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사로잡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 돌풍 [뉴스in뉴스]

입력 2025.07.16 (12:45) 수정 2025.07.16 (13:1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K팝 걸그룹이 퇴마사로 등장하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이 전세계를 사로잡고 있습니다.

영화에 수록된 전 곡이 각종 음원 차트를 석권했고, 외교무대에서도 소재로 등장했는데, 한국의 전통문화를 세계적인 입맛에 맞게 녹여낸 콘텐츠의 정석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자세한 내용, 국제부 김양순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저는 아직 못봤습니다만, 케이팝 데몬 헌터스, 케데헌이라고 부르더라고요.

한국 문화가 촘촘히 박혀있다고요?

[기자]

이 애니메이션 만든 사람이 한국계 캐나다인인 매기 강 감독입니다.

그래서인지 아주 사소한 것 예를 들면, 식당에서 휴지를 깔고 수저를 놓는 것까지 섬세하게 표현이 돼 있는데요.

전세계를 사로잡은 건 단연 주인공인 두 그룹입니다.

헌트릭스와 사자보이스인데요.

헌트릭스가 무당을 기원으로 악령을 퇴치하는 여전사라면 사자보이스는 악령의 조종을 당하는 저승사자인데요.

갓을 쓰고 도포를 입고 춤을 추는데 찰랑이는 갓끈과 손으로 갓을 슬쩍 돌리고, 눈빛 발사, 도포가 휘날리는 게 이렇게 멋진 거였냐는 환호가 전세계에서 쏟아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알고 있지만 상품으로 포장하긴 쉽지 않았던 전통 민화 속의 호랑이, 까치도 은근슬쩍 캐릭터로 등장하는데요.

한국 전통문화가 물 흐르듯이 쉼없이 터져나오는 영홥니다.

[앵커]

인기가 상당한데요.

공개되자 마자 하루 만에 글로벌 1위를 차지했다고요?

[기자]

지난달 20일에 공개됐는데요.

40개국이 넘는 넷플릭스 영화 차트에서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미국 영화 평론 사이트인 로튼 토마토에서 올해 넷플릭스가 공개한 모든 영화 가운데 최고점을 받았고요.

뉴욕타임스는 매력적이고 유머러스하며 독창적인 세계관을 선사했다고 칭찬했습니다.

뉴욕타임스와 버라이어티는 영화 안에 수록된 노래들이 내년도 아카데미죠, 오스카상 시상식 후보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앵커]

실제로 영화에 나온 노래들, 전 곡이 음원 차트에 올랐다고요?

[기자]

여기 나오는 그룹들은 모두 가상의 만화 캐릭터지만, 인기는 실존하는 가수들을 능가해 음원 차트를 휩쓸고 있습니다.

영화 사운드트랙이 담긴 앨범이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 2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중 '골든'이란 곡은 글로벌 차트에선 1위, 싱글 순위를 말하는 '핫100'에서는 6위를 차지했습니다.

골든 뿐 아니라 영화 OST 전 곡이 인긴데요.

음원이 공개된 지 2주만에 2천 만 번이 넘게 재생됐고, 3주 차에는 5천 6백 만 회가 재생돼 갈수록 순위가 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모든 노래가 영어로 되어 있지만 중간중간 한국 말로 된 가사들이 귀에 딱 꽂히게 들어가 있어요.

잠시 들어보실까요.

[영화 OST '골든' : "I was ghost. I was alone, 어두워진 앞길 속에, 끝없이 on stage. upupup our voice, 영원히 깨질 수 없는."]

들으셨나요?

한국 음악이 인기를 얻으면서 나온 재밌는 현상인데요.

우리가 말할 때 영어를 섞어 말하면 좀 있어 보인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한국말을 섞어서 말하면 멋져 보인다는 겁니다.

[앵커]

영화 속의 안무를 실제로 따라 하는 챌린지도 등장하던데요?

[기자]

주인공인 진우 역할의 모델이 배우 겸 가수 차은우 씨인 걸로 알려져 있는데요.

군복무를 앞둔 차은우 씨가 영화 삽입곡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휩쓸고 있습니다.

또다른 OST '테이크다운'을 부른 트와이스의 쿠키 영상도 2천 만회 넘게 재생되고 있습니다.

[앵커]

외교무대에서도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소재로 등장했다죠?

[기자]

지난주 말레이시아에서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이 열렸는데요.

우리 측에서 참석한 박윤주 외교차관이 케이팝 데몬 헌터스 봤냐, 했더니 미국의 루비오 국무장관이 오징어 게임은 재밌게 봤는데 비슷하냐 라고 물었고, 일본 이와야 다케시 외무상은 케이팝을 좋아한다라고 하면서 분위기가 부드러워졌다고 합니다.

[앵커]

그런데 한국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이 아니라서 성공했다는 다소 냉소적인 평가도 있던데요?

