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를 휩쓴 다이어트 인증 영상들.
할리우드 스타들이 먼저 효과를 봤다고 알리기 시작했고,
국내 유명인들도 서로 “맞았다”고 공개합니다.
<녹취> 김준호 유튜브 살이 많이 빠지셨다고 주위에서 지금 고비 고비 위고비 <녹취> 빠니보틀 (곽튜브 유튜브) 그걸로 뺐잖아. 응. 위고비를 해야 하는데, 하면 좀 빠질 것 같은데 나도 |

살이 ‘확’ 빠진다는 소문에 비만약의 판을 바꿨다는 말까지.
<인터뷰>최00/위고비 사용자 한 12kg 정도는 줄여서…. <인터뷰>김윤성/위고비 사용자 총 한 12kg 정도 빠졌고요…. |
<인터뷰>오상우/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비만 대사영양센터장 비만 약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약이라고 볼 수 있죠. |
물론 누구나 맞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인터뷰>위고비 부작용 경험자 자려고 눕고 항상 그냥 혼자 되뇌어요. 이렇게 오늘은 안 아프겠지. <인터뷰>손아진/위고비 사용자 부작용이 생각보다 너무 세더라고요. 그때 응급실 가고 그랬었죠. |
그래도 다이어트를 향한 욕심은 꺾이지 않습니다.
<녹취>00병원 의사(음성변조) 혹시 조금 더 고용량으로는 안 될까요? 나눠 맞으실 거예요? 네. <녹취>00병원 의사(음성변조) 높은 단계를 원하시면 부작용에 대해서도 책임을 다 지셔야 해요 |
병원과 환자의 '계산' 속에 원칙은 사라지고
<녹취> 00병원 상담사(음성변조) (이게 회당 결제인 거죠? 펜당 결제가 아니라?) 네 맞아요. |
누군가에겐 ‘치료’를 위한 약이 다른 누군가에겐 ‘미용‘을 위한 도구가 됐습니다.

<인터뷰>위고비 사용자 치료받기 위해서 온 병원이 아니고 그냥 위고비를 사러 오는 다 환자들이다…. |
그 끝엔 어떤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까요?
<인터뷰>손아진 이게 그런 말이 있더라고요. 위고비 끊으면 대 고비가 온다고…. <인터뷰>이00 만약에 이걸 맞기 전에 누군가가 좀 그런 경고성의 얘기를 좀 해줬으면 좀 더 신중해지지 않았을까 |

<녹취>신동엽 사랑하는 제 동생 MC배를 다시 한번 큰 박수로 맞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

<녹취> 너무 뚱뚱하다. 너무 뚱뚱해. |
KBS 예능 <불후의 명곡> 사전 MC로 활약 중인 MC배, 배영현 씨.
늘 무대 뒤에 있던 그는 인간극장을 통해 처음으로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녹취> 이중 턱 보세요. 지금 |
하지만 화면 속 자신의 모습은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인터뷰>MC배/불후의 명곡·열린음악회 사전 MC 제가 한 10년 가까이 총 20kg이 쪘거든요. 세 자리가 되는 순간 뭔가 심리적으로 압박감이 오더라고요. 이분들을 매일 내가 대하는 분들인데 나도 그래도 ‘조금은 관리를 하고 현장에 가야겠구나’ |
고심 끝에 그가 선택한 건 비만 치료제 ‘위고비’였습니다.

<녹취> 바늘이 이렇게 방울이 맺혀져 있어야 한다고 그랬고 돌려야 됩니다. |
<인터뷰>MC배/불후의 명곡·열린음악회 사전 MC (다이어트) 양약도 먹어보고 한약도 지어서 먹어보고 했는데 이제 식습관이 불규칙하고 또 일을 프리랜서다 보니까 잡히는 대로 일을 하다 보니까 식사하는 시간 그리고 일하는 시간 이게 일정치가 않아서 위고비는 좀 편리한 게 일주일 그때 이제 복용을 하면 되니까 |
위고비 투약 3개월째. 몸무게는 얼마나 줄었을까요?
<녹취> 아직도 100이야? 아직도 99.6이야 왜 그럴까요? |

다이어트를 시작한 뒤 처음으로 5kg 감량에 성공했습니다.
<녹취> 104.4를 딱 찍은 거지 4.4가 104.4입니다. 104에서 지금 99까지 왔으니까 한 4kg이…. |
몸무게보다 더 큰 변화는 식욕 자체가 크게 줄었다는 겁니다.
<녹취> 딱 이거 먹고 일하고 끝나고 밥 한 끼 딱 먹고 간식 박스가 좀 줄지 않아요. 먹고 싶은 생각이 안 들어서…. |
<인터뷰>MC배/불후의 명곡·열린음악회 사전 MC 먹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거는 그거는 이제 확실한 효과가 맞는 것 같아요+그런 생각조차 들지는 않으니까 그게 나중에는 조금 더 있으면 체중 감량 효과로 오지 않을까요? |
지금 영현 씨는 15kg을 빼는 게 목표입니다.
<인터뷰>MC배/불후의 명곡·열린음악회 사전 MC 주변에 이제 스타일리스트 하는 친구의 추천을 받아서 저도 이제 위고비를 시작하게 됐는데 그 친구도 한 3개월 만에 한 12kg이 감량됐거든요. 이런 사람들이 주변에 너무 많이 생겨나고 있으니까 저도 이제 될 때까지는 한번 해보자 |
그의 말처럼 다른 사람들도 효과를 봤을까?
2월부터 위고비를 맞은 30대 최 모 씨.
건강도 걱정이었지만 살찐 자신을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에 위고비를 맞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최00/위고비 사용자 몸무게가 굉장히 많이 늘어서 건강검진 소견에서도 이제 감량을 했으면 좋겠다는 소견을 받았고요. 되게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났는데 보자마자 자리에 앉기도 전에 저를 보고 깜짝 놀라면서 너 왜 이렇게 살이 많이 쪘냐 하면서 정말 한 30분 정도 제 살찐 얘기만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 정말 그때 좀 위기감이 왔죠. |
5개월간 용량을 늘려가며 꾸준히 맞아온 결과, 81kg에서 69kg까지 12kg을 감량했습니다.
<인터뷰>최00/위고비 사용자 예전에는 밥 한 공기로 사실 부족했거든요. 한 공기를 더 먹거나 뭐 이런 경우가 있었는데 ‘한 절반 먹으면 딱 됐다. 더 이상 못 먹겠구나’라는 거였는데. ‘내가 이것밖에 안 먹었는데도 배가 부르네’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
물론 빠진 살만큼 자신감은 붙었습니다.

