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안먼 36주년에 중국 본토와 홍콩 등에서 경계 강화

입력 2025.06.04 (18:14) 수정 2025.06.04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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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6월 4일에 일어난 톈안먼(천안문) 민주화 시위 36주년을 맞은 4일 중국과 홍콩에서는 검열과 감시가 강화됐습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톈안먼 시위 기념일 하루 전인 3일부터 톈안먼 광장 주변에 배치된 경찰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나는 등 보안이 강화됐습니다.

경찰관들은 자동차와 자전거 운전자, 보행자들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검문소 여러 곳을 세웠고 광장 근처에서 사진을 찍는 것도 막았습니다.

톈안먼 희생자 유가족과 인권운동가, 정부 비판 인사 등에 대한 감시도 삼엄해졌습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주말부터 중국 여러 지역에 거주하는 인권운동가들이 경찰과 면담을 통해 '보초'가 배치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는 등 행동에 제한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몇 년 전까지 공개적으로 톈안먼 추모 행사가 열렸던 홍콩에서도 관련 단속이 심해지며 집회가 차단됐습니다.

홍콩프리프레스(HKFP)에 따르면 3일 코즈웨이베이의 빅토리아파크 일대에 경찰이 대거 배치됐습니다.

빅토리아파크에서는 1990년부터 30년간 매년 6월 4일 저녁 톈안먼 시위 추모 촛불집회가 열렸으나, 2020년부터 당국이 코로나19 유행 등을 이유로 집회를 불허하고 같은 해 중국이 제정한 홍콩국가보안법으로 집회·시위가 크게 제한되면서 2021년 이후로는 자발적인 추모행사가 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타이완에서는 여야 모두 톈안먼 시위를 잊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타이완 중앙통신사(CNA)에 따르면 라이칭더 타이완 총통은 이날 페이스북에 "6월 4일 톈안먼 사건을 기념하는 것은 역사를 애도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이 기억을 영원히 간직하기 위한 것이라며 "권위주의 정부는 역사를 잊으려 하지만 민주사회는 진실을 보존하고 인권을 위해 목숨과 꿈을 바친 사람들을 잊지 않으려 한다"고 적었습니다.

야당인 국민당도 SNS를 통해 "6월 4일을 기념하는 것은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해 싸우는 어려움을 기억하는 것"이라며 "민주주의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톈안먼 사태는 중국 공산당이 1989년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던 학생과 시민들을 무력으로 진압해 많은 사람이 숨진 사건입니다.

시위는 4월 중순에 시작됐지만 당국의 유혈진압이 마무리된 6월 4일이 톈안먼 사태를 기념하는 날이 됐습니다.

최소 수백 명에서 수천 명까지 희생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사건을 중국은 철저히 금기시하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은 이 사건을 '정치 풍파' 정도로만 언급하고 있으며, '6.4', '톈안먼' 등은 중국 SNS에서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이런 엄중한 분위기 속에도 '톈안먼 어머니회'는 연례 성명을 통해 톈안먼 시위 진압에 대한 당국의 공식 책임 인정과 정확한 희생자 규모 공개, 유가족에 대한 보상 등 사건의 재평가를 요구했습니다.

톈안먼 어머니회는 최근 공식 웹사이트에 올린 '1989년 6·4 학살 36주년'이라는 글을 통해 이런 뜻을 밝히며 "지난 1년 사이 여러 유족이 무고하게 목숨을 잃은 자녀들에 대한 그리움과 슬픔을 안고 세상을 떠났다"며 "36년 전 그들이 겪은 고통을 사람들이 영원히 기억해 달라"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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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5-06-04 18:18:17
    국제
1989년 6월 4일에 일어난 톈안먼(천안문) 민주화 시위 36주년을 맞은 4일 중국과 홍콩에서는 검열과 감시가 강화됐습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톈안먼 시위 기념일 하루 전인 3일부터 톈안먼 광장 주변에 배치된 경찰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나는 등 보안이 강화됐습니다.

경찰관들은 자동차와 자전거 운전자, 보행자들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검문소 여러 곳을 세웠고 광장 근처에서 사진을 찍는 것도 막았습니다.

톈안먼 희생자 유가족과 인권운동가, 정부 비판 인사 등에 대한 감시도 삼엄해졌습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주말부터 중국 여러 지역에 거주하는 인권운동가들이 경찰과 면담을 통해 '보초'가 배치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는 등 행동에 제한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몇 년 전까지 공개적으로 톈안먼 추모 행사가 열렸던 홍콩에서도 관련 단속이 심해지며 집회가 차단됐습니다.

홍콩프리프레스(HKFP)에 따르면 3일 코즈웨이베이의 빅토리아파크 일대에 경찰이 대거 배치됐습니다.

빅토리아파크에서는 1990년부터 30년간 매년 6월 4일 저녁 톈안먼 시위 추모 촛불집회가 열렸으나, 2020년부터 당국이 코로나19 유행 등을 이유로 집회를 불허하고 같은 해 중국이 제정한 홍콩국가보안법으로 집회·시위가 크게 제한되면서 2021년 이후로는 자발적인 추모행사가 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타이완에서는 여야 모두 톈안먼 시위를 잊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타이완 중앙통신사(CNA)에 따르면 라이칭더 타이완 총통은 이날 페이스북에 "6월 4일 톈안먼 사건을 기념하는 것은 역사를 애도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이 기억을 영원히 간직하기 위한 것이라며 "권위주의 정부는 역사를 잊으려 하지만 민주사회는 진실을 보존하고 인권을 위해 목숨과 꿈을 바친 사람들을 잊지 않으려 한다"고 적었습니다.

야당인 국민당도 SNS를 통해 "6월 4일을 기념하는 것은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해 싸우는 어려움을 기억하는 것"이라며 "민주주의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톈안먼 사태는 중국 공산당이 1989년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던 학생과 시민들을 무력으로 진압해 많은 사람이 숨진 사건입니다.

시위는 4월 중순에 시작됐지만 당국의 유혈진압이 마무리된 6월 4일이 톈안먼 사태를 기념하는 날이 됐습니다.

최소 수백 명에서 수천 명까지 희생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사건을 중국은 철저히 금기시하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은 이 사건을 '정치 풍파' 정도로만 언급하고 있으며, '6.4', '톈안먼' 등은 중국 SNS에서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이런 엄중한 분위기 속에도 '톈안먼 어머니회'는 연례 성명을 통해 톈안먼 시위 진압에 대한 당국의 공식 책임 인정과 정확한 희생자 규모 공개, 유가족에 대한 보상 등 사건의 재평가를 요구했습니다.

톈안먼 어머니회는 최근 공식 웹사이트에 올린 '1989년 6·4 학살 36주년'이라는 글을 통해 이런 뜻을 밝히며 "지난 1년 사이 여러 유족이 무고하게 목숨을 잃은 자녀들에 대한 그리움과 슬픔을 안고 세상을 떠났다"며 "36년 전 그들이 겪은 고통을 사람들이 영원히 기억해 달라"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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