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보다] 나는 수소차를 탑니다

입력 2025.07.06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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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의 한 출판사에서 근무하는 한주환 씨.

2년여 전 산 수소차로 출퇴근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하이브리드 차량을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수소차를 선택한 건 갑작스러운 차량용 반도체 대란 때문이었습니다.

한주환 / 수소차 운전자
차를 좀 알아보다가 넥쏘가 빨리 출고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보니까 차 금액에 비해서 보조금도 좀 높게 책정돼 있더라고요.

집에서 충전소까지 거리는 16km 정도. 좀 멀다고 느끼긴 하지만, 대체로 만족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기존에 탔던 차보다 이제 승차감이나 이런 것도 더 좋긴 하더라고요. 그래서 두루두루 만족하면서 타고 있고, 엔진오일이나 이런 거를 교환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도 있어서

수소차의 정확한 이름은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로, 핵심 부품은 바로 전기를 생산하는 수소연료전지 스택입니다.

이 장치에선 차량에 충전한 수소가 촉매를 만나 전자와 수소이온으로 분리되고 다시 산소와 반응해 물이 됩니다.


이 반응이 반복되면서 생기는 전자의 흐름이 바로 전류입니다.

이 전류로 모터를 돌려 차를 움직이고, 남는 전기는 배터리에 저장합니다.

배병찬 /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수소연료전지연구실장
수소가 들어가서 물만 나오는 그런 친환경적인 전기 발전기 이렇게 생각하시면 되고요. 배터리하고 사람들이 비교를 많이 하는데 연료전지는 전기를 계속 발생시키는 발전기입니다.

부산물은 순수한 물뿐입니다.

탄소배출이 없고, 오히려 연료전지에 들어갈 공기를 필터로 거르기 때문에 달리는 공기청정기로 불립니다. 5분 안팎의 충전 시간도 강점입니다.

하지만, 이런 장점에도 소비자의 선택에선 뒤로 밀리고 있습니다.

2018년 현대차가 국내 유일의 양산 수소 승용차 ‘넥쏘’를 출시한 이후 지금까지 누적 판매량은 3만 7천여 대. 2022년 이후 신규 판매량은 줄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전기 승용차는 59만여 대가 팔린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치입니다.

수십 종의 전기차가 선보이는 동안 국내 출시된 수소 승용차는 넥쏘 하나뿐입니다.

2030년까지 30만 대를 보급하겠다는 정부 목표는 아직 요원합니다.

가장 큰 장벽은 충전입니다.

퇴근 시간, 주환 씨가 운전을 서두릅니다.

한주환 / 수소차 운전자
지금 가고 있는 파주 수소 충전소도 6시 반이 마지막 충전이라서 급하게 가고 있는데, 저녁 시간에는 거의 운영을 안 하거든요.


충전소에 따라 밤늦게까지 운영하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일찍 문을 닫습니다.

아직 수요가 적고 전문 인력이 상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셀프 충전’ 실증 사업을 했지만, 확대되진 않았습니다.

지난해 수소차를 산 이명옥 씨. 연료가 절반 이상 남았는데도, 충전소를 찾았습니다.

수소차를 탄 이후 틈날 때마다 연료를 채우는 게 습관이 됐다고 합니다.

이명옥 / 수소차 운전자
(연료가) 두 칸이 없어지면 충전하러 와요. 일부러 제가 일부러 온 거예요. 그러니까 혹시 문이 닫혀 있을 경우도 있으니까


전국의 수소충전소는 현재 237곳에 396기, LPG 충전소의 10분의 1, 전기차 충전기보다는 1,000분의 1 수준입니다.

지방 중소도시로 갈수록 충전 시설 찾기는 더 어렵습니다.

장거리 운행할 때 수소충전소가 많이 있다고 해도 실질적으로 운영 안 하는 곳도 있거든요. 그래서 일일이 또 앱으로 다 찾아봐야 하고


한주환 / 수소차 운전자
우리나라 이제 수소 충전소 전국 지도를 이제 띄워놓고 어디서 (충전)하면 되겠다 이거를 이제 대략 이제 1안, 2안을, 2안까지도 이제 기재를 해놓고...

충전소 접근성 때문에 수소차의 다른 장점이 묻히는 상황.

하지만, 충전소 확대는 기대만큼 속도를 못내고 있습니다.


