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 아침] 펄펄 끓는 역대급 폭염…“폭염의 일상화 ‘뉴 노멀’, 앞당겨질 수도”
입력 2025.07.10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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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출발 무등의 아침] ■ 방송시간 :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정길훈 앵커 ■ 출연 : 윤진호 광주과기원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정상문 감독 |
▶유튜브 영상 바로가기 주소 https://www.youtube.com/watch?v=xNEJ8yRTXno
◇ 정길훈 (이하 정길훈): 폭염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연일 폭염 특보가 확대되고 폭염 피해도 늘고 있습니다. 역대 폭염 일수가 가장 많았던 해는 2018년인데요. 그 해 폭염 일수가 31일이었는데 올해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올해 폭염이 심한 이유는 뭔지 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기후 전문가인 윤진호 광주과기원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윤진호 광주과기원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 (이하 윤진호): 안녕하십니까?

◇ 정길훈: 요즘 날씨가 더워도 너무 덥습니다. 폭염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데요. 폭염의 심각성 어느 정도입니까?
◆ 윤진호: 지난 6월만 보면 전국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한 1.5도 높았고요. 그런데 작년 6월이 가장 더웠던 6월로 기록됐는데 이미 그 기록보다 0.2도 높은 기록입니다. 그리고 이미 7월이 시작되면서 거의 전국에 폭염주의보 혹은 경보가 나올 정도로 지금 매우 더운 7월을 지내고 있고요.

그런데 아직 7월 중순도 안 됐거든요. 7월이 한 3분의 1 정도 지났고 7월 전체가 있고 또 8월까지 더울 여름이니까 아무래도 역대급 기록을 또 깨는 게 아닌지 물론 지켜봐야 하겠지만 그런 징후는 여러 가지 보이는 것 같습니다.
◇ 정길훈: 이게 우리나라만 이렇게 더운가요? 최근 언론 뉴스를 들어보면 그리스 같은 경우 낮 기온이 40도를 넘어서 관광지 출입을 금지하기도 하고 또 지난달인가요. 스페인은 46도 넘어서 산불이 나기도 했는데 다른 나라의 폭염 상황은 어떻습니까?
◆ 윤진호: 지난 6월 말에는 미국 동부 지역에 폭염이 있었고요. 그것은 일주일 정도 가고 그쳤던 것 같은데 그러고 나서 유럽 전역이 폭염을 앓았고 또 그 폭염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는 가뭄이 발생하기도 하고요. 폭염 때문에 산불 위험 경보도 뜨고 이런 일들이 잦아지고 있고요. 뉴스에서 보셨겠지만, 프랑스 같은 지역에서는 워낙 더워서 철근이 휠 정도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매우 더운 여름을 지내고 있습니다.
◇ 정길훈: 오늘이 7월 10일이니까요. 사실 7월 10일이면 예년 이맘때면 이게 장마철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올해는 장마가 일찍 시작해서 남부 지방의 경우 13일 만에 지금 장마가 끝나서 역대 두 번째로 짧은 장마였다고 하는데요. 장마 끝나고 나서 곧바로 지금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게 예년과는 조금 다른 패턴인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이런 양상에 대해서는.

◆ 윤진호: 장마 시작할 때 이게 역대급으로 빠른 장마다는 이런 뉴스들이 많이 나왔고 제주 같은 경우에는 기록으로 거의 한 열흘 이상 빨랐고, 중부나 남부 지방도 한 일주일 정도로 제가 기억하는데요. 그러니까 평년보다는 굉장히 빠르게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때 비가 꽤 왔죠. 그러다가 얼마 전에 기상청에서 장마가 종료한 것 같다고 발표했고요. 올여름은 좀 특이합니다. 많이들 들어보셨겠지만, 우리나라 여름철 날씨를 지배하는 게 북태평양 고기압이 있는데 이 고기압이 조금 특이하게 빨리 발달했고요. 빨리 발달하면서 장마 전선을 북쪽으로 밀어 올린 듯한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그래서 비가 와야 할 때 비가 안 오고, 대한민국 같은 경우는. 그런데 더 북쪽에서는 계속 비가 왔던 걸로 보고되고 있거든요. 북태평양 고기압이 특이하게 발달하면서 장마전선을 밀어 올려버렸고 그러면서 장마가 일찍 종료됐고 또 그러고 나니까 이제 바로 정말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듯한 형태, 그래서 평년과는 약간 다르고 저희가 이제 그 원인으로는 이제 북태평양 고기압을 보고 있습니다.
