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머스크 파국…“매우 실망”·“배은망덕” 공개 비난

입력 2025.06.06 (03:58) 수정 2025.06.06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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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 시각 5일 신흥 최측근으로 부상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감세 등 국정 어젠다를 반영한 법안에 공개적으로 반대한 데 대해 "매우 실망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백악관 집무실에서 만난 자리에서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한 뒤 "일론(머스크)과 나는 좋은 관계였다. 우리(관계)가 더 이상 좋을지 모르겠다. 나는 놀랐다"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나는 일론을 많이 도와줬다"며 "그는 나에 대해 가장 아름다운 것들을 말했고 개인적으로 나에 대해 나쁘게 말하지 않았지만, 그것(나쁘게 말하는 것)이 다음 차례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가 자신의 감세 법안을 비판한 이유로 전기차 보조금 혜택 폐지와, 머스크가 지지한 인사의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 지명을 철회한 것, 정부효율부(DOGE) 수장 임기를 의도치 않게 끝내게 된 것 등을 꼽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람들은 내 행정부를 떠난 다음에 어느 시점에 그것을 심하게 그리워하고, 그들 중 일부는 그것을 받아들이고 일부는 실제로 적대적이 된다"면서 적대적으로 변한 사람이 "그(머스크)가 처음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일론은 이 법안의 내부적인 작업을 여기 앉아 있는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매우 실망했다"며 "갑자기 그는 불만을 품었고, 우리가 전기차 관련 (보조금) 제도를 중단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 불만을 키우기만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NASA 수장 지명자로 지명했다가 철회한 재러드 아이작먼을 지칭해 "나는 그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머스크)는 그 사람(아이작먼)을 원했지만, 우리는 안 된다고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머스크는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내용에 즉각 반발하며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인 '엑스'(X)를 통해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내용이 보도되는 와중에 엑스에 "승리를 위한 얇고 아름다운 법안"(Slim Beautiful Bill for the win)이라는 글을 처음으로 올린 뒤 자신이 감세 법안을 비판한 이유를 전기차 보조금 폐지 등으로 지목한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이 나오자 이를 반박하며 반격 수위를 높였습니다.

머스크는 "이 법안에서 전기차/태양광 인센티브 삭감을 유지해라. 하지만 법안 속의 역겨운 특혜의 산더미를 차버려라"라면서 "크고 추악한 법안 또는 얇고 아름다운 법안 중 하나를 가져야 한다. 얇고 아름다운 것이 정답이다"라고 썼습니다.

또 자신이 이 법안 내용을 잘 알고 있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도 "거짓이다"(False)라며 "이 법안을 내게 한 번도 보여준 적이 없고, 의회에서 거의 아무도 읽어볼 수조차 없을 정도로 한밤중에 통과됐다!"고 반박했습니다.

머스크는 지난 대선 당시 그가 트럼프 대통령을 돕지 않았어도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도 발끈하며 해당 발언 영상에 답글로 "내가 없었으면 트럼프는 선거에서 졌을 것이고, 민주당은 하원을 장악했을 것이며, 공화당은 상원에서 51대 49가 됐을 것"이라고 썼습니다.

그러면서 "아주 배은망덕하다"(Such ingratitude)고 쏘아붙였습니다.

머스크는 최근 다양한 감세정책을 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바 '크고 아름다운 단일 법안'에 대해 "역겹고 혐오스럽다"면서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법안 부결을 촉구했습니다.

심지어 머스크는 법안을 지지하는 공화당 의원들을 반드시 낙선시켜야 한다는 주장까지 펼치며 의원들에게 법안 처리에 반대할 것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크고 아름다운 단일 법안'이라고 이름 붙인 이 법안은 지난달 22일 미 하원을 통과해 현재 상원에 계류 중입니다.

이 법안은 개인 소득세율 인하,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등 2017년 감세법에 따라 시행돼 왔으나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인 주요 조항을 연장하는 내용과 함께 팁과 초과근무 수당에 대한 비과세 등 트럼프 대선 공약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최근까지 정부효율부를 이끌며 '특수 공무원' 신분으로 정부 지출 감축을 주도했던 머스크는 이 법안에 대해 "낭비로 가득한 지출 법안"이라며 비판해 왔습니다.

