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미 50개주에 ‘코리안 데스크’ 파견 검토”…주정부 대상 외교 강화
입력 2025.07.28 (17:00)
수정 2025.07.2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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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코리안 데스크' 미국의 각 주별 파견 구상… 재외공관 외에 주정부 직접 외교 채널 확대
국정기획위 외교안보 분과 초안에 포함, 대통령 보고·관련 부처 논의 거쳐 확정 방침

정부가 미국의 50개 주정부를 상대로 외교·통상 인력, 이른바 '코리안 데스크'를 파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국정기획위 초안에 반영된 이 구상은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참모들에게 직접 지시한 사안으로, 기존 대사관이나 총영사관 중심 외교에서 한발 더 나아가 주별 맞춤형 외교 대응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복안입니다.
이 계획은 관세 협상 과정에서 농산물·자동차·배터리 등 품목별 통상 이슈가 미국 내 주 단위로 구체화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국정기획위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이 G7 정상회의 직후 우리나라 인구당 외교관 수가 선진국 대비 현저히 부족하다"고 언급하며 "국격에 걸맞는 외교력 확보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따라 향후 5년 간 미국 50개 주에 점진적으로 외교 및 통상 전담 인력을 확대해 파견하는 안이 국정기획위 외교안보 분과 초안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코리안 데스크' 충원 규모와 파견 절차 논의중
검토안에 따르면, '코리안 데스크'는 외교관 신분으로 파견됩니다. 우선 한국 기업들의 투자가 집중되고 한미 간 교역이 활발한 조지아, 일리노이, 아이오와, 미시간 등의 주들이 우선 검토될 거로 보입니다.
'코리안 데스크'는 외교부 외에 산업통상자원부, 농림축산식품부, 코트라(KOTRA) 등 부처에서 100여 명 이상이 선발될 예정입니다. 구체적으로 충원 규모를 어느정도로 할지, 어떤 절차를 거쳐 파견될 지는 현재 논의중인 거로 전해졌습니다.
조지아주(Georgia)의 경우 현대자동차, LG 에너지솔루션, CJ 등 한국 기업이 현지 공장을 운영중인 대표적인 투자 거점입니다. 2003년 기준 한국과의 무역 규모는 약 158억 달러로 주 전체 무역의 10%를 차지합니다. 지난해 브라이언 캠프 주지사가 방한해 한국 기업과 투자 확대 논의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조지아주에는 애틀랜타에 소재한 주애틀랜타총영사관이 설치돼 있지만, 관할 지역은 남동부 8개 주입니다.
기존 총영사관의 역할이 교민 보호나 비자·여권 등 민원 위주의 기능에 집중돼 있는 만큼, '코리안 데스크' 는 통상 이슈 위주로 주 정부와 상시 소통할 별도 창구로 활용된다는 설명입니다.

미국의 농식품 시장 개방 압력과 맞물린 상황에서 미 중서부 지역(Midwest)을 중심으로 한 네트워크 구축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이오와와 캔자스는 미 중서부 지역에서 곡물 수출의 중심 주로서 2023년 기준 미국 전체 곡물 수출 중 아이오와가 11%, 캔자스가 10% 정도 점유하고 있습니다.
일리노이는 같은 해 전체 농식품 수출의 33%를 차지했고 미시간 주는 미국 타트 체리 생산량의 약 75%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과일 생산지입니다.
현재 국내에 수입되는 미국산 체리는 주로 캘리포니아, 워싱턴산이지만 한미 간 협상에 따라 중서부 지역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농축산물 쿼터·검역 협의가 주 단위에서 이루어질 경우, 실질적 교섭 창구 확보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2023년 기준 미국 중서부(Midwest) 지역 농산물의 30%는 아시아로 수출됐는데, 이는 북미(63%) 다음으로 큰 비중입니다.