◇ 정길훈: 교수님 말씀하셨다시피 기상청이 분석한 것을 보면 한반도 주위에 남동쪽에서는 북태평양 고기압 그다음에 북서쪽에서는 티베트 고기압, 이 두 개의 고기압이 지금 한반도를 덮고 있다는 것 아닙니까? 고기압이 대기층을 덮으면서 뜨거운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는, 이른바 '열돔'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는 이런 분석도 나오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 윤진호: 열돔 현상 같은 경우는 방금 말씀해 주셨던 것처럼 고기압이 그냥 한반도를 덮은 형태라고 보면 될 것 같고요. 그런데 고기압이라는 것이 발달하면 구름도 발달하지 못하고 항상 맑은 하늘 그런데 여름철의 맑은 하늘이면 햇볕이 굉장히 뜨겁게 달구잖아요. 그러면서 고기압 스스로 자라나는 형태입니다. 그래서 열돔 현상이 발달하면 고기압이 계속 자라나고 그것이 하루 이틀 머무르지 않고 일주일 혹은 그 이상 머무를 수 있는 형태가 되고 또 우리나라가 그 영향권 아래에 있으면 덥고 심각해지면 폭염, 열대야 이런 현상들이 많이 발생하고 그렇습니다. 그리고 한국 같은 경우는 앞서 말씀드린 북태평양 고기압은 대기의 하층, 그러니까 지상에서 1km 정도에 있고요. 티베트 고기압은 지상에서 한 10km 정도까지 위에 있는 것인데 거리가 원래 평상시에는 좀 떨어져 있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특정한 형태가 들어오면 이 둘이 만나게 되고 그것이 하필 한반도에서 두 고기압이 만나면 정말 우리나라는 열돔 현상에 갇히는 것처럼 그런 형태를 갖추게 되고 말씀드렸던 것처럼 폭염이나 열대야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형태가 만들어집니다.
◇ 정길훈: 대개 한반도가 가장 더운 시기가 삼복더위 때 아닙니까? 아직 삼복더위는 시작도 안 했는데 이미 폭염이 지금 광주·전남만 하더라도 2주일째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삼복더위까지 포함하면 폭염 일수가 훨씬 더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조금 전에도 이야기했습니다만 2018년에 역대 폭염일수 31일로 가장 폭염이 지속된 시기가 길었다고 하는데요. 올해는 그 기록을 경신할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 윤진호: 아직 7월 중순도 며칠이 더 남아 있기 때문에 조금 걱정스럽긴 합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렸던 열돔 현상이라는 것도 오래 갈 수 있고요. 또 말씀드렸지만 그러니까 유럽 지역이 폭염이 지난주까지가 절정이었거든요. 그러면서 유럽은 좀 그런 형태가 풀리기 시작했는데 보통 유럽이 그렇게 한 번 덥고 굉장히 강한 폭염이 오면, 길면 2주일 정도 후쯤에 우리나라에 비슷한 형태가 다시 들어올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7월 내내 이렇게 더울 수도 있지 않을지 걱정하고 있긴 합니다.
◇ 정길훈: 지금도 이렇게 더운데 지난해 교수님이 미국 유타주립대와 공동으로 연구한 논문을 보면 2030년대 이후에는 매년 여름이 평년보다 더 더운, 그러니까 한반도에서 폭염이 완전히 일상화되는 뉴 노멀 시대에 진입할 거라는 그런 연구 결과도 내셨어요. 이걸 조금 청취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신다면 어떻게 설명하실 수 있겠습니까?

◆ 윤진호: 그 연구 같은 경우에는 저희가 시작했던 동기 자체가 2018년에 말씀하신 것처럼 굉장히 강한 폭염이 왔었잖아요. 그런데 2018년 같은 경우에는 기억을 되돌려 보시면 2019년은 그래도 견딜 만했던 여름이었어요. 그 말씀은 뭐냐면 한 번 덥고 그다음에는 혹은 그다음 해까지 그다음 다음 해까지는 조금 평년 같은 여름을 지내다가 그러다가 이제 또 몇 년 후에 다시 좀 더워지고 이런 형태가 반복됐거든요.
