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10대’가 가는 곳?…소년원 밀착 취재 [창+]

입력 2025.07.04 (18:01) 수정 2025.07.04 (18:0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잊을만하면 '무서운 10대' '흉악한 범죄 소년'을 만나게 된다. 뉴스에 등장하는 소년들은 무섭다. '또래를 잔혹하게 폭행하고, 괴롭히고, 훔치고도 죄의식이 없다'고 전해진다. 그럴 때마다 더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은 들끓었다. 이 아이들은 대체 왜 그랬을까? 비행과 범죄 그 이후 어디로 갔을까? 달라질 수 있을까? KBS <시사기획 창>은 그 답을 찾기 위해 지난 5개월 동안 소년원을 밀착 취재했다.

[시사기획 창 소년원-방치된 아이들의 학교 중에서]

법을 어긴 아이들이 재판을 받고
긴장과 두려움 속에 오는 곳, 소년원이다.

이곳에 도착하면 몸 검사부터 받는다.

<녹취> 장수용/ 서울소년원 인권보호팀장
본인이 수술을 했다거나 현재 아프다거나 여기에서 기본적으로 생활하는데 알아야 될 부분들. 그런 거를 간단하게 좀 파악하고 여기에서 옷을 갈아입게 됩니다. 옷을 갈아입으면서 학생들한테 여기에서 필요한 물품들을 지급하게 되죠.

체육복 3벌. (체육복이 세 벌이에요?) 바지. 수건도 세 장. 지금 현재 저희가 지급하고 있는 게 이렇습니다. 양말도 세 개. 컵 그다음에 비누, 비눗갑. 비누 또 칫솔, 휴지

물품을 받은 뒤엔 신입반으로 이동한다.

소년원 생활을 하는 동안 지켜야 할 규칙을 익히고
숙소를 배정받는다.

작은 침대 3개를 겨우 놓을 수 있는 공간.
소년원생들의 숙소, 생활관이다.

아이들이 몰릴 땐 이 방을
4명, 5명까지 같이 써야 한다.

재판 결과 7호부터 10호까지 처분을 받은 아이들이
소년원으로 온다.

하루 일과는 어떨까.

<인터뷰>장수용/ 서울소년원 인권보호팀장
아침에 6시 30분에 기상해서 세면하고 생활실 정리하고, 그리고 9시까지 아침 식사를 마칩니다. 9시부터 교육관으로 이동해서 11시 40분까지 오전 수업을 받고 16시 40분이죠. 그때까지 오후 교육을 받습니다. 그리고 저녁 6시까지 저녁 식사하고 생활실에 들어와서 일기 쓰기 그다음에 티비 시청, 편지 쓰기, 이렇게 개인 시간 갖고 21시 되면 취침하게 됩니다.

정해진 규칙을 반드시 지켜야 하고,
바깥을 마음대로 오갈 수 없는 구금 시설이다.

<녹취>
자, 오늘 수업 시작하겠습니다. **가 인사해 볼까요. (차렷. 선생님께 경례. 사랑합니다.)

그러나 소년원생 일상은
다른 학생들처럼 교육에 집중돼 있다.

소년원은 교도소와는 다른 곳이다.
소년원은 학교다.

<인터뷰> 김지현/ 서울소년원 교사
법의 무거움도 알려주고 비행과 어떤 그 범죄가 일반 사람들에게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 그리고 그 피해를 본 타인들에게 어떠한 사죄의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도 같이 가르치고 있습니다.

10대들의 비행, 범죄가 논란이 될 때마다
형사 처벌을 할 수 있는 나이를 낮추고

더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법을 어긴 아이들.
처벌보다 교육이 강조되는 이유는 뭘까.

<인터뷰> 류기인/ 창원지법 소년부 부장판사
저도 소년 보호 재판을 하기 전에는 일반적인 생각이죠. 이게. 드러난 결과를 보고서 저렇게 나쁜 짓을 했으면 조금 엄하게 다시는 이런 생각을 못 하게 확 좀 처벌해야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들을 당연히 했습니다. 우리 사회가 사실은 엄히 처벌해서 그게 없어질 수 있으려면 영구 격리만이 답이겠죠. 근데 영구 격리를 우리 사회가 할 수도 없는 거겠죠. 그렇다면은 한번 엎지른 친구가 물을 또 엎지르지 않도록 하는 노력들은 우리가 또 할 수 있죠.

현행 소년보호제도엔
아직 성장 단계인 아이들을
엄하게 처벌만 해서는
오히려 재범을 막을 수 없다는 고민이 담겨 있다.

