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캄차카 강진 속 ‘직업인으로서의 의사’

입력 2025.08.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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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캄차카반도에서 규모 8.8의 강진이 발생한 뒤, 현지 의사들의 직업의식에 찬사가 쏟아졌습니다.

올렉 멜니코프 캄차카 보건장관은 텔레그램을 통해, 지진으로 인한 위험 상황 속에서도 환자 곁을 지킨 의사들이 여럿 있었다며 영상과 사연을 공개했습니다.


■ "지진 끝나면 바로 수술 시작할 생각 뿐이었다"

지난달 30일, 캄차츠키에 있는 한 병원 수술실. 양옆으로 건물이 흔들거립니다.

흔들림이 점점 더 강해지자, 종양외과 전문의와 다른 의료진들은 환자와 의료기구를 꼭 붙잡은 채 진동이 잦아들 때까지 버팁니다.

러시아 국영 통신사인 리아노보스티 등에 따르면, 당시 환자는 개복 수술을 받던 중이었습니다.

담당 의사는 "어떻게든 수술을 마쳐야 한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며, 아무리 흔들려도 무슨 일이 있어도 수술을 끝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의사도, 너무 강하게 흔들려 수술을 잠시 멈춰야 할 때도 도망가야겠다는 생각보다 (지진이) 끝나면 바로 수술을 시작할 생각뿐이었다고 언론에 말했습니다.

 캄차카 주립 제1산부인과 병원 의사, 출처 : 올렉 멜리코프 캄차카 보건부 장관 텔레그램 캄차카 주립 제1산부인과 병원 의사, 출처 : 올렉 멜리코프 캄차카 보건부 장관 텔레그램

■ 캄차카 지진 당시 아이 낳던 산모..."안전하게 출산"

캄차카 주립 제1산부인과 병원에서는, 지진 당시 출산 중인 산모가 한 명 있었습니다.

분만실에는 산부인과 전문의와 마취과 의사, 조산사로 구성된 의료팀이 들어가 있는 상황. 의료진은 지진으로 건물이 흔들리는 와중에도 침착하게 대처했고, 건강한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분만실 밖에서도 분주히 움직였습니다. 지진 직후 의사와 간호사들은 병원 안에 있던 산모와 신생아들을 모두 안전지대로 대피시켰습니다.

병원 관계자는 "의료진은 공포에 빠질 권리가 없다. 오직 환자 구호에 집중한 명확한 행동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올렉 멜리코프 캄차카 보건부 장관이 전했습니다.

캄차카 강진 때 제2시립병원 정형외과에서 수술받은 환자와 의사, 출처 : 올렉 멜리코프 캄차카 보건부 장관 텔레그램캄차카 강진 때 제2시립병원 정형외과에서 수술받은 환자와 의사, 출처 : 올렉 멜리코프 캄차카 보건부 장관 텔레그램

■ "진정한 전문가들에게 감사드린다"

캄차카 보건장관은 이런 사례들을 언급하며, 지진 속에서도 '현장'을 지켜준 의사들에게 감사함을 표현했습니다. 특히 이들을 '전문가'라고 부르면서, 전문성에 찬사를 보냈습니다.

"강한 지진이 수술 중이던 캄차카 암 전문 병원의 의사들을 덮쳤습니다. 위험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은 침착함을 유지했고 끝까지 환자 곁을 지켰습니다. 현재 환자는 괜찮은 상태입니다. 이런 스트레스 상황에서 보여준 전문성과 인내에 깊이 감탄하고, 우리 전문가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이번 사례는 진정한 전문가에게는 극복하지 못할 상황이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입증했습니다. 병원 직원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임무를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여주었고, 히포크라테스 선서와 의료인의 사명을 끝까지 지켰습니다."

"건물이 흔들리는 가운데에서도 외과의사들은 침착함을 유지했습니다. 수술을 중단하는 것은 환자의 건강에 위험을 초래하는 일이었기에, 그들은 끝까지 수술을 마무리했습니다. 그들의 전문성은 자연의 위협마저도 이겨냈습니다."

- 출처 : 올렉 멜리코프 캄차카 보건부 장관 텔레그램에서 발췌

지난달 30일 캄차카반도에서는 최대 4m 쓰나미가 관측되면서 해안 지역 일부 건물이 휩쓸렸지만, 부상자만 나왔을 뿐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8.8의 지진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가장 강력한 규모입니다. 전 세계에서 3백만 명 이상에게 대피령이 내려졌지만, 피해는 비교적 경미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영국 가디언지는 전 세계적인 재난 대응 체계가 잘 작동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캄차카반도의 의사들처럼 소명 의식을 가진 '전문가'들이 현장을 지켰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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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8 캄차카 강진 속 ‘직업인으로서의 의사’
    • 입력 2025-08-03 12: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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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캄차카반도에서 규모 8.8의 강진이 발생한 뒤, 현지 의사들의 직업의식에 찬사가 쏟아졌습니다.

