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휴전 논의 중 우크라이나 반격…전쟁 장기화하나?

입력 2025.06.09 (15:28) 수정 2025.06.09 (15:4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질문]

보신 것처럼 전쟁 양상이 전후방 구분 없이 치열해지는 모습입니다.

우크라이나가 최근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 군 공항에 있던 전략폭격기 40여 대를 드론으로 파괴하거나 손상시킨 뒤 상호 공격이 더 거세지고 있는 건데요.

두진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유라시아연구센터장과 함께 월드 이슈에서 자세히 알아봅니다.

먼저 '거미줄' 작전으로 불리는 이번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내부 공격, 군사적 의미는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답변]

우크라이나 정보당국 SBU는 지난 6월 1일 드론 공격을 통해 러시아군의 전략 폭격기 등 공중 전략 자산 40여 대를 파괴했고, 이에 따른 피해율은 30%에 이른다고 평가했습니다.

벨라야, 디아길레보, 올레냐 등 러시아 주요 군 공항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은 ‘21세기 진주만 기습 작전’으로 불릴 만큼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거미줄 작전’으로 명명된 이번 공습은 4,500km 이상 떨어진 핵심표적은 물론 러시아 전역이 우크라이나군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또한 250만 원 수준의 자율주행 자폭 드론이 1,000억 원이 넘는 전략 자산을 파괴하는 ‘공세적 스마트 가성비 전투’의 정수를 보여준 사례입니다.

우크라이나군은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다영역 작전 능력을 과시했고, 러시아는 핵심 전략 자산 파괴로 전쟁 지속 능력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질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로부터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다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러시아 모두를 향한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데, 어떻게 봐야 할까요?

[답변]

우크라이나는 ‘거미줄 작전’을 통해 미국과 러시아 등 강대국의 선의에 기대기보다 힘에 의한 방법으로 정의로운 전쟁을 추구하는 정치적 선명성을 드러냈습니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미국은 러시아 편들기에 앞장섰고, 이러한 강대국 국제정치 구조는 당분간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상황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배경에서 우크라이나 스스로 군사적 성과를 창출해 종전 협상을 둘러싼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한편,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전쟁 수행 능력과 의지, 태세를 과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질문]

우크라이나가 순순히 강대국들의 조정을 받아들이지 않겠단 의지를 표현했다고 볼 수 있는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예상보다 장기화 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능성을 어느 정도로 볼 수 있을까요?

[답변]

트럼프 대통령은 기대했던 것과 달리 종전 협상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현실을 “두 어린이가 주변에서 말리는 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미친 듯이 싸우는 상황”에 비유했습니다.

반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아내와 세 자녀를 잃은 우크라이나인 아버지의 ‘무한한’ 고통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며 ‘결사 항전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미국은 협상 중재에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공격과 보복을 무한 반복하면서 3년 2개월 만에 재개된 종전 협상 모멘텀도 약화하는 모습입니다.

양측이 포로 교환과 시신 인계 등 인도적 사안 외에 여타 핵심 쟁점에서 한 치의 양보도 허락하지 않으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사실상 장기전 수순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질문]

지난주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러시아와 북한 간 협력을 폭넓게 논의했다고 하는데, 북한군의 추가 파병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논의가 있었던 것인지도 궁금합니다.

어떻게 봐야 할까요?

[답변]

이재명 대통령이 제21대 한국 대통령으로서 임기를 시작한 첫날인 6월 4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안보 서기가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습니다.

러시아와 북한 당국은 양자 협력, 우크라이나 문제와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쇼이구 서기의 이번 방북이 지난 3월 이후 70여 일 만에 매우 속도감 있게 이뤄졌고, 쇼이구 서기가 푸틴 대통령 특사라는 점에 비춰볼 때 양측이 특정 현안을 매우 시급하게 논의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립니다.

즉, 러시아는 종전 협상 실패 및 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북한군 추가 파병 및 재래식 무기·탄약 공급, 쿠르스크 재건 사업에 북한 노동력 파견을 요청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편, 이에 대한 대가로 양측은 대북 제재 해제, 북한 군사정찰위성 고도화 및 해·공군 성능개량사업 분야에서 러시아의 적극적인 역할에 합의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러·북 동맹 조약 체결 1주년, 한국전쟁 75주년 등의 정치적 계기를 고려해 김 위원장의 모스크바 방문 의제도 논의된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김주은 이은빈/자료조사:이장미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월드 이슈] 휴전 논의 중 우크라이나 반격…전쟁 장기화하나?
    • 입력 2025-06-09 15:28:41
    • 수정2025-06-09 15:46:21
    월드24
[질문]

보신 것처럼 전쟁 양상이 전후방 구분 없이 치열해지는 모습입니다.

