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뉴스] 서울은 오르고 지역은 내리고…‘극과 극’ 부동산 대책은?
입력 2025.06.26 (11:19)
수정 2025.06.2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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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KBS대전 생생뉴스 ■ 방송시간 : 오전 8시 30분(1Radio 94.7 MHz) ■ 진행 : 박지은 기자 ■ 출연 : 박유석 대전과학기술대학교 부동산재테크과 교수 ■ 구성 : 김영성 작가 ■ 기술 : 송환 감독 |
■ 유튜브 영상 바로 가기 https://www.youtube.com/watch?v=X95jPSEAkn8
◇ 박지은 기자 (이하 박지은): 6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이 2018년 9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습니다. 양극화되고 있는 부동산 시장 문제,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대전과학기술대학교 부동산재테크과 박유석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십니까?
◆ 박유석 대전과학기술대학교 부동산재테크과 교수(이하 박유석): 네, 안녕하십니까?
◇ 박지은: 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이 0.36% 상승했습니다. 20주 연속 오른 것으로, 2018년 9월 둘째 주 이후 최대치인데요. 이런 오름세, 어떻게 분석하고 계십니까?
◆ 박유석: 지금 2025년 6월 셋째 주에 0.36%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이 올랐습니다. 이 상황은 20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는 중인데요. 지금 부동산 시장 상황으로 본다면 매우 이례적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2018년 9월에 0.45% 이후 약 7년 만의 최대치 주간 상승률입니다. 이는 시장이 강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고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승세는 단순히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구조적인 수급 불균형, 정책적 기대감, 금리 환경 변화, 시장 심리 회복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요인들이 결합돼 서울 아파트 시장은 강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다만 이런 강한 상승 압력이 장기적인 추세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정부는 공급 확대 정책을 펴겠다고 했고, 금융 규제는 강화하겠다고 했습니다. 경기 흐름도 좋지 않기 때문에, 향후 어떻게 진행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박지은: 서울 같은 경우, 어느 지역이 특히 이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 박유석: 전통적으로 서울에서는 강남 3구가 대표적입니다. 또 ‘마용성’이라고 해서 마포, 용산, 성동구도 선호 지역으로 꼽힙니다. 성동구의 경우 주간 상승률이 0.76%를 기록했는데, 이는 12년 2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입니다. 금호동, 왕십리 일대의 재개발 기대감과 입지적 우위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남구는 0.75%, 서초구는 0.65%, 송파구는 0.7% 상승했습니다. 이번 주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는데, 서울 시장에서는 강남 3구가 전체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선호 지역의 급등은 일시적인 흐름보다는 서울 전역으로 상승세가 확산되는 중심지 선도형 상승 구조를 강화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외곽 지역으로 파급 효과를 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 박지은: 강남 불패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상승세가 서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말씀인데요. 그렇다면 이렇게 부동산이 상승하는 이유도 궁금합니다.
◆ 박유석: 우선 가격 상승은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때문입니다. 서울은 공급 제약 속에서 수요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현상이 있습니다. 서울은 수요 자체가 많고, 공급은 부족합니다. 게다가 그린벨트나 용적률 제한 등으로 신규 주택 공급도 제한적입니다. 최근에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금융 시장에서의 유동성 확대도 작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서울 부동산 시장에 자금이 몰리고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재건축이나 재개발 기대감이 높은 지역 중심으로 시세가 많이 올랐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오른 지역과 인접 지역의 가격이 비슷해지는 ‘키 맞추기’ 현상도 있습니다. 이로 인해 수요가 더 몰리고, 가격도 더 오르게 됩니다. 서울은 부동산 시장의 중심지로, 수요자의 신뢰가 높은 지역입니다. 신뢰와 미래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유효한 상태입니다.
◇ 박지은: 반면에 지역 부동산 상황은 녹록지 않습니다. 우리 지역 아파트 매매가, 전체적인 추세 짚어볼까요?