특히 한국은 미국산 곡물과 쇠고기 최대 수입국 중 하나로, 주 단위 통상 협상 및 검역 협의의 핵심 대상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최근 방미 활동을 마치고 귀국한 한미의원연맹 방미단은 "미 연방 차원의 통상 결정도 결국 주 단위 정치인들의 이해 관계가 반영된다"고 밝혔습니다.
중서부(Midwest) 지역은 미 공화당 의원들의 주요 정치 기반입니다. 한국 농축산물 시장의 개방 문제는 이 지역 의원들에게 주요한 통상 쟁점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실제로 농산물 쿼터 관련 협의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 '코리안 데스크', "주 단위 영향력 확보 위한 현장 외교 필요"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KBS와의 통화에서 "미 농산물 수입 쿼터나 검역 기준 문제는 대부분 주 단위 협의가 선행된 뒤 연방 정부 압박으로 이어진다" 면서 "정무 중심의 공관 외교에서 벗어나 주 단위 협상력과 통상 민감 이슈에 정통한 인력의 현장 배치가 시급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 '코리안 데스크'가 단순한 민원 창구 개념을 넘어 해당 주의 정책 결정 과정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부 안에는 '코리안 데스크'가 주 정부 경제국 및 의회와의 협의를 전담하고, 교역 현황과 통상 민원 데이터를 축적하는 플랫폼 기능도 수행하게 하려는 구상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를 통해 연방 차원의 협상 이전 단계에서 한국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고, 사전 조율을 가능하게 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일본이 미국과 사실상 'FTA 수준의 통상 협상'을 타결한 데 따른 한국 측 부담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대통령실은 오늘(28일) "미국이 관세협상 과정에서 농축산물 수입 개방을 우리 측에 요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양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정부 안팎에선 "미국이 요구하는 전리품에 가까운 양보 없이, 국내 산업과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운영의 묘’를 살리기 위해 주별 맞춤형 협상 창구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국정기획위는 대통령 보고 뒤, 외교부·통상·농식품 관계부처 등과 구체적 운영안과 법적 근거를 마련해 추진 여부를 확정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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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25-07-28 17:00:29
'코리안 데스크' 미국의 각 주별 파견 구상… 재외공관 외에 주정부 직접 외교 채널 확대<br />국정기획위 외교안보 분과 초안에 포함, 대통령 보고·관련 부처 논의 거쳐 확정 방침

정부가 미국의 50개 주정부를 상대로 외교·통상 인력, 이른바 '코리안 데스크'를 파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국정기획위 초안에 반영된 이 구상은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참모들에게 직접 지시한 사안으로, 기존 대사관이나 총영사관 중심 외교에서 한발 더 나아가 주별 맞춤형 외교 대응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복안입니다.
이 계획은 관세 협상 과정에서 농산물·자동차·배터리 등 품목별 통상 이슈가 미국 내 주 단위로 구체화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국정기획위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이 G7 정상회의 직후 우리나라 인구당 외교관 수가 선진국 대비 현저히 부족하다"고 언급하며 "국격에 걸맞는 외교력 확보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따라 향후 5년 간 미국 50개 주에 점진적으로 외교 및 통상 전담 인력을 확대해 파견하는 안이 국정기획위 외교안보 분과 초안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코리안 데스크' 충원 규모와 파견 절차 논의중
검토안에 따르면, '코리안 데스크'는 외교관 신분으로 파견됩니다. 우선 한국 기업들의 투자가 집중되고 한미 간 교역이 활발한 조지아, 일리노이, 아이오와, 미시간 등의 주들이 우선 검토될 거로 보입니다.
'코리안 데스크'는 외교부 외에 산업통상자원부, 농림축산식품부, 코트라(KOTRA) 등 부처에서 100여 명 이상이 선발될 예정입니다. 구체적으로 충원 규모를 어느정도로 할지, 어떤 절차를 거쳐 파견될 지는 현재 논의중인 거로 전해졌습니다.