◇ 정길훈: 그러니까 폭염도 일종의 사이클이 있었다는 말씀이죠?
◆ 윤진호: 그렇죠. 날씨가 바뀌는 것처럼 기후도 어떤 해는 조금 더웠다가 조금 덜 더웠다가 뭐 이런 형태로 왔다 갔다를 하게 되는데요. 그런데 2030년 이후에 뉴 노멀이라고 하는 건 어느 순간이 돼버리면 거의 매년이 올해 그다음 해, 또 그다음 해까지 해마다 평년보다 항상 더운, 이런 형태로 갈 것 같다는 그런 연구 결과인데요. 작년을 생각해 보면요. 2018년은 매우 더웠고 그런데 2019년과 20년은 그렇게 덥지는 않았거든요. 견딜 만했던 여름이었는데 2024년이 역대급으로 또 더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2025년이 바로 기록을 깨버릴 수도 있는 형태가 만들어지고 있고요. 이런 식으로 그러니까 한 번 폭염이 왔고 매우 더웠다고 했는데 그다음 해에 그러니까 우리가 보통 말하는 평균으로 가지 않고 여전히 평균의 위에 있는 그런 형태의 여름이, 아마 2030년대 이후로 저희는 그렇게 전망했는데 이제 2024년 그리고 올해가 그런 기록을 깨버린다면 저희가 전망했던 것보다는 조금 더 빠르게 당겨질 수도 있고요. 물론 이제 여름이 아직 끝나지 않았고 실제 데이터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이런 것들을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정길훈: 말씀하신 것처럼 교수님이 연구한 것보다 폭염의 뉴 노멀 시기가 당겨질 수도 있다는 것은 아무래도 그만큼 기후 변화가 조금 더 빨라지고 기후 변화가 이제 현실화하는 그런 측면이 여기에 작용했다고 봐야겠죠?

◆ 윤진호: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날씨는 오늘 바뀌고 내일 바뀌고 계속 바뀌잖아요. 그런데 바뀌는 방향이 점점 한쪽으로 쏠리는 듯하게 그러니까 점점 더운 쪽으로만 이렇게 바뀌는 듯한 형태로 나아가는 것이 조금 걱정스럽긴 합니다.
◇ 정길훈: 예전에 한반도 기후의 가장 큰 특징이라는 것이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뚜렷한 거였잖아요. 그런데 지금 날씨를 보면 봄, 가을은 갈수록 짧아지고 여름과 겨울이 계속 길어지는 느낌이에요. 특히 여름이 평균적으로 서너 달에서 네댓 달까지 이런 정도로 계속 길어지는 느낌인데 이게 저만의 느낌일까요? 아니면 연구 결과로도 그런 것이 어느 정도 뒷받침됩니까? 어떻습니까?
◆ 윤진호: 저희가 보통 지구 온난화를 이야기할 때 연평균 기온 그러니까 1년 365일을 다 평균 내서 온도의 상승 폭을 보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걸 월별로 분석해 보면 봄철의 기온 상승 폭이 제일 큽니다. 3월과 4월 온도가 가장 많이 올랐습니다. 지난 과거 기간에는. 그러다 보니까 많은 분이 3월만 돼도 벌써 반팔을 입기 시작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4월 되면 정말로 입어야 되고, 그래서 봄이 좀 짧아지는 듯한. 그리고 실제로 개화 시기도 당겨졌거든요. 지금 기록으로는 열흘에서 2주일 정도 당겨진 것으로 보고되는데요. 더워지는 것은 빨라지고 그러다 보니까 봄은 어느새 끝나버린 것 같고 6월부터 폭염이 시작되고 그렇기 때문에요. 보통 6월에는 아직 그렇게까지 폭염 걱정을 안 했었는데 예전에는요. 점점 그런 것들이 빨리 오고 7월, 8월 여전히 덥다 보니까 아마 여름이 좀 긴 것으로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길훈: 이렇게 한반도가 뜨거워지다 보니까 농업의 경우에 이미 바나나라든지 망고라든지 아열대 농작물을 재배하는 농가가 늘고 있고요. 바다에서는 난대성 어종들이 많이 잡히고 있는데 생태계 변화도 심해지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윤진호: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개화 시기가 빨라지고 이렇게 되면 모든 작물이 좀 빨리 자라게 되고요. 그게 꼭 좋은 건 아닙니다. 왜냐하면 빨리 자라다 보면 과실이 좀 덜 달 수도 있고 이런 일들이 생길 수가 있고요. 최근 그런 뉴스도 들으셨겠지만, 동해안이나 제주에서는 열대 지방에서만 잡히는 그런 어류들이 그냥 특별한 노력 없이 그물에 걸리기도 하고 이런 일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작물이 빨리 자라는 게 한편으로 생각하면 되게 좋게 보실 수도 있겠지만 그게 우리가 익숙했던 것들에 대해서 좀 벗어나는 것들이고요. 그런 것들이 항상 나주 지역에는 배가 자라고 어느 지역에서는 사과가 자라고 이랬는데 점점 그곳에서, 그러니까 나주에서 더 이상 배가 잘 자라지 못할 수도 있고요. 다른 곳을 찾아야 하는 이런 일들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 정길훈: 이젠 폭염도 사실 재난 수준인데요. 