◆ 박유석: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대전, 세종, 충남 등 중부권 지역은 상대적으로 침체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전은 최근 몇 주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세종은 상대적으로 나은 흐름을 보이지만 최근 거래량이 둔화되며 과거 2020년과 유사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충남 지역도 마찬가지로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방 전체가 침체를 겪고 있어, 우리 지역의 부동산 시장도 매우 좋지 않습니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 박지은: 지금 우리 지역의 전체적인 추세를 짚어주셨고요. 구체적으로 좀 들어가 보죠. 대전 상황 좀 알아보려고 하는데요. 대전 아파트 매매·전세 가격이 23주 연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박유석: 가격 하락이 23주 연속 이어진다는 것을 단순히 시장의 조정 과정으로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이는 해당 지역 주택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 국면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수도권에 비해 지역 내 수요는 위축되어 있고, 공급은 다소 과잉 상태입니다. 이로 인해 부동산 시장 전반에 심리적인 접근이 좋지 않은 상황이고요. 첫 번째로는 실수요자들의 구매력이 약화된 점이 있습니다. 지금은 금리 인하 기조가 나타나고 있지만, 최근 몇 년간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실수요자들이 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매수 심리가 매우 낮습니다. 실제 거래를 보면, 호가는 어느 정도 수준에서 제시되지만 실제 거래가는 그보다 낮은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가 '디스카운트 거래'라고 부르죠.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고, 신규 입주 물량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분양 시장에서 대규모 공급이 이루어졌고, 그에 따라 전세 물량도 함께 증가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공급 우위 시장이 형성돼, 전세가격도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부동산 시장에서 심리 요인이 큰 영향을 주는데,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도 하락 요인 중 하나입니다. 쉽게 말하면, 지금 대전 시민, 수요자들께서는 아직은 부동산을 매입할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심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심리는 실수요뿐 아니라 가수요도 줄이는 요인입니다. 전국에서 대전으로 투자하러 오는 경우도 현재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합니다. 매매시장과 전세시장에서 장기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수요 위축과 공급 과잉이 동시에 발생했다는 뜻입니다. 이런 상황은 단편적인 정책으로는 해결이 어렵고, 지역 경제 회복, 일자리 증가, 인구 유입 등 구조적인 개선이 이어져야 부동산 시장의 안정성도 회복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박지은: 결국 부동산 문제도 일자리, 인구 유입 같은 요인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말씀이군요. 수요층이 튼튼해야 하는데, 실수요뿐 아니라 가수요도 줄고 있다는 분석이셨습니다. 이어서 세종을 짚어보죠. 수도 이전 기대감으로 전국에서 가장 뜨거운 도시였지만, 최근에는 다시 주춤하고 있습니다. 청와대 복귀 발언 이후 심리 위축이라는 분석도 있는데요. 실제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 박유석: 매매 가격 상승률은 여전히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상승 폭은 눈에 띄게 줄었고요. 작년 말부터 세종 지역에서 회복 흐름이 보였지만, 대선 이후 4월에 정점을 찍고 그 이후 점차 둔화되고 있습니다. 6월 들어서는 0.07%라는 미미한 상승률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행정수도 이전 기대감이 약화되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실수요자뿐 아니라 투자자들도 관망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입니다. 가격은 소폭 상승했지만, 거래량은 급감했습니다. 4월에 1300건이 거래됐지만, 5월에는 500건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시장 활력이 많이 떨어진 것으로 해석됩니다. 결과적으로 세종 부동산 시장은 가격은 약간 오르고 있지만, 거래 심리와 거래 자체는 위축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대통령 집무실 설치, 행정중심복합도시 정책 추진 여부 등에 따라 시장의 향방도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 박지은: 결국 대통령실 이전, 국회 완전 이전 등 세종 행정수도 완성 의지에 따라 부동산 시장도 영향을 받을 것 같다는 말씀이셨습니다. 충남 지역도 눈에 띄는 상승이나 하락 없이 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자세히 분석해 주시죠.
