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도심 터널 차량 화재 ‘아찔’…연기 피해 걸어서 대피

[앵커]

출근 시간대 부산 도심의 터널 안에서 차량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터널 안에 연기가 차고 극심한 정체가 빚어지면서, 운전자들이 차량을 버리고 걸어서 대피했습니다.

김아르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터널 안을 달리던 승용차, 앞 보닛에서 연기가 치솟더니 앞서가던 차를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곧이어 불꽃이 올라오고 뒤따르던 차들이 재빨리 차로를 바꿔 터널을 빠져나갑니다.

이내 터널 안을 가득 메운 시커먼 연기, 다급해진 운전자들은 차를 버리고 걸어서 대피합니다.

[이수혁/사고 목격자 : "한 사람씩 대피하라고 앞에서부터 나와서, 모두 차에 내려서 뒤로 대피를 했어요. 밀려오더라고요. 연기가."]

오늘 아침 8시쯤, 부산 도심을 연결하는 황령터널 안에서 차량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불이 난 곳은 터널 입구에서 3분의 2지점.

앞쪽이 연기로 막히자 운전자들은 1.2km가량을 되돌아 걸어서 대피해야 했습니다.

불은 인명 피해 없이 20분 만에 꺼졌지만 터널 양방향이 통제되고 운전자들이 버리고 간 차량들로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차량 통행이 1시간 만에 재개됐지만 출근길 극심한 교통 정체를 빚었습니다.

[운전자 : "지금 완전히 꽉 막힌 상태라서 비상인 거 같아요. 여기도 비상이지만 저도 개인적으로 비상입니다."]

터널 안에서 불이 나면 현행법상 250미터 간격으로 설치된 피난 연결 통로를 통해 반대 방향 터널로 대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법 시행 전인 1995년 준공된 황령터널에 피난 연결 통로는 2개뿐이고 비상주차대는 없습니다.

경찰은 승용차 엔진 쪽에서 불이 시작되며 제동장치가 고장 났다는 운전자의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아르내입니다.

촬영기자:윤동욱/화면제공:시청자 이수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