조지아주(Georgia)의 경우 현대자동차, LG 에너지솔루션, CJ 등 한국 기업이 현지 공장을 운영중인 대표적인 투자 거점입니다. 2003년 기준 한국과의 무역 규모는 약 158억 달러로 주 전체 무역의 10%를 차지합니다. 지난해 브라이언 캠프 주지사가 방한해 한국 기업과 투자 확대 논의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조지아주에는 애틀랜타에 소재한 주애틀랜타총영사관이 설치돼 있지만, 관할 지역은 남동부 8개 주입니다.
기존 총영사관의 역할이 교민 보호나 비자·여권 등 민원 위주의 기능에 집중돼 있는 만큼, '코리안 데스크' 는 통상 이슈 위주로 주 정부와 상시 소통할 별도 창구로 활용된다는 설명입니다.

미국의 농식품 시장 개방 압력과 맞물린 상황에서 미 중서부 지역(Midwest)을 중심으로 한 네트워크 구축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이오와와 캔자스는 미 중서부 지역에서 곡물 수출의 중심 주로서 2023년 기준 미국 전체 곡물 수출 중 아이오와가 11%, 캔자스가 10% 정도 점유하고 있습니다.
일리노이는 같은 해 전체 농식품 수출의 33%를 차지했고 미시간 주는 미국 타트 체리 생산량의 약 75%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과일 생산지입니다.
현재 국내에 수입되는 미국산 체리는 주로 캘리포니아, 워싱턴산이지만 한미 간 협상에 따라 중서부 지역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농축산물 쿼터·검역 협의가 주 단위에서 이루어질 경우, 실질적 교섭 창구 확보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2023년 기준 미국 중서부(Midwest) 지역 농산물의 30%는 아시아로 수출됐는데, 이는 북미(63%) 다음으로 큰 비중입니다.
특히 한국은 미국산 곡물과 쇠고기 최대 수입국 중 하나로, 주 단위 통상 협상 및 검역 협의의 핵심 대상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최근 방미 활동을 마치고 귀국한 한미의원연맹 방미단은 "미 연방 차원의 통상 결정도 결국 주 단위 정치인들의 이해 관계가 반영된다"고 밝혔습니다.
중서부(Midwest) 지역은 미 공화당 의원들의 주요 정치 기반입니다. 한국 농축산물 시장의 개방 문제는 이 지역 의원들에게 주요한 통상 쟁점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실제로 농산물 쿼터 관련 협의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 '코리안 데스크', "주 단위 영향력 확보 위한 현장 외교 필요"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KBS와의 통화에서 "미 농산물 수입 쿼터나 검역 기준 문제는 대부분 주 단위 협의가 선행된 뒤 연방 정부 압박으로 이어진다" 면서 "정무 중심의 공관 외교에서 벗어나 주 단위 협상력과 통상 민감 이슈에 정통한 인력의 현장 배치가 시급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 '코리안 데스크'가 단순한 민원 창구 개념을 넘어 해당 주의 정책 결정 과정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부 안에는 '코리안 데스크'가 주 정부 경제국 및 의회와의 협의를 전담하고, 교역 현황과 통상 민원 데이터를 축적하는 플랫폼 기능도 수행하게 하려는 구상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를 통해 연방 차원의 협상 이전 단계에서 한국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고, 사전 조율을 가능하게 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일본이 미국과 사실상 'FTA 수준의 통상 협상'을 타결한 데 따른 한국 측 부담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대통령실은 오늘(28일) "미국이 관세협상 과정에서 농축산물 수입 개방을 우리 측에 요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양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정부 안팎에선 "미국이 요구하는 전리품에 가까운 양보 없이, 국내 산업과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운영의 묘’를 살리기 위해 주별 맞춤형 협상 창구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국정기획위는 대통령 보고 뒤, 외교부·통상·농식품 관계부처 등과 구체적 운영안과 법적 근거를 마련해 추진 여부를 확정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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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영 기자 s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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