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만난 AI 기업 대표들…“소버린 AI가 ‘쇄국’? 새로운 정의 내려야”

입력 2025.07.08 (18:37) 수정 2025.07.08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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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국내 주요 AI 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여, '소버린 AI'를 중심으로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는 AI 생태계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늘(8일) 류제명 제2차관 주재로 AI·디지털 기업 간담회를 개최했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LG AI 연구원과 네이버클라우드 등 AI 기업 17곳이 참석해, 새 정부의 화두가 된 '소버린 AI(자주적 인공지능)을 두고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았습니다.

■ "소버린 AI는 '쇄국' 아냐…새로운 정의 내려야"

참석자들은 외교와 안보, 국방 등 국가 주권과 관련된 분야에서 한국형 AI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우리 상황에 맞게 '소버린 AI'의 정의가 달라져야 한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는 "지금까지의 소버린 AI가 우리나라를 지킨다는 개념이라면 이는 마치 흥선대원군의 쇄국 정책과 같다"며,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소버린 AI'와 'AI 강국'에 대한 새로운 정의와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도 "기술 주권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은 다른 나라 기술을 못 쓰게 하는 것이 아니라 AI 주도권을 가져오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AI 파운데이션 모델에 대한 투자와 함께 우리 기술을 사용하는 국가에 우리 정부가 원조에 나서는 등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는 "지금 우리는 (중국의) '딥시크' 충격에서 아직 못 벗어나고 있는 것 같다"며 "파운데이션 모델도 중요하지만, 파운데이션이 엔진이라면 그 엔진으로 승용차와 스포츠카 등을 만들어 역수출하듯 소버린 AI와 동시에 AX(인공지능 전환)에 대한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신경규 래블업 대표도 "우리가 수성이 아닌 '공성' 영역으로 갈 수 있는 건 AX나 AI 모델 개발에 가깝다"고 지적하고, "중국은 내수 시장이 10억 명이 넘고, 우리나라는 5천만 시장인 만큼 소버린 AI의 정의가 달라야 한다는 점을 정부가 고민해 주었으면 한다"고 의견을 보탰습니다.

정상원 이스트소프트 대표는 "소버린 AI를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열쇠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등 AI 생태계가 전반적으로 함께 육성되어야 한다고 짚었습니다.

정 대표는 그러면서 "쿠팡 같은 업체가 나타나서 엄청난 온라인 소비 시장을 만들어 낸 것처럼, 소버린 AI를 기반으로 투자와 소비를 촉진하면 저희 같은 중소 업체들이 이를 발판으로 힘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AI 규제 풀고 데이터 확보 도와야…엔비디아 종속은 위험"

기업들은 또 정부가 AI 규제 개선 및 데이터 확보에도 힘써 달라고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네이버클라우드의 유한주 디지털헬스케어랩장은 "행정규제기본법 제5조 2항을 보면 선 시행 후 규제(우선 허용·사후 규제) 원칙이 있지만, AI 기본법에는 반영이 안 돼 새로운 시도를 할 때마다 멈칫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며 관련 규제를 손봐 달라고 제안했습니다.

이호준 삼성SDS 부사장도 "중국의 진짜 강점은 데이터를 마음대로 쓸 수 있게 정부 차원에서 허가해 주고 도움을 주는 점이라고 본다"며, "지정된 장소에서 데이터를 학습하고 활용할 수 있는 통합 체계를 정부가 만들어 줬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배순민 KT AI Future 랩장은 한국 기업들의 클라우드 전환 속도가 해외에 비해 4년가량 뒤처진 점을 지적했고, LG AI 연구원의 임우형 상무는 "좋은 인력들이 우리나라 기업 생태계 안에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AI 산업 전체 판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2시간 가까이 기업들의 목소리를 들은 류 차관은 "우리 AI 기업들과 상시 소통할 수 있는 대화방을 만들어 의견을 듣겠다"며, "국가적 과제인 AI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한 팀으로 힘을 합치자"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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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7-08 18:37:48
    • 수정2025-07-08 18:43:06
    IT·과학
정부와 국내 주요 AI 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여, '소버린 AI'를 중심으로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는 AI 생태계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늘(8일) 류제명 제2차관 주재로 AI·디지털 기업 간담회를 개최했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LG AI 연구원과 네이버클라우드 등 AI 기업 17곳이 참석해, 새 정부의 화두가 된 '소버린 AI(자주적 인공지능)을 두고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았습니다.

