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 경쟁의 막이 올랐습니다. 집권여당의 첫 당대표가 정해질 결전의 날은 오는 8월 2일로, 이제 한 달 반가량 남았습니다.
4선의 정청래 의원이 먼저 출사표를 던졌고, 직전까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맡았던 3선 박찬대 의원 역시 12일 공개적으로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먼저 나선 정청래…현충원서 '불가촉정치인' 신경전?
주말인 15일 국회에서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정청래 의원. 이재명 대통령, 김병기 원내대표와의 '원팀 정신'을 강조하고 '당원주권정당'을 만들겠단 포부를 내세웠습니다.
기자회견장엔 재선의 문정복·임오경·장경태·최기상 의원과 초선 박지혜·양문석 의원 등이 함께 자리해 정 의원 출마에 힘을 실었습니다.

어제(16일) 아침엔 첫 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했는데요. 역시 임오경·장경태·최기상·양문석 의원 등이 옆을 지켰습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뜻밖의 '신경전'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양문석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현충원에서 마주친 신임 원내대표단 소속 한 의원의 발언을 지적했습니다.
해당 의원은 양 의원에게 "형답지 않게 왜 정청래와?"라고 말했다는데요.
양 의원은 "언제부터 정청래를 '우리'도 아니고 '동지'도 아니고, 아예 접촉해서는 안 되는, '불가촉정치인'으로 취급했냐"고 쏘아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 당선 이후 겨우 2주일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우리'는 없어지고, 한 방향을 향해 같이 달려온 지지자들 사이에 격렬한 '비난'만 난무하고, 서로 배제의 언어가 오가는 상황이 어제오늘의 현상"이라고 적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정 의원은 어제 오후 '딴지일보' 게시판에 직접 글을 올려 "저를 공격하는 댓글에 너무 걱정하지 말라. 흥분도 하지 말라"며 "제가 잘 이겨내겠다. 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대신 '당대포'에서 점 하나만 찍어달라"며 당원들의 지지를 호소했는데요. 벌써 치열한 레이스가 시작된 것 같습니다.
■ " 박찬대 당대표일 때 안심할 수 있다"…연판장까지 등장
정 의원의 경쟁 상대로 지목되는 박찬대 의원은 아직 공식 출마 선언을 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당원과 지지자들은 벌써 페이스북, 카카오톡, 텔레그램 등 SNS를 통해 이른바 '연판장'을 돌리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안정적 국정 운영을 지원할 차기 당대표 적임자는 박찬대", "이재명 정부의 정치적 안전장치 : 박찬대 당대표일 때 안심할 수 있다"는 등 박 의원을 당대표로 추천하는 내용입니다.
박 의원이 평소 자주 하는 '아재 개그'를 활용해 "가열차게 일한 가열찬대", "이재명 당대표와 찬대원대로 가장 호흡을 길게 맞춰 온 긷동찬대", "속이 꽉 찬 알찬대", "알찬대는 주저하지 말고 당대 타이틀을 차고 찬 데서 뜨겁게 일하라"는 등의 추천 문구도 눈에 띕니다.
주말에 정 의원이 먼저 출사표를 던지자, 이를 견제하기 위해 지지자들이 직접 나서 출마를 촉구하고 있는 건데요.
박 의원 측 관계자는 "모두 6개 버전의 연판장을 봤다"며 "저희가 돌린 게 아니고 당원들이 자체적으로 돌리고 있는 거라 참여 인원 등 취합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아직 출마를 고민하고 있고, 이번 주 중 결론을 내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대통령이 민생경제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당내에서 격렬한 다툼이 생기는 게 맞는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 차기 당대표 8월 2일 선출…'친명' 진검승부일까?
이번 당대표의 임기는 2년이 아닌 1년으로 짧습니다. 대선에 출마하며 물러난 이재명 대통령의 잔여 임기만 채우기 때문인데요. 첫 여당 대표라는 상징성과 무게만큼은 어느 때보다 막중할 겁니다.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는 어제 첫 회의를 열고, 5차례 권역별 순회 경선을 진행한 뒤 오는 8월 2일 전국 대의원이 모이는 전당대회에서 새 당대표를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이재명 대표 체제 1기 지도부에서 나란히 최고위원을 맡았고, 2기 지도부에선 각각 원내대표와 법제사법위원장으로 당을 이끌었던 '친명' 박찬대·정청래 의원.
이번엔 두 사람의 양보 없는 '진검승부'를 보게 될까요?