<인터뷰>최00 (그 친구들 다시 만나신 적은 없으세요? 최근에) 조만간 만날 예정이에요. (그러면 이제 어떻게 얘기해 주실 거예요?) 이제 뭐 굳이 얘기가 필요한가요? |
위고비는 어떤 원리로 식욕을 줄여주는 걸까?
<인터뷰>오상우/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비만 대사영양센터장 전에는 뇌 부분에서 나와 있는 여러 물질이 뇌가 막 뭘 먹을 거 찾으니까 그 부분만 집중했었는데 최근 몇십 년 동안 연구 결과 장이나 간이나 근육에서도 그런 연락 신호를 준다는 게 많이 밝혀졌죠. 그중의 하나가 GLP 1이라는 거고 그게 장에서 나와서 뇌에 가서 식욕을 더 이상 안 나오게끔 하는 호르몬이라고 할 수 있죠. |
이 GLP-1 호르몬을 약으로 만든 게 바로 위고비입니다.
우리 몸에서는 식사하면 장 속에서 GLP-1이 분비돼 뇌에 배부르다는 신호를 보냅니다.
이 원리를 이용해 작용 시간이 긴 GLP-1 유사체를 주사하면 배부름을 더 오래 느끼게 되는 겁니다.
<인터뷰> 허양임/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건강증진센터장/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건강증진센터장 이 호르몬 자체가 실제 신체에서는 몸에서 나오는 호르몬이 2~3분 이내에 분해가 돼요. 하지만 이런 위고비 같은 약재는 일부 분자 치환을 해서 이 작용 시간이 좀 더 길게 작용해서 오랫동안 포만감을 더 느끼게 해주는 덜 먹고 싶게 만드는 약이고. |
사실 GLP-1 계열의 비만 치료제는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된 약입니다.
<인터뷰>오상우/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비만 대사영양센터장 당뇨약으로 개발하다가 살 빠지는 효과가 더 뛰어나다고 해서 용량을 늘렸더니 그래서 요즘 비만약으로 전환해서 쓰기 시작해서 오히려 당뇨약보다 비만약으로 더 유명해졌죠. |
<인터뷰>조영민/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혈당도 잡아주고 식욕도 잡아주고 하는 그런 약이죠. 그렇기 때문에 완전히 차원이 다른 거고요. 그다음에 또 체중 감량도 차원이 다르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동안에는 마의 10% 체중 10%를 빼는 약이 없었어요. 없었는데 이제 10%를 가뿐히 넘어서고 이제 한 20% 혹은 그 이상까지 체중을 뺄 수 있게 되다 보니까 선풍적인 그런 관심을 받게 된 것입니다 |

특히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가 ‘위고비’를 통해 감량한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고, 여기에 모델 겸 사업가인 킴 카다시안도 가세합니다.
위고비의 인기로 이 약을 개발한 노보노디스크의 시가총액은 유럽증시 1위에 오를 정도였습니다.
지난해 10월엔 위고비가 국내에 정식 출시됐습니다.
이후 국내 유명인들도 잇따라 위고비 투약 사실을 공개하며 빠르게 관심을 모았습니다.
<녹취> 빠니보틀, 곽튜브 (출처:곽튜브) 살이 확 빠졌네. (너도 맞아) 몇 킬로예요? (64~65 왔다 갔다 해) |
<녹취> 성시경 이대호 (출처:성시경의 먹을 텐데) 아 근데 살이 많이 빠졌네. 아 요즘 빼고 있습니다. 한 20kg 넘게 뺐습니다. |
<녹취>김준호 위고비 언급 지금 고비 고비 위고비. 지금 고비예요. 위고비를 계속 해야 하는지. 83kg에서 77kg까지 뺐거든요. (살 계속 빼지 마!. 너무 예민해져. 요즘 대하기 너무 힘들어요. 너무 예민해서.) |
여기서 주목할 점은 치료 목적을 넘어 ‘미용 목적’의 처방이 더 많아지고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장심석/00의원 원장 출시된 지 이제 한 6개월 7개월 이상 됐는데요. 최근 여름 되면서 거의 한 그때와 비교해 2배 정도 늘어났습니다. 이게 좀 미용 목적으로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사실은 그 정도의 몸무게가 나가지 않는데도 좀 미용 목적으로 받고 싶어서 하고 계십니다. |
병원 직원들 사이에서도 ‘한 번쯤은 맞아 본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이 병원에 근무하는 김윤성 씨도 위고비를 맞고 있습니다.

6개월이 지난 지금 눈에 띄는 변화가 찾아왔다고 말합니다.
<인터뷰>김윤성/병원 관계자·위고비 사용자 30살 때 한 15kg이 1년 동안에 찌고 한 번도 20년 동안 빠지지를 않았어요. 지방간도 있고 고지혈증도 있고 몸도 아주 피곤하고…. 어 고지혈증이랑 지방간은 없어졌어요. 총 12kg 정도 빠졌고요. |
그러나 체중 감량 같은 장점만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인터뷰>김윤성/병원 관계자·위고비 사용자 제일 큰 단점이 근육이 많이 빠져요. 정말 많이 빠지거든요. 저도 이제 나름 힘이 좀 있는 사람 측이었는데 갑자기 힘이 빠지다 보니까 뭐 소위 집사람이 이제 뭐 병따개 따 달라고 해도 이렇게 했는데 안 따지고 막 약간 힘이 약해지니까…. |
근육 손실은 다수의 투약자에게서 확인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00/위고비 사용자 이제 근육도 같이 빠지거든요. (1kg 빠지고 이게 근육이 먼저 빠지고 체지방은 오히려 또 올랐네). 네 이렇게 열심히 운동하지 않아서 |
<인터뷰>조영민/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지방은 좀 빠졌으면 좋겠는데 근육이 따라 빠지는 거예요. 그래서 근감소증의 위험이 있을 수가 있어요. 계단 올라가는 데 힘이 없어서 못 올라가겠네. 그다음에 균형을 잡아주잖아요. 그러니까 넘어지려고 할 때 근력이 있으면 딱 바로 잡을 텐데 넘어져 버리는 거죠. 낙상으로 이어진다든지. 이런 부분들. |
근육이 빠지면 ‘요요 현상’ 역시 더 쉽게 찾아올 수 있습니다.
<인터뷰> 오상우/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비만 대사영양센터장 주사만 맞으면 절대 근육 유지가 안 돼요. 이거 할 때는 몸무게 빠져서 좋을지 몰라도 나중에는 안 좋을 수 있어요. 근육이 5kg 빠졌는데 그러면 이 약을 끊고 나면 다시 살이 찔 때 빠졌던 5kg이 근육으로 보충이 되겠어요? 아니면 지방으로 보충되겠어요? 답은 지방으로 보충되죠. 그 이유는 우리 몸이 뭔가 위기 상황이다 싶다 보면 뭐든지 먹고 나서 에너지로 저장하려는데 에너지로 저장하려면 지방으로 저장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거든요. |
실제 한 연구에 의하면 고도비만 환자 300여 명은 위고비 투약 68주 뒤 체중을 평균 17% 감량했지만,
투약을 중단한 뒤 생활 습관을 개선해도 체중이 다시 11% 넘게 돌아왔습니다.
근육 소실도 문제지만 갑작스러운 체중 감량은 건강 이상을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인터뷰> 오상우/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비만 대사영양센터장 살이 빨리 빠지면 나빠지는 게 두 가지가 있거든요. 하나는 담낭 하나는 골다공증. 살이 빨리 빠지다 보니까 담석이 잘 생기거나 담석이 있던 사람이 담낭염으로 잘 넘어가요. 그래서 전에 담석이나 담낭염이 있었던 분은 조금 조심하셔야 하고요. 골다공증의 위험 이런 뿐만 아니라 나중에 대사 반응이 안 좋아서 그러니까 마른 데도 당뇨병이 생기고 고혈압이 생기고 심근경색증이라든지 이런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 커지거든요. |
위고비 투약 후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부작용은 구토와 설사입니다.
<인터뷰> 허양임/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건강증진센터장/교수 위고비 세마글루타이드는 위장관계에 작용하기 때문에 장운동이 느려져요. 그래서 구역감이 생기거나 또 많이 먹었을 때 구토한다거나 변비나 설사 같은 또 아니면 복통 같은 장 관련된 부작용이 가장 흔한 부작용이고요. 그래서 용량을 처음부터 치료 용량이 아니라 밑에 용량부터 천천히 증량하면서 사용하는 겁니다. 적응 기간을 두기 위해서. |
우리나라에서 올해 3월까지 보고된 부작용 사례는 143건. 울렁거림이 가장 많았고, 구토와 설사, 두통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모발 손실과 시력 저하, 급성췌장염도 보고됐습니다.
해외에선 중증 사례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70대 남성이 용량을 늘렸다가 급성 췌장염으로 숨졌고, 영국에서도 위고비와 같은 약물 투약 후 췌장염 증세를 보인 사례가 수백 건 접수돼 당국이 조사에 나섰습니다.
다만, 직접적인 인과 관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인터뷰>오상우/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비만 대사영양센터장 이 약 자체가 췌장에 가서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기 때문에 있을 수 있는 가능성이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메타 분석을 해보면 뚜렷하지는 않아요. |
<인터뷰> 조영민/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비만한 사람들이 급성 췌장염의 위험이 높은 사람들이에요. 영국에서 이번에 조사하는 거는 뭐냐 하면 어떤 사람이 이게 많이 생기지? 그게 궁금한 거예요. 특히 유전자도 조사를 한다고 그래요. 어떤 특정 유전자의 변이를 가진 사람이 잘생기는가 그런 걸 보기 위한 부분이라서 너무 과도하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지 않을까 |
분명한 건 사람에 따라 중증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전문의의 진단과 관찰 아래 투약이 이뤄져야 한다는 겁니다.
전문의약품인 위고비는 체질량지수, 즉 BMI 30 이상인 고도비만 환자나 BMI 27 이상이면서 당뇨, 고혈압 같은 비만 관련 합병증이 있는 경우에만 처방이 가능합니다.