임재준 / 하이넷 부사장
수소충전소가 들어오면 '우리 동네에 폭탄이 들어온다' 이런 인식들이 워낙 심하다 보니까 아무리 안전하게 운영하더라도 인식적으로는 '우리 동네에 이런 거 들어오는 건 싫어' 이런 부분들이 많고요.

이상열 / 에너지경제연구원 수소경제연구단장
사실 수소충전소를 세우겠다고 나섰던 업체나 지자체들이 굉장히 많았고 상당한 부분을 정부에서 지원을 해줌에도 불구하고 지역 주민들의 어떤 반발로 추진되지 못한 사례가 굉장히 많고요.

여기에 비싼 수소 가격도 수소차 보급의 걸림돌입니다.

5월 기준 전국 평균 수소 가격은 1kg당 만 227원으로, 100km를 가는데 만 원 남짓 듭니다.

완속 충전 시 연료비는 전기차보다 1.8배 정도 비싸고, 동급의 하이브리드 SUV 차량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임재준 / 하이넷 부사장
충청도에서 온다든지 다 먼 데서 오다 보니까 이 수소값도 비싸지만 거기서 여기까지 올라오는 운송비가 또 많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또 운송비가 원가의 한 절반까지 올라가는 데도 있고 실은 더 비싼 데도 있습니다.

정부는 2022년까지 1kg당 6천 원까지 낮출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2019년 기준 1kg당 8천 원대였던 수소값은 해를 거듭할수록 오르고 있습니다.

배병찬 /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수소연료전지연구실장
현재는 석유화학공업에서 나오는 수소를 사용하다 보니까는 그것들이 사실 국내 경제가 중화학 공업이 굉장히 어렵잖아요. 생산량이 좀 줄면 가격이 좀 변동이 있고 그래서 그 소비자가 원하는 만큼 수소가가 그렇게 가격이 떨어지는 게 더디게 느껴질 수 있죠.

시장에 나온 지 8년째, 끊이지 않는 품질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지난 겨울 이 택시는 핵심부품인 연료전지스택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학일 / 수소택시 운전자
울컥거리고 안 나가요. 조금 더 가면 선다고 그러더라고. 저기 동두천을 가는데 계속 자주자주 (오류 경고가) 나면서 차가 안 나가는 거예요. 밟아도

제조사에서 16만km까지 무상 수리를 해주고 있지만, 부품 수급이 원활치 않았습니다.

고치는 데 그게 거의 한 달 걸렸습니다. (그럼 한 달 동안 영업을 아예 못 하셨어요?) 못 했죠. 그 어디서 보상 못 받아요. 무상으로 다 이제 그게 보증 기간 때 해주긴 해주는데 (영업을 못 하면) 우린 손해잖아요.

출고 후 1년도 안 돼 심각한 문제가 나타난 경우도 있습니다.

이명옥 / 수소차 운전자
운행 중에 (경고가) 갑자기 계기판에 뜨면서 저기 이렇게 거북이 모양 같은 게 떠요. 그러면서 천천히 가 그러니까 차가 속력이 안 나면서

크고 작은 문제로 리콜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주환 / 수소차 운전자
(주변에서 많이 물어보지 않아요? 수소차 어떠냐고?) 네네. 많이들 여쭤보세요. 괜찮은지 일단 그 말씀을 드리죠. ‘생활 반경 내에 5km 내에 수소충전소가 없으면 한 번 더 고려해라. 그리고 차가 나온 지 7년 정도 됐는데 아직도 리콜이 있다.’

수소 승용차가 고전하는 사이 수소차 인기가 높아지는 곳도 있습니다.


인천의 한 버스 차고지. 기존 버스에 비해 유독 지붕이 높은 버스들, 바로 수소연료전지 버스입니다.

박수응 / 버스회사 대표
저희가 지금 전체 버스 중에서 한 3분의 1 이상 전환을 했는데요. 한 100대가 좀 넘고 있습니다.

자주 충전해야 하는 전기버스와 달리 수소버스는 하루 한 번 20여 분만 충전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이 업체는 원활한 수소 충전을 위해 지난해에는 아예 차고지 내에 액화수소 충전소까지 지었습니다.