■ "소버린 AI는 '쇄국' 아냐…새로운 정의 내려야"

참석자들은 외교와 안보, 국방 등 국가 주권과 관련된 분야에서 한국형 AI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우리 상황에 맞게 '소버린 AI'의 정의가 달라져야 한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는 "지금까지의 소버린 AI가 우리나라를 지킨다는 개념이라면 이는 마치 흥선대원군의 쇄국 정책과 같다"며,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소버린 AI'와 'AI 강국'에 대한 새로운 정의와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도 "기술 주권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은 다른 나라 기술을 못 쓰게 하는 것이 아니라 AI 주도권을 가져오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AI 파운데이션 모델에 대한 투자와 함께 우리 기술을 사용하는 국가에 우리 정부가 원조에 나서는 등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는 "지금 우리는 (중국의) '딥시크' 충격에서 아직 못 벗어나고 있는 것 같다"며 "파운데이션 모델도 중요하지만, 파운데이션이 엔진이라면 그 엔진으로 승용차와 스포츠카 등을 만들어 역수출하듯 소버린 AI와 동시에 AX(인공지능 전환)에 대한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신경규 래블업 대표도 "우리가 수성이 아닌 '공성' 영역으로 갈 수 있는 건 AX나 AI 모델 개발에 가깝다"고 지적하고, "중국은 내수 시장이 10억 명이 넘고, 우리나라는 5천만 시장인 만큼 소버린 AI의 정의가 달라야 한다는 점을 정부가 고민해 주었으면 한다"고 의견을 보탰습니다.

정상원 이스트소프트 대표는 "소버린 AI를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열쇠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등 AI 생태계가 전반적으로 함께 육성되어야 한다고 짚었습니다.

정 대표는 그러면서 "쿠팡 같은 업체가 나타나서 엄청난 온라인 소비 시장을 만들어 낸 것처럼, 소버린 AI를 기반으로 투자와 소비를 촉진하면 저희 같은 중소 업체들이 이를 발판으로 힘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AI 규제 풀고 데이터 확보 도와야…엔비디아 종속은 위험"

기업들은 또 정부가 AI 규제 개선 및 데이터 확보에도 힘써 달라고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네이버클라우드의 유한주 디지털헬스케어랩장은 "행정규제기본법 제5조 2항을 보면 선 시행 후 규제(우선 허용·사후 규제) 원칙이 있지만, AI 기본법에는 반영이 안 돼 새로운 시도를 할 때마다 멈칫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며 관련 규제를 손봐 달라고 제안했습니다.

이호준 삼성SDS 부사장도 "중국의 진짜 강점은 데이터를 마음대로 쓸 수 있게 정부 차원에서 허가해 주고 도움을 주는 점이라고 본다"며, "지정된 장소에서 데이터를 학습하고 활용할 수 있는 통합 체계를 정부가 만들어 줬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배순민 KT AI Future 랩장은 한국 기업들의 클라우드 전환 속도가 해외에 비해 4년가량 뒤처진 점을 지적했고, LG AI 연구원의 임우형 상무는 "좋은 인력들이 우리나라 기업 생태계 안에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AI 산업 전체 판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2시간 가까이 기업들의 목소리를 들은 류 차관은 "우리 AI 기업들과 상시 소통할 수 있는 대화방을 만들어 의견을 듣겠다"며, "국가적 과제인 AI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한 팀으로 힘을 합치자"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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