◆ 박유석: 충남 지역 같은 경우는 부동산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지역으로 많이 표현됩니다. 그 이유는 가격 변동성이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전, 세종을 제외한 나머지 충남 지역은 다른 지방 지역과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유를 살펴보면, 수요 측면에서 한계가 있습니다. 충남은 천안, 아산 등에 산업이 집중돼 있고, 수도권과의 연계성이 높습니다. 결국 천안, 아산만 중심 지역이 되고 있고, 홍성처럼 도청이 이전된 지역들도 부동산 시장에서 매력적인 요소가 부족합니다. 이 문제는 결국 인구 문제와 직결됩니다. 신규 공급 물량이 인구나 지역 수요를 고려하지 않고 대규모로 공급된 경우도 있습니다. 이로 인해 수요-공급의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서울은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상승했지만, 우리 지역은 반대로 공급 과잉으로 인해 가격이 하락하거나 보합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충남 지역은 외부 충격이나 정책 변화보다 기본적인 수요-공급 균형이 맞지 않고, 인구 구조 자체가 구매력 있는 실수요자 위주로 형성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산업 구조나 인구 구조 등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 박지은: 서울과 지역 간 부동산 양극화가 계속되고 있고, 정부도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 박유석: 전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는 오래된 문제지만,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지역을 살리고 수도권을 억제하려는 정책들이 있었지만, 부작용도 많았습니다. 지금 시장 상황을 타개하려면 서울·수도권과 지방을 구분해서 다른 정책을 적용해야 합니다. 시장을 명확히 분석하고, 지방에는 분양 시장에서 미분양 물량 해소가 우선입니다. 이게 선행돼야 매매 시장으로의 전환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습니다. 현재 경제 상황, 금리 등의 외부 요인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정부의 정책적 의지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 박지은: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 박유석: 가장 큰 이슈는 7월부터 시행되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입니다. 전 정부에서 도입해 이번 정부가 시행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12월까지는 지방에 대해 유예한 상태입니다. 현재는 서울·수도권에만 적용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지방에는 DSR 제도를 면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박지은: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대전과학기술대학교 부동산재테크과 박유석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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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KBS대전 생생뉴스 ■ 방송시간 : 오전 8시 30분(1Radio 94.7 MHz) ■ 진행 : 박지은 기자 ■ 출연 : 박유석 대전과학기술대학교 부동산재테크과 교수 ■ 구성 : 김영성 작가 ■ 기술 : 송환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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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은 기자 (이하 박지은): 6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이 2018년 9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습니다. 양극화되고 있는 부동산 시장 문제,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대전과학기술대학교 부동산재테크과 박유석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십니까?
◆ 박유석 대전과학기술대학교 부동산재테크과 교수(이하 박유석): 네, 안녕하십니까?
◇ 박지은: 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이 0.36% 상승했습니다. 20주 연속 오른 것으로, 2018년 9월 둘째 주 이후 최대치인데요. 이런 오름세, 어떻게 분석하고 계십니까?
◆ 박유석: 지금 2025년 6월 셋째 주에 0.36%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이 올랐습니다. 이 상황은 20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는 중인데요. 지금 부동산 시장 상황으로 본다면 매우 이례적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2018년 9월에 0.45% 이후 약 7년 만의 최대치 주간 상승률입니다. 이는 시장이 강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고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승세는 단순히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구조적인 수급 불균형, 정책적 기대감, 금리 환경 변화, 시장 심리 회복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요인들이 결합돼 서울 아파트 시장은 강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다만 이런 강한 상승 압력이 장기적인 추세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정부는 공급 확대 정책을 펴겠다고 했고, 금융 규제는 강화하겠다고 했습니다. 경기 흐름도 좋지 않기 때문에, 향후 어떻게 진행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박지은: 서울 같은 경우, 어느 지역이 특히 이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 박유석: 전통적으로 서울에서는 강남 3구가 대표적입니다. 또 ‘마용성’이라고 해서 마포, 용산, 성동구도 선호 지역으로 꼽힙니다. 성동구의 경우 주간 상승률이 0.76%를 기록했는데, 이는 12년 2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입니다. 금호동, 왕십리 일대의 재개발 기대감과 입지적 우위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남구는 0.75%, 서초구는 0.65%, 송파구는 0.7% 상승했습니다. 이번 주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는데, 서울 시장에서는 강남 3구가 전체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선호 지역의 급등은 일시적인 흐름보다는 서울 전역으로 상승세가 확산되는 중심지 선도형 상승 구조를 강화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외곽 지역으로 파급 효과를 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 박지은: 강남 불패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상승세가 서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말씀인데요. 그렇다면 이렇게 부동산이 상승하는 이유도 궁금합니다.