<인터뷰> 류기인/ 창원지법 소년부 부장판사
우리나라에서는 현재는 만 14세를 기준으로 형사 책임 능력을 이제 정하고 있고요. 만 14세 이상인 친구가 아주 극단적인 범행을 했을 때는 형사 재판을 가죠, 당연히. (형사 재판을 받고) 교도소에 가게 되면 학교 다니던 학생들도 학교가 단절돼요. 그러나 소년원은 기본적으로 학교 과정과 연계되어 있습니다. 그 차이가 굉장히 크죠.

소년원생들은 무서운 10대.
흔히 말하는 ‘흉악범’일까?

소년들의 비행이
상대적으로 무겁지 않을 경우
법원은 우선 보호관찰 명령을 내린다.

소년원에 오는 아이들은
이를 어겨서 오는 경우가 가장 많다.

그 뒤는 폭력, 절도 순이고,
강도 등 강력범죄는 1% 수준이다.

즉, 교도소를 갈 만큼
무거운 범죄는 아니고
현행법상 자신의 행동을 책임지기엔 어린 나이여서
사회에서 일정 기간 격리돼 교육을 받는다.

여학생들만 있는 소년원이다.

정원은 80명.

그러나 훨씬 더 많은 학생이
생활하고 있다.

<인터뷰> 정희진/ 안양소년원 교사
사실 여기 와서 자신의 가능성을 보는 아이들이 많아요. 일정 시간 학교에서 공부를 안 해 봤기 때문에 여기에 있으면서 어? 나 이것도 할 수 있네? 반에서 꼴찌. 나는 열등생. 애들이 내가 오는 걸 싫어해. 이렇게 생각하는 아이들이거든요.

낙인이 되었었는데 여기서는 낙인이 없이 모두가 다 똑같은 조건에서 똑같은 시선에서 공부하고 있으니까, 아이들이 어떤 가능성, 기회를 발견하는 시기인 것 같아요. 그래서 교육을 통해서 아이들이 목표를 갖는 경우가 많아요.

취재기자: 김지선
촬영기자: 김성현
영상편집: 성동혁
자료조사: 원준식
조연출: 최명호

방송일시: 2025년 7월 1일 밤 10시 KBS 1TV 시사기획 창

'시사기획 창'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39&ref=pMenu
유튜브 https://www.youtube.com/channel/UCEb31RoX5RnfYENmnyokN8A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changkbs
WAVVE '시사기획 창' 검색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무서운 10대’가 가는 곳?…소년원 밀착 취재 [창+]
    • 입력 2025-07-04 18:01:01
    • 수정2025-07-04 18:04:57
    심층K

우리는 잊을만하면 '무서운 10대' '흉악한 범죄 소년'을 만나게 된다. 뉴스에 등장하는 소년들은 무섭다. '또래를 잔혹하게 폭행하고, 괴롭히고, 훔치고도 죄의식이 없다'고 전해진다. 그럴 때마다 더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은 들끓었다. 이 아이들은 대체 왜 그랬을까? 비행과 범죄 그 이후 어디로 갔을까? 달라질 수 있을까? KBS <시사기획 창>은 그 답을 찾기 위해 지난 5개월 동안 소년원을 밀착 취재했다.

[시사기획 창 소년원-방치된 아이들의 학교 중에서]

법을 어긴 아이들이 재판을 받고
긴장과 두려움 속에 오는 곳, 소년원이다.

이곳에 도착하면 몸 검사부터 받는다.

<녹취> 장수용/ 서울소년원 인권보호팀장
본인이 수술을 했다거나 현재 아프다거나 여기에서 기본적으로 생활하는데 알아야 될 부분들. 그런 거를 간단하게 좀 파악하고 여기에서 옷을 갈아입게 됩니다. 옷을 갈아입으면서 학생들한테 여기에서 필요한 물품들을 지급하게 되죠.

체육복 3벌. (체육복이 세 벌이에요?) 바지. 수건도 세 장. 지금 현재 저희가 지급하고 있는 게 이렇습니다. 양말도 세 개. 컵 그다음에 비누, 비눗갑. 비누 또 칫솔, 휴지

물품을 받은 뒤엔 신입반으로 이동한다.

소년원 생활을 하는 동안 지켜야 할 규칙을 익히고
숙소를 배정받는다.

작은 침대 3개를 겨우 놓을 수 있는 공간.
소년원생들의 숙소, 생활관이다.

아이들이 몰릴 땐 이 방을
4명, 5명까지 같이 써야 한다.

재판 결과 7호부터 10호까지 처분을 받은 아이들이
소년원으로 온다.

하루 일과는 어떨까.