박수응 / 버스회사 대표
전세버스 연료비가 한 달에 한 2억 원 정도 들어가요. 기존 내연 기관 같은 경우는. 근데 지금 뭐 한 1억 4천만 원, 1억 2천만 원 이 정도면 다 할 수 있는 수준까지 (줄었습니다)

2년 전부터 일부 노선에 수소버스를 도입한 제주도 기사와 승객 모두 만족도가 높습니다.


김기훈 / 제주 수소버스 기사
조용하고 연비가 좋고. 차가 이렇게 잡음이 없어요. 일반 디젤(경유)차와 비교해 보면.

지난해 7월, 1천 대에 그쳤던 수소버스는 10개월 만에 2천 대를 넘어섰습니다.

정부도 보급 속도가 더 빠른 수소 상용차 쪽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조철 /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사실은 승용보다는 대형 상용 쪽이 훨씬 더 적합한 게 수소차거든요. 그러니까 대형 상용 같은 경우는 일단 출력이나 이런 것들이 좀 높아야 하고...

문제는 후발주자 중국의 추격입니다.

수소차 시장 점유율 1위, 지난해 세계시장에서 팔린 수소차의 55.3%는 중국에서 판매됐습니다.

2023년 한국 시장을 추월한 지 1년 만에 점유율 절반을 넘긴 겁니다.

현대차와 일본 토요타 등 선발주자와 달리 버스와 화물차 등 상용차 중심의 생산 전략을 세운 게 주효했습니다.

이상열 / 에너지경제연구원 수소경제연구단장
중국은 사실은 대륙이 워낙 크기 때문에 더 의미가 있죠. 전기차로는 사실은 그 트럭 수요를 감당할 수가 없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제 수소에 먼저 방점을 찍고...


조철 /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워낙에 대형 연료전지 쪽으로 해서 지금 이미 생산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는 이미 생산에 있어서 많은 경험들이 쌓이고 연구개발도 축적이 됐다고 이렇게 평가할 수가 있습니다.

제주도 동쪽의 풍력발전단지. 옹벽으로 둘러싸인 가건물 옆으로 수소 충전 차량이 서 있습니다.

풍력 발전 등 신재생 전원을 이용해 물을 수소로 전기 분해하는 ‘그린수소’ 생산 단지입니다.


원가는 1kg당 2만 원 수준, 석유화학 공장에서 뽑아내는 부생수소보다 2배 이상 비쌉니다.

강병찬 / 제주에너지공사 부장
재생에너지 전력을 이용하고 해서 좀 비용이 높아요. 다만 이제 규모의 경제 이론에 맞춰서 이제 ‘수요도 늘어나고 생산 능력도 더 키운다’라고 하면은 그러니까 이것보다 몇 배 더 큰 시설을 갖추게 되면 경제성은 어느 정도는 좀 좁혀지지 않을까.


다만, 탄소가 배출되는 부생수소와 추출수소 등 일명 ‘그레이수소’와 달리 탄소배출이 없어 궁극의 친환경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기술이 발전하고 수요가 늘면 경제성도 갖출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배병찬 /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수소연료전지연구실장
궁극적으로는 재생에너지가 점점 많아지고, 싼 전기가 공급되면 수전해를 통해서 ‘그린수소’가 생산되면 이제 수소값이 점점 떨어지게 되겠죠. 그래서 이제 그때 되면 수소 전기차가 이제 배터리 전기차와 충분히 경쟁력이 있겠고요.


7년 만에 출시된 새로운 수소연료전지 승용차. 제조사는 주행거리와 연비, 소음 등 모든 면에서 개선됐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충전의 불편함, 비싼 수소값 등 현실의 한계는 여전합니다.

더욱이 정체기에 빠진 전기차의 할인 공세에, 일본과 중국 등 경쟁국의 추격까지 상황이 녹록지 않습니다.

한주환 / 수소차 운전자
지금 다음 버전의 넥쏘를 살 정도의 금액이면 지금 미국 전기차를 사는 게 더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최초의 국산 양산차 ‘포니’가 생산된 지 50년. 우리는 단시간 세계 시장에 자동차 강국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앞으로 50년, 친환경차로의 전환이라는 과제에서 우리가 어떤 성적표를 받아 들지, 결과는 지금 선택에 달렸습니다.