[기자]

제작사는 일본 회사인 소니픽처스고, 배급은 미국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넷플릭스가 했습니다.

하지만 감독의 의도는 명확합니다.

세계가 한국에 빠지게 하고 싶었다, 들어보시죠.

[메기 강/케이팝 데몬 헌터스 감독/한국계 캐나다인 : "우리는 정말로 세계를 K팝에 푹 빠지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동시에 한국어에도 노출될 수 있게 하고 싶었습니다."]

한류가 가장 많이 비판받는 지점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다는 건데요.

뉴욕타임스는 이 영화가 K팝부터 K드라마, 노래 경연대회까지 한국에서 이른바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대중문화를 유머러스하게 풍자한다고 짚었습니다.

한국에서 만들었다면, 스스로를 풍자적으로 꼬아서 보긴 어려웠겠죠.

역설적으로 한국이 만들지 않아서 성공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윱니다.

[앵커]

돈은 소니와 넷플릭스가 벌고, 우리는 기분만 좋아졌다, 이런 댓글도 있던데요?

[기자]

타당한 지적입니다.

최근 한류는 음악 뿐 아니라 오징어게임, 기생충,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까지 영역별로 세계인들을 사로잡고 있는데요.

그만큼 한류를 활용한 수익도 영리하게 챙길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 맞습니다.

글로벌 플랫폼 업체들의 하청으로 전락해선 안된다는 거죠.

다만, 영화의 배경인 서울의 명소 남산타워, 강남이 전세계인들의 로망으로 반짝거리고 스트레스를 풀 때는 컵라면과 김밥을 흡입합니다.

친구와 함께 목욕도 하고 아프면 한의원에 갑니다.

이런 섬세한 문화적 장치들은 무의식적으로 한국을 각인시키는 소프트파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미국에서 특파원으로 취재할 때, 한국이 변두리다. 느낄 때가 많았는데 이 작품을 만든 제작자와 감독들 대부분 한국계 이민자들이거든요.

재미 한국인들이 미국의 주류 문화에 이렇게 한국 전통문화를 메인 메뉴로 디저트가 아니라, 올려놓았다는 건 그들도 꿈을 이룬 겁니다.

아직 안 보신 분들, 생각나실 때 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국제부 김양순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이재연 김신형/그래픽:서수민 유건수/자료조사:권애림 김나영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전세계 사로잡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 돌풍 [뉴스in뉴스]
    • 입력 2025-07-16 12:45:29
    • 수정2025-07-16 13:12:50
    뉴스 12
[앵커]

K팝 걸그룹이 퇴마사로 등장하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이 전세계를 사로잡고 있습니다.

영화에 수록된 전 곡이 각종 음원 차트를 석권했고, 외교무대에서도 소재로 등장했는데, 한국의 전통문화를 세계적인 입맛에 맞게 녹여낸 콘텐츠의 정석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자세한 내용, 국제부 김양순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저는 아직 못봤습니다만, 케이팝 데몬 헌터스, 케데헌이라고 부르더라고요.

한국 문화가 촘촘히 박혀있다고요?

[기자]

이 애니메이션 만든 사람이 한국계 캐나다인인 매기 강 감독입니다.

그래서인지 아주 사소한 것 예를 들면, 식당에서 휴지를 깔고 수저를 놓는 것까지 섬세하게 표현이 돼 있는데요.

전세계를 사로잡은 건 단연 주인공인 두 그룹입니다.

헌트릭스와 사자보이스인데요.

헌트릭스가 무당을 기원으로 악령을 퇴치하는 여전사라면 사자보이스는 악령의 조종을 당하는 저승사자인데요.

갓을 쓰고 도포를 입고 춤을 추는데 찰랑이는 갓끈과 손으로 갓을 슬쩍 돌리고, 눈빛 발사, 도포가 휘날리는 게 이렇게 멋진 거였냐는 환호가 전세계에서 쏟아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알고 있지만 상품으로 포장하긴 쉽지 않았던 전통 민화 속의 호랑이, 까치도 은근슬쩍 캐릭터로 등장하는데요.

한국 전통문화가 물 흐르듯이 쉼없이 터져나오는 영홥니다.

[앵커]

인기가 상당한데요.

공개되자 마자 하루 만에 글로벌 1위를 차지했다고요?

[기자]

지난달 20일에 공개됐는데요.

40개국이 넘는 넷플릭스 영화 차트에서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미국 영화 평론 사이트인 로튼 토마토에서 올해 넷플릭스가 공개한 모든 영화 가운데 최고점을 받았고요.

뉴욕타임스는 매력적이고 유머러스하며 독창적인 세계관을 선사했다고 칭찬했습니다.