<인터뷰>장수용/ 서울소년원 인권보호팀장
아침에 6시 30분에 기상해서 세면하고 생활실 정리하고, 그리고 9시까지 아침 식사를 마칩니다. 9시부터 교육관으로 이동해서 11시 40분까지 오전 수업을 받고 16시 40분이죠. 그때까지 오후 교육을 받습니다. 그리고 저녁 6시까지 저녁 식사하고 생활실에 들어와서 일기 쓰기 그다음에 티비 시청, 편지 쓰기, 이렇게 개인 시간 갖고 21시 되면 취침하게 됩니다.

정해진 규칙을 반드시 지켜야 하고,
바깥을 마음대로 오갈 수 없는 구금 시설이다.

<녹취>
자, 오늘 수업 시작하겠습니다. **가 인사해 볼까요. (차렷. 선생님께 경례. 사랑합니다.)

그러나 소년원생 일상은
다른 학생들처럼 교육에 집중돼 있다.

소년원은 교도소와는 다른 곳이다.
소년원은 학교다.

<인터뷰> 김지현/ 서울소년원 교사
법의 무거움도 알려주고 비행과 어떤 그 범죄가 일반 사람들에게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 그리고 그 피해를 본 타인들에게 어떠한 사죄의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도 같이 가르치고 있습니다.

10대들의 비행, 범죄가 논란이 될 때마다
형사 처벌을 할 수 있는 나이를 낮추고

더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법을 어긴 아이들.
처벌보다 교육이 강조되는 이유는 뭘까.

<인터뷰> 류기인/ 창원지법 소년부 부장판사
저도 소년 보호 재판을 하기 전에는 일반적인 생각이죠. 이게. 드러난 결과를 보고서 저렇게 나쁜 짓을 했으면 조금 엄하게 다시는 이런 생각을 못 하게 확 좀 처벌해야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들을 당연히 했습니다. 우리 사회가 사실은 엄히 처벌해서 그게 없어질 수 있으려면 영구 격리만이 답이겠죠. 근데 영구 격리를 우리 사회가 할 수도 없는 거겠죠. 그렇다면은 한번 엎지른 친구가 물을 또 엎지르지 않도록 하는 노력들은 우리가 또 할 수 있죠.

현행 소년보호제도엔
아직 성장 단계인 아이들을
엄하게 처벌만 해서는
오히려 재범을 막을 수 없다는 고민이 담겨 있다.

<인터뷰> 류기인/ 창원지법 소년부 부장판사
우리나라에서는 현재는 만 14세를 기준으로 형사 책임 능력을 이제 정하고 있고요. 만 14세 이상인 친구가 아주 극단적인 범행을 했을 때는 형사 재판을 가죠, 당연히. (형사 재판을 받고) 교도소에 가게 되면 학교 다니던 학생들도 학교가 단절돼요. 그러나 소년원은 기본적으로 학교 과정과 연계되어 있습니다. 그 차이가 굉장히 크죠.

소년원생들은 무서운 10대.
흔히 말하는 ‘흉악범’일까?

소년들의 비행이
상대적으로 무겁지 않을 경우
법원은 우선 보호관찰 명령을 내린다.

소년원에 오는 아이들은
이를 어겨서 오는 경우가 가장 많다.

그 뒤는 폭력, 절도 순이고,
강도 등 강력범죄는 1% 수준이다.

즉, 교도소를 갈 만큼
무거운 범죄는 아니고
현행법상 자신의 행동을 책임지기엔 어린 나이여서
사회에서 일정 기간 격리돼 교육을 받는다.

여학생들만 있는 소년원이다.

정원은 80명.

그러나 훨씬 더 많은 학생이
생활하고 있다.

<인터뷰> 정희진/ 안양소년원 교사
사실 여기 와서 자신의 가능성을 보는 아이들이 많아요. 일정 시간 학교에서 공부를 안 해 봤기 때문에 여기에 있으면서 어? 나 이것도 할 수 있네? 반에서 꼴찌. 나는 열등생. 애들이 내가 오는 걸 싫어해. 이렇게 생각하는 아이들이거든요.

낙인이 되었었는데 여기서는 낙인이 없이 모두가 다 똑같은 조건에서 똑같은 시선에서 공부하고 있으니까, 아이들이 어떤 가능성, 기회를 발견하는 시기인 것 같아요. 그래서 교육을 통해서 아이들이 목표를 갖는 경우가 많아요.

취재기자: 김지선
촬영기자: 김성현
영상편집: 성동혁
자료조사: 원준식
조연출: 최명호

방송일시: 2025년 7월 1일 밤 10시 KBS 1TV 시사기획 창

'시사기획 창'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39&ref=pMenu
유튜브 https://www.youtube.com/channel/UCEb31RoX5RnfYENmnyokN8A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changkbs
WAVVE '시사기획 창' 검색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