1회 투약 용량은 처음에는 가장 낮은 0.25mg에서 시작해 최대 2.4mg까지 5단계에 걸쳐 점진적으로 늘리는 게 원칙입니다.
<인터뷰> 허양임/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건강증진센터장/교수 임상시험 자체가 정상인 체중인 분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게 아니라 비만한 분들을 대상으로 진행이 됐기 때문에 + 일단은 임상시험 사에 데이터가 없는 거죠. |
<인터뷰> 조영민/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이 계열의 약재는 조금 더 강하게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이전에 쓰던 장 호르몬 제제들이 있어요. 그런 방식으로 쓰게 되면 너무 부작용이 심해서 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택한 전략이 뭐냐면 아주 낮은 용량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올리는 그런 방식으로 했어요. 그러니까 만약에 욕심을 내서 최고 용량으로 바로 맞아버리면 막 응급실에 실려 올 수도 있을 수준일 거예요. |
하지만 이런 원칙, 잘 지켜지고 있을까요?
<인터뷰>최00/위고비 사용자 처음 간 병원에서는 사실 거절당했습니다. 그 의사분께서 저희 제 육안으로 저의 일단 몸을 보시고 ‘아 고도비만이 아니기 때문에 당신은 이제 처방 대상이 아니다’라고 돌려보내시더라고요. 그런데 이제 그래서 다른 병원들을 찾아갔죠. |
결국 그가 찾아간 곳은 처방이 손쉽게 이뤄지고 가격도 저렴하다고 알려진, 이른바 ‘위고비 성지’였습니다.
BMI 21, 정상 체중 범위에 속한 20대 취재진이 위고비 투약자들에게 인기 있는 한 병원을 방문해 봤습니다.
병원 대기실은 위고비를 사려는 사람들로 붐빕니다.
투약 원칙과 달리 의사는 1단계가 아니라 3단계 용량을 바로 처방해 줍니다.
<녹취>00병원 의사(음성변조) 이제 1단계부터 5단계까지 있는 거거든요. (1, 2단계) 잘라서 3단계 처방받아 가시면 될 것 같아요. |
상담부터 처방까지 걸린 시간은 채 1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인근의 또 다른 병원.
이번엔 취재진이 가장 높은 단계인 2.4mg을 처방해 달라고 요청해 봤습니다.

<녹취> 00병원 의사(음성변조) 그거를 저랑 상의하시면 안 되고요. 높은 단계를 원하시면 말씀하시면 되시되 부작용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시면 되고요. 부작용 중에서 급성 췌장염 같은 경우에는 생명과도 직결이 되니까 그건 알고 계셔야 해요. |
그러면서 다른 곳에서 구하기 어려울 거라며 병원에서 약을 살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인터뷰> 00병원 의사(음성변조) 2.4를 혹시 처방전을 원하시는 거면은 못 찾으실 것 같은데 2.4는 재고가 아예 부족해서요. 지금 근방 미터 통틀어서 제가 저 말고 자랑은 아니고요. 저 말고는 아예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래도 처방전으로 혹시 모르니까 드려볼게요. 찾아보시고 없으시면 오셔서 받으시면 되고요. |
한 병원에선 고용량을 처방해 준 뒤 이른바 ‘나눠 맞기’를 제안합니다.
<녹취> 00병원 의사(음성변조) (혹시 조금 더 고용량으로..) 나눠 맞으실 거예요? 1자리로 드릴게요. 그러면…. |
위고비 한 통엔 주당 1회씩, 4주 분량이 들어 있는데, 용량과 관계없이 가격은 40~60만 원 선입니다.

비싼 만큼 한 달 치인 고용량의 약을 2~3달에 걸쳐 나눠 맞도록 안내하는 겁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위고비의 권장 사용기간은 개봉 후 6주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오상우/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비만 대사영양센터장 큰일 날 소리죠. 그거 책임져야 해요. 왜냐하면 2.4를 쓰게 되면 본래 그게 까고 나면 6주 되면 변형이 일어나요. 그 변형된 주사를 계속 맞으라는 이야기하고 똑같거든요. 약에 대한 지식이 없이 하는 이야기죠 |
고가의 위고비 신드롬. 이면엔 더 심각한 문제도 있습니다.
위고비를 직접 놔준다는 광고를 내건 한 병원.
‘1회 체험에 13만 원‘이라는 이벤트가 한창입니다.

’체험‘ 이란 대체 어떤 의미일까?
<녹취>00병원 상담사(음성변조) 한 번 맞으시고 그다음에 1주일 뒤에 또 오셔서 2단계 맞으시고 이렇게 진행되는 거긴 해요 (그러면 이게 회당 결제인 거죠? 펜당 결제가 아니라?) 네 맞아요. 그냥 회당 결제예요. (그럼, 주사를 맞는 게 제가 한 펜을 사는 게 아닌 건가요?) 네 아니에요. |
하지만 위고비 한 통은 한 사람이 맞도록 설계된 치료제입니다.
<녹취>00병원 상담사(음성변조) 제 주사가 따로 있는 건지 아니면. 그냥 주사가 따로 있거나 이런 차원은 아니에요. 그러니까 제가 맞는 게 따로 보관되거나 그런 건 아니라는 말씀이죠? 네네 맞아요. |
남은 약은 다른 이에게 투약될 수도 있다는 건데, 이 경우 감염 위험은 물론 치료제의 안전성도 담보하기 어렵습니다.
<인터뷰>조영민/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약값이 워낙 비싸다 보니까 이제 이런 일들이 생기는데요. 일단은 권장하지 않는 부분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이게 비위생적으로 만약에 다루어졌을 때 생길 수 있는 감염 문제 그다음에 '이 약효가 안정적으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냐' 그러니까 약효를 잃어버린 주사를 맞을 수도 있게 되겠죠. 뭐 그런 부분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고요. |
전문 의약품이 치료제가 아닌 유행처럼 소비되는 현실.
무분별한 처방 속에 그 피해는 결국 이용자에게 ‘부작용’이란 대가로 돌아오고 있었습니다.