#수소차 #수소연료전지차 #수소연료전지 #넥쏘 #넥소 #디올뉴넥쏘 #친환경차 #친환경 #수소버스 #수소연료전지버스 #수소충전소

취재:석민수
촬영:조선기 강우용
영상편집:김기곤
그래픽:장수현
리서처:김아연
AD:심은별 이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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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보다] 나는 수소차를 탑니다
    • 입력 2025-07-06 23:22:57
    사회

경기도 파주의 한 출판사에서 근무하는 한주환 씨.

2년여 전 산 수소차로 출퇴근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하이브리드 차량을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수소차를 선택한 건 갑작스러운 차량용 반도체 대란 때문이었습니다.

한주환 / 수소차 운전자
차를 좀 알아보다가 넥쏘가 빨리 출고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보니까 차 금액에 비해서 보조금도 좀 높게 책정돼 있더라고요.

집에서 충전소까지 거리는 16km 정도. 좀 멀다고 느끼긴 하지만, 대체로 만족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기존에 탔던 차보다 이제 승차감이나 이런 것도 더 좋긴 하더라고요. 그래서 두루두루 만족하면서 타고 있고, 엔진오일이나 이런 거를 교환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도 있어서

수소차의 정확한 이름은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로, 핵심 부품은 바로 전기를 생산하는 수소연료전지 스택입니다.

이 장치에선 차량에 충전한 수소가 촉매를 만나 전자와 수소이온으로 분리되고 다시 산소와 반응해 물이 됩니다.


이 반응이 반복되면서 생기는 전자의 흐름이 바로 전류입니다.

이 전류로 모터를 돌려 차를 움직이고, 남는 전기는 배터리에 저장합니다.

배병찬 /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수소연료전지연구실장
수소가 들어가서 물만 나오는 그런 친환경적인 전기 발전기 이렇게 생각하시면 되고요. 배터리하고 사람들이 비교를 많이 하는데 연료전지는 전기를 계속 발생시키는 발전기입니다.

부산물은 순수한 물뿐입니다.

탄소배출이 없고, 오히려 연료전지에 들어갈 공기를 필터로 거르기 때문에 달리는 공기청정기로 불립니다. 5분 안팎의 충전 시간도 강점입니다.

하지만, 이런 장점에도 소비자의 선택에선 뒤로 밀리고 있습니다.

2018년 현대차가 국내 유일의 양산 수소 승용차 ‘넥쏘’를 출시한 이후 지금까지 누적 판매량은 3만 7천여 대. 2022년 이후 신규 판매량은 줄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전기 승용차는 59만여 대가 팔린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치입니다.

수십 종의 전기차가 선보이는 동안 국내 출시된 수소 승용차는 넥쏘 하나뿐입니다.

2030년까지 30만 대를 보급하겠다는 정부 목표는 아직 요원합니다.

가장 큰 장벽은 충전입니다.

퇴근 시간, 주환 씨가 운전을 서두릅니다.

한주환 / 수소차 운전자
지금 가고 있는 파주 수소 충전소도 6시 반이 마지막 충전이라서 급하게 가고 있는데, 저녁 시간에는 거의 운영을 안 하거든요.


충전소에 따라 밤늦게까지 운영하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일찍 문을 닫습니다.

아직 수요가 적고 전문 인력이 상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셀프 충전’ 실증 사업을 했지만, 확대되진 않았습니다.

지난해 수소차를 산 이명옥 씨. 연료가 절반 이상 남았는데도, 충전소를 찾았습니다.

수소차를 탄 이후 틈날 때마다 연료를 채우는 게 습관이 됐다고 합니다.

이명옥 / 수소차 운전자
(연료가) 두 칸이 없어지면 충전하러 와요. 일부러 제가 일부러 온 거예요. 그러니까 혹시 문이 닫혀 있을 경우도 있으니까


전국의 수소충전소는 현재 237곳에 396기, LPG 충전소의 10분의 1, 전기차 충전기보다는 1,000분의 1 수준입니다.

지방 중소도시로 갈수록 충전 시설 찾기는 더 어렵습니다.

장거리 운행할 때 수소충전소가 많이 있다고 해도 실질적으로 운영 안 하는 곳도 있거든요. 그래서 일일이 또 앱으로 다 찾아봐야 하고


한주환 / 수소차 운전자
우리나라 이제 수소 충전소 전국 지도를 이제 띄워놓고 어디서 (충전)하면 되겠다 이거를 이제 대략 이제 1안, 2안을, 2안까지도 이제 기재를 해놓고...

충전소 접근성 때문에 수소차의 다른 장점이 묻히는 상황.

