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4명이 나란히”…가자 지구 의료 ‘처참’

이스라엘과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휴전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가자지구의 인도적 위기가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현지시각 9일 미국 CNN방송은 이스라엘의 가자 봉쇄 이후 연료 부족 현상이 심화하면서 병원의 필수 서비스마저 중단될 위기에 직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CNN은 가자시티 알아흘리 병원의 인큐베이터 한 대에 신생아 네 명이 누워 있는 사진을 전했습니다.

해당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이 병원 원장은 “이런 비극적인 과밀은 단순히 장비 부족 문제가 아니라, 가자지구에서 계속되는 전쟁과 의료시스템을 마비시킨 숨 막히는 봉쇄 전략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4달 넘는 이스라엘의 봉쇄 작전으로 미숙아에 대한 일상적 치료조차 생사를 건 투쟁이 됐고, 의료진들은 인큐베이터를 어떻게 배분할지 불가능한 선택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가자 북부 알시파 병원 원장도 연료가 부족한 상황에서 수술실과 중환자실에 집중하기 위해 신장 투석실을 폐쇄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또 “앞으로 3시간 안에 연료가 공급되지 않으면 알시파 병원의 운영이 중단되고 인큐베이터에 있는 아기 22명을 비롯해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알시파 병원 내부에서 촬영된 사진에는 의사들이 손전등에 의존해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가자 지구 상황은 이스라엘이 지난 3월부터 구호물자 반입을 봉쇄한 이후 더 악화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무기 생산에 악용할 수 있다며 전쟁 발발 이후로는 연료 반입도 제한해왔습니다.

5월부터는 미국과 함께 만든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을 통해 구호품 전달을 제한적으로 재개하기는 했지만,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MSF)는 8일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전례 없는 인도적 위기’라고 규정하고 휴전과 구호품 반입 확대가 시급하다고 촉구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가자시티 알아흘리 병원 파델 나임 원장 엑스 계정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