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2차 대전 패전 후 80년만에 첫 ‘재향군인의 날’…지난해 관련 법 통과 뒤 첫 행사

입력 2025.06.15 (14:25) 수정 2025.06.15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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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이후 처음으로 현지 시각 15일 ‘재향군인의 날’ 행사를 엽니다.

지난해 독일 의회는 매년 6월 15일에 참전용사들을 기리고 격려하는 날을 제정해 공개 행사를 여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습니다.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독일 전역에서는 이날 전·현직 독일군 장병들을 위한 재향군인의 날 행사가 마련됩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도 베를린 연방 의사당 앞에 지어진 ‘참전용사의 마을’ 등을 방문하고 전·현직 군 장병들을 만나 감사의 뜻을 표하고 치하할 예정입니다.

미카엘 크라우스 보훈처장(중령)은 FT에 다른 나라들에서처럼 행사에 “탱크도 전투기도 등장하지는 않지만, 이번 행사가 (독일군에) 정말 좋은 첫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히틀러의 나치 정권이 일으킨 2차 세계대전으로 유럽이 황폐해진 이후 연합국에 항복하며 패전국이 된 독일은 전후에는 미국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안보를 의지한 채 방어적 성격의 군사력을 소규모로만 확충해 왔습니다.

1955년 창설된 이래 의회의 엄격한 통제를 받는 독일연방군은 대내외적으로 군사력을 과시하지 않고 화려한 퍼레이드 같은 것도 금기시하는 등 철저한 ‘로키’(Low key)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재향군인이나 참전용사, 보훈 같은 개념도 1945년 패전 후 수십 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현재의 독일연방군보다는 과거 나치 정권의 악명높은 옛 독일군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금기시돼 왔습니다.

하지만 2022년 러시아의 침공으로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의 안보가 크게 위협을 받으면서 이런 분위기는 급반전하기 시작했습니다.

독일은 미국의 압박 속에 방위비를 대폭 증액하면서 군사력을 대대적으로 확충하고 있습니다.

최근 이런 분위기 속에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경험하고 돌아온 독일군 예비역들이 ‘재향군인의 날’ 제정 필요성을 주장하던 것이 힘을 받으면서 결국 지난해 독일 의회는 매년 6월 15일을 재향군인의 날로 정해 공개 행사를 여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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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
독일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이후 처음으로 현지 시각 15일 ‘재향군인의 날’ 행사를 엽니다.

지난해 독일 의회는 매년 6월 15일에 참전용사들을 기리고 격려하는 날을 제정해 공개 행사를 여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습니다.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독일 전역에서는 이날 전·현직 독일군 장병들을 위한 재향군인의 날 행사가 마련됩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도 베를린 연방 의사당 앞에 지어진 ‘참전용사의 마을’ 등을 방문하고 전·현직 군 장병들을 만나 감사의 뜻을 표하고 치하할 예정입니다.

미카엘 크라우스 보훈처장(중령)은 FT에 다른 나라들에서처럼 행사에 “탱크도 전투기도 등장하지는 않지만, 이번 행사가 (독일군에) 정말 좋은 첫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히틀러의 나치 정권이 일으킨 2차 세계대전으로 유럽이 황폐해진 이후 연합국에 항복하며 패전국이 된 독일은 전후에는 미국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안보를 의지한 채 방어적 성격의 군사력을 소규모로만 확충해 왔습니다.

1955년 창설된 이래 의회의 엄격한 통제를 받는 독일연방군은 대내외적으로 군사력을 과시하지 않고 화려한 퍼레이드 같은 것도 금기시하는 등 철저한 ‘로키’(Low key)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재향군인이나 참전용사, 보훈 같은 개념도 1945년 패전 후 수십 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현재의 독일연방군보다는 과거 나치 정권의 악명높은 옛 독일군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금기시돼 왔습니다.

하지만 2022년 러시아의 침공으로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의 안보가 크게 위협을 받으면서 이런 분위기는 급반전하기 시작했습니다.

독일은 미국의 압박 속에 방위비를 대폭 증액하면서 군사력을 대대적으로 확충하고 있습니다.

최근 이런 분위기 속에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경험하고 돌아온 독일군 예비역들이 ‘재향군인의 날’ 제정 필요성을 주장하던 것이 힘을 받으면서 결국 지난해 독일 의회는 매년 6월 15일을 재향군인의 날로 정해 공개 행사를 여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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