하지만, 충전소 확대는 기대만큼 속도를 못내고 있습니다.


임재준 / 하이넷 부사장
수소충전소가 들어오면 '우리 동네에 폭탄이 들어온다' 이런 인식들이 워낙 심하다 보니까 아무리 안전하게 운영하더라도 인식적으로는 '우리 동네에 이런 거 들어오는 건 싫어' 이런 부분들이 많고요.

이상열 / 에너지경제연구원 수소경제연구단장
사실 수소충전소를 세우겠다고 나섰던 업체나 지자체들이 굉장히 많았고 상당한 부분을 정부에서 지원을 해줌에도 불구하고 지역 주민들의 어떤 반발로 추진되지 못한 사례가 굉장히 많고요.

여기에 비싼 수소 가격도 수소차 보급의 걸림돌입니다.

5월 기준 전국 평균 수소 가격은 1kg당 만 227원으로, 100km를 가는데 만 원 남짓 듭니다.

완속 충전 시 연료비는 전기차보다 1.8배 정도 비싸고, 동급의 하이브리드 SUV 차량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임재준 / 하이넷 부사장
충청도에서 온다든지 다 먼 데서 오다 보니까 이 수소값도 비싸지만 거기서 여기까지 올라오는 운송비가 또 많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또 운송비가 원가의 한 절반까지 올라가는 데도 있고 실은 더 비싼 데도 있습니다.

정부는 2022년까지 1kg당 6천 원까지 낮출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2019년 기준 1kg당 8천 원대였던 수소값은 해를 거듭할수록 오르고 있습니다.

배병찬 /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수소연료전지연구실장
현재는 석유화학공업에서 나오는 수소를 사용하다 보니까는 그것들이 사실 국내 경제가 중화학 공업이 굉장히 어렵잖아요. 생산량이 좀 줄면 가격이 좀 변동이 있고 그래서 그 소비자가 원하는 만큼 수소가가 그렇게 가격이 떨어지는 게 더디게 느껴질 수 있죠.

시장에 나온 지 8년째, 끊이지 않는 품질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지난 겨울 이 택시는 핵심부품인 연료전지스택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학일 / 수소택시 운전자
울컥거리고 안 나가요. 조금 더 가면 선다고 그러더라고. 저기 동두천을 가는데 계속 자주자주 (오류 경고가) 나면서 차가 안 나가는 거예요. 밟아도

제조사에서 16만km까지 무상 수리를 해주고 있지만, 부품 수급이 원활치 않았습니다.

고치는 데 그게 거의 한 달 걸렸습니다. (그럼 한 달 동안 영업을 아예 못 하셨어요?) 못 했죠. 그 어디서 보상 못 받아요. 무상으로 다 이제 그게 보증 기간 때 해주긴 해주는데 (영업을 못 하면) 우린 손해잖아요.

출고 후 1년도 안 돼 심각한 문제가 나타난 경우도 있습니다.

이명옥 / 수소차 운전자
운행 중에 (경고가) 갑자기 계기판에 뜨면서 저기 이렇게 거북이 모양 같은 게 떠요. 그러면서 천천히 가 그러니까 차가 속력이 안 나면서

크고 작은 문제로 리콜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주환 / 수소차 운전자
(주변에서 많이 물어보지 않아요? 수소차 어떠냐고?) 네네. 많이들 여쭤보세요. 괜찮은지 일단 그 말씀을 드리죠. ‘생활 반경 내에 5km 내에 수소충전소가 없으면 한 번 더 고려해라. 그리고 차가 나온 지 7년 정도 됐는데 아직도 리콜이 있다.’

수소 승용차가 고전하는 사이 수소차 인기가 높아지는 곳도 있습니다.


인천의 한 버스 차고지. 기존 버스에 비해 유독 지붕이 높은 버스들, 바로 수소연료전지 버스입니다.

박수응 / 버스회사 대표
저희가 지금 전체 버스 중에서 한 3분의 1 이상 전환을 했는데요. 한 100대가 좀 넘고 있습니다.

자주 충전해야 하는 전기버스와 달리 수소버스는 하루 한 번 20여 분만 충전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이 업체는 원활한 수소 충전을 위해 지난해에는 아예 차고지 내에 액화수소 충전소까지 지었습니다.