◆ 박유석: 우선 가격 상승은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때문입니다. 서울은 공급 제약 속에서 수요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현상이 있습니다. 서울은 수요 자체가 많고, 공급은 부족합니다. 게다가 그린벨트나 용적률 제한 등으로 신규 주택 공급도 제한적입니다. 최근에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금융 시장에서의 유동성 확대도 작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서울 부동산 시장에 자금이 몰리고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재건축이나 재개발 기대감이 높은 지역 중심으로 시세가 많이 올랐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오른 지역과 인접 지역의 가격이 비슷해지는 ‘키 맞추기’ 현상도 있습니다. 이로 인해 수요가 더 몰리고, 가격도 더 오르게 됩니다. 서울은 부동산 시장의 중심지로, 수요자의 신뢰가 높은 지역입니다. 신뢰와 미래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유효한 상태입니다.
◇ 박지은: 반면에 지역 부동산 상황은 녹록지 않습니다. 우리 지역 아파트 매매가, 전체적인 추세 짚어볼까요?
◆ 박유석: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대전, 세종, 충남 등 중부권 지역은 상대적으로 침체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전은 최근 몇 주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세종은 상대적으로 나은 흐름을 보이지만 최근 거래량이 둔화되며 과거 2020년과 유사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충남 지역도 마찬가지로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방 전체가 침체를 겪고 있어, 우리 지역의 부동산 시장도 매우 좋지 않습니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 박지은: 지금 우리 지역의 전체적인 추세를 짚어주셨고요. 구체적으로 좀 들어가 보죠. 대전 상황 좀 알아보려고 하는데요. 대전 아파트 매매·전세 가격이 23주 연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박유석: 가격 하락이 23주 연속 이어진다는 것을 단순히 시장의 조정 과정으로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이는 해당 지역 주택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 국면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수도권에 비해 지역 내 수요는 위축되어 있고, 공급은 다소 과잉 상태입니다. 이로 인해 부동산 시장 전반에 심리적인 접근이 좋지 않은 상황이고요. 첫 번째로는 실수요자들의 구매력이 약화된 점이 있습니다. 지금은 금리 인하 기조가 나타나고 있지만, 최근 몇 년간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실수요자들이 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매수 심리가 매우 낮습니다. 실제 거래를 보면, 호가는 어느 정도 수준에서 제시되지만 실제 거래가는 그보다 낮은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가 '디스카운트 거래'라고 부르죠.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고, 신규 입주 물량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분양 시장에서 대규모 공급이 이루어졌고, 그에 따라 전세 물량도 함께 증가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공급 우위 시장이 형성돼, 전세가격도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부동산 시장에서 심리 요인이 큰 영향을 주는데,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도 하락 요인 중 하나입니다. 쉽게 말하면, 지금 대전 시민, 수요자들께서는 아직은 부동산을 매입할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심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심리는 실수요뿐 아니라 가수요도 줄이는 요인입니다. 전국에서 대전으로 투자하러 오는 경우도 현재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합니다. 매매시장과 전세시장에서 장기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수요 위축과 공급 과잉이 동시에 발생했다는 뜻입니다. 이런 상황은 단편적인 정책으로는 해결이 어렵고, 지역 경제 회복, 일자리 증가, 인구 유입 등 구조적인 개선이 이어져야 부동산 시장의 안정성도 회복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박지은: 결국 부동산 문제도 일자리, 인구 유입 같은 요인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말씀이군요. 수요층이 튼튼해야 하는데, 실수요뿐 아니라 가수요도 줄고 있다는 분석이셨습니다. 이어서 세종을 짚어보죠. 수도 이전 기대감으로 전국에서 가장 뜨거운 도시였지만, 최근에는 다시 주춤하고 있습니다. 청와대 복귀 발언 이후 심리 위축이라는 분석도 있는데요. 