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언제는 죽고 못 살더니…트럼프·머스크 전쟁 시작됐다

입력 2025.06.10 (15:27) 수정 2025.06.1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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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취임 전부터 끈끈해 보이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계가 사실상 파국을 맞았습니다.

둘 사이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둘의 관계는 '브로맨스'라고 불릴 정도 아니었나요?

[기자]

맞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지난달 30일 트럼프 행정부를 떠날 때까지만 해도 둘 사이, 아주 좋아 보였는데요.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지난달 30일 : "오늘은 일론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의 날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비즈니스 리더이자 혁신가 중 한 명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렇게 극찬하며 황금 열쇠까지 선물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의 일등 공신이었죠.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캠프에 거액의 정치 자금을 기부하는 등 당선을 물심양면으로 도왔습니다.

트럼프가 백악관에 입성한 뒤에는 아예 행정부 요인이 돼서 정부효율부를 이끌며 정부 개편을 주도했는데요.

[일론 머스크/트럼프 행정부 정부효율부 수장/지난 4월 30일 : "저 보고 감투를 많이 썼다고 합니다. 사실이에요. 제 모자도 모자를 하나 더 쓰고 있잖아요."]

트럼프 대통령의 슬로건, MAGA가 써진 모자를 쓰고 다니며 트럼프의 복심처럼 움직였고요.

트럼프도 빨강 테슬라를 백악관 직원용 차로 구매하는 등 머스크가 힘들 때 그의 기를 세워줬습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고별식까지 했지만,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서 320여 일의 '브로맨스'가 파국을 맞은 겁니다.

[앵커]

이 갈등의 중심에 최근 미 하원을 통과한 감세 법안이 있다고요?

[기자]

네, 감세 법안은 법인세와 개인소득세를 깎아주는 게 핵심인데요.

트럼프가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라고 치켜세운 이 법안을 머스크는 "역겹다"며 먼저 도발을 했습니다.

트럼프의 감세 법안이 시행되면, 10년간 약 3,200조 원의 적자를 키울 것으로 예측되는데요.

머스크는 얼마 전까지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일하면서 예산을 깎고 직원을 자르고, 이러면서 연방 부채를 줄이는데 앞장서 왔잖아요.

그런데 트럼프가 정반대되는 일을 한다니 반감을 드러낸 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와서 왜 딴소리냐고 따졌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그는 법안의 모든 걸 알고 있었고, 불만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전기차 의무화 예산을 삭감할 거라는 걸 알고선 문제를 키웠습니다."]

감세안이 시행되면 테슬라 전기차에 주는 보조금도 줄어들 수 있는데, 머스크의 비난이 결국 개인적 이익 때문이라고 주장한 겁니다.

그러자 머스크는 SNS에 글을 잇달아 남기며 맹공에 나섰는데요.

"법안을 나에게 한 번도 보여준 적이 없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가 미쳐버렸다"며 일론의 정부 보조금과 계약을 끝낼 것처럼 위협했습니다.

그러자 머스크는 또다시 "너무 뻔한 거짓말"이다, 이어서 트럼프가 탄핵당해야 하는지 묻는 글을 공유했고요.

급기야 트럼프가 성범죄로 수감됐다 숨진 억만장자 엡스타인과 파티를 했던 영상을 올렸습니다.

백악관 일각에서는 머스크가 어깃장을 놓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머스크는 현재 활발하게 우주 사업을 추진 중이잖아요.

자신이 지지했던 인사가 미 항공우주국, 나사 국장으로 지명됐다가 철회됐는데 이런 불만이 쌓였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지켜보는 미국인들, 관심이 상당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우리가 영화 보듯 즐기면서 구경할 때 '팝콘각'이라고 하잖아요.

지금 전 세계가 이런 상황인데요.

SNS에는 둘의 '요란한 이별'에 각종 밈까지 등장했습니다.

지난해 8월 머스크의 소셜미디어 활동을 지적했다가 심한 욕을 들은 티에리 브르통 전 유럽연합(EU) 집행위원.

SNS에 동그랗게 뜬 두 눈과 팝콘 이모티콘을 나란히 올리며 고소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는데요.

돈을 쥔 사람들에 둘러싸여 칼싸움을 벌이는 두 마리 원숭이.

유일한 해결 방법은 '총질'이라고 비꼬는 밈까지, 두 사람의 진흙탕 싸움 전 세계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앵커]

둘의 갈등이 몰고 올 여파도 상당하지 않습니까.

앞으로의 관계 변화에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는데, 현재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 마음은 완전히 돌아선 것 같습니다.

머스크가 넌지시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는데 단칼에 뿌리쳤습니다.

[NBC 뉴스/현지 시각 7일 : "그(머스크)와의 관계는 끝났습니다. 저는 그와 이야기할 의향이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을 만나다'의 진행자 크리스틴 웰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오늘 밤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러자 머스크는 잠시 잠잠했던 SNS 계정에 감세 법안을 돌려서 비난하는 사진을 올렸는데요.

하지만 현재로서는 갈등이 머스크의 사과로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지난 5일 하루에만,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1,520억 달러, 약 206조 원 이상 증발했습니다.

스페이스 X 등 트럼프 정부와 엮여 있는 사업도 많은데, 갈등이 깊어질수록 손해가 커지는 쪽, 바로 머스크이기 때문입니다.

