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 파일’ 뭐길래…‘마가’ 핵심들도 트럼프 비판
입력 2025.07.15 (15:49)
수정 2025.07.15 (15:5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엡스타인 파일’ 논란을 놓고 강력한 우군이었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지지자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미 법무부의 조사 결과 발표와 트럼프 대통령의 자제 당부에도 엡스타인 사건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열성 지지층의 여론이 들끓으면서 보수 진영에선 이번 사안이 트럼프의 향후 정치 행보에서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옵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현지 시각 14일 “트럼프 대통령이 급속도로 확산하는 마가 지지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며 “트럼프의 일부 측근조차 이번 사태는 시간이 갈수록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번 논란이 트럼프의 국정 성과를 퇴색시킬 뿐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와 지지자 내부의 분열을 키우고 있다는 것입니다.
‘엡스타인 파일’은 미성년자 성 착취 혐의로 체포된 뒤 2019년 교도소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성 추문 사건과 관련돼 있습니다. 이후 엡스타인에게 정관계 유력 인사들이 포함된 성 접대 리스트가 있다거나 사인이 자살이 아닌 타살이라는 등의 음모론이 끊임없이 나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 사안을 적극적으로 이용했습니다. 자신을 정보기관의 희생양이라며 당선되면 당장 ‘엡스타인 파일’부터 공개하겠다고 약속해 지지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냈습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파일이 공개되면 연루된 고위 인사들이 드러나거나 엡스타인이 자살로 숨진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 사실로 밝혀질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실제 팸 본디 미 법무장관은 지난 2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내 책상 위에 ‘엡스타인 파일’이 놓여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은 엡스타인이 유력 인사들을 협박하거나 블랙리스트가 있었다는 증거는 없으며 그의 사망 원인도 자살이라고 재확인한 조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12일 트루스소셜에서 “시간과 에너지를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엡스타인에게 허비하지 말자”고 지지층에 당부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마가는 한 팀”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의 진화 노력에도 마가 지지자들의 불만은 오히려 확산하는 모습입니다. 마가 진영을 대표하는 핵심 인사들까지 나서서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날을 세우고 있습니다.
보수 성향의 인플루언서 로라 루머는 “트루스소셜에 글 하나 올린다고 이 문제가 사라지지 않는다”며 “스트라이샌드 효과(감추려 할수록 논란이 더 커지는 것)가 생기면서 트럼프가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기 전보다 훨씬 더 사람들이 이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고 폴리티코에 말했습니다. 루머는 이어 “트럼프 행정부에 타격을 주지 않도록 백악관이 지지층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엡스타인 사건을 조사할 특별검사 임명을 촉구했습니다.
보수 평론가 터커 칼슨은 팸 본디 법무장관을 정면 겨냥했습니다. 그는 미국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법무부가 엡스타인의 성범죄 관련 정보를 그다지 많이 갖고 있지 않다고 믿게 됐다며 “본디 장관은 그 사실을 인정하는 대신 TV 뉴스에서 터무니없는 주장을 늘어놨고 그걸 입증하지도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본디 장관이 ‘엡스타인 파일’이 책상에 올라와 있다고 언급한 지난 2월 폭스뉴스 인터뷰를 꼬집은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며느리이자 지난 대선 캠페인에서 핵심 역할을 한 라라 트럼프 역시 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백악관이 엡스타인 사건을 다루는 데 있어서 더욱 투명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지지자이자 팟캐스트 ‘워룸’ 기자인 내털리 윈터스는 “사람들은 그것(엡스타인 사건)이 대놓고 묵살당한 것에 정말 분노하고 있다”며 “(트럼프 지지층이) 이렇게 오래 동요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지층의 이 같은 극심한 반발은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 측근의 발언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 음모론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온라인 여론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해 지지층의 불만이 얼마나 깊고 광범위한지 온전히 알지 못했던 것 같다고 보도했습니다.
정부 기관 내부에서조차도 엡스타인 사건 처리를 놓고 갈등이 표출되고 있습니다. 극우 팟캐스터 출신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댄 본지노 FBI 부국장은 법무부의 엡스타인 사건 처리 방식에 반발하며 본디 장관과 충돌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본지노 부국장은 음모론에 선을 그은 캐시 파텔 FBI 국장과도 갈등을 빚었습니다.
