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 “폭염 속 택배 현장서 3명 사망…긴급 조치 필요”

입력 2025.07.10 (16:14) 수정 2025.07.10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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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폭염 속에 최근 택배기사 사망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며, 택배노조가 긴급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습니다.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은 오늘(10일) 성명을 내고 “7월 들어 택배 현장에서 3명이 연이어 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했다”면서 “폭염에 따른 영향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11시 인천의 한 CJ대한통운 대리점 소장 A 씨가 차량 안에서 숨을 쉬지 않고 있는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A 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습니다.

A 씨는 이날 오전 7시에 출근한 뒤 작업 점검, 분류 작업 등의 일을 하다가 오전 8시 반쯤 “차에서 쉬겠다”고 말하며 차량에 탑승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흘 뒤인 지난 7일에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구역을 담당하는 CJ대한통운 대리점 택배기사가 오전 7시 출근 직후 구토 증상을 보이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이어 지난 8일, 경기도 연천의 한 CJ대한통운 대리점에서 근무하는 택배기사는 오후 7시에 귀가해 저녁 식사를 한 뒤 밤 9시쯤 방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지만 숨졌습니다.

택배노조는 “건강진단 결과 등을 확인해보면, 세 사람 모두 당뇨와 고지혈증 등 뇌심혈관계 질환을 앓고 있었다”면서 “충격이 오면 약한 고리가 가장 먼저 끊어지듯, 기저질환자를 중심으로 폭염에 의한 사망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노동조합이 모르는 곳에서 얼마나 더 많은 택배기사가 쓰러졌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잠시 서 있기만 해도 어지러운 수준의 폭염 속에서, 야외에서 짐을 싣고 하루 2~3만 보 이상을 걷고 뛰며 배송해야 하는 택배 종사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어 긴급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물류 터미널에 에어컨 있는 휴게실을 설치하고 충분한 휴식을 제공할 것 ▲충분한 소금, 얼음, 깨끗하고 시원한 물을 제공할 것 ▲배송 시 작업중지권을 보장할 것 ▲터미널 전력 공급을 확대해 작업장 내 선풍기, 이동식 에어컨을 설치할 것 ▲차량 도크에 그늘막을 설치할 것(상차 중 내부 온도 급상승 방지용) ▲냉각 조끼를 지급할 것 등을 사측과 정부에 요구했습니다.

택배노조는 “지난해 산업안전보건법에 ‘폭염’ 관련 조항이 추가되고 안전보건규칙에도 ‘체감온도 33도 이상 때 2시간 근무 20분 휴식’ 등의 내용을 다시 넣는 걸 추진한다고 하지만, 그렇게 된다 해도 특수고용노동자인 택배 기사들에게는 법이 적용되지 않아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게 문제”라면서, “야외 작업자들에 대한 긴급한 대책과 법제도적 정비가 시급하다”고 호소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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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배노조 “폭염 속 택배 현장서 3명 사망…긴급 조치 필요”
    • 입력 2025-07-10 16:14:51
    • 수정2025-07-10 16:15:26
    경제
연이은 폭염 속에 최근 택배기사 사망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며, 택배노조가 긴급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습니다.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은 오늘(10일) 성명을 내고 “7월 들어 택배 현장에서 3명이 연이어 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했다”면서 “폭염에 따른 영향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11시 인천의 한 CJ대한통운 대리점 소장 A 씨가 차량 안에서 숨을 쉬지 않고 있는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A 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습니다.

A 씨는 이날 오전 7시에 출근한 뒤 작업 점검, 분류 작업 등의 일을 하다가 오전 8시 반쯤 “차에서 쉬겠다”고 말하며 차량에 탑승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흘 뒤인 지난 7일에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구역을 담당하는 CJ대한통운 대리점 택배기사가 오전 7시 출근 직후 구토 증상을 보이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이어 지난 8일, 경기도 연천의 한 CJ대한통운 대리점에서 근무하는 택배기사는 오후 7시에 귀가해 저녁 식사를 한 뒤 밤 9시쯤 방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지만 숨졌습니다.

택배노조는 “건강진단 결과 등을 확인해보면, 세 사람 모두 당뇨와 고지혈증 등 뇌심혈관계 질환을 앓고 있었다”면서 “충격이 오면 약한 고리가 가장 먼저 끊어지듯, 기저질환자를 중심으로 폭염에 의한 사망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노동조합이 모르는 곳에서 얼마나 더 많은 택배기사가 쓰러졌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잠시 서 있기만 해도 어지러운 수준의 폭염 속에서, 야외에서 짐을 싣고 하루 2~3만 보 이상을 걷고 뛰며 배송해야 하는 택배 종사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어 긴급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물류 터미널에 에어컨 있는 휴게실을 설치하고 충분한 휴식을 제공할 것 ▲충분한 소금, 얼음, 깨끗하고 시원한 물을 제공할 것 ▲배송 시 작업중지권을 보장할 것 ▲터미널 전력 공급을 확대해 작업장 내 선풍기, 이동식 에어컨을 설치할 것 ▲차량 도크에 그늘막을 설치할 것(상차 중 내부 온도 급상승 방지용) ▲냉각 조끼를 지급할 것 등을 사측과 정부에 요구했습니다.

택배노조는 “지난해 산업안전보건법에 ‘폭염’ 관련 조항이 추가되고 안전보건규칙에도 ‘체감온도 33도 이상 때 2시간 근무 20분 휴식’ 등의 내용을 다시 넣는 걸 추진한다고 하지만, 그렇게 된다 해도 특수고용노동자인 택배 기사들에게는 법이 적용되지 않아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게 문제”라면서, “야외 작업자들에 대한 긴급한 대책과 법제도적 정비가 시급하다”고 호소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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