<인터뷰>손아진/위고비 사용자 저는 24살 손아진이고요.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7개월째 위고비를 맞고 있습니다. 현재 그럼 감량에 성공하셨어요? 지금 52kg에서 41kg까지 11kg 정도 감량했어요. |
정상 체중인 손아진 씨는 마른 몸매를 원해 처음부터 고용량인 4단계를 처방받았습니다.
<인터뷰> 손아진/위고비 사용자 처음에 제가 처방받은 용량이 좀 셌어요. (처음부터?) 네 병원에서는 이제 1.7(4단계)을 처방해 주면서 첫째 주랑 둘째 주는 0.85씩 이렇게 좀 나눠서 맞아보라고 권유하셨거든요. 그래서 이제 맞았는데 이제 부작용이 생각보다 너무 세더라고요. |
첫 주부터 구토가 이어졌고 응급실 신세를 져야 했습니다.
<인터뷰> 손아진/위고비 사용자 거의 한 30분에서 1시간 간격으로 계속 구토를 했었어요. 음식물 다 토해내고 나서는 더 이상 나올 게 없어서 위액을 계속 토하더라고요. |
이후 용량을 낮춰 투약하고 있다는 손 씨.
감량엔 성공했지만, 어지럼증에 시달리다 보니 고칼로리 음식을 일부러 먹고 있습니다.
<인터뷰> 손아진/위고비 사용자 식단을 하면 안 돼요. 어지러워서. 그래서 일부러 고칼로리 음식을 좀 많이 먹어요. 액상과당도 꾸준히 먹어줘야 하고 안 그러면 너무 어지러워서 일할 때 눈앞이 하얘지고 그러거든요. |
하지만 손 씨는 건강을 걱정하면서도 위고비를 끊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손아진/위고비 사용 (건강은 좀 걱정되지 않아요?) 좀 걱정이 되긴 해요. 그래도 살찌는 것보다는 이게 좀 더 마음이 편한 것 같아요. |

임신 준비를 위해 체중 감량을 시도 중인 이 모 씨.
처음엔 의사의 지시에 따라 1단계부터 위고비 투약을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이00/위고비 부작용 경험자 쉽게 살 빼는 게 없을 거 다 하고 정보를 엄청 많이 찾아봤어요. 병원에도 엄청나게 전화해 보고. 아 이렇게 내가 집에서만 할 게 아니라 의사를 만나봐서 상담을 받아 봐야겠다…. |
한 달 만에 10kg이 빠질 정도로 극적인 효과를 봤다고 합니다.
<인터뷰>이00/위고비 부작용 경험자 이게 위고비 맞기 전에 제일 큰 크기로 샀거든요. 여기 보시면 근데 이거 태그 그대로죠. 못 입은 거예요. (제일 더 큰 사이즈로 샀는데 이제 살이 빠져서) |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3주 후엔 부작용이 찾아온 겁니다.
<인터뷰>이00/위고비 부작용 경험자 약간 미식거리기가 시작하는 거예요. 그냥 그냥 일어났을 때 그냥 술 먹고 난 다음 날 술 과음 엄청나게 한 그다음 날 그 느낌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병원을 갔어요. 갔는데 그 동네 병원에서 위고비 (부작용으로) 많이 온대요. 사람들이 |
그런데도 이 씨는 오히려 이후 ‘성지 병원’을 찾아 용량을 높였다고 합니다.
<인터뷰>이00/위고비 부작용 경험자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이 증량 방법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 되는 줄 알았어요. |
결국 심한 복통과 설사를 겪고 응급실에 실려 갔습니다.
<인터뷰>이00/위고비 부작용 경험자 외출을 못 해요. 복통이 있는 게 아니고 죄송한데 물 설사가 그냥 물이에요 윗배 전체가 아픈 거예요. 근데 이게 그냥 쿡쿡 찌르는 게 아니고 막 쥐어짜듯이 아파요. 땅바닥에서 굴을 정도로 막 이제 엉엉 울면서 |
이 씨는 더 이상 투약하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인터뷰>이00/위고비 부작용 경험자 누군가가 한 명이라도 약사나 의사님이나 의사 선생님이나 한 명이라도 그 증량 방법을 잘 설명해 주셨다면 괜찮았을 텐데…. |
머지않아 만 12살 이상 청소년용 위고비도 출시될 수 있는 상황….
<인터뷰> 조영민/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소아 청소년까지 확대되는 것은 반길 부분이죠. 왜냐하면 소아 청소년 비만이 많이 늘어나기 때문에 소아청소년기에도 이 약의 안전성이 확보되는 거예요. + 그런데 그 연령에서 이 약을 쓸 필요도 없는데 무분별하게 쓴다고 그러면 그건 문제가 될 것이고요. |
전문가와 시민 단체는 철저한 단속으로 오남용부터 막아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전문의약품이라는 이유로 감독 권한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10kg을 더 감량해 올해 청룡어워즈 무대에 멋진 모습으로 서는 것.
그것이 MC 배, 영현 씨의 목표입니다.
<녹취> MC 배 (이거 뭐예요? 근데 이거) 마법의 책이요 올해 결혼할 수 있을까요? "상황에 따라 다른 행동이 필요하다" 못 가겠는데 쉽지가 않네요. (살 뺄 수 있을까요?) 위고비로 살을 뺄 수 있을까요? "현실을 직시해라" 약간 요행을 바라지 말라는 뜻인 것 같습니다. 건강히 식단 관리하고 운동해야겠다. |

그의 말처럼 관리의 정답은 가장 익숙한 방식에 있습니다.
쉽게 빠진 살은 쉽게 돌아온다는 것 역시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인터뷰>최00(얼굴만 모자이크) 요요가 많이 걱정되는 부분이 있죠. 근력 운동을 해주라고 해서 최근에 이제 헬스도 등록해서 하고 있습니다. |
하지만 용량을 높인 신제품들이 줄줄이 출시를 앞두고 있고,
어떤 이는 이런 약을 너무 쉽게 '관리의 시작점'으로 삼고 있습니다.
<인터뷰> 손아진/위고비 사용자 그런 말이 있더라고요. 위고비 끊으면 대 고비가 온다고 요요가 엄청 심하다는 거예요. 그래서 끊을 생각은 아직 없어요. 이제 슬슬 (운동) 시작해야죠. 목표 몸무게는 도달했으니까? 네. |
분명한 건 이런 약들은 다이어트 보조제가 아닌 부작용을 내포한 ‘비만 치료제’라는 사실입니다.
<인터뷰> 허양임/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건강증진센터장 체중이 줄고 나면 식욕은 그 전보다 더 당기게 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감량하는 기간에 바람직한 내가 체중이 늘지 않게 하는 생활 습관 교정이 되지 않으면 약을 중단했을 때 이전에 비해서 더 치료비 많이 내는 걸 경험하시게 될 거예요. |
#위고비 #다이어트 #나눠맞기 #마운자로 #삭센다 #잽바운드 #GLP-1 #세마글루티드 #위고비 췌장염 #위고비 성지 #위고비 나눠맞기 #위고비 부작용 #위고비 효과 #위고비 5단계 #위고비 일론머스크 #위고비 빠니보틀 #일론머스크 #킴카다시안 #빠니보틀 #이대호 #성시경 #김준호 #오프라윈프리 #풍자
취재:조정인
심층취재 지원:김아연
촬영:강우용, 조선기
촬영기자:김대원
편집:이기승, 김기곤
그래픽:장수현
리서처:채희주
조연출:심은별 이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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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보다] “살 빼고 싶어요” - 위고비에 빠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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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7-20 23:02:45
SNS를 휩쓴 다이어트 인증 영상들.
할리우드 스타들이 먼저 효과를 봤다고 알리기 시작했고,
국내 유명인들도 서로 “맞았다”고 공개합니다.
<녹취> 김준호 유튜브 살이 많이 빠지셨다고 주위에서 지금 고비 고비 위고비 <녹취> 빠니보틀 (곽튜브 유튜브) 그걸로 뺐잖아. 응. 위고비를 해야 하는데, 하면 좀 빠질 것 같은데 나도 |