민주당은 트럼프 진영의 이 같은 균열 조짐을 파고드는 모습입니다.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마크 비시(민주·텍사스) 하원의원은 트럼프 행정부에 엡스타인 관련 문서를 공개하라는 내용의 결의안을 제출할 계획입니다. 로 칸나(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엡스타인의 수사·기소·수감 관련 모든 기록과 증거물을 보존하고 취합한 뒤 웹사이트에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입니다.
공화당 의석이 더 많은 하원 구도상 해당 법안들이 통과될 가능성은 낮지만, 적어도 공화당을 압박하는 효과를 노린 포석으로 보입니다. 악시오스는 “민주당은 트럼프와 지지층의 충돌을 기회로 삼아 공화당 의원들이 어느 편에 설지 선택하게 만들려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음모론을 바탕으로 공고해진 마가 지지층이 이번엔 또 다른 음모론으로 볼 수 있는 엡스타인 이슈에 의해 내부 분열을 겪고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NYT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출생지를 둘러싼 거짓말 등 음모론을 기반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한 정치 세력이 이제는 현대 음모론의 어머니격인 사건을 두고 스스로를 잠식시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 6월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큰 폭탄을 투하할 때가 왔다. ‘엡스타인 파일’에 도널드 트럼프의 이름이 있다. 이게 그들이 파일을 대중에 공개하지 않는 진짜 이유”라고 트럼프 대통령 연루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미 법무부의 조사 결과 발표와 트럼프 대통령의 자제 당부에도 엡스타인 사건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열성 지지층의 여론이 들끓으면서 보수 진영에선 이번 사안이 트럼프의 향후 정치 행보에서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옵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현지 시각 14일 “트럼프 대통령이 급속도로 확산하는 마가 지지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며 “트럼프의 일부 측근조차 이번 사태는 시간이 갈수록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번 논란이 트럼프의 국정 성과를 퇴색시킬 뿐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와 지지자 내부의 분열을 키우고 있다는 것입니다.
‘엡스타인 파일’은 미성년자 성 착취 혐의로 체포된 뒤 2019년 교도소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성 추문 사건과 관련돼 있습니다. 이후 엡스타인에게 정관계 유력 인사들이 포함된 성 접대 리스트가 있다거나 사인이 자살이 아닌 타살이라는 등의 음모론이 끊임없이 나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 사안을 적극적으로 이용했습니다. 자신을 정보기관의 희생양이라며 당선되면 당장 ‘엡스타인 파일’부터 공개하겠다고 약속해 지지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냈습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파일이 공개되면 연루된 고위 인사들이 드러나거나 엡스타인이 자살로 숨진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 사실로 밝혀질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실제 팸 본디 미 법무장관은 지난 2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내 책상 위에 ‘엡스타인 파일’이 놓여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은 엡스타인이 유력 인사들을 협박하거나 블랙리스트가 있었다는 증거는 없으며 그의 사망 원인도 자살이라고 재확인한 조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12일 트루스소셜에서 “시간과 에너지를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엡스타인에게 허비하지 말자”고 지지층에 당부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마가는 한 팀”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의 진화 노력에도 마가 지지자들의 불만은 오히려 확산하는 모습입니다. 마가 진영을 대표하는 핵심 인사들까지 나서서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날을 세우고 있습니다.
보수 성향의 인플루언서 로라 루머는 “트루스소셜에 글 하나 올린다고 이 문제가 사라지지 않는다”며 “스트라이샌드 효과(감추려 할수록 논란이 더 커지는 것)가 생기면서 트럼프가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기 전보다 훨씬 더 사람들이 이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고 폴리티코에 말했습니다. 루머는 이어 “트럼프 행정부에 타격을 주지 않도록 백악관이 지지층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엡스타인 사건을 조사할 특별검사 임명을 촉구했습니다.
보수 평론가 터커 칼슨은 팸 본디 법무장관을 정면 겨냥했습니다. 그는 미국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법무부가 엡스타인의 성범죄 관련 정보를 그다지 많이 갖고 있지 않다고 믿게 됐다며 “본디 장관은 그 사실을 인정하는 대신 TV 뉴스에서 터무니없는 주장을 늘어놨고 그걸 입증하지도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본디 장관이 ‘엡스타인 파일’이 책상에 올라와 있다고 언급한 지난 2월 폭스뉴스 인터뷰를 꼬집은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며느리이자 지난 대선 캠페인에서 핵심 역할을 한 라라 트럼프 역시 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백악관이 엡스타인 사건을 다루는 데 있어서 더욱 투명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지지자이자 팟캐스트 ‘워룸’ 기자인 내털리 윈터스는 “사람들은 그것(엡스타인 사건)이 대놓고 묵살당한 것에 정말 분노하고 있다”며 “(트럼프 지지층이) 이렇게 오래 동요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지층의 이 같은 극심한 반발은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 측근의 발언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 음모론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온라인 여론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해 지지층의 불만이 얼마나 깊고 광범위한지 온전히 알지 못했던 것 같다고 보도했습니다.