실제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 박유석: 매매 가격 상승률은 여전히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상승 폭은 눈에 띄게 줄었고요. 작년 말부터 세종 지역에서 회복 흐름이 보였지만, 대선 이후 4월에 정점을 찍고 그 이후 점차 둔화되고 있습니다. 6월 들어서는 0.07%라는 미미한 상승률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행정수도 이전 기대감이 약화되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실수요자뿐 아니라 투자자들도 관망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입니다. 가격은 소폭 상승했지만, 거래량은 급감했습니다. 4월에 1300건이 거래됐지만, 5월에는 500건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시장 활력이 많이 떨어진 것으로 해석됩니다. 결과적으로 세종 부동산 시장은 가격은 약간 오르고 있지만, 거래 심리와 거래 자체는 위축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대통령 집무실 설치, 행정중심복합도시 정책 추진 여부 등에 따라 시장의 향방도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 박지은: 결국 대통령실 이전, 국회 완전 이전 등 세종 행정수도 완성 의지에 따라 부동산 시장도 영향을 받을 것 같다는 말씀이셨습니다. 충남 지역도 눈에 띄는 상승이나 하락 없이 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자세히 분석해 주시죠.
◆ 박유석: 충남 지역 같은 경우는 부동산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지역으로 많이 표현됩니다. 그 이유는 가격 변동성이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전, 세종을 제외한 나머지 충남 지역은 다른 지방 지역과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유를 살펴보면, 수요 측면에서 한계가 있습니다. 충남은 천안, 아산 등에 산업이 집중돼 있고, 수도권과의 연계성이 높습니다. 결국 천안, 아산만 중심 지역이 되고 있고, 홍성처럼 도청이 이전된 지역들도 부동산 시장에서 매력적인 요소가 부족합니다. 이 문제는 결국 인구 문제와 직결됩니다. 신규 공급 물량이 인구나 지역 수요를 고려하지 않고 대규모로 공급된 경우도 있습니다. 이로 인해 수요-공급의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서울은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상승했지만, 우리 지역은 반대로 공급 과잉으로 인해 가격이 하락하거나 보합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충남 지역은 외부 충격이나 정책 변화보다 기본적인 수요-공급 균형이 맞지 않고, 인구 구조 자체가 구매력 있는 실수요자 위주로 형성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산업 구조나 인구 구조 등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 박지은: 서울과 지역 간 부동산 양극화가 계속되고 있고, 정부도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 박유석: 전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는 오래된 문제지만,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지역을 살리고 수도권을 억제하려는 정책들이 있었지만, 부작용도 많았습니다. 지금 시장 상황을 타개하려면 서울·수도권과 지방을 구분해서 다른 정책을 적용해야 합니다. 시장을 명확히 분석하고, 지방에는 분양 시장에서 미분양 물량 해소가 우선입니다. 이게 선행돼야 매매 시장으로의 전환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습니다. 현재 경제 상황, 금리 등의 외부 요인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정부의 정책적 의지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 박지은: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 박유석: 가장 큰 이슈는 7월부터 시행되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입니다. 전 정부에서 도입해 이번 정부가 시행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12월까지는 지방에 대해 유예한 상태입니다. 현재는 서울·수도권에만 적용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지방에는 DSR 제도를 면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박지은: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대전과학기술대학교 부동산재테크과 박유석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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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은 기자 no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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