박수응 / 버스회사 대표
전세버스 연료비가 한 달에 한 2억 원 정도 들어가요. 기존 내연 기관 같은 경우는. 근데 지금 뭐 한 1억 4천만 원, 1억 2천만 원 이 정도면 다 할 수 있는 수준까지 (줄었습니다)

2년 전부터 일부 노선에 수소버스를 도입한 제주도 기사와 승객 모두 만족도가 높습니다.


김기훈 / 제주 수소버스 기사
조용하고 연비가 좋고. 차가 이렇게 잡음이 없어요. 일반 디젤(경유)차와 비교해 보면.

지난해 7월, 1천 대에 그쳤던 수소버스는 10개월 만에 2천 대를 넘어섰습니다.

정부도 보급 속도가 더 빠른 수소 상용차 쪽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조철 /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사실은 승용보다는 대형 상용 쪽이 훨씬 더 적합한 게 수소차거든요. 그러니까 대형 상용 같은 경우는 일단 출력이나 이런 것들이 좀 높아야 하고...

문제는 후발주자 중국의 추격입니다.

수소차 시장 점유율 1위, 지난해 세계시장에서 팔린 수소차의 55.3%는 중국에서 판매됐습니다.

2023년 한국 시장을 추월한 지 1년 만에 점유율 절반을 넘긴 겁니다.

현대차와 일본 토요타 등 선발주자와 달리 버스와 화물차 등 상용차 중심의 생산 전략을 세운 게 주효했습니다.

이상열 / 에너지경제연구원 수소경제연구단장
중국은 사실은 대륙이 워낙 크기 때문에 더 의미가 있죠. 전기차로는 사실은 그 트럭 수요를 감당할 수가 없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제 수소에 먼저 방점을 찍고...


조철 /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워낙에 대형 연료전지 쪽으로 해서 지금 이미 생산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는 이미 생산에 있어서 많은 경험들이 쌓이고 연구개발도 축적이 됐다고 이렇게 평가할 수가 있습니다.

제주도 동쪽의 풍력발전단지. 옹벽으로 둘러싸인 가건물 옆으로 수소 충전 차량이 서 있습니다.

풍력 발전 등 신재생 전원을 이용해 물을 수소로 전기 분해하는 ‘그린수소’ 생산 단지입니다.


원가는 1kg당 2만 원 수준, 석유화학 공장에서 뽑아내는 부생수소보다 2배 이상 비쌉니다.

강병찬 / 제주에너지공사 부장
재생에너지 전력을 이용하고 해서 좀 비용이 높아요. 다만 이제 규모의 경제 이론에 맞춰서 이제 ‘수요도 늘어나고 생산 능력도 더 키운다’라고 하면은 그러니까 이것보다 몇 배 더 큰 시설을 갖추게 되면 경제성은 어느 정도는 좀 좁혀지지 않을까.


다만, 탄소가 배출되는 부생수소와 추출수소 등 일명 ‘그레이수소’와 달리 탄소배출이 없어 궁극의 친환경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기술이 발전하고 수요가 늘면 경제성도 갖출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배병찬 /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수소연료전지연구실장
궁극적으로는 재생에너지가 점점 많아지고, 싼 전기가 공급되면 수전해를 통해서 ‘그린수소’가 생산되면 이제 수소값이 점점 떨어지게 되겠죠. 그래서 이제 그때 되면 수소 전기차가 이제 배터리 전기차와 충분히 경쟁력이 있겠고요.


7년 만에 출시된 새로운 수소연료전지 승용차. 제조사는 주행거리와 연비, 소음 등 모든 면에서 개선됐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충전의 불편함, 비싼 수소값 등 현실의 한계는 여전합니다.

더욱이 정체기에 빠진 전기차의 할인 공세에, 일본과 중국 등 경쟁국의 추격까지 상황이 녹록지 않습니다.

한주환 / 수소차 운전자
지금 다음 버전의 넥쏘를 살 정도의 금액이면 지금 미국 전기차를 사는 게 더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최초의 국산 양산차 ‘포니’가 생산된 지 50년. 우리는 단시간 세계 시장에 자동차 강국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앞으로 50년, 친환경차로의 전환이라는 과제에서 우리가 어떤 성적표를 받아 들지, 결과는 지금 선택에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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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석민수
촬영:조선기 강우용
영상편집:김기곤
그래픽:장수현
리서처:김아연
AD:심은별 이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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