정부 기관 내부에서조차도 엡스타인 사건 처리를 놓고 갈등이 표출되고 있습니다. 극우 팟캐스터 출신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댄 본지노 FBI 부국장은 법무부의 엡스타인 사건 처리 방식에 반발하며 본디 장관과 충돌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본지노 부국장은 음모론에 선을 그은 캐시 파텔 FBI 국장과도 갈등을 빚었습니다.
민주당은 트럼프 진영의 이 같은 균열 조짐을 파고드는 모습입니다.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마크 비시(민주·텍사스) 하원의원은 트럼프 행정부에 엡스타인 관련 문서를 공개하라는 내용의 결의안을 제출할 계획입니다. 로 칸나(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엡스타인의 수사·기소·수감 관련 모든 기록과 증거물을 보존하고 취합한 뒤 웹사이트에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입니다.
공화당 의석이 더 많은 하원 구도상 해당 법안들이 통과될 가능성은 낮지만, 적어도 공화당을 압박하는 효과를 노린 포석으로 보입니다. 악시오스는 “민주당은 트럼프와 지지층의 충돌을 기회로 삼아 공화당 의원들이 어느 편에 설지 선택하게 만들려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음모론을 바탕으로 공고해진 마가 지지층이 이번엔 또 다른 음모론으로 볼 수 있는 엡스타인 이슈에 의해 내부 분열을 겪고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NYT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출생지를 둘러싼 거짓말 등 음모론을 기반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한 정치 세력이 이제는 현대 음모론의 어머니격인 사건을 두고 스스로를 잠식시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 6월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큰 폭탄을 투하할 때가 왔다. ‘엡스타인 파일’에 도널드 트럼프의 이름이 있다. 이게 그들이 파일을 대중에 공개하지 않는 진짜 이유”라고 트럼프 대통령 연루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엡스타인 파일’ 뭐길래…‘마가’ 핵심들도 트럼프 비판
-
- 입력 2025-07-15 15:49:26
- 수정2025-07-15 15:50:2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엡스타인 파일’ 논란을 놓고 강력한 우군이었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지지자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미 법무부의 조사 결과 발표와 트럼프 대통령의 자제 당부에도 엡스타인 사건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열성 지지층의 여론이 들끓으면서 보수 진영에선 이번 사안이 트럼프의 향후 정치 행보에서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옵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현지 시각 14일 “트럼프 대통령이 급속도로 확산하는 마가 지지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며 “트럼프의 일부 측근조차 이번 사태는 시간이 갈수록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번 논란이 트럼프의 국정 성과를 퇴색시킬 뿐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와 지지자 내부의 분열을 키우고 있다는 것입니다.
‘엡스타인 파일’은 미성년자 성 착취 혐의로 체포된 뒤 2019년 교도소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성 추문 사건과 관련돼 있습니다. 이후 엡스타인에게 정관계 유력 인사들이 포함된 성 접대 리스트가 있다거나 사인이 자살이 아닌 타살이라는 등의 음모론이 끊임없이 나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 사안을 적극적으로 이용했습니다. 자신을 정보기관의 희생양이라며 당선되면 당장 ‘엡스타인 파일’부터 공개하겠다고 약속해 지지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냈습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파일이 공개되면 연루된 고위 인사들이 드러나거나 엡스타인이 자살로 숨진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 사실로 밝혀질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실제 팸 본디 미 법무장관은 지난 2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내 책상 위에 ‘엡스타인 파일’이 놓여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은 엡스타인이 유력 인사들을 협박하거나 블랙리스트가 있었다는 증거는 없으며 그의 사망 원인도 자살이라고 재확인한 조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12일 트루스소셜에서 “시간과 에너지를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엡스타인에게 허비하지 말자”고 지지층에 당부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마가는 한 팀”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의 진화 노력에도 마가 지지자들의 불만은 오히려 확산하는 모습입니다. 마가 진영을 대표하는 핵심 인사들까지 나서서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날을 세우고 있습니다.