뉴욕타임스와 버라이어티는 영화 안에 수록된 노래들이 내년도 아카데미죠, 오스카상 시상식 후보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앵커]

실제로 영화에 나온 노래들, 전 곡이 음원 차트에 올랐다고요?

[기자]

여기 나오는 그룹들은 모두 가상의 만화 캐릭터지만, 인기는 실존하는 가수들을 능가해 음원 차트를 휩쓸고 있습니다.

영화 사운드트랙이 담긴 앨범이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 2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중 '골든'이란 곡은 글로벌 차트에선 1위, 싱글 순위를 말하는 '핫100'에서는 6위를 차지했습니다.

골든 뿐 아니라 영화 OST 전 곡이 인긴데요.

음원이 공개된 지 2주만에 2천 만 번이 넘게 재생됐고, 3주 차에는 5천 6백 만 회가 재생돼 갈수록 순위가 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모든 노래가 영어로 되어 있지만 중간중간 한국 말로 된 가사들이 귀에 딱 꽂히게 들어가 있어요.

잠시 들어보실까요.

[영화 OST '골든' : "I was ghost. I was alone, 어두워진 앞길 속에, 끝없이 on stage. upupup our voice, 영원히 깨질 수 없는."]

들으셨나요?

한국 음악이 인기를 얻으면서 나온 재밌는 현상인데요.

우리가 말할 때 영어를 섞어 말하면 좀 있어 보인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한국말을 섞어서 말하면 멋져 보인다는 겁니다.

[앵커]

영화 속의 안무를 실제로 따라 하는 챌린지도 등장하던데요?

[기자]

주인공인 진우 역할의 모델이 배우 겸 가수 차은우 씨인 걸로 알려져 있는데요.

군복무를 앞둔 차은우 씨가 영화 삽입곡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휩쓸고 있습니다.

또다른 OST '테이크다운'을 부른 트와이스의 쿠키 영상도 2천 만회 넘게 재생되고 있습니다.

[앵커]

외교무대에서도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소재로 등장했다죠?

[기자]

지난주 말레이시아에서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이 열렸는데요.

우리 측에서 참석한 박윤주 외교차관이 케이팝 데몬 헌터스 봤냐, 했더니 미국의 루비오 국무장관이 오징어 게임은 재밌게 봤는데 비슷하냐 라고 물었고, 일본 이와야 다케시 외무상은 케이팝을 좋아한다라고 하면서 분위기가 부드러워졌다고 합니다.

[앵커]

그런데 한국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이 아니라서 성공했다는 다소 냉소적인 평가도 있던데요?

[기자]

제작사는 일본 회사인 소니픽처스고, 배급은 미국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넷플릭스가 했습니다.

하지만 감독의 의도는 명확합니다.

세계가 한국에 빠지게 하고 싶었다, 들어보시죠.

[메기 강/케이팝 데몬 헌터스 감독/한국계 캐나다인 : "우리는 정말로 세계를 K팝에 푹 빠지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동시에 한국어에도 노출될 수 있게 하고 싶었습니다."]

한류가 가장 많이 비판받는 지점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다는 건데요.

뉴욕타임스는 이 영화가 K팝부터 K드라마, 노래 경연대회까지 한국에서 이른바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대중문화를 유머러스하게 풍자한다고 짚었습니다.

한국에서 만들었다면, 스스로를 풍자적으로 꼬아서 보긴 어려웠겠죠.

역설적으로 한국이 만들지 않아서 성공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윱니다.

[앵커]

돈은 소니와 넷플릭스가 벌고, 우리는 기분만 좋아졌다, 이런 댓글도 있던데요?

[기자]

타당한 지적입니다.

최근 한류는 음악 뿐 아니라 오징어게임, 기생충,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까지 영역별로 세계인들을 사로잡고 있는데요.

그만큼 한류를 활용한 수익도 영리하게 챙길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 맞습니다.

글로벌 플랫폼 업체들의 하청으로 전락해선 안된다는 거죠.

다만, 영화의 배경인 서울의 명소 남산타워, 강남이 전세계인들의 로망으로 반짝거리고 스트레스를 풀 때는 컵라면과 김밥을 흡입합니다.

친구와 함께 목욕도 하고 아프면 한의원에 갑니다.

이런 섬세한 문화적 장치들은 무의식적으로 한국을 각인시키는 소프트파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미국에서 특파원으로 취재할 때, 한국이 변두리다. 느낄 때가 많았는데 이 작품을 만든 제작자와 감독들 대부분 한국계 이민자들이거든요.

재미 한국인들이 미국의 주류 문화에 이렇게 한국 전통문화를 메인 메뉴로 디저트가 아니라, 올려놓았다는 건 그들도 꿈을 이룬 겁니다.

아직 안 보신 분들, 생각나실 때 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국제부 김양순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이재연 김신형/그래픽:서수민 유건수/자료조사:권애림 김나영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