폭염을 더욱 적극적으로 재난 관점에서 자치단체들의 정책적 대안도 필요할 것 같고 또 시민들도 기후 변화를 늦추기 위한 그런 노력이 병행돼야 할 텐데요. 어떤 것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 윤진호: 먼저 폭염 같은 경우에는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이미 온열 질환자가 너무 많이 발생했습니다. 폭염 예보가 있을 때는 귀찮으실 것 같습니다. 그러시더라도 주의를 해주셔야 하고요. 밭에 나가서 일하는 시간을 꼭 정해 놓고 '조금만 더 하면 이것 끝낼 수 있어' 그렇게 하지 마시고 30분 일하셨으면 무조건 쉬셔야 하고 물을 항상 많이 섭취하셔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일단 안전한 것이 먼저고요. 그리고 기후 위기라는 게 결국 탄소 중립을 해야 하는데 탄소 중립 같은 경우에는 앞서 말씀드린 폭염 예보를 확인하는 그것보다 훨씬 더 귀찮을 수 있습니다. 무언가를 하지 않아야 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 그런 것들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준비해서 기후 위기를 극복했으면 합니다.
◇ 정길훈: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윤진호: 감사합니다.
◇ 정길훈: 지금까지 윤진호 광주과기원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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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등의 아침] 펄펄 끓는 역대급 폭염…“폭염의 일상화 ‘뉴 노멀’, 앞당겨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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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7-10 11:25:59

■ 프로그램명 : [출발 무등의 아침] ■ 방송시간 :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정길훈 앵커 ■ 출연 : 윤진호 광주과기원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정상문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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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길훈 (이하 정길훈): 폭염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연일 폭염 특보가 확대되고 폭염 피해도 늘고 있습니다. 역대 폭염 일수가 가장 많았던 해는 2018년인데요. 그 해 폭염 일수가 31일이었는데 올해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올해 폭염이 심한 이유는 뭔지 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기후 전문가인 윤진호 광주과기원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윤진호 광주과기원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 (이하 윤진호): 안녕하십니까?

◇ 정길훈: 요즘 날씨가 더워도 너무 덥습니다. 폭염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데요. 폭염의 심각성 어느 정도입니까?
◆ 윤진호: 지난 6월만 보면 전국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한 1.5도 높았고요. 그런데 작년 6월이 가장 더웠던 6월로 기록됐는데 이미 그 기록보다 0.2도 높은 기록입니다. 그리고 이미 7월이 시작되면서 거의 전국에 폭염주의보 혹은 경보가 나올 정도로 지금 매우 더운 7월을 지내고 있고요.

그런데 아직 7월 중순도 안 됐거든요. 7월이 한 3분의 1 정도 지났고 7월 전체가 있고 또 8월까지 더울 여름이니까 아무래도 역대급 기록을 또 깨는 게 아닌지 물론 지켜봐야 하겠지만 그런 징후는 여러 가지 보이는 것 같습니다.
◇ 정길훈: 이게 우리나라만 이렇게 더운가요? 최근 언론 뉴스를 들어보면 그리스 같은 경우 낮 기온이 40도를 넘어서 관광지 출입을 금지하기도 하고 또 지난달인가요. 스페인은 46도 넘어서 산불이 나기도 했는데 다른 나라의 폭염 상황은 어떻습니까?
