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당국, 차량 충돌 뒤 시위자 체포 논란…LA도심 이틀째 야간통금

입력 2025.06.12 (14:48) 수정 2025.06.12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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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비롯한 주요 도시 곳곳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이민자 단속에 반발하는 시위가 수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미 국토안보부 요원들이 LA 시위 참가자가 탄 차량을 들이받고 표적 체포를 벌여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현지 시각 11일 CNN은 LA 보일하이츠 지역의 한 교차로에서 픽업트럭과 SUV 차량 2대가 양쪽에서 한 승용차를 들이받으며 막아선 뒤 두 차량에서 내린 요원들이 총을 들고 승용차의 남성 운전자를 내리게 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보도했습니다.

해당 영상이 뺑소니 또는 강도 사건으로 알려지자, 미 국토안보부는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해당 영상을 게시하고 "CBP(관세국경보호국) 요원을 때린 폭력적인 폭도를 표적 체포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체포된 남성의 이름을 공개하며 "국토안보부 수사국이 이 남성을 체포하려 했을 때 그가 도주를 시도했고, 결국 그는 체포돼 구금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LA 폭동 참가자들에게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이 보내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ICE와 연방 법 집행기관들은 법을 계속 집행할 것이고, 만약 법 집행관에게 손을 대면, 법의 최대한도까지 기소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CNN 등 미 언론은 이날 국토안보부의 표적 체포가 이뤄졌을 당시 차 안에 그의 배우자와 어린 자녀가 함께 타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또 해당 장면을 찍은 영상을 보면 국토안보부 요원들이 탄 차량이 고의적인 충돌을 일으키면서 체포자 가족이 탄 차 오른쪽 뒷부분이 약간 파손되고 차량 주변에서 흰 연기가 피어올랐는데, 뒷좌석 오른쪽에는 카시트에 탄 유아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체포된 남성의 배우자는 이 남성이 지난 주말 LA 카운티 패러마운트에서 열린 시위에 참여한 뒤 체포영장이 발부됐다고 CNN에 말했습니다.

국토안보부의 해당 영상 게시물에는 "그래서 당신들은 미국 시민들인 그의 온 가족에게 총을 겨눴느냐"는 등 비판적인 댓글이 잇달았습니다.

또 이날 캘리포니아주의 여러 농장 지역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 작전도 시위대의 분노를 부채질했습니다.

이날로 엿새째 시위가 이어진 LA에서는 시청 등 일대에서 낮 동안 시위가 비교적 평화롭게 진행됐지만, 저녁이 되면서 시위대 일부가 남아 경찰과 충돌을 빚었습니다.

LA 도심 내 주요 시위가 벌어지는 1제곱마일 규모 지역에는 전날에 이어 이날 이틀째 야간(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통행금지령이 발효됐습니다.

LA뿐만 아니라 뉴욕과 시애틀, 시카고, 인디애나폴리스,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노스캐롤라이나주 랄리,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콜로라도주 덴버 등에서도 이날 시위가 열렸습니다.

특히 뉴욕 맨해튼에서는 수백 명이 모여 시위를 벌이다 시위대 일부가 도로를 점거하려 시도하면서 경찰이 이를 막는 과정에서 충돌이 빚어져 최소 5명이 체포됐다고 NYT는 전했습니다.

인디애나폴리스에서는 미국프로농구(NBA) 챔피언결정전이 열리는 게인브리지 필드하우스 경기장 밖에서 수백명이 모여 시위를 벌였습니다.

미국 북서부 워싱턴주의 제2 도시 스포캔에도 이날 오후 9시 30분부터 이튿날 오전 5시까지 야간 통행금지령이 발령됐습니다.

이날 오전 캐런 배스 LA 시장과 캘리포니아주 30여 개 소도시의 지도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주 전역의 지역사회를 혼란에 빠뜨린 연방 이민 단속 작전을 중단해 달라"고 트럼프 행정부에 촉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진영에서는 오는 14일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이자, 미 육군 창설 250주년 기념 열병식 행사에 맞춰 "트럼프 대통령은 왕이 아니다"라는 뜻의 '노 킹스'(No Kings) 시위를 미 전역에서 대규모로 조직 중입니다.

