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픽] 쓰레기 종량제 30년 ‘위대한 도전’…경제적 가치 ‘45조’

입력 2025.07.09 (18:10) 수정 2025.07.09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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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복도 옆, 작게 난 의문의 투입구.

뭘 넣는 곳일까요?

열어보면 굴뚝처럼 생긴 수직 공간이 나타납니다.

이곳은 바로 ‘더스트슈트’라는 쓰레기 투입구입니다.

층마다 이 문을 통해 쓰레기를 아래로 떨어뜨리면 수거 차량이 한꺼번에 가져가는 방식이었는데요.

1995년 이후 사라져 이제 보기 힘들어졌죠.

이유가 뭘까요?

[KBS 뉴스/1994년 12월 : "쓰레기 종량제가 전국적으로 실시됩니다. 쓰레기를 버리는 양에 따라서 처리 비용을 내야 하는…."]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 일부 지역에 한정해 쓰레기 종량제를 운영한 사례는 있었지만 전국적으로 도입한 국가는 우리나라가 처음이었습니다.

당시로선 생소했던 제도.

쓰레기를 돈 내고 버린다는 소식에 종량제 도입 전, 전국은 청소 또 청소로 술렁였습니다.

[KBS 뉴스/1994년 12월 : "종량제가 되니까 그래요. 미리 버리려고…. (왜 그렇게 버리는 거예요?) 종량제 하면 돈 낸다니까…."]

무단 투기가 횡행했고 가짜 종량제 봉투까지 유통됐습니다.

[정병식/당시 전북경찰청 기동수사대 경장/KBS 뉴스/2002년 2월 : "시청 담당 공무원도 구별할 수가 없다고 그러고 저희도 구별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동판을 제작을 완벽하게 했기 때문에…."]

봉투가 찢어진다, 봉투 사기가 힘들다, 어떻게 분리하는지 모르겠다 등의 불만도 쏟아졌습니다.

[민순식/KBS 뉴스/1995년 1월 : "비닐봉지라든가 은박지라든가 이런 것은 어떻게 구분하는지? 저런 거는요? 아이스크림 종이라든가 이런 거는?"]

초반 시행착오가 있었던 쓰레기 종량제는 부녀회를 필두로 자리 잡기 시작했는데요.

아파트 단지 곳곳에서 종량제 봉투 사용 독려 반상회가 열렸고, 부녀회 조직이 분리수거를 하기 시작했죠.

참 우리 나라, 대단한 민족인 게 분명합니다.

[최영숙/KBS 뉴스/1995년 1월 : "통장님이 수차례 방송을 많이 하시고요. 주민들이 많이 협조를 해주셨어요."]

그 결과, 시행 10일 만에 국민 90%가 참여하며 종량제는 놀라운 속도로 정착했습니다.

변화를 감수한 30년, 그 결과는 어땠을까요?

30년 동안 생활폐기물이 1억 6,000만 톤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5톤 트럭 3,200만 대분입니다.

쓰레기를 줄여 얻은 경제적 가치는 무려 45조 원으로 추산됩니다.

세계적 모범사례로 꼽을 만한 놀라운 성과인 게 분명하죠.

하지만 가야 할 길은 아직 남았습니다.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이 여전히 늘고 있고, 분리배출 혼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죠.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우리의 선택, 이젠 줄이는 것을 넘어 지속 가능한 소비와 자원 순환으로 이어져야 할 때입니다.

영상편집:김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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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7-09 18:10:54
    • 수정2025-07-09 18: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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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넣는 곳일까요?

열어보면 굴뚝처럼 생긴 수직 공간이 나타납니다.

이곳은 바로 ‘더스트슈트’라는 쓰레기 투입구입니다.

층마다 이 문을 통해 쓰레기를 아래로 떨어뜨리면 수거 차량이 한꺼번에 가져가는 방식이었는데요.

1995년 이후 사라져 이제 보기 힘들어졌죠.

이유가 뭘까요?

[KBS 뉴스/1994년 12월 : "쓰레기 종량제가 전국적으로 실시됩니다. 쓰레기를 버리는 양에 따라서 처리 비용을 내야 하는…."]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 일부 지역에 한정해 쓰레기 종량제를 운영한 사례는 있었지만 전국적으로 도입한 국가는 우리나라가 처음이었습니다.

당시로선 생소했던 제도.

쓰레기를 돈 내고 버린다는 소식에 종량제 도입 전, 전국은 청소 또 청소로 술렁였습니다.

[KBS 뉴스/1994년 12월 : "종량제가 되니까 그래요. 미리 버리려고…. (왜 그렇게 버리는 거예요?) 종량제 하면 돈 낸다니까…."]

무단 투기가 횡행했고 가짜 종량제 봉투까지 유통됐습니다.

[정병식/당시 전북경찰청 기동수사대 경장/KBS 뉴스/2002년 2월 : "시청 담당 공무원도 구별할 수가 없다고 그러고 저희도 구별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동판을 제작을 완벽하게 했기 때문에…."]

봉투가 찢어진다, 봉투 사기가 힘들다, 어떻게 분리하는지 모르겠다 등의 불만도 쏟아졌습니다.

[민순식/KBS 뉴스/1995년 1월 : "비닐봉지라든가 은박지라든가 이런 것은 어떻게 구분하는지? 저런 거는요? 아이스크림 종이라든가 이런 거는?"]

초반 시행착오가 있었던 쓰레기 종량제는 부녀회를 필두로 자리 잡기 시작했는데요.

아파트 단지 곳곳에서 종량제 봉투 사용 독려 반상회가 열렸고, 부녀회 조직이 분리수거를 하기 시작했죠.

참 우리 나라, 대단한 민족인 게 분명합니다.

[최영숙/KBS 뉴스/1995년 1월 : "통장님이 수차례 방송을 많이 하시고요. 주민들이 많이 협조를 해주셨어요."]

그 결과, 시행 10일 만에 국민 90%가 참여하며 종량제는 놀라운 속도로 정착했습니다.

변화를 감수한 30년, 그 결과는 어땠을까요?

30년 동안 생활폐기물이 1억 6,000만 톤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5톤 트럭 3,200만 대분입니다.

쓰레기를 줄여 얻은 경제적 가치는 무려 45조 원으로 추산됩니다.

세계적 모범사례로 꼽을 만한 놀라운 성과인 게 분명하죠.

하지만 가야 할 길은 아직 남았습니다.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이 여전히 늘고 있고, 분리배출 혼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죠.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우리의 선택, 이젠 줄이는 것을 넘어 지속 가능한 소비와 자원 순환으로 이어져야 할 때입니다.

영상편집:김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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