우크라이나가 최근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 군 공항에 있던 전략폭격기 40여 대를 드론으로 파괴하거나 손상시킨 뒤 상호 공격이 더 거세지고 있는 건데요.

두진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유라시아연구센터장과 함께 월드 이슈에서 자세히 알아봅니다.

먼저 '거미줄' 작전으로 불리는 이번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내부 공격, 군사적 의미는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답변]

우크라이나 정보당국 SBU는 지난 6월 1일 드론 공격을 통해 러시아군의 전략 폭격기 등 공중 전략 자산 40여 대를 파괴했고, 이에 따른 피해율은 30%에 이른다고 평가했습니다.

벨라야, 디아길레보, 올레냐 등 러시아 주요 군 공항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은 ‘21세기 진주만 기습 작전’으로 불릴 만큼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거미줄 작전’으로 명명된 이번 공습은 4,500km 이상 떨어진 핵심표적은 물론 러시아 전역이 우크라이나군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또한 250만 원 수준의 자율주행 자폭 드론이 1,000억 원이 넘는 전략 자산을 파괴하는 ‘공세적 스마트 가성비 전투’의 정수를 보여준 사례입니다.

우크라이나군은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다영역 작전 능력을 과시했고, 러시아는 핵심 전략 자산 파괴로 전쟁 지속 능력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질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로부터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다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러시아 모두를 향한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데, 어떻게 봐야 할까요?

[답변]

우크라이나는 ‘거미줄 작전’을 통해 미국과 러시아 등 강대국의 선의에 기대기보다 힘에 의한 방법으로 정의로운 전쟁을 추구하는 정치적 선명성을 드러냈습니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미국은 러시아 편들기에 앞장섰고, 이러한 강대국 국제정치 구조는 당분간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상황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배경에서 우크라이나 스스로 군사적 성과를 창출해 종전 협상을 둘러싼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한편,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전쟁 수행 능력과 의지, 태세를 과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질문]

우크라이나가 순순히 강대국들의 조정을 받아들이지 않겠단 의지를 표현했다고 볼 수 있는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예상보다 장기화 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능성을 어느 정도로 볼 수 있을까요?

[답변]

트럼프 대통령은 기대했던 것과 달리 종전 협상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현실을 “두 어린이가 주변에서 말리는 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미친 듯이 싸우는 상황”에 비유했습니다.

반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아내와 세 자녀를 잃은 우크라이나인 아버지의 ‘무한한’ 고통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며 ‘결사 항전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미국은 협상 중재에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공격과 보복을 무한 반복하면서 3년 2개월 만에 재개된 종전 협상 모멘텀도 약화하는 모습입니다.

양측이 포로 교환과 시신 인계 등 인도적 사안 외에 여타 핵심 쟁점에서 한 치의 양보도 허락하지 않으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사실상 장기전 수순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질문]

지난주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러시아와 북한 간 협력을 폭넓게 논의했다고 하는데, 북한군의 추가 파병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논의가 있었던 것인지도 궁금합니다.

어떻게 봐야 할까요?

[답변]

이재명 대통령이 제21대 한국 대통령으로서 임기를 시작한 첫날인 6월 4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안보 서기가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습니다.

러시아와 북한 당국은 양자 협력, 우크라이나 문제와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쇼이구 서기의 이번 방북이 지난 3월 이후 70여 일 만에 매우 속도감 있게 이뤄졌고, 쇼이구 서기가 푸틴 대통령 특사라는 점에 비춰볼 때 양측이 특정 현안을 매우 시급하게 논의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립니다.

즉, 러시아는 종전 협상 실패 및 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북한군 추가 파병 및 재래식 무기·탄약 공급, 쿠르스크 재건 사업에 북한 노동력 파견을 요청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편, 이에 대한 대가로 양측은 대북 제재 해제, 북한 군사정찰위성 고도화 및 해·공군 성능개량사업 분야에서 러시아의 적극적인 역할에 합의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러·북 동맹 조약 체결 1주년, 한국전쟁 75주년 등의 정치적 계기를 고려해 김 위원장의 모스크바 방문 의제도 논의된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김주은 이은빈/자료조사:이장미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