◆ 윤진호: 지난 6월 말에는 미국 동부 지역에 폭염이 있었고요. 그것은 일주일 정도 가고 그쳤던 것 같은데 그러고 나서 유럽 전역이 폭염을 앓았고 또 그 폭염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는 가뭄이 발생하기도 하고요. 폭염 때문에 산불 위험 경보도 뜨고 이런 일들이 잦아지고 있고요. 뉴스에서 보셨겠지만, 프랑스 같은 지역에서는 워낙 더워서 철근이 휠 정도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매우 더운 여름을 지내고 있습니다.
◇ 정길훈: 오늘이 7월 10일이니까요. 사실 7월 10일이면 예년 이맘때면 이게 장마철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올해는 장마가 일찍 시작해서 남부 지방의 경우 13일 만에 지금 장마가 끝나서 역대 두 번째로 짧은 장마였다고 하는데요. 장마 끝나고 나서 곧바로 지금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게 예년과는 조금 다른 패턴인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이런 양상에 대해서는.

◆ 윤진호: 장마 시작할 때 이게 역대급으로 빠른 장마다는 이런 뉴스들이 많이 나왔고 제주 같은 경우에는 기록으로 거의 한 열흘 이상 빨랐고, 중부나 남부 지방도 한 일주일 정도로 제가 기억하는데요. 그러니까 평년보다는 굉장히 빠르게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때 비가 꽤 왔죠. 그러다가 얼마 전에 기상청에서 장마가 종료한 것 같다고 발표했고요. 올여름은 좀 특이합니다. 많이들 들어보셨겠지만, 우리나라 여름철 날씨를 지배하는 게 북태평양 고기압이 있는데 이 고기압이 조금 특이하게 빨리 발달했고요. 빨리 발달하면서 장마 전선을 북쪽으로 밀어 올린 듯한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그래서 비가 와야 할 때 비가 안 오고, 대한민국 같은 경우는. 그런데 더 북쪽에서는 계속 비가 왔던 걸로 보고되고 있거든요. 북태평양 고기압이 특이하게 발달하면서 장마전선을 밀어 올려버렸고 그러면서 장마가 일찍 종료됐고 또 그러고 나니까 이제 바로 정말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듯한 형태, 그래서 평년과는 약간 다르고 저희가 이제 그 원인으로는 이제 북태평양 고기압을 보고 있습니다.
◇ 정길훈: 교수님 말씀하셨다시피 기상청이 분석한 것을 보면 한반도 주위에 남동쪽에서는 북태평양 고기압 그다음에 북서쪽에서는 티베트 고기압, 이 두 개의 고기압이 지금 한반도를 덮고 있다는 것 아닙니까? 고기압이 대기층을 덮으면서 뜨거운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는, 이른바 '열돔'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는 이런 분석도 나오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 윤진호: 열돔 현상 같은 경우는 방금 말씀해 주셨던 것처럼 고기압이 그냥 한반도를 덮은 형태라고 보면 될 것 같고요. 그런데 고기압이라는 것이 발달하면 구름도 발달하지 못하고 항상 맑은 하늘 그런데 여름철의 맑은 하늘이면 햇볕이 굉장히 뜨겁게 달구잖아요. 그러면서 고기압 스스로 자라나는 형태입니다. 그래서 열돔 현상이 발달하면 고기압이 계속 자라나고 그것이 하루 이틀 머무르지 않고 일주일 혹은 그 이상 머무를 수 있는 형태가 되고 또 우리나라가 그 영향권 아래에 있으면 덥고 심각해지면 폭염, 열대야 이런 현상들이 많이 발생하고 그렇습니다. 그리고 한국 같은 경우는 앞서 말씀드린 북태평양 고기압은 대기의 하층, 그러니까 지상에서 1km 정도에 있고요. 티베트 고기압은 지상에서 한 10km 정도까지 위에 있는 것인데 거리가 원래 평상시에는 좀 떨어져 있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특정한 형태가 들어오면 이 둘이 만나게 되고 그것이 하필 한반도에서 두 고기압이 만나면 정말 우리나라는 열돔 현상에 갇히는 것처럼 그런 형태를 갖추게 되고 말씀드렸던 것처럼 폭염이나 열대야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형태가 만들어집니다.