살이 ‘확’ 빠진다는 소문에 비만약의 판을 바꿨다는 말까지.
<인터뷰>최00/위고비 사용자 한 12kg 정도는 줄여서…. <인터뷰>김윤성/위고비 사용자 총 한 12kg 정도 빠졌고요…. |
<인터뷰>오상우/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비만 대사영양센터장 비만 약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약이라고 볼 수 있죠. |
물론 누구나 맞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인터뷰>위고비 부작용 경험자 자려고 눕고 항상 그냥 혼자 되뇌어요. 이렇게 오늘은 안 아프겠지. <인터뷰>손아진/위고비 사용자 부작용이 생각보다 너무 세더라고요. 그때 응급실 가고 그랬었죠. |
그래도 다이어트를 향한 욕심은 꺾이지 않습니다.
<녹취>00병원 의사(음성변조) 혹시 조금 더 고용량으로는 안 될까요? 나눠 맞으실 거예요? 네. <녹취>00병원 의사(음성변조) 높은 단계를 원하시면 부작용에 대해서도 책임을 다 지셔야 해요 |
병원과 환자의 '계산' 속에 원칙은 사라지고
<녹취> 00병원 상담사(음성변조) (이게 회당 결제인 거죠? 펜당 결제가 아니라?) 네 맞아요. |
누군가에겐 ‘치료’를 위한 약이 다른 누군가에겐 ‘미용‘을 위한 도구가 됐습니다.

<인터뷰>위고비 사용자 치료받기 위해서 온 병원이 아니고 그냥 위고비를 사러 오는 다 환자들이다…. |
그 끝엔 어떤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까요?
<인터뷰>손아진 이게 그런 말이 있더라고요. 위고비 끊으면 대 고비가 온다고…. <인터뷰>이00 만약에 이걸 맞기 전에 누군가가 좀 그런 경고성의 얘기를 좀 해줬으면 좀 더 신중해지지 않았을까 |

<녹취>신동엽 사랑하는 제 동생 MC배를 다시 한번 큰 박수로 맞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

<녹취> 너무 뚱뚱하다. 너무 뚱뚱해. |
KBS 예능 <불후의 명곡> 사전 MC로 활약 중인 MC배, 배영현 씨.
늘 무대 뒤에 있던 그는 인간극장을 통해 처음으로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녹취> 이중 턱 보세요. 지금 |
하지만 화면 속 자신의 모습은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인터뷰>MC배/불후의 명곡·열린음악회 사전 MC 제가 한 10년 가까이 총 20kg이 쪘거든요. 세 자리가 되는 순간 뭔가 심리적으로 압박감이 오더라고요. 이분들을 매일 내가 대하는 분들인데 나도 그래도 ‘조금은 관리를 하고 현장에 가야겠구나’ |
고심 끝에 그가 선택한 건 비만 치료제 ‘위고비’였습니다.

<녹취> 바늘이 이렇게 방울이 맺혀져 있어야 한다고 그랬고 돌려야 됩니다. |
<인터뷰>MC배/불후의 명곡·열린음악회 사전 MC (다이어트) 양약도 먹어보고 한약도 지어서 먹어보고 했는데 이제 식습관이 불규칙하고 또 일을 프리랜서다 보니까 잡히는 대로 일을 하다 보니까 식사하는 시간 그리고 일하는 시간 이게 일정치가 않아서 위고비는 좀 편리한 게 일주일 그때 이제 복용을 하면 되니까 |
위고비 투약 3개월째. 몸무게는 얼마나 줄었을까요?
<녹취> 아직도 100이야? 아직도 99.6이야 왜 그럴까요? |

다이어트를 시작한 뒤 처음으로 5kg 감량에 성공했습니다.
<녹취> 104.4를 딱 찍은 거지 4.4가 104.4입니다. 104에서 지금 99까지 왔으니까 한 4kg이…. |
몸무게보다 더 큰 변화는 식욕 자체가 크게 줄었다는 겁니다.
<녹취> 딱 이거 먹고 일하고 끝나고 밥 한 끼 딱 먹고 간식 박스가 좀 줄지 않아요. 먹고 싶은 생각이 안 들어서…. |
<인터뷰>MC배/불후의 명곡·열린음악회 사전 MC 먹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거는 그거는 이제 확실한 효과가 맞는 것 같아요+그런 생각조차 들지는 않으니까 그게 나중에는 조금 더 있으면 체중 감량 효과로 오지 않을까요? |
지금 영현 씨는 15kg을 빼는 게 목표입니다.
<인터뷰>MC배/불후의 명곡·열린음악회 사전 MC 주변에 이제 스타일리스트 하는 친구의 추천을 받아서 저도 이제 위고비를 시작하게 됐는데 그 친구도 한 3개월 만에 한 12kg이 감량됐거든요. 이런 사람들이 주변에 너무 많이 생겨나고 있으니까 저도 이제 될 때까지는 한번 해보자 |
그의 말처럼 다른 사람들도 효과를 봤을까?
2월부터 위고비를 맞은 30대 최 모 씨.
건강도 걱정이었지만 살찐 자신을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에 위고비를 맞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최00/위고비 사용자 몸무게가 굉장히 많이 늘어서 건강검진 소견에서도 이제 감량을 했으면 좋겠다는 소견을 받았고요. 되게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났는데 보자마자 자리에 앉기도 전에 저를 보고 깜짝 놀라면서 너 왜 이렇게 살이 많이 쪘냐 하면서 정말 한 30분 정도 제 살찐 얘기만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 정말 그때 좀 위기감이 왔죠. |
5개월간 용량을 늘려가며 꾸준히 맞아온 결과, 81kg에서 69kg까지 12kg을 감량했습니다.
<인터뷰>최00/위고비 사용자 예전에는 밥 한 공기로 사실 부족했거든요. 한 공기를 더 먹거나 뭐 이런 경우가 있었는데 ‘한 절반 먹으면 딱 됐다. 더 이상 못 먹겠구나’라는 거였는데. ‘내가 이것밖에 안 먹었는데도 배가 부르네’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
물론 빠진 살만큼 자신감은 붙었습니다.

