름에 띄우자, 순식간에 4배로 부풀어 오릅니다.
["골고루 익으라고."]
한 김 식혀 조청을 바르고 튀밥을 입히면 '갈골 과줄'이 완성됩니다.
100년 동안 이어진 이 마을 과줄 만들기는 좀 더 특별했습니다.
끈덕진 기다림이 과줄의 재료였기 때문입니다.
재료인 찹쌀을 숙성하는데만 20일, 발효과정에서 생긴 냄새를 빼는데만 사나흘을 기다립니다.
불린 찹쌀을 곱게 갈아, 콩물 반죽을 만들고, 3시간을 쪄 내 감자 전분 위에 얇게 펴 말려 또다시 숙성시킵니다.
이걸 거쳐야 반죽이 일정한 공기와 수분을 머금어 더 부드러운 과줄이 되는 겁니다.
1970년대 산업화 이후 제조 과정은 기계로 일부 대체했지만, 발효 방식은 전통 그대로 유지합니다.
[최봉석/강릉 갈골과줄 기능보유자 : "기계로 한다 해도 이 맛을 낼 수가 없으니 기계로 할 수가 없죠. 양곡법(한과제조 판매금지법)이 있어가지고 쌀로 만들거나 술을 만들거나 이건 농촌에서 절대 못하게 돼 있었거든요. 그래도 이게 조상님한테 써야되기 때문에 가만히 가만히 다 했죠. 일제 때도 그렇고 6.25전쟁을 겪고도 이것은 변함이 없었어요."]
특히, 이 갈골 과줄은 굵은 모래에 튀겨내는 방식을 썼었습니다.
모래의 높은 비열을 활용한 독특한 제조법입니다.
지금은 식품위생법 때문에 기록으로만 남아있습니다.
다만, 독특한 발효법 등 고유한 제조방식을 인정 받아 2013년 강원도 무형유산으로 지정됐습니다.
해마다 강릉 단오제 제례상에도 강릉갈골과줄이 오릅니다.
[조규돈/강릉단오제보존회 예능보유자 : "사천과줄 같은 경우 우리 전통 방법에 따라서 하고, 아주 정갈스럽고 맛도 있고 해서 아주 제수용품으로 최고의 품목입니다. 우리 전통의 맛과 멋을 지키는 분들이기 때문에 상당히 소중스럽고."]
최봉석씨는 자신의 아들에게 6대째 과줄 제조 비법을 전수하고 있습니다.
다음 목표는 과줄의 고급화입니다.
[최형준/최봉석 씨 아들 : "해외에서 저랑 거래하시던 분들이 너무너무 높은 평가를 또 해주시는 거예요. 자기네 나라에서는 정말로 이렇게 만드는 과자가 없다. 우리 한식 디저트도 이제 고급 디저트로 인정을 받기 시작했고."]
쌀 대신 빵이 더 익숙해진 우리 식탁.
기다림으로 완성한 전통의 맛이 우리 곁을 지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문영입니다.
촬영기자:최중호
강원의 정신이 깃든 유무형 유산을 찾아, 가치를 재조명하는 '강원유산지도' 순섭니다.
오늘은 우리네 관혼상제에 빠지지 않던 '강릉 갈골과줄'을 만나봅니다.
6대에 걸쳐 한과를 만들며 앞으로 젊은 세대에게도 알리겠다는 명가의 노력을 영상에 담았습니다.
김문영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감자꽃이 활짝 핀 강릉시 사천면 갈골마을.
콩기름에 뭔가를 튀기는 소리가 요란합니다.
80도 기름에 한 번 튀겨낸 찹쌀 반죽을 200도 기름에 띄우자, 순식간에 4배로 부풀어 오릅니다.
["골고루 익으라고."]
한 김 식혀 조청을 바르고 튀밥을 입히면 '갈골 과줄'이 완성됩니다.
100년 동안 이어진 이 마을 과줄 만들기는 좀 더 특별했습니다.
끈덕진 기다림이 과줄의 재료였기 때문입니다.
재료인 찹쌀을 숙성하는데만 20일, 발효과정에서 생긴 냄새를 빼는데만 사나흘을 기다립니다.
불린 찹쌀을 곱게 갈아, 콩물 반죽을 만들고, 3시간을 쪄 내 감자 전분 위에 얇게 펴 말려 또다시 숙성시킵니다.
이걸 거쳐야 반죽이 일정한 공기와 수분을 머금어 더 부드러운 과줄이 되는 겁니다.
1970년대 산업화 이후 제조 과정은 기계로 일부 대체했지만, 발효 방식은 전통 그대로 유지합니다.
[최봉석/강릉 갈골과줄 기능보유자 : "기계로 한다 해도 이 맛을 낼 수가 없으니 기계로 할 수가 없죠. 양곡법(한과제조 판매금지법)이 있어가지고 쌀로 만들거나 술을 만들거나 이건 농촌에서 절대 못하게 돼 있었거든요. 그래도 이게 조상님한테 써야되기 때문에 가만히 가만히 다 했죠. 일제 때도 그렇고 6.25전쟁을 겪고도 이것은 변함이 없었어요."]
특히, 이 갈골 과줄은 굵은 모래에 튀겨내는 방식을 썼었습니다.
모래의 높은 비열을 활용한 독특한 제조법입니다.
지금은 식품위생법 때문에 기록으로만 남아있습니다.
다만, 독특한 발효법 등 고유한 제조방식을 인정 받아 2013년 강원도 무형유산으로 지정됐습니다.
해마다 강릉 단오제 제례상에도 강릉갈골과줄이 오릅니다.
[조규돈/강릉단오제보존회 예능보유자 : "사천과줄 같은 경우 우리 전통 방법에 따라서 하고, 아주 정갈스럽고 맛도 있고 해서 아주 제수용품으로 최고의 품목입니다. 우리 전통의 맛과 멋을 지키는 분들이기 때문에 상당히 소중스럽고."]
최봉석씨는 자신의 아들에게 6대째 과줄 제조 비법을 전수하고 있습니다.
다음 목표는 과줄의 고급화입니다.
[최형준/최봉석 씨 아들 : "해외에서 저랑 거래하시던 분들이 너무너무 높은 평가를 또 해주시는 거예요. 자기네 나라에서는 정말로 이렇게 만드는 과자가 없다. 우리 한식 디저트도 이제 고급 디저트로 인정을 받기 시작했고."]
쌀 대신 빵이 더 익숙해진 우리 식탁.
기다림으로 완성한 전통의 맛이 우리 곁을 지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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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영 기자 my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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