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자율상권구역, 한계와 대책은?

입력 2025.07.07 (19:13) 수정 2025.07.07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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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율상권구역을 지정해 상권을 활성화하는 사업, 취지는 좋은데 과연 쏟아붓는 예산만큼의 효과를 거둘지는 의문입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한 얘기 나눠봅니다.

이이슬 기자 나왔습니다.

부산에서는 5곳이 자율상권구역으로 지정됐는데, 들여다보니, 획일화된 형태에 차별성이 없다는 문제가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리포트에서 다 열거하진 못했습니다만, 5곳은 부산대가 있는 금정구, 부경대 대학로, 그리고 하단이 있고요. 초량동과 기장시장 일대도 포함됐습니다.

이 5곳이 마련해 둔 사업 계획을 보면, 소소하게 다른 점은 있지만 큰 틀에서는 거의 비슷한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거점 공간과 특화 거리를 조성하고, 커뮤니티를 만든다, 또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마켓을 연다는 식입니다.

그리고 조형물을 설치하는 것도 중복적으로 포함돼 있는데요.

얼핏 생각해도, 조형물로 방문객을 유인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듭니다.

무엇보다 내용을 살펴보면서 조금 당황스러웠던 부분은 두루뭉술한 외국어로 된 사업들이 많아 이게 뭘 말하는 건지 알 수조차 없었다는 점입니다.

부산대 상권이 특히 두드러졌는데요.

일단 금정구는 부산대 앞을 '앨리스 타운'으로 만들겠다고 하는데요.

이 '앨리스'라는 단어의 출처가 어딘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조차 짐작이 어렵습니다.

[앵커]

과거에도 이런 종류의 상권 활성화 사업이 있지 않았습니까?

부산 외의 다른 지역들도 이런 걸 했을텐데요?

[기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주축으로 진행돼 온 상권 활성화 사업은 오래 전부터 있어왔습니다.

하지만 결국 중단되거나 실패한 사업도 적지 않습니다.

2023년도에 인천에서 진행한 양평 르네상스 사업, 번지르르한 출발과는 다르게 졸속이었다는 비판을 받았고요.

올해 충북 충주시가 추진했던 원도심 상권 활성화 사업 역시, 일회성 축제 행사 위주로 진행돼 실효성 논란이 일면서 지금은 사업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역사회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부산만 해도 전체 예산이 260억 원이 들어간다고 했는데, 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않으면 예산만 낭비하는 셈이 될 수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단, 해당 상권의 상인들마저도 이 사업이 잘 될까, 긴가민가하는 반응을 보이는 게 아쉬운 대목입니다.

주체가 되는 구성원이 뚜렷한 목표 없이 추진하는 사업이 잘 될 가능성은 낮지 않겠습니까.

사업 현장을 돌아보면서 느꼈지만, 정말 특단의 대책이 있지 않고는 살아나기 힘들다 생각이 들 만큼 지금 부산 원도심 상권은 상황이 매우 좋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이 강조하듯, 젊고 창의적인 상권 인재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상대적으로 새로운 흐름을 쫓아가기 힘든 지금 상인들 위주로 움직여서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여서 각 상권의 주체들이 머리를 맞대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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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 자율상권구역, 한계와 대책은?
    • 입력 2025-07-07 19:13:11
    • 수정2025-07-07 19:35:08
    뉴스7(부산)
[앵커]

자율상권구역을 지정해 상권을 활성화하는 사업, 취지는 좋은데 과연 쏟아붓는 예산만큼의 효과를 거둘지는 의문입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한 얘기 나눠봅니다.

이이슬 기자 나왔습니다.

부산에서는 5곳이 자율상권구역으로 지정됐는데, 들여다보니, 획일화된 형태에 차별성이 없다는 문제가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리포트에서 다 열거하진 못했습니다만, 5곳은 부산대가 있는 금정구, 부경대 대학로, 그리고 하단이 있고요. 초량동과 기장시장 일대도 포함됐습니다.

이 5곳이 마련해 둔 사업 계획을 보면, 소소하게 다른 점은 있지만 큰 틀에서는 거의 비슷한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거점 공간과 특화 거리를 조성하고, 커뮤니티를 만든다, 또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마켓을 연다는 식입니다.

그리고 조형물을 설치하는 것도 중복적으로 포함돼 있는데요.

얼핏 생각해도, 조형물로 방문객을 유인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듭니다.

무엇보다 내용을 살펴보면서 조금 당황스러웠던 부분은 두루뭉술한 외국어로 된 사업들이 많아 이게 뭘 말하는 건지 알 수조차 없었다는 점입니다.

부산대 상권이 특히 두드러졌는데요.

일단 금정구는 부산대 앞을 '앨리스 타운'으로 만들겠다고 하는데요.

이 '앨리스'라는 단어의 출처가 어딘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조차 짐작이 어렵습니다.

[앵커]

과거에도 이런 종류의 상권 활성화 사업이 있지 않았습니까?

부산 외의 다른 지역들도 이런 걸 했을텐데요?

[기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주축으로 진행돼 온 상권 활성화 사업은 오래 전부터 있어왔습니다.

하지만 결국 중단되거나 실패한 사업도 적지 않습니다.

2023년도에 인천에서 진행한 양평 르네상스 사업, 번지르르한 출발과는 다르게 졸속이었다는 비판을 받았고요.

올해 충북 충주시가 추진했던 원도심 상권 활성화 사업 역시, 일회성 축제 행사 위주로 진행돼 실효성 논란이 일면서 지금은 사업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역사회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부산만 해도 전체 예산이 260억 원이 들어간다고 했는데, 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않으면 예산만 낭비하는 셈이 될 수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단, 해당 상권의 상인들마저도 이 사업이 잘 될까, 긴가민가하는 반응을 보이는 게 아쉬운 대목입니다.

주체가 되는 구성원이 뚜렷한 목표 없이 추진하는 사업이 잘 될 가능성은 낮지 않겠습니까.

사업 현장을 돌아보면서 느꼈지만, 정말 특단의 대책이 있지 않고는 살아나기 힘들다 생각이 들 만큼 지금 부산 원도심 상권은 상황이 매우 좋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이 강조하듯, 젊고 창의적인 상권 인재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상대적으로 새로운 흐름을 쫓아가기 힘든 지금 상인들 위주로 움직여서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여서 각 상권의 주체들이 머리를 맞대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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