<인터뷰>최00 (그 친구들 다시 만나신 적은 없으세요? 최근에) 조만간 만날 예정이에요. (그러면 이제 어떻게 얘기해 주실 거예요?) 이제 뭐 굳이 얘기가 필요한가요? |
위고비는 어떤 원리로 식욕을 줄여주는 걸까?
<인터뷰>오상우/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비만 대사영양센터장 전에는 뇌 부분에서 나와 있는 여러 물질이 뇌가 막 뭘 먹을 거 찾으니까 그 부분만 집중했었는데 최근 몇십 년 동안 연구 결과 장이나 간이나 근육에서도 그런 연락 신호를 준다는 게 많이 밝혀졌죠. 그중의 하나가 GLP 1이라는 거고 그게 장에서 나와서 뇌에 가서 식욕을 더 이상 안 나오게끔 하는 호르몬이라고 할 수 있죠. |
이 GLP-1 호르몬을 약으로 만든 게 바로 위고비입니다.
우리 몸에서는 식사하면 장 속에서 GLP-1이 분비돼 뇌에 배부르다는 신호를 보냅니다.
이 원리를 이용해 작용 시간이 긴 GLP-1 유사체를 주사하면 배부름을 더 오래 느끼게 되는 겁니다.
<인터뷰> 허양임/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건강증진센터장/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건강증진센터장 이 호르몬 자체가 실제 신체에서는 몸에서 나오는 호르몬이 2~3분 이내에 분해가 돼요. 하지만 이런 위고비 같은 약재는 일부 분자 치환을 해서 이 작용 시간이 좀 더 길게 작용해서 오랫동안 포만감을 더 느끼게 해주는 덜 먹고 싶게 만드는 약이고. |
사실 GLP-1 계열의 비만 치료제는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된 약입니다.
<인터뷰>오상우/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비만 대사영양센터장 당뇨약으로 개발하다가 살 빠지는 효과가 더 뛰어나다고 해서 용량을 늘렸더니 그래서 요즘 비만약으로 전환해서 쓰기 시작해서 오히려 당뇨약보다 비만약으로 더 유명해졌죠. |
<인터뷰>조영민/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혈당도 잡아주고 식욕도 잡아주고 하는 그런 약이죠. 그렇기 때문에 완전히 차원이 다른 거고요. 그다음에 또 체중 감량도 차원이 다르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동안에는 마의 10% 체중 10%를 빼는 약이 없었어요. 없었는데 이제 10%를 가뿐히 넘어서고 이제 한 20% 혹은 그 이상까지 체중을 뺄 수 있게 되다 보니까 선풍적인 그런 관심을 받게 된 것입니다 |

특히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가 ‘위고비’를 통해 감량한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고, 여기에 모델 겸 사업가인 킴 카다시안도 가세합니다.
위고비의 인기로 이 약을 개발한 노보노디스크의 시가총액은 유럽증시 1위에 오를 정도였습니다.
지난해 10월엔 위고비가 국내에 정식 출시됐습니다.
이후 국내 유명인들도 잇따라 위고비 투약 사실을 공개하며 빠르게 관심을 모았습니다.
<녹취> 빠니보틀, 곽튜브 (출처:곽튜브) 살이 확 빠졌네. (너도 맞아) 몇 킬로예요? (64~65 왔다 갔다 해) |
<녹취> 성시경 이대호 (출처:성시경의 먹을 텐데) 아 근데 살이 많이 빠졌네. 아 요즘 빼고 있습니다. 한 20kg 넘게 뺐습니다. |
<녹취>김준호 위고비 언급 지금 고비 고비 위고비. 지금 고비예요. 위고비를 계속 해야 하는지. 83kg에서 77kg까지 뺐거든요. (살 계속 빼지 마!. 너무 예민해져. 요즘 대하기 너무 힘들어요. 너무 예민해서.) |
여기서 주목할 점은 치료 목적을 넘어 ‘미용 목적’의 처방이 더 많아지고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장심석/00의원 원장 출시된 지 이제 한 6개월 7개월 이상 됐는데요. 최근 여름 되면서 거의 한 그때와 비교해 2배 정도 늘어났습니다. 이게 좀 미용 목적으로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사실은 그 정도의 몸무게가 나가지 않는데도 좀 미용 목적으로 받고 싶어서 하고 계십니다. |
병원 직원들 사이에서도 ‘한 번쯤은 맞아 본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이 병원에 근무하는 김윤성 씨도 위고비를 맞고 있습니다.

6개월이 지난 지금 눈에 띄는 변화가 찾아왔다고 말합니다.
<인터뷰>김윤성/병원 관계자·위고비 사용자 30살 때 한 15kg이 1년 동안에 찌고 한 번도 20년 동안 빠지지를 않았어요. 지방간도 있고 고지혈증도 있고 몸도 아주 피곤하고…. 어 고지혈증이랑 지방간은 없어졌어요. 총 12kg 정도 빠졌고요. |
그러나 체중 감량 같은 장점만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인터뷰>김윤성/병원 관계자·위고비 사용자 제일 큰 단점이 근육이 많이 빠져요. 정말 많이 빠지거든요. 저도 이제 나름 힘이 좀 있는 사람 측이었는데 갑자기 힘이 빠지다 보니까 뭐 소위 집사람이 이제 뭐 병따개 따 달라고 해도 이렇게 했는데 안 따지고 막 약간 힘이 약해지니까…. |
근육 손실은 다수의 투약자에게서 확인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00/위고비 사용자 이제 근육도 같이 빠지거든요. (1kg 빠지고 이게 근육이 먼저 빠지고 체지방은 오히려 또 올랐네). 네 이렇게 열심히 운동하지 않아서 |
<인터뷰>조영민/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지방은 좀 빠졌으면 좋겠는데 근육이 따라 빠지는 거예요. 그래서 근감소증의 위험이 있을 수가 있어요. 계단 올라가는 데 힘이 없어서 못 올라가겠네. 그다음에 균형을 잡아주잖아요. 그러니까 넘어지려고 할 때 근력이 있으면 딱 바로 잡을 텐데 넘어져 버리는 거죠. 낙상으로 이어진다든지. 이런 부분들. |
근육이 빠지면 ‘요요 현상’ 역시 더 쉽게 찾아올 수 있습니다.
<인터뷰> 오상우/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비만 대사영양센터장 주사만 맞으면 절대 근육 유지가 안 돼요. 이거 할 때는 몸무게 빠져서 좋을지 몰라도 나중에는 안 좋을 수 있어요. 근육이 5kg 빠졌는데 그러면 이 약을 끊고 나면 다시 살이 찔 때 빠졌던 5kg이 근육으로 보충이 되겠어요? 아니면 지방으로 보충되겠어요? 답은 지방으로 보충되죠. 그 이유는 우리 몸이 뭔가 위기 상황이다 싶다 보면 뭐든지 먹고 나서 에너지로 저장하려는데 에너지로 저장하려면 지방으로 저장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거든요. |
실제 한 연구에 의하면 고도비만 환자 300여 명은 위고비 투약 68주 뒤 체중을 평균 17% 감량했지만,
투약을 중단한 뒤 생활 습관을 개선해도 체중이 다시 11% 넘게 돌아왔습니다.
근육 소실도 문제지만 갑작스러운 체중 감량은 건강 이상을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인터뷰> 오상우/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비만 대사영양센터장 살이 빨리 빠지면 나빠지는 게 두 가지가 있거든요. 하나는 담낭 하나는 골다공증. 살이 빨리 빠지다 보니까 담석이 잘 생기거나 담석이 있던 사람이 담낭염으로 잘 넘어가요. 그래서 전에 담석이나 담낭염이 있었던 분은 조금 조심하셔야 하고요. 골다공증의 위험 이런 뿐만 아니라 나중에 대사 반응이 안 좋아서 그러니까 마른 데도 당뇨병이 생기고 고혈압이 생기고 심근경색증이라든지 이런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 커지거든요. |
위고비 투약 후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부작용은 구토와 설사입니다.
<인터뷰> 허양임/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건강증진센터장/교수 위고비 세마글루타이드는 위장관계에 작용하기 때문에 장운동이 느려져요. 그래서 구역감이 생기거나 또 많이 먹었을 때 구토한다거나 변비나 설사 같은 또 아니면 복통 같은 장 관련된 부작용이 가장 흔한 부작용이고요. 그래서 용량을 처음부터 치료 용량이 아니라 밑에 용량부터 천천히 증량하면서 사용하는 겁니다. 적응 기간을 두기 위해서. |
우리나라에서 올해 3월까지 보고된 부작용 사례는 143건. 울렁거림이 가장 많았고, 구토와 설사, 두통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모발 손실과 시력 저하, 급성췌장염도 보고됐습니다.
해외에선 중증 사례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70대 남성이 용량을 늘렸다가 급성 췌장염으로 숨졌고, 영국에서도 위고비와 같은 약물 투약 후 췌장염 증세를 보인 사례가 수백 건 접수돼 당국이 조사에 나섰습니다.
다만, 직접적인 인과 관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인터뷰>오상우/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비만 대사영양센터장 이 약 자체가 췌장에 가서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기 때문에 있을 수 있는 가능성이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메타 분석을 해보면 뚜렷하지는 않아요. |
<인터뷰> 조영민/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비만한 사람들이 급성 췌장염의 위험이 높은 사람들이에요. 영국에서 이번에 조사하는 거는 뭐냐 하면 어떤 사람이 이게 많이 생기지? 그게 궁금한 거예요. 특히 유전자도 조사를 한다고 그래요. 어떤 특정 유전자의 변이를 가진 사람이 잘생기는가 그런 걸 보기 위한 부분이라서 너무 과도하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지 않을까 |
분명한 건 사람에 따라 중증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전문의의 진단과 관찰 아래 투약이 이뤄져야 한다는 겁니다.
전문의약품인 위고비는 체질량지수, 즉 BMI 30 이상인 고도비만 환자나 BMI 27 이상이면서 당뇨, 고혈압 같은 비만 관련 합병증이 있는 경우에만 처방이 가능합니다.