(그래픽: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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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대포에 점 하나’, ‘6개 버전 연판장’…불붙은 민주 당권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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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6-17 07:00:22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 경쟁의 막이 올랐습니다. 집권여당의 첫 당대표가 정해질 결전의 날은 오는 8월 2일로, 이제 한 달 반가량 남았습니다.
4선의 정청래 의원이 먼저 출사표를 던졌고, 직전까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맡았던 3선 박찬대 의원 역시 12일 공개적으로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먼저 나선 정청래…현충원서 '불가촉정치인' 신경전?
주말인 15일 국회에서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정청래 의원. 이재명 대통령, 김병기 원내대표와의 '원팀 정신'을 강조하고 '당원주권정당'을 만들겠단 포부를 내세웠습니다.
기자회견장엔 재선의 문정복·임오경·장경태·최기상 의원과 초선 박지혜·양문석 의원 등이 함께 자리해 정 의원 출마에 힘을 실었습니다.

어제(16일) 아침엔 첫 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했는데요. 역시 임오경·장경태·최기상·양문석 의원 등이 옆을 지켰습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뜻밖의 '신경전'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양문석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현충원에서 마주친 신임 원내대표단 소속 한 의원의 발언을 지적했습니다.
해당 의원은 양 의원에게 "형답지 않게 왜 정청래와?"라고 말했다는데요.
양 의원은 "언제부터 정청래를 '우리'도 아니고 '동지'도 아니고, 아예 접촉해서는 안 되는, '불가촉정치인'으로 취급했냐"고 쏘아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 당선 이후 겨우 2주일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우리'는 없어지고, 한 방향을 향해 같이 달려온 지지자들 사이에 격렬한 '비난'만 난무하고, 서로 배제의 언어가 오가는 상황이 어제오늘의 현상"이라고 적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정 의원은 어제 오후 '딴지일보' 게시판에 직접 글을 올려 "저를 공격하는 댓글에 너무 걱정하지 말라. 흥분도 하지 말라"며 "제가 잘 이겨내겠다. 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대신 '당대포'에서 점 하나만 찍어달라"며 당원들의 지지를 호소했는데요. 벌써 치열한 레이스가 시작된 것 같습니다.
■ " 박찬대 당대표일 때 안심할 수 있다"…연판장까지 등장
정 의원의 경쟁 상대로 지목되는 박찬대 의원은 아직 공식 출마 선언을 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당원과 지지자들은 벌써 페이스북, 카카오톡, 텔레그램 등 SNS를 통해 이른바 '연판장'을 돌리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안정적 국정 운영을 지원할 차기 당대표 적임자는 박찬대", "이재명 정부의 정치적 안전장치 : 박찬대 당대표일 때 안심할 수 있다"는 등 박 의원을 당대표로 추천하는 내용입니다.
박 의원이 평소 자주 하는 '아재 개그'를 활용해 "가열차게 일한 가열찬대", "이재명 당대표와 찬대원대로 가장 호흡을 길게 맞춰 온 긷동찬대", "속이 꽉 찬 알찬대", "알찬대는 주저하지 말고 당대 타이틀을 차고 찬 데서 뜨겁게 일하라"는 등의 추천 문구도 눈에 띕니다.
주말에 정 의원이 먼저 출사표를 던지자, 이를 견제하기 위해 지지자들이 직접 나서 출마를 촉구하고 있는 건데요.
박 의원 측 관계자는 "모두 6개 버전의 연판장을 봤다"며 "저희가 돌린 게 아니고 당원들이 자체적으로 돌리고 있는 거라 참여 인원 등 취합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아직 출마를 고민하고 있고, 이번 주 중 결론을 내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대통령이 민생경제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당내에서 격렬한 다툼이 생기는 게 맞는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 차기 당대표 8월 2일 선출…'친명' 진검승부일까?
이번 당대표의 임기는 2년이 아닌 1년으로 짧습니다. 대선에 출마하며 물러난 이재명 대통령의 잔여 임기만 채우기 때문인데요. 첫 여당 대표라는 상징성과 무게만큼은 어느 때보다 막중할 겁니다.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는 어제 첫 회의를 열고, 5차례 권역별 순회 경선을 진행한 뒤 오는 8월 2일 전국 대의원이 모이는 전당대회에서 새 당대표를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이재명 대표 체제 1기 지도부에서 나란히 최고위원을 맡았고, 2기 지도부에선 각각 원내대표와 법제사법위원장으로 당을 이끌었던 '친명' 박찬대·정청래 의원.
이번엔 두 사람의 양보 없는 '진검승부'를 보게 될까요?
(그래픽: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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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경 기자 6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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