올렉 멜니코프 캄차카 보건장관은 텔레그램을 통해, 지진으로 인한 위험 상황 속에서도 환자 곁을 지킨 의사들이 여럿 있었다며 영상과 사연을 공개했습니다.


■ "지진 끝나면 바로 수술 시작할 생각 뿐이었다"

지난달 30일, 캄차츠키에 있는 한 병원 수술실. 양옆으로 건물이 흔들거립니다.

흔들림이 점점 더 강해지자, 종양외과 전문의와 다른 의료진들은 환자와 의료기구를 꼭 붙잡은 채 진동이 잦아들 때까지 버팁니다.

러시아 국영 통신사인 리아노보스티 등에 따르면, 당시 환자는 개복 수술을 받던 중이었습니다.

담당 의사는 "어떻게든 수술을 마쳐야 한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며, 아무리 흔들려도 무슨 일이 있어도 수술을 끝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의사도, 너무 강하게 흔들려 수술을 잠시 멈춰야 할 때도 도망가야겠다는 생각보다 (지진이) 끝나면 바로 수술을 시작할 생각뿐이었다고 언론에 말했습니다.

 캄차카 주립 제1산부인과 병원 의사, 출처 : 올렉 멜리코프 캄차카 보건부 장관 텔레그램
■ 캄차카 지진 당시 아이 낳던 산모..."안전하게 출산"

캄차카 주립 제1산부인과 병원에서는, 지진 당시 출산 중인 산모가 한 명 있었습니다.

분만실에는 산부인과 전문의와 마취과 의사, 조산사로 구성된 의료팀이 들어가 있는 상황. 의료진은 지진으로 건물이 흔들리는 와중에도 침착하게 대처했고, 건강한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분만실 밖에서도 분주히 움직였습니다. 지진 직후 의사와 간호사들은 병원 안에 있던 산모와 신생아들을 모두 안전지대로 대피시켰습니다.

병원 관계자는 "의료진은 공포에 빠질 권리가 없다. 오직 환자 구호에 집중한 명확한 행동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올렉 멜리코프 캄차카 보건부 장관이 전했습니다.

캄차카 강진 때 제2시립병원 정형외과에서 수술받은 환자와 의사, 출처 : 올렉 멜리코프 캄차카 보건부 장관 텔레그램
■ "진정한 전문가들에게 감사드린다"

캄차카 보건장관은 이런 사례들을 언급하며, 지진 속에서도 '현장'을 지켜준 의사들에게 감사함을 표현했습니다. 특히 이들을 '전문가'라고 부르면서, 전문성에 찬사를 보냈습니다.

"강한 지진이 수술 중이던 캄차카 암 전문 병원의 의사들을 덮쳤습니다. 위험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은 침착함을 유지했고 끝까지 환자 곁을 지켰습니다. 현재 환자는 괜찮은 상태입니다. 이런 스트레스 상황에서 보여준 전문성과 인내에 깊이 감탄하고, 우리 전문가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이번 사례는 진정한 전문가에게는 극복하지 못할 상황이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입증했습니다. 병원 직원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임무를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여주었고, 히포크라테스 선서와 의료인의 사명을 끝까지 지켰습니다."

"건물이 흔들리는 가운데에서도 외과의사들은 침착함을 유지했습니다. 수술을 중단하는 것은 환자의 건강에 위험을 초래하는 일이었기에, 그들은 끝까지 수술을 마무리했습니다. 그들의 전문성은 자연의 위협마저도 이겨냈습니다."

- 출처 : 올렉 멜리코프 캄차카 보건부 장관 텔레그램에서 발췌

지난달 30일 캄차카반도에서는 최대 4m 쓰나미가 관측되면서 해안 지역 일부 건물이 휩쓸렸지만, 부상자만 나왔을 뿐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8.8의 지진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가장 강력한 규모입니다. 전 세계에서 3백만 명 이상에게 대피령이 내려졌지만, 피해는 비교적 경미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영국 가디언지는 전 세계적인 재난 대응 체계가 잘 작동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캄차카반도의 의사들처럼 소명 의식을 가진 '전문가'들이 현장을 지켰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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