[사진 출처 : 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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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5-06-06 04:3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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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 시각 5일 신흥 최측근으로 부상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감세 등 국정 어젠다를 반영한 법안에 공개적으로 반대한 데 대해 "매우 실망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백악관 집무실에서 만난 자리에서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한 뒤 "일론(머스크)과 나는 좋은 관계였다. 우리(관계)가 더 이상 좋을지 모르겠다. 나는 놀랐다"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나는 일론을 많이 도와줬다"며 "그는 나에 대해 가장 아름다운 것들을 말했고 개인적으로 나에 대해 나쁘게 말하지 않았지만, 그것(나쁘게 말하는 것)이 다음 차례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가 자신의 감세 법안을 비판한 이유로 전기차 보조금 혜택 폐지와, 머스크가 지지한 인사의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 지명을 철회한 것, 정부효율부(DOGE) 수장 임기를 의도치 않게 끝내게 된 것 등을 꼽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람들은 내 행정부를 떠난 다음에 어느 시점에 그것을 심하게 그리워하고, 그들 중 일부는 그것을 받아들이고 일부는 실제로 적대적이 된다"면서 적대적으로 변한 사람이 "그(머스크)가 처음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일론은 이 법안의 내부적인 작업을 여기 앉아 있는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매우 실망했다"며 "갑자기 그는 불만을 품었고, 우리가 전기차 관련 (보조금) 제도를 중단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 불만을 키우기만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NASA 수장 지명자로 지명했다가 철회한 재러드 아이작먼을 지칭해 "나는 그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머스크)는 그 사람(아이작먼)을 원했지만, 우리는 안 된다고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머스크는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내용에 즉각 반발하며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인 '엑스'(X)를 통해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내용이 보도되는 와중에 엑스에 "승리를 위한 얇고 아름다운 법안"(Slim Beautiful Bill for the win)이라는 글을 처음으로 올린 뒤 자신이 감세 법안을 비판한 이유를 전기차 보조금 폐지 등으로 지목한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이 나오자 이를 반박하며 반격 수위를 높였습니다.

머스크는 "이 법안에서 전기차/태양광 인센티브 삭감을 유지해라. 하지만 법안 속의 역겨운 특혜의 산더미를 차버려라"라면서 "크고 추악한 법안 또는 얇고 아름다운 법안 중 하나를 가져야 한다. 얇고 아름다운 것이 정답이다"라고 썼습니다.

또 자신이 이 법안 내용을 잘 알고 있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도 "거짓이다"(False)라며 "이 법안을 내게 한 번도 보여준 적이 없고, 의회에서 거의 아무도 읽어볼 수조차 없을 정도로 한밤중에 통과됐다!"고 반박했습니다.

머스크는 지난 대선 당시 그가 트럼프 대통령을 돕지 않았어도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도 발끈하며 해당 발언 영상에 답글로 "내가 없었으면 트럼프는 선거에서 졌을 것이고, 민주당은 하원을 장악했을 것이며, 공화당은 상원에서 51대 49가 됐을 것"이라고 썼습니다.

그러면서 "아주 배은망덕하다"(Such ingratitude)고 쏘아붙였습니다.

머스크는 최근 다양한 감세정책을 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바 '크고 아름다운 단일 법안'에 대해 "역겹고 혐오스럽다"면서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법안 부결을 촉구했습니다.

심지어 머스크는 법안을 지지하는 공화당 의원들을 반드시 낙선시켜야 한다는 주장까지 펼치며 의원들에게 법안 처리에 반대할 것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크고 아름다운 단일 법안'이라고 이름 붙인 이 법안은 지난달 22일 미 하원을 통과해 현재 상원에 계류 중입니다.

이 법안은 개인 소득세율 인하,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등 2017년 감세법에 따라 시행돼 왔으나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인 주요 조항을 연장하는 내용과 함께 팁과 초과근무 수당에 대한 비과세 등 트럼프 대선 공약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최근까지 정부효율부를 이끌며 '특수 공무원' 신분으로 정부 지출 감축을 주도했던 머스크는 이 법안에 대해 "낭비로 가득한 지출 법안"이라며 비판해 왔습니다.

[사진 출처 : 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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