보수 성향의 인플루언서 로라 루머는 “트루스소셜에 글 하나 올린다고 이 문제가 사라지지 않는다”며 “스트라이샌드 효과(감추려 할수록 논란이 더 커지는 것)가 생기면서 트럼프가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기 전보다 훨씬 더 사람들이 이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고 폴리티코에 말했습니다. 루머는 이어 “트럼프 행정부에 타격을 주지 않도록 백악관이 지지층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엡스타인 사건을 조사할 특별검사 임명을 촉구했습니다.
보수 평론가 터커 칼슨은 팸 본디 법무장관을 정면 겨냥했습니다. 그는 미국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법무부가 엡스타인의 성범죄 관련 정보를 그다지 많이 갖고 있지 않다고 믿게 됐다며 “본디 장관은 그 사실을 인정하는 대신 TV 뉴스에서 터무니없는 주장을 늘어놨고 그걸 입증하지도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본디 장관이 ‘엡스타인 파일’이 책상에 올라와 있다고 언급한 지난 2월 폭스뉴스 인터뷰를 꼬집은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며느리이자 지난 대선 캠페인에서 핵심 역할을 한 라라 트럼프 역시 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백악관이 엡스타인 사건을 다루는 데 있어서 더욱 투명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지지자이자 팟캐스트 ‘워룸’ 기자인 내털리 윈터스는 “사람들은 그것(엡스타인 사건)이 대놓고 묵살당한 것에 정말 분노하고 있다”며 “(트럼프 지지층이) 이렇게 오래 동요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지층의 이 같은 극심한 반발은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 측근의 발언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 음모론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온라인 여론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해 지지층의 불만이 얼마나 깊고 광범위한지 온전히 알지 못했던 것 같다고 보도했습니다.
정부 기관 내부에서조차도 엡스타인 사건 처리를 놓고 갈등이 표출되고 있습니다. 극우 팟캐스터 출신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댄 본지노 FBI 부국장은 법무부의 엡스타인 사건 처리 방식에 반발하며 본디 장관과 충돌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본지노 부국장은 음모론에 선을 그은 캐시 파텔 FBI 국장과도 갈등을 빚었습니다.
민주당은 트럼프 진영의 이 같은 균열 조짐을 파고드는 모습입니다.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마크 비시(민주·텍사스) 하원의원은 트럼프 행정부에 엡스타인 관련 문서를 공개하라는 내용의 결의안을 제출할 계획입니다. 로 칸나(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엡스타인의 수사·기소·수감 관련 모든 기록과 증거물을 보존하고 취합한 뒤 웹사이트에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입니다.
공화당 의석이 더 많은 하원 구도상 해당 법안들이 통과될 가능성은 낮지만, 적어도 공화당을 압박하는 효과를 노린 포석으로 보입니다. 악시오스는 “민주당은 트럼프와 지지층의 충돌을 기회로 삼아 공화당 의원들이 어느 편에 설지 선택하게 만들려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음모론을 바탕으로 공고해진 마가 지지층이 이번엔 또 다른 음모론으로 볼 수 있는 엡스타인 이슈에 의해 내부 분열을 겪고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NYT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출생지를 둘러싼 거짓말 등 음모론을 기반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한 정치 세력이 이제는 현대 음모론의 어머니격인 사건을 두고 스스로를 잠식시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 6월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큰 폭탄을 투하할 때가 왔다. ‘엡스타인 파일’에 도널드 트럼프의 이름이 있다. 이게 그들이 파일을 대중에 공개하지 않는 진짜 이유”라고 트럼프 대통령 연루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미 법무부의 조사 결과 발표와 트럼프 대통령의 자제 당부에도 엡스타인 사건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열성 지지층의 여론이 들끓으면서 보수 진영에선 이번 사안이 트럼프의 향후 정치 행보에서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옵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현지 시각 14일 “트럼프 대통령이 급속도로 확산하는 마가 지지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며 “트럼프의 일부 측근조차 이번 사태는 시간이 갈수록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번 논란이 트럼프의 국정 성과를 퇴색시킬 뿐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와 지지자 내부의 분열을 키우고 있다는 것입니다.
