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정책에 돈 아끼는 미국인들…43%는 ‘물가 상승’ 걱정

입력 2025.08.04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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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상대로 한 상호 관세로, '미국이 다시 부유해지고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말합니다. 하지만 정작 미국인들은 '돈 걱정'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지 시각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제적 불확실성과 가격 상승으로 미국인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소비자 지출이 침체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최근 미연방 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 소비자 지출은 정체 상태를 보였으며, 미국의 식료품점과 요식업체 등 여러 대기업 CEO는 투자자들에게 '고객들이 경제적으로 더 어려운 처지에 있거나 최소한 그렇게 느끼고 있는 듯하다'고 밝혔습니다.

쇠고기 가격은 사상 최고치에 달했고, 커피에는 최대 50%의 추가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차량, F-150(픽업 트럭)을 만드는 포드는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협정으로 막대한 관세 부담을 안게 됐고, 이는 고스란히 차량 가격에 전가되고 있습니다.


"미국인 10명 중 4명 인플레이션 우려"

컨설팅 회사 맥킨지가 5월 실시한 미국 소비자 심리 조사에서 응답자의 43%는 '물가 상승과 인플레이션'을 가장 우려했고, '관세 정책'에 대한 우려도 29%로 집계됐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63%는 이미 소비 습관을 바꿨거나 조만간 바꿀 계획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후 여행 등에 아낌없이 돈을 써 온 미국인들은 실제로 필수품마저 아끼거나, 소포장 상품을 사는 등 소비 습관을 바꾸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유통업체인 크로거에서는 고객들의 방문 횟수는 늘었지만, 한 번에 담는 양은 줄고 쿠폰 사용도 다시 늘어나고 있습니다. 크로거 최고경영자(CEO)는 "구매 행태가 달라지고 있다. 고객들은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외식 문화에서도 비싼 레스토랑 대신 저렴한 패스트푸드로 이동이 늘고 있습니다. 미국의 유명 이탈리안 체인 레스토랑에는 연 소득 15만 달러 초과 가구의 방문이 증가하고, 5만 달러 미만 가구는 감소세입니다.

대형 금융 서비스 회사인 엠파워가 지난 6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하루 평균 4시간 가까이 돈에 대해 고민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설문에 참여한 2,206명 가운데 절반 이상은 "지난해보다 돈 걱정을 더 자주 한다"고 답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 시각 지난달 31일 "관세 덕분에 미국이 다시 위대하고 부유해지고 있다"고 자평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 미국인에게 이 '부유한 나라'는 와닿지 않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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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세 정책에 돈 아끼는 미국인들…43%는 ‘물가 상승’ 걱정
    • 입력 2025-08-04 17:5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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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상대로 한 상호 관세로, '미국이 다시 부유해지고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말합니다. 하지만 정작 미국인들은 '돈 걱정'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지 시각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제적 불확실성과 가격 상승으로 미국인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소비자 지출이 침체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최근 미연방 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 소비자 지출은 정체 상태를 보였으며, 미국의 식료품점과 요식업체 등 여러 대기업 CEO는 투자자들에게 '고객들이 경제적으로 더 어려운 처지에 있거나 최소한 그렇게 느끼고 있는 듯하다'고 밝혔습니다.

쇠고기 가격은 사상 최고치에 달했고, 커피에는 최대 50%의 추가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차량, F-150(픽업 트럭)을 만드는 포드는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협정으로 막대한 관세 부담을 안게 됐고, 이는 고스란히 차량 가격에 전가되고 있습니다.


"미국인 10명 중 4명 인플레이션 우려"

컨설팅 회사 맥킨지가 5월 실시한 미국 소비자 심리 조사에서 응답자의 43%는 '물가 상승과 인플레이션'을 가장 우려했고, '관세 정책'에 대한 우려도 29%로 집계됐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63%는 이미 소비 습관을 바꿨거나 조만간 바꿀 계획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후 여행 등에 아낌없이 돈을 써 온 미국인들은 실제로 필수품마저 아끼거나, 소포장 상품을 사는 등 소비 습관을 바꾸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유통업체인 크로거에서는 고객들의 방문 횟수는 늘었지만, 한 번에 담는 양은 줄고 쿠폰 사용도 다시 늘어나고 있습니다. 크로거 최고경영자(CEO)는 "구매 행태가 달라지고 있다. 고객들은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외식 문화에서도 비싼 레스토랑 대신 저렴한 패스트푸드로 이동이 늘고 있습니다. 미국의 유명 이탈리안 체인 레스토랑에는 연 소득 15만 달러 초과 가구의 방문이 증가하고, 5만 달러 미만 가구는 감소세입니다.

대형 금융 서비스 회사인 엠파워가 지난 6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하루 평균 4시간 가까이 돈에 대해 고민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설문에 참여한 2,206명 가운데 절반 이상은 "지난해보다 돈 걱정을 더 자주 한다"고 답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 시각 지난달 31일 "관세 덕분에 미국이 다시 위대하고 부유해지고 있다"고 자평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 미국인에게 이 '부유한 나라'는 와닿지 않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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