1회 투약 용량은 처음에는 가장 낮은 0.25mg에서 시작해 최대 2.4mg까지 5단계에 걸쳐 점진적으로 늘리는 게 원칙입니다.
<인터뷰> 허양임/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건강증진센터장/교수 임상시험 자체가 정상인 체중인 분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게 아니라 비만한 분들을 대상으로 진행이 됐기 때문에 + 일단은 임상시험 사에 데이터가 없는 거죠. |
<인터뷰> 조영민/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이 계열의 약재는 조금 더 강하게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이전에 쓰던 장 호르몬 제제들이 있어요. 그런 방식으로 쓰게 되면 너무 부작용이 심해서 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택한 전략이 뭐냐면 아주 낮은 용량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올리는 그런 방식으로 했어요. 그러니까 만약에 욕심을 내서 최고 용량으로 바로 맞아버리면 막 응급실에 실려 올 수도 있을 수준일 거예요. |
하지만 이런 원칙, 잘 지켜지고 있을까요?
<인터뷰>최00/위고비 사용자 처음 간 병원에서는 사실 거절당했습니다. 그 의사분께서 저희 제 육안으로 저의 일단 몸을 보시고 ‘아 고도비만이 아니기 때문에 당신은 이제 처방 대상이 아니다’라고 돌려보내시더라고요. 그런데 이제 그래서 다른 병원들을 찾아갔죠. |
결국 그가 찾아간 곳은 처방이 손쉽게 이뤄지고 가격도 저렴하다고 알려진, 이른바 ‘위고비 성지’였습니다.
BMI 21, 정상 체중 범위에 속한 20대 취재진이 위고비 투약자들에게 인기 있는 한 병원을 방문해 봤습니다.
병원 대기실은 위고비를 사려는 사람들로 붐빕니다.
투약 원칙과 달리 의사는 1단계가 아니라 3단계 용량을 바로 처방해 줍니다.
<녹취>00병원 의사(음성변조) 이제 1단계부터 5단계까지 있는 거거든요. (1, 2단계) 잘라서 3단계 처방받아 가시면 될 것 같아요. |
상담부터 처방까지 걸린 시간은 채 1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인근의 또 다른 병원.
이번엔 취재진이 가장 높은 단계인 2.4mg을 처방해 달라고 요청해 봤습니다.

<녹취> 00병원 의사(음성변조) 그거를 저랑 상의하시면 안 되고요. 높은 단계를 원하시면 말씀하시면 되시되 부작용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시면 되고요. 부작용 중에서 급성 췌장염 같은 경우에는 생명과도 직결이 되니까 그건 알고 계셔야 해요. |
그러면서 다른 곳에서 구하기 어려울 거라며 병원에서 약을 살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인터뷰> 00병원 의사(음성변조) 2.4를 혹시 처방전을 원하시는 거면은 못 찾으실 것 같은데 2.4는 재고가 아예 부족해서요. 지금 근방 미터 통틀어서 제가 저 말고 자랑은 아니고요. 저 말고는 아예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래도 처방전으로 혹시 모르니까 드려볼게요. 찾아보시고 없으시면 오셔서 받으시면 되고요. |
한 병원에선 고용량을 처방해 준 뒤 이른바 ‘나눠 맞기’를 제안합니다.
<녹취> 00병원 의사(음성변조) (혹시 조금 더 고용량으로..) 나눠 맞으실 거예요? 1자리로 드릴게요. 그러면…. |
위고비 한 통엔 주당 1회씩, 4주 분량이 들어 있는데, 용량과 관계없이 가격은 40~60만 원 선입니다.

비싼 만큼 한 달 치인 고용량의 약을 2~3달에 걸쳐 나눠 맞도록 안내하는 겁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위고비의 권장 사용기간은 개봉 후 6주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오상우/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비만 대사영양센터장 큰일 날 소리죠. 그거 책임져야 해요. 왜냐하면 2.4를 쓰게 되면 본래 그게 까고 나면 6주 되면 변형이 일어나요. 그 변형된 주사를 계속 맞으라는 이야기하고 똑같거든요. 약에 대한 지식이 없이 하는 이야기죠 |
고가의 위고비 신드롬. 이면엔 더 심각한 문제도 있습니다.
위고비를 직접 놔준다는 광고를 내건 한 병원.
‘1회 체험에 13만 원‘이라는 이벤트가 한창입니다.

’체험‘ 이란 대체 어떤 의미일까?
<녹취>00병원 상담사(음성변조) 한 번 맞으시고 그다음에 1주일 뒤에 또 오셔서 2단계 맞으시고 이렇게 진행되는 거긴 해요 (그러면 이게 회당 결제인 거죠? 펜당 결제가 아니라?) 네 맞아요. 그냥 회당 결제예요. (그럼, 주사를 맞는 게 제가 한 펜을 사는 게 아닌 건가요?) 네 아니에요. |
하지만 위고비 한 통은 한 사람이 맞도록 설계된 치료제입니다.
<녹취>00병원 상담사(음성변조) 제 주사가 따로 있는 건지 아니면. 그냥 주사가 따로 있거나 이런 차원은 아니에요. 그러니까 제가 맞는 게 따로 보관되거나 그런 건 아니라는 말씀이죠? 네네 맞아요. |
남은 약은 다른 이에게 투약될 수도 있다는 건데, 이 경우 감염 위험은 물론 치료제의 안전성도 담보하기 어렵습니다.
<인터뷰>조영민/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약값이 워낙 비싸다 보니까 이제 이런 일들이 생기는데요. 일단은 권장하지 않는 부분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이게 비위생적으로 만약에 다루어졌을 때 생길 수 있는 감염 문제 그다음에 '이 약효가 안정적으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냐' 그러니까 약효를 잃어버린 주사를 맞을 수도 있게 되겠죠. 뭐 그런 부분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고요. |
전문 의약품이 치료제가 아닌 유행처럼 소비되는 현실.
무분별한 처방 속에 그 피해는 결국 이용자에게 ‘부작용’이란 대가로 돌아오고 있었습니다.

