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조약 1년…파병 통해 ‘혈맹’으로 [뒷北뉴스]
입력 2025.06.21 (07:02)
수정 2025.06.21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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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체결된 '북러 조약'의 정식 명칭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입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평양에 가서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한 뒤 맺어졌습니다. 핵심 내용은 군사적 상호 원조 조항(4조)으로, 러시아와 북한 중 한쪽이 전쟁 상태에 처하면 지체 없이 군사적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입니다. 이 조항을 명분으로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을 단행했습니다.
■ '3차 파병' 어떤 임무 맡을까
북한은 지난해 10월 1만 1,000여 명 규모의 병력을 러시아로 파병했고, 올해 1∼2월 약 3,000명 이상을 추가 파병했습니다. 그때마다 푸틴 대통령의 특사로서 평양을 찾았던 인물이 '푸틴의 오른팔'로 불리는 세르게이 쇼이구 국가안보 서기입니다. 이번 '3차 파병'도 마찬가지입니다. 쇼이구 서기가 지난 17일 평양에서 김 위원장을 만난 뒤 구체적 파병 규모와 인력 구성이 발표됐습니다.
이번 파병 병력은 공병 1,000명과 군사 건설 인력 5,000명이라고, 러시아는 밝혔습니다. 이들은 러시아 영토에 매설된 지뢰를 제거하거나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파괴된 인프라를 재건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파병 대가로 1인당 월 2천 달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북한의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상당한 규모의 외화벌이입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휴전 논의가 장기화되면서 러시아가 탈환한 쿠르스크 지역의 추가 희생을 줄이기 위한 방어진지·경계시설 구축울 위해 공병부대 파병을 요청한 거로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건설 전담 인력에 대해선 "전투 지역 외부 또는 후방에서 도로와 건물, 병원 등 인프라 복구와 건설을 담당할 것"이라고 홍 위원은 설명했습니다.
■ 북한, 어떤 보상 노리나
앞서 언급했던 '북러 조약'에는 양국 간 군사 기술 협력 확대에 관한 내용도 담겨져 있습니다. 이번 기술 인력 파견을 계기로 북한은 노후한 해·공군 전력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물론, 러시아 군수 물자의 유지·보수·운영(MRO) 기지 역할을 하며 외환보유고를 채울 것으로 보입니다. 군사정찰위성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핵무기 소형화 기술이 일부 이전될 여지도 있습니다.
두진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유라시아연구센터장은 "(다른) 어떤 동맹도 러시아에 파병까지 하진 않았기 때문에 북한에 합당한 반대급부를 줘야 하는 상황"이라며 "북한이 지난해 11월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한 뒤 추가 발사 소식이 아직 없는데, 내년 초 9차 당대회를 앞두고 위성 기술을 이전해줄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러시아 파병 중에 애를 먹었던 드론 전술·기술에 대한 이전도 가능성 있습니다. NHK는 19일 러시아와 서방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러시아의 드론 생산 공장에 2만 5,000명을 파견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통일부 장윤정 부대변인은 "불법적인 러북 협력 사항에 대해서는 우려하며 주시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 혈맹으로 가는 북러…정상 만남은 늦어져
결국 북한과 러시아는 1년 만에 전방위적으로 관계를 강화하며 '혈맹'으로 자리잡게 됐습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북러 조약'이 "조러(북러) 친선 관계의 새로운 장"이었다면서 양국 지도자의 "선견지명과 탁월한 영도가 안아온 빛나는 결실"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제 관심이 쏠리는 건 김 위원장의 러시아 답방 시기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평양을 찾았던 당시 "다음에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회담이) 열리기를 바란다"며 김 위원장을 러시아로 초청했습니다. 러시아가 김 위원장의 방러 준비 진행 중이라고 밝혀온 만큼 올해 답방이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지만, 아직 방문 시기와 장소가 구체적으로 거론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러시아 매체는 20일(현지시간) 김 위원장의 방문 여부에 대해 "가까운 미래는 아닐 것"이라고 크렘린궁 대변인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9월에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일단은 유보적인 셈입니다. 답방이 늦어지는 변수 중 하나는 교통수단이 꼽힙니다. 현재 북한에는 모스크바까지 직항할 수 있는 전용기가 없습니다. 김 위원장은 과거 두 차례 방러 당시 블라디보스토크 등 극동 지역만 방문했으며, 전용열차를 이용했습니다.
이번 김정은-쇼이구 만남에서 "30년 이상 중단된 러시아와 북한 간 항공편이 가까운 미래에 재개되기를 희망한다"라는 언급이 나온게 그래서 눈에 더 띕니다. 김 위원장이 항공편으로 해외를 방문한 것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북미정상회담이 유일했었습니다. 당시 중국이 전용기를 제공했는데, 이번에 러시아가 전용기를 제공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재개되는 비행길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모스크바와 평양으로 추정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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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체결된 '북러 조약'의 정식 명칭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입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평양에 가서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한 뒤 맺어졌습니다. 핵심 내용은 군사적 상호 원조 조항(4조)으로, 러시아와 북한 중 한쪽이 전쟁 상태에 처하면 지체 없이 군사적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입니다. 이 조항을 명분으로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을 단행했습니다.
