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금 모으면 끝?…활용 방안 고민

입력 2025.06.18 (21:57) 수정 2025.06.18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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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고향사랑기부제가 2023년 처음 도입됐습니다.

하지만 제도 도입 3년째인데도 어렵게 모은 기부금이 자치단체 통장에서 잠만 자는 곳이 적지 않습니다.

고순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춘천시 동내면 자율방범대.

13년 된 승합차로 방범 순찰을 다니고 있습니다.

버티고 버티다, 올해 교체를 하게 됐습니다.

차량 비용은 고향사랑기부금으로 충당합니다.

[정순복/춘천시 동내면 자율방범대장 : "아무리 범죄 예방을 하는 저희이지만, 저희 안전도 우선되어야 하는데 그래서 걱정이 많이 됩니다. 그런데 이번에 고향사랑기부금으로 교체를 해주신다고 하니까 너무 감사를…."]

올해 처음으로 고향사랑기부금 사업을 시작한 춘천시.

자율방범대 차량 구입과 시민 태권도 활성화 사업에 1억 8천만 원을 들입니다.

하지만 사용처가 아쉽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기부금이 아닌 일반예산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사업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고향 사랑'이라는 취지와 얼마나 맞는지도 의문이라는 겁니다.

[김운기/춘천시의회 의원 : "기존에도 우리가 해 왔던 것들인데 그 돈을 거기다 사용한다는 것, 이게 전체적으로 시민들의 관심도를 떨어뜨리는 행위가 되지 않았나."]

그나마도 시작도 못한 시군도 적지 않습니다.

지난 2년 동안 강원도와 18개 시군이 모금한 고향사랑기부금은 120억 원.

하지만 같은 기간 집행 금액은 5억 원뿐입니다.

3년 차를 맞은 올해에도 강원도 내 지자체 가운데 사용 계획을 확정한 곳은 8곳에 그칩니다.

고향사랑기부금은 고향이 더 잘 되길 바라는 기부자의 선의에 기댄 제도입니다.

얼마나 잘 쓰이는지가 성패를 가를 수밖에 없습니다.

더 신중하게 사업을 고르고, 더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유선영/춘천시 지속가능도시팀장 : "올해도 시민 아이디어나 내부 발굴을 통해서 춘천시만의 특색있는 사업을 발굴할 예정이고요."]

고향에 대한 관심과 응원이 재정난을 겪는 지자체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이제 합리적인 사용처를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KBS 뉴스 고순정입니다.

촬영기자:김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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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향사랑기부금 모으면 끝?…활용 방안 고민
    • 입력 2025-06-18 21:57:10
    • 수정2025-06-18 22:04:09
    뉴스9(강릉)
[앵커]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고향사랑기부제가 2023년 처음 도입됐습니다.

하지만 제도 도입 3년째인데도 어렵게 모은 기부금이 자치단체 통장에서 잠만 자는 곳이 적지 않습니다.

고순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춘천시 동내면 자율방범대.

13년 된 승합차로 방범 순찰을 다니고 있습니다.

버티고 버티다, 올해 교체를 하게 됐습니다.

차량 비용은 고향사랑기부금으로 충당합니다.

[정순복/춘천시 동내면 자율방범대장 : "아무리 범죄 예방을 하는 저희이지만, 저희 안전도 우선되어야 하는데 그래서 걱정이 많이 됩니다. 그런데 이번에 고향사랑기부금으로 교체를 해주신다고 하니까 너무 감사를…."]

올해 처음으로 고향사랑기부금 사업을 시작한 춘천시.

자율방범대 차량 구입과 시민 태권도 활성화 사업에 1억 8천만 원을 들입니다.

하지만 사용처가 아쉽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기부금이 아닌 일반예산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사업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고향 사랑'이라는 취지와 얼마나 맞는지도 의문이라는 겁니다.

[김운기/춘천시의회 의원 : "기존에도 우리가 해 왔던 것들인데 그 돈을 거기다 사용한다는 것, 이게 전체적으로 시민들의 관심도를 떨어뜨리는 행위가 되지 않았나."]

그나마도 시작도 못한 시군도 적지 않습니다.

지난 2년 동안 강원도와 18개 시군이 모금한 고향사랑기부금은 120억 원.

하지만 같은 기간 집행 금액은 5억 원뿐입니다.

3년 차를 맞은 올해에도 강원도 내 지자체 가운데 사용 계획을 확정한 곳은 8곳에 그칩니다.

고향사랑기부금은 고향이 더 잘 되길 바라는 기부자의 선의에 기댄 제도입니다.

얼마나 잘 쓰이는지가 성패를 가를 수밖에 없습니다.

더 신중하게 사업을 고르고, 더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유선영/춘천시 지속가능도시팀장 : "올해도 시민 아이디어나 내부 발굴을 통해서 춘천시만의 특색있는 사업을 발굴할 예정이고요."]

고향에 대한 관심과 응원이 재정난을 겪는 지자체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이제 합리적인 사용처를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KBS 뉴스 고순정입니다.

촬영기자:김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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