<인터뷰>손아진/위고비 사용자 저는 24살 손아진이고요.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7개월째 위고비를 맞고 있습니다. 현재 그럼 감량에 성공하셨어요? 지금 52kg에서 41kg까지 11kg 정도 감량했어요. |
정상 체중인 손아진 씨는 마른 몸매를 원해 처음부터 고용량인 4단계를 처방받았습니다.
<인터뷰> 손아진/위고비 사용자 처음에 제가 처방받은 용량이 좀 셌어요. (처음부터?) 네 병원에서는 이제 1.7(4단계)을 처방해 주면서 첫째 주랑 둘째 주는 0.85씩 이렇게 좀 나눠서 맞아보라고 권유하셨거든요. 그래서 이제 맞았는데 이제 부작용이 생각보다 너무 세더라고요. |
첫 주부터 구토가 이어졌고 응급실 신세를 져야 했습니다.
<인터뷰> 손아진/위고비 사용자 거의 한 30분에서 1시간 간격으로 계속 구토를 했었어요. 음식물 다 토해내고 나서는 더 이상 나올 게 없어서 위액을 계속 토하더라고요. |
이후 용량을 낮춰 투약하고 있다는 손 씨.
감량엔 성공했지만, 어지럼증에 시달리다 보니 고칼로리 음식을 일부러 먹고 있습니다.
<인터뷰> 손아진/위고비 사용자 식단을 하면 안 돼요. 어지러워서. 그래서 일부러 고칼로리 음식을 좀 많이 먹어요. 액상과당도 꾸준히 먹어줘야 하고 안 그러면 너무 어지러워서 일할 때 눈앞이 하얘지고 그러거든요. |
하지만 손 씨는 건강을 걱정하면서도 위고비를 끊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손아진/위고비 사용 (건강은 좀 걱정되지 않아요?) 좀 걱정이 되긴 해요. 그래도 살찌는 것보다는 이게 좀 더 마음이 편한 것 같아요. |

임신 준비를 위해 체중 감량을 시도 중인 이 모 씨.
처음엔 의사의 지시에 따라 1단계부터 위고비 투약을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이00/위고비 부작용 경험자 쉽게 살 빼는 게 없을 거 다 하고 정보를 엄청 많이 찾아봤어요. 병원에도 엄청나게 전화해 보고. 아 이렇게 내가 집에서만 할 게 아니라 의사를 만나봐서 상담을 받아 봐야겠다…. |
한 달 만에 10kg이 빠질 정도로 극적인 효과를 봤다고 합니다.
<인터뷰>이00/위고비 부작용 경험자 이게 위고비 맞기 전에 제일 큰 크기로 샀거든요. 여기 보시면 근데 이거 태그 그대로죠. 못 입은 거예요. (제일 더 큰 사이즈로 샀는데 이제 살이 빠져서) |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3주 후엔 부작용이 찾아온 겁니다.
<인터뷰>이00/위고비 부작용 경험자 약간 미식거리기가 시작하는 거예요. 그냥 그냥 일어났을 때 그냥 술 먹고 난 다음 날 술 과음 엄청나게 한 그다음 날 그 느낌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병원을 갔어요. 갔는데 그 동네 병원에서 위고비 (부작용으로) 많이 온대요. 사람들이 |
그런데도 이 씨는 오히려 이후 ‘성지 병원’을 찾아 용량을 높였다고 합니다.
<인터뷰>이00/위고비 부작용 경험자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이 증량 방법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 되는 줄 알았어요. |
결국 심한 복통과 설사를 겪고 응급실에 실려 갔습니다.
<인터뷰>이00/위고비 부작용 경험자 외출을 못 해요. 복통이 있는 게 아니고 죄송한데 물 설사가 그냥 물이에요 윗배 전체가 아픈 거예요. 근데 이게 그냥 쿡쿡 찌르는 게 아니고 막 쥐어짜듯이 아파요. 땅바닥에서 굴을 정도로 막 이제 엉엉 울면서 |
이 씨는 더 이상 투약하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인터뷰>이00/위고비 부작용 경험자 누군가가 한 명이라도 약사나 의사님이나 의사 선생님이나 한 명이라도 그 증량 방법을 잘 설명해 주셨다면 괜찮았을 텐데…. |
머지않아 만 12살 이상 청소년용 위고비도 출시될 수 있는 상황….
<인터뷰> 조영민/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소아 청소년까지 확대되는 것은 반길 부분이죠. 왜냐하면 소아 청소년 비만이 많이 늘어나기 때문에 소아청소년기에도 이 약의 안전성이 확보되는 거예요. + 그런데 그 연령에서 이 약을 쓸 필요도 없는데 무분별하게 쓴다고 그러면 그건 문제가 될 것이고요. |
전문가와 시민 단체는 철저한 단속으로 오남용부터 막아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전문의약품이라는 이유로 감독 권한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10kg을 더 감량해 올해 청룡어워즈 무대에 멋진 모습으로 서는 것.
그것이 MC 배, 영현 씨의 목표입니다.
<녹취> MC 배 (이거 뭐예요? 근데 이거) 마법의 책이요 올해 결혼할 수 있을까요? "상황에 따라 다른 행동이 필요하다" 못 가겠는데 쉽지가 않네요. (살 뺄 수 있을까요?) 위고비로 살을 뺄 수 있을까요? "현실을 직시해라" 약간 요행을 바라지 말라는 뜻인 것 같습니다. 건강히 식단 관리하고 운동해야겠다. |

그의 말처럼 관리의 정답은 가장 익숙한 방식에 있습니다.
쉽게 빠진 살은 쉽게 돌아온다는 것 역시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인터뷰>최00(얼굴만 모자이크) 요요가 많이 걱정되는 부분이 있죠. 근력 운동을 해주라고 해서 최근에 이제 헬스도 등록해서 하고 있습니다. |
하지만 용량을 높인 신제품들이 줄줄이 출시를 앞두고 있고,
어떤 이는 이런 약을 너무 쉽게 '관리의 시작점'으로 삼고 있습니다.
<인터뷰> 손아진/위고비 사용자 그런 말이 있더라고요. 위고비 끊으면 대 고비가 온다고 요요가 엄청 심하다는 거예요. 그래서 끊을 생각은 아직 없어요. 이제 슬슬 (운동) 시작해야죠. 목표 몸무게는 도달했으니까? 네. |
분명한 건 이런 약들은 다이어트 보조제가 아닌 부작용을 내포한 ‘비만 치료제’라는 사실입니다.
<인터뷰> 허양임/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건강증진센터장 체중이 줄고 나면 식욕은 그 전보다 더 당기게 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감량하는 기간에 바람직한 내가 체중이 늘지 않게 하는 생활 습관 교정이 되지 않으면 약을 중단했을 때 이전에 비해서 더 치료비 많이 내는 걸 경험하시게 될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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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조정인
심층취재 지원:김아연
촬영:강우용, 조선기
촬영기자:김대원
편집:이기승, 김기곤
그래픽:장수현
리서처:채희주
조연출:심은별 이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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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인 기자 row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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