‘엡스타인 파일’은 미성년자 성 착취 혐의로 체포된 뒤 2019년 교도소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성 추문 사건과 관련돼 있습니다. 이후 엡스타인에게 정관계 유력 인사들이 포함된 성 접대 리스트가 있다거나 사인이 자살이 아닌 타살이라는 등의 음모론이 끊임없이 나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 사안을 적극적으로 이용했습니다. 자신을 정보기관의 희생양이라며 당선되면 당장 ‘엡스타인 파일’부터 공개하겠다고 약속해 지지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냈습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파일이 공개되면 연루된 고위 인사들이 드러나거나 엡스타인이 자살로 숨진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 사실로 밝혀질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실제 팸 본디 미 법무장관은 지난 2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내 책상 위에 ‘엡스타인 파일’이 놓여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은 엡스타인이 유력 인사들을 협박하거나 블랙리스트가 있었다는 증거는 없으며 그의 사망 원인도 자살이라고 재확인한 조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12일 트루스소셜에서 “시간과 에너지를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엡스타인에게 허비하지 말자”고 지지층에 당부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마가는 한 팀”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의 진화 노력에도 마가 지지자들의 불만은 오히려 확산하는 모습입니다. 마가 진영을 대표하는 핵심 인사들까지 나서서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날을 세우고 있습니다.
보수 성향의 인플루언서 로라 루머는 “트루스소셜에 글 하나 올린다고 이 문제가 사라지지 않는다”며 “스트라이샌드 효과(감추려 할수록 논란이 더 커지는 것)가 생기면서 트럼프가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기 전보다 훨씬 더 사람들이 이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고 폴리티코에 말했습니다. 루머는 이어 “트럼프 행정부에 타격을 주지 않도록 백악관이 지지층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엡스타인 사건을 조사할 특별검사 임명을 촉구했습니다.
보수 평론가 터커 칼슨은 팸 본디 법무장관을 정면 겨냥했습니다. 그는 미국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법무부가 엡스타인의 성범죄 관련 정보를 그다지 많이 갖고 있지 않다고 믿게 됐다며 “본디 장관은 그 사실을 인정하는 대신 TV 뉴스에서 터무니없는 주장을 늘어놨고 그걸 입증하지도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본디 장관이 ‘엡스타인 파일’이 책상에 올라와 있다고 언급한 지난 2월 폭스뉴스 인터뷰를 꼬집은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며느리이자 지난 대선 캠페인에서 핵심 역할을 한 라라 트럼프 역시 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백악관이 엡스타인 사건을 다루는 데 있어서 더욱 투명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지지자이자 팟캐스트 ‘워룸’ 기자인 내털리 윈터스는 “사람들은 그것(엡스타인 사건)이 대놓고 묵살당한 것에 정말 분노하고 있다”며 “(트럼프 지지층이) 이렇게 오래 동요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지층의 이 같은 극심한 반발은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 측근의 발언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 음모론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온라인 여론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해 지지층의 불만이 얼마나 깊고 광범위한지 온전히 알지 못했던 것 같다고 보도했습니다.
정부 기관 내부에서조차도 엡스타인 사건 처리를 놓고 갈등이 표출되고 있습니다. 극우 팟캐스터 출신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댄 본지노 FBI 부국장은 법무부의 엡스타인 사건 처리 방식에 반발하며 본디 장관과 충돌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본지노 부국장은 음모론에 선을 그은 캐시 파텔 FBI 국장과도 갈등을 빚었습니다.
민주당은 트럼프 진영의 이 같은 균열 조짐을 파고드는 모습입니다.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마크 비시(민주·텍사스) 하원의원은 트럼프 행정부에 엡스타인 관련 문서를 공개하라는 내용의 결의안을 제출할 계획입니다. 로 칸나(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엡스타인의 수사·기소·수감 관련 모든 기록과 증거물을 보존하고 취합한 뒤 웹사이트에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입니다.
공화당 의석이 더 많은 하원 구도상 해당 법안들이 통과될 가능성은 낮지만, 적어도 공화당을 압박하는 효과를 노린 포석으로 보입니다. 악시오스는 “민주당은 트럼프와 지지층의 충돌을 기회로 삼아 공화당 의원들이 어느 편에 설지 선택하게 만들려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음모론을 바탕으로 공고해진 마가 지지층이 이번엔 또 다른 음모론으로 볼 수 있는 엡스타인 이슈에 의해 내부 분열을 겪고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NYT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출생지를 둘러싼 거짓말 등 음모론을 기반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한 정치 세력이 이제는 현대 음모론의 어머니격인 사건을 두고 스스로를 잠식시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 6월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큰 폭탄을 투하할 때가 왔다. ‘엡스타인 파일’에 도널드 트럼프의 이름이 있다. 이게 그들이 파일을 대중에 공개하지 않는 진짜 이유”라고 트럼프 대통령 연루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
-
김귀수 기자 seowoo10@kbs.co.kr
김귀수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