더힐은 워싱턴DC를 제외하고 1천500개의 시위가 예정돼 있다고 집계했고, CNN은 1천800여 개 시위가 열릴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미 국토안보부 엑스 계정(X-@DHSgo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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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5-06-12 15:02:58
    국제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비롯한 주요 도시 곳곳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이민자 단속에 반발하는 시위가 수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미 국토안보부 요원들이 LA 시위 참가자가 탄 차량을 들이받고 표적 체포를 벌여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현지 시각 11일 CNN은 LA 보일하이츠 지역의 한 교차로에서 픽업트럭과 SUV 차량 2대가 양쪽에서 한 승용차를 들이받으며 막아선 뒤 두 차량에서 내린 요원들이 총을 들고 승용차의 남성 운전자를 내리게 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보도했습니다.

해당 영상이 뺑소니 또는 강도 사건으로 알려지자, 미 국토안보부는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해당 영상을 게시하고 "CBP(관세국경보호국) 요원을 때린 폭력적인 폭도를 표적 체포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체포된 남성의 이름을 공개하며 "국토안보부 수사국이 이 남성을 체포하려 했을 때 그가 도주를 시도했고, 결국 그는 체포돼 구금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LA 폭동 참가자들에게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이 보내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ICE와 연방 법 집행기관들은 법을 계속 집행할 것이고, 만약 법 집행관에게 손을 대면, 법의 최대한도까지 기소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CNN 등 미 언론은 이날 국토안보부의 표적 체포가 이뤄졌을 당시 차 안에 그의 배우자와 어린 자녀가 함께 타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또 해당 장면을 찍은 영상을 보면 국토안보부 요원들이 탄 차량이 고의적인 충돌을 일으키면서 체포자 가족이 탄 차 오른쪽 뒷부분이 약간 파손되고 차량 주변에서 흰 연기가 피어올랐는데, 뒷좌석 오른쪽에는 카시트에 탄 유아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체포된 남성의 배우자는 이 남성이 지난 주말 LA 카운티 패러마운트에서 열린 시위에 참여한 뒤 체포영장이 발부됐다고 CNN에 말했습니다.

국토안보부의 해당 영상 게시물에는 "그래서 당신들은 미국 시민들인 그의 온 가족에게 총을 겨눴느냐"는 등 비판적인 댓글이 잇달았습니다.

또 이날 캘리포니아주의 여러 농장 지역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 작전도 시위대의 분노를 부채질했습니다.

이날로 엿새째 시위가 이어진 LA에서는 시청 등 일대에서 낮 동안 시위가 비교적 평화롭게 진행됐지만, 저녁이 되면서 시위대 일부가 남아 경찰과 충돌을 빚었습니다.

LA 도심 내 주요 시위가 벌어지는 1제곱마일 규모 지역에는 전날에 이어 이날 이틀째 야간(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통행금지령이 발효됐습니다.

LA뿐만 아니라 뉴욕과 시애틀, 시카고, 인디애나폴리스,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노스캐롤라이나주 랄리,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콜로라도주 덴버 등에서도 이날 시위가 열렸습니다.

특히 뉴욕 맨해튼에서는 수백 명이 모여 시위를 벌이다 시위대 일부가 도로를 점거하려 시도하면서 경찰이 이를 막는 과정에서 충돌이 빚어져 최소 5명이 체포됐다고 NYT는 전했습니다.

인디애나폴리스에서는 미국프로농구(NBA) 챔피언결정전이 열리는 게인브리지 필드하우스 경기장 밖에서 수백명이 모여 시위를 벌였습니다.

미국 북서부 워싱턴주의 제2 도시 스포캔에도 이날 오후 9시 30분부터 이튿날 오전 5시까지 야간 통행금지령이 발령됐습니다.

이날 오전 캐런 배스 LA 시장과 캘리포니아주 30여 개 소도시의 지도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주 전역의 지역사회를 혼란에 빠뜨린 연방 이민 단속 작전을 중단해 달라"고 트럼프 행정부에 촉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진영에서는 오는 14일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이자, 미 육군 창설 250주년 기념 열병식 행사에 맞춰 "트럼프 대통령은 왕이 아니다"라는 뜻의 '노 킹스'(No Kings) 시위를 미 전역에서 대규모로 조직 중입니다.

더힐은 워싱턴DC를 제외하고 1천500개의 시위가 예정돼 있다고 집계했고, CNN은 1천800여 개 시위가 열릴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미 국토안보부 엑스 계정(X-@DHSgo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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