■ '3차 파병' 어떤 임무 맡을까
북한은 지난해 10월 1만 1,000여 명 규모의 병력을 러시아로 파병했고, 올해 1∼2월 약 3,000명 이상을 추가 파병했습니다. 그때마다 푸틴 대통령의 특사로서 평양을 찾았던 인물이 '푸틴의 오른팔'로 불리는 세르게이 쇼이구 국가안보 서기입니다. 이번 '3차 파병'도 마찬가지입니다. 쇼이구 서기가 지난 17일 평양에서 김 위원장을 만난 뒤 구체적 파병 규모와 인력 구성이 발표됐습니다.
이번 파병 병력은 공병 1,000명과 군사 건설 인력 5,000명이라고, 러시아는 밝혔습니다. 이들은 러시아 영토에 매설된 지뢰를 제거하거나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파괴된 인프라를 재건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파병 대가로 1인당 월 2천 달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북한의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상당한 규모의 외화벌이입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휴전 논의가 장기화되면서 러시아가 탈환한 쿠르스크 지역의 추가 희생을 줄이기 위한 방어진지·경계시설 구축울 위해 공병부대 파병을 요청한 거로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건설 전담 인력에 대해선 "전투 지역 외부 또는 후방에서 도로와 건물, 병원 등 인프라 복구와 건설을 담당할 것"이라고 홍 위원은 설명했습니다.
■ 북한, 어떤 보상 노리나
앞서 언급했던 '북러 조약'에는 양국 간 군사 기술 협력 확대에 관한 내용도 담겨져 있습니다. 이번 기술 인력 파견을 계기로 북한은 노후한 해·공군 전력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물론, 러시아 군수 물자의 유지·보수·운영(MRO) 기지 역할을 하며 외환보유고를 채울 것으로 보입니다. 군사정찰위성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핵무기 소형화 기술이 일부 이전될 여지도 있습니다.
두진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유라시아연구센터장은 "(다른) 어떤 동맹도 러시아에 파병까지 하진 않았기 때문에 북한에 합당한 반대급부를 줘야 하는 상황"이라며 "북한이 지난해 11월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한 뒤 추가 발사 소식이 아직 없는데, 내년 초 9차 당대회를 앞두고 위성 기술을 이전해줄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러시아 파병 중에 애를 먹었던 드론 전술·기술에 대한 이전도 가능성 있습니다. NHK는 19일 러시아와 서방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러시아의 드론 생산 공장에 2만 5,000명을 파견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통일부 장윤정 부대변인은 "불법적인 러북 협력 사항에 대해서는 우려하며 주시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 혈맹으로 가는 북러…정상 만남은 늦어져
결국 북한과 러시아는 1년 만에 전방위적으로 관계를 강화하며 '혈맹'으로 자리잡게 됐습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북러 조약'이 "조러(북러) 친선 관계의 새로운 장"이었다면서 양국 지도자의 "선견지명과 탁월한 영도가 안아온 빛나는 결실"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제 관심이 쏠리는 건 김 위원장의 러시아 답방 시기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평양을 찾았던 당시 "다음에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회담이) 열리기를 바란다"며 김 위원장을 러시아로 초청했습니다. 러시아가 김 위원장의 방러 준비 진행 중이라고 밝혀온 만큼 올해 답방이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지만, 아직 방문 시기와 장소가 구체적으로 거론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러시아 매체는 20일(현지시간) 김 위원장의 방문 여부에 대해 "가까운 미래는 아닐 것"이라고 크렘린궁 대변인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9월에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일단은 유보적인 셈입니다. 답방이 늦어지는 변수 중 하나는 교통수단이 꼽힙니다. 현재 북한에는 모스크바까지 직항할 수 있는 전용기가 없습니다. 김 위원장은 과거 두 차례 방러 당시 블라디보스토크 등 극동 지역만 방문했으며, 전용열차를 이용했습니다.
이번 김정은-쇼이구 만남에서 "30년 이상 중단된 러시아와 북한 간 항공편이 가까운 미래에 재개되기를 희망한다"라는 언급이 나온게 그래서 눈에 더 띕니다. 김 위원장이 항공편으로 해외를 방문한 것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북미정상회담이 유일했었습니다. 당시 중국이 전용기를 제공했는데, 이번에 러시아가 전용기를 제공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재개되는 비행길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모스크바와 평양으로 추정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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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혁진 기자 analog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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