◇ 정길훈: 대개 한반도가 가장 더운 시기가 삼복더위 때 아닙니까? 아직 삼복더위는 시작도 안 했는데 이미 폭염이 지금 광주·전남만 하더라도 2주일째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삼복더위까지 포함하면 폭염 일수가 훨씬 더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조금 전에도 이야기했습니다만 2018년에 역대 폭염일수 31일로 가장 폭염이 지속된 시기가 길었다고 하는데요. 올해는 그 기록을 경신할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 윤진호: 아직 7월 중순도 며칠이 더 남아 있기 때문에 조금 걱정스럽긴 합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렸던 열돔 현상이라는 것도 오래 갈 수 있고요. 또 말씀드렸지만 그러니까 유럽 지역이 폭염이 지난주까지가 절정이었거든요. 그러면서 유럽은 좀 그런 형태가 풀리기 시작했는데 보통 유럽이 그렇게 한 번 덥고 굉장히 강한 폭염이 오면, 길면 2주일 정도 후쯤에 우리나라에 비슷한 형태가 다시 들어올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7월 내내 이렇게 더울 수도 있지 않을지 걱정하고 있긴 합니다.
◇ 정길훈: 지금도 이렇게 더운데 지난해 교수님이 미국 유타주립대와 공동으로 연구한 논문을 보면 2030년대 이후에는 매년 여름이 평년보다 더 더운, 그러니까 한반도에서 폭염이 완전히 일상화되는 뉴 노멀 시대에 진입할 거라는 그런 연구 결과도 내셨어요. 이걸 조금 청취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신다면 어떻게 설명하실 수 있겠습니까?

◆ 윤진호: 그 연구 같은 경우에는 저희가 시작했던 동기 자체가 2018년에 말씀하신 것처럼 굉장히 강한 폭염이 왔었잖아요. 그런데 2018년 같은 경우에는 기억을 되돌려 보시면 2019년은 그래도 견딜 만했던 여름이었어요. 그 말씀은 뭐냐면 한 번 덥고 그다음에는 혹은 그다음 해까지 그다음 다음 해까지는 조금 평년 같은 여름을 지내다가 그러다가 이제 또 몇 년 후에 다시 좀 더워지고 이런 형태가 반복됐거든요.
◇ 정길훈: 그러니까 폭염도 일종의 사이클이 있었다는 말씀이죠?
◆ 윤진호: 그렇죠. 날씨가 바뀌는 것처럼 기후도 어떤 해는 조금 더웠다가 조금 덜 더웠다가 뭐 이런 형태로 왔다 갔다를 하게 되는데요. 그런데 2030년 이후에 뉴 노멀이라고 하는 건 어느 순간이 돼버리면 거의 매년이 올해 그다음 해, 또 그다음 해까지 해마다 평년보다 항상 더운, 이런 형태로 갈 것 같다는 그런 연구 결과인데요. 작년을 생각해 보면요. 2018년은 매우 더웠고 그런데 2019년과 20년은 그렇게 덥지는 않았거든요. 견딜 만했던 여름이었는데 2024년이 역대급으로 또 더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2025년이 바로 기록을 깨버릴 수도 있는 형태가 만들어지고 있고요. 이런 식으로 그러니까 한 번 폭염이 왔고 매우 더웠다고 했는데 그다음 해에 그러니까 우리가 보통 말하는 평균으로 가지 않고 여전히 평균의 위에 있는 그런 형태의 여름이, 아마 2030년대 이후로 저희는 그렇게 전망했는데 이제 2024년 그리고 올해가 그런 기록을 깨버린다면 저희가 전망했던 것보다는 조금 더 빠르게 당겨질 수도 있고요. 물론 이제 여름이 아직 끝나지 않았고 실제 데이터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이런 것들을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정길훈: 말씀하신 것처럼 교수님이 연구한 것보다 폭염의 뉴 노멀 시기가 당겨질 수도 있다는 것은 아무래도 그만큼 기후 변화가 조금 더 빨라지고 기후 변화가 이제 현실화하는 그런 측면이 여기에 작용했다고 봐야겠죠?

◆ 윤진호: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날씨는 오늘 바뀌고 내일 바뀌고 계속 바뀌잖아요. 그런데 바뀌는 방향이 점점 한쪽으로 쏠리는 듯하게 그러니까 점점 더운 쪽으로만 이렇게 바뀌는 듯한 형태로 나아가는 것이 조금 걱정스럽긴 합니다.
