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차관 “미국에 추가 보복 안해…우라늄 농축은 계속”

입력 2025.07.04 (09:03) 수정 2025.07.04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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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드 타흐트라반치 이란 외무부 차관은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습으로 자국내 핵시설이 상당한 피해를 봤다면서도 핵농축 활동을 지속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현지 시각 3일 미국 NBC뉴스에 따르면 타흐트라반치 차관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이 매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농축에 대한 우리 정책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핵확산금지조약(NPT)은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제한하지 않는다면서 “이란은 영토내에서 농축 활동을 할 전적인 권리를 갖고 있다. 유일하게 우리가 준수해야 할 것은 (핵을) 군사화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그는 “농축 프로그램의 범위와 수준, 역량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다른 이들과 소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타흐트라반치 차관은 지난달 22일 새벽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지시로 단행된 공습이 자국 핵 프로그램에 “심대한 피해”를 초래했다면서 “이건 노골적 침략 행위”라고 규탄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미 공군은 B-2 스텔스 폭격기와 초대형 벙커버스터 폭탄을 동원해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내 3개 핵시설을 정밀폭격했고, 이란은 이튿날 카타르와 이라크의 미군기지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보복을 가했습니다.

타흐트라반치 차관은 미국을 겨냥해 추가적인 보복에 나설 용의가 있느냐는 물음에는 “미국이 우리를 겨냥한 공격행위를 자행하지 않는 한 다시 대응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미국이 핵농축 전면중단을 요구하며 이란과 핵협상을 하던 와중 기습적으로 무력을 행사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어떻게 우리가 미국을 믿을 수 있겠느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외교를 지지한다. 우리는 대화를 지지한다”면서도 “(미국이) 협상 중 군사력을 쓰지 않을 것이란 점을 확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은 우리 지도부가 향후 회담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 위한 핵심 요소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란은 미국과의 핵협상 6차 회담을 이틀 앞둔 지난달 13일 이스라엘의 기습적 선제공격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12일간 전쟁을 치렀습니다.

이란에 대한 무력개입을 선택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기습적으로 공습을 가한 뒤 이란내 모든 핵시설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주장했으나, 전문가들은 농축우라늄 등 이란 핵 프로그램의 핵심 요소는 온전한 상태일 가능성을 제기해 왔습니다.

일각에선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이란의 핵무장을 오히려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이 1기 집권 당시인 2018년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일방 폐기하고 제재를 복원하자 우라늄 농축도를 준 무기급인 60%까지 높였습니다.

최근까지 이스라엘을 제외한 서방 국가 정보기관들은 협상용일 뿐이라고 평가해 왔으나, 이번 전쟁을 계기로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협력을 중단하면서 핵무기 개발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존 에라스 무기통제 및 비확산 센터 선임정책국장은 미 ABC 뉴스 인터뷰에서 “시간 문제일 뿐 그들은 (핵시설을) 재건할 수 있다. IAEA 감시 없이 그들이 재건을 한다면 어떻게 알 수 있겠느냐”면서 “그들은 다음 번에는 자신들이 더 위험해질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우리는 갈림길에 서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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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7-04 09:03:56
    • 수정2025-07-04 09:10:25
    국제
마지드 타흐트라반치 이란 외무부 차관은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습으로 자국내 핵시설이 상당한 피해를 봤다면서도 핵농축 활동을 지속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현지 시각 3일 미국 NBC뉴스에 따르면 타흐트라반치 차관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이 매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농축에 대한 우리 정책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핵확산금지조약(NPT)은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제한하지 않는다면서 “이란은 영토내에서 농축 활동을 할 전적인 권리를 갖고 있다. 유일하게 우리가 준수해야 할 것은 (핵을) 군사화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그는 “농축 프로그램의 범위와 수준, 역량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다른 이들과 소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타흐트라반치 차관은 지난달 22일 새벽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지시로 단행된 공습이 자국 핵 프로그램에 “심대한 피해”를 초래했다면서 “이건 노골적 침략 행위”라고 규탄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미 공군은 B-2 스텔스 폭격기와 초대형 벙커버스터 폭탄을 동원해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내 3개 핵시설을 정밀폭격했고, 이란은 이튿날 카타르와 이라크의 미군기지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보복을 가했습니다.

타흐트라반치 차관은 미국을 겨냥해 추가적인 보복에 나설 용의가 있느냐는 물음에는 “미국이 우리를 겨냥한 공격행위를 자행하지 않는 한 다시 대응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미국이 핵농축 전면중단을 요구하며 이란과 핵협상을 하던 와중 기습적으로 무력을 행사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어떻게 우리가 미국을 믿을 수 있겠느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외교를 지지한다. 우리는 대화를 지지한다”면서도 “(미국이) 협상 중 군사력을 쓰지 않을 것이란 점을 확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은 우리 지도부가 향후 회담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 위한 핵심 요소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란은 미국과의 핵협상 6차 회담을 이틀 앞둔 지난달 13일 이스라엘의 기습적 선제공격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12일간 전쟁을 치렀습니다.

이란에 대한 무력개입을 선택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기습적으로 공습을 가한 뒤 이란내 모든 핵시설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주장했으나, 전문가들은 농축우라늄 등 이란 핵 프로그램의 핵심 요소는 온전한 상태일 가능성을 제기해 왔습니다.

일각에선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이란의 핵무장을 오히려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이 1기 집권 당시인 2018년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일방 폐기하고 제재를 복원하자 우라늄 농축도를 준 무기급인 60%까지 높였습니다.

최근까지 이스라엘을 제외한 서방 국가 정보기관들은 협상용일 뿐이라고 평가해 왔으나, 이번 전쟁을 계기로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협력을 중단하면서 핵무기 개발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존 에라스 무기통제 및 비확산 센터 선임정책국장은 미 ABC 뉴스 인터뷰에서 “시간 문제일 뿐 그들은 (핵시설을) 재건할 수 있다. IAEA 감시 없이 그들이 재건을 한다면 어떻게 알 수 있겠느냐”면서 “그들은 다음 번에는 자신들이 더 위험해질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우리는 갈림길에 서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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