영상편집:이은빈 추예빈/자료조사:이장미/그래픽제작:서수민/영상출처: @ThierryBreton·@AyazK100·@Crudes·@LincolnSquareHQ (X.com)·@NBC뉴스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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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5-06-10 15:3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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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취임 전부터 끈끈해 보이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계가 사실상 파국을 맞았습니다.

둘 사이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둘의 관계는 '브로맨스'라고 불릴 정도 아니었나요?

[기자]

맞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지난달 30일 트럼프 행정부를 떠날 때까지만 해도 둘 사이, 아주 좋아 보였는데요.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지난달 30일 : "오늘은 일론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의 날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비즈니스 리더이자 혁신가 중 한 명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렇게 극찬하며 황금 열쇠까지 선물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의 일등 공신이었죠.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캠프에 거액의 정치 자금을 기부하는 등 당선을 물심양면으로 도왔습니다.

트럼프가 백악관에 입성한 뒤에는 아예 행정부 요인이 돼서 정부효율부를 이끌며 정부 개편을 주도했는데요.

[일론 머스크/트럼프 행정부 정부효율부 수장/지난 4월 30일 : "저 보고 감투를 많이 썼다고 합니다. 사실이에요. 제 모자도 모자를 하나 더 쓰고 있잖아요."]

트럼프 대통령의 슬로건, MAGA가 써진 모자를 쓰고 다니며 트럼프의 복심처럼 움직였고요.

트럼프도 빨강 테슬라를 백악관 직원용 차로 구매하는 등 머스크가 힘들 때 그의 기를 세워줬습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고별식까지 했지만,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서 320여 일의 '브로맨스'가 파국을 맞은 겁니다.

[앵커]

이 갈등의 중심에 최근 미 하원을 통과한 감세 법안이 있다고요?

[기자]

네, 감세 법안은 법인세와 개인소득세를 깎아주는 게 핵심인데요.

트럼프가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라고 치켜세운 이 법안을 머스크는 "역겹다"며 먼저 도발을 했습니다.

트럼프의 감세 법안이 시행되면, 10년간 약 3,200조 원의 적자를 키울 것으로 예측되는데요.

머스크는 얼마 전까지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일하면서 예산을 깎고 직원을 자르고, 이러면서 연방 부채를 줄이는데 앞장서 왔잖아요.

그런데 트럼프가 정반대되는 일을 한다니 반감을 드러낸 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와서 왜 딴소리냐고 따졌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그는 법안의 모든 걸 알고 있었고, 불만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전기차 의무화 예산을 삭감할 거라는 걸 알고선 문제를 키웠습니다."]

감세안이 시행되면 테슬라 전기차에 주는 보조금도 줄어들 수 있는데, 머스크의 비난이 결국 개인적 이익 때문이라고 주장한 겁니다.

그러자 머스크는 SNS에 글을 잇달아 남기며 맹공에 나섰는데요.

"법안을 나에게 한 번도 보여준 적이 없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가 미쳐버렸다"며 일론의 정부 보조금과 계약을 끝낼 것처럼 위협했습니다.

그러자 머스크는 또다시 "너무 뻔한 거짓말"이다, 이어서 트럼프가 탄핵당해야 하는지 묻는 글을 공유했고요.

급기야 트럼프가 성범죄로 수감됐다 숨진 억만장자 엡스타인과 파티를 했던 영상을 올렸습니다.

백악관 일각에서는 머스크가 어깃장을 놓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머스크는 현재 활발하게 우주 사업을 추진 중이잖아요.

자신이 지지했던 인사가 미 항공우주국, 나사 국장으로 지명됐다가 철회됐는데 이런 불만이 쌓였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지켜보는 미국인들, 관심이 상당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우리가 영화 보듯 즐기면서 구경할 때 '팝콘각'이라고 하잖아요.

지금 전 세계가 이런 상황인데요.

SNS에는 둘의 '요란한 이별'에 각종 밈까지 등장했습니다.

지난해 8월 머스크의 소셜미디어 활동을 지적했다가 심한 욕을 들은 티에리 브르통 전 유럽연합(EU) 집행위원.

SNS에 동그랗게 뜬 두 눈과 팝콘 이모티콘을 나란히 올리며 고소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는데요.

돈을 쥔 사람들에 둘러싸여 칼싸움을 벌이는 두 마리 원숭이.

유일한 해결 방법은 '총질'이라고 비꼬는 밈까지, 두 사람의 진흙탕 싸움 전 세계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앵커]

둘의 갈등이 몰고 올 여파도 상당하지 않습니까.

앞으로의 관계 변화에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는데, 현재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 마음은 완전히 돌아선 것 같습니다.

머스크가 넌지시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는데 단칼에 뿌리쳤습니다.

[NBC 뉴스/현지 시각 7일 : "그(머스크)와의 관계는 끝났습니다. 저는 그와 이야기할 의향이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을 만나다'의 진행자 크리스틴 웰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오늘 밤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러자 머스크는 잠시 잠잠했던 SNS 계정에 감세 법안을 돌려서 비난하는 사진을 올렸는데요.

하지만 현재로서는 갈등이 머스크의 사과로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지난 5일 하루에만,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1,520억 달러, 약 206조 원 이상 증발했습니다.

스페이스 X 등 트럼프 정부와 엮여 있는 사업도 많은데, 갈등이 깊어질수록 손해가 커지는 쪽, 바로 머스크이기 때문입니다.

영상편집:이은빈 추예빈/자료조사:이장미/그래픽제작:서수민/영상출처: @ThierryBreton·@AyazK100·@Crudes·@LincolnSquareHQ (X.com)·@NBC뉴스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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