◇ 정길훈: 예전에 한반도 기후의 가장 큰 특징이라는 것이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뚜렷한 거였잖아요. 그런데 지금 날씨를 보면 봄, 가을은 갈수록 짧아지고 여름과 겨울이 계속 길어지는 느낌이에요. 특히 여름이 평균적으로 서너 달에서 네댓 달까지 이런 정도로 계속 길어지는 느낌인데 이게 저만의 느낌일까요? 아니면 연구 결과로도 그런 것이 어느 정도 뒷받침됩니까? 어떻습니까?
◆ 윤진호: 저희가 보통 지구 온난화를 이야기할 때 연평균 기온 그러니까 1년 365일을 다 평균 내서 온도의 상승 폭을 보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걸 월별로 분석해 보면 봄철의 기온 상승 폭이 제일 큽니다. 3월과 4월 온도가 가장 많이 올랐습니다. 지난 과거 기간에는. 그러다 보니까 많은 분이 3월만 돼도 벌써 반팔을 입기 시작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4월 되면 정말로 입어야 되고, 그래서 봄이 좀 짧아지는 듯한. 그리고 실제로 개화 시기도 당겨졌거든요. 지금 기록으로는 열흘에서 2주일 정도 당겨진 것으로 보고되는데요. 더워지는 것은 빨라지고 그러다 보니까 봄은 어느새 끝나버린 것 같고 6월부터 폭염이 시작되고 그렇기 때문에요. 보통 6월에는 아직 그렇게까지 폭염 걱정을 안 했었는데 예전에는요. 점점 그런 것들이 빨리 오고 7월, 8월 여전히 덥다 보니까 아마 여름이 좀 긴 것으로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길훈: 이렇게 한반도가 뜨거워지다 보니까 농업의 경우에 이미 바나나라든지 망고라든지 아열대 농작물을 재배하는 농가가 늘고 있고요. 바다에서는 난대성 어종들이 많이 잡히고 있는데 생태계 변화도 심해지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윤진호: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개화 시기가 빨라지고 이렇게 되면 모든 작물이 좀 빨리 자라게 되고요. 그게 꼭 좋은 건 아닙니다. 왜냐하면 빨리 자라다 보면 과실이 좀 덜 달 수도 있고 이런 일들이 생길 수가 있고요. 최근 그런 뉴스도 들으셨겠지만, 동해안이나 제주에서는 열대 지방에서만 잡히는 그런 어류들이 그냥 특별한 노력 없이 그물에 걸리기도 하고 이런 일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작물이 빨리 자라는 게 한편으로 생각하면 되게 좋게 보실 수도 있겠지만 그게 우리가 익숙했던 것들에 대해서 좀 벗어나는 것들이고요. 그런 것들이 항상 나주 지역에는 배가 자라고 어느 지역에서는 사과가 자라고 이랬는데 점점 그곳에서, 그러니까 나주에서 더 이상 배가 잘 자라지 못할 수도 있고요. 다른 곳을 찾아야 하는 이런 일들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 정길훈: 이젠 폭염도 사실 재난 수준인데요. 폭염을 더욱 적극적으로 재난 관점에서 자치단체들의 정책적 대안도 필요할 것 같고 또 시민들도 기후 변화를 늦추기 위한 그런 노력이 병행돼야 할 텐데요. 어떤 것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 윤진호: 먼저 폭염 같은 경우에는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이미 온열 질환자가 너무 많이 발생했습니다. 폭염 예보가 있을 때는 귀찮으실 것 같습니다. 그러시더라도 주의를 해주셔야 하고요. 밭에 나가서 일하는 시간을 꼭 정해 놓고 '조금만 더 하면 이것 끝낼 수 있어' 그렇게 하지 마시고 30분 일하셨으면 무조건 쉬셔야 하고 물을 항상 많이 섭취하셔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일단 안전한 것이 먼저고요. 그리고 기후 위기라는 게 결국 탄소 중립을 해야 하는데 탄소 중립 같은 경우에는 앞서 말씀드린 폭염 예보를 확인하는 그것보다 훨씬 더 귀찮을 수 있습니다. 무언가를 하지 않아야 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 그런 것들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준비해서 기후 위기를 극복했으면 합니다.
◇ 정길훈: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윤진호: 감사합니다.
◇ 정길훈: 지금까지 윤진호 광주과기원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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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길훈 기자 skynsk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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