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미국이 추진중인 알래스카 LNG 사업, 각국과의 협상에 난항”

입력 2025.08.05 (16:52) 수정 2025.08.0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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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및 일본과의 무역 합의에 포함시키려고 시도하는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이 각국과의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현지시각 4일 보도했습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알래스카 노스슬로프 지역에서 채취한 천연가스를 새로 건설할 약 1,300여㎞ 가스관을 거쳐 앵커리지 인근 부동항인 니키스키까지 수송해 액화한 뒤 수요지로 공급하는 사업계획입니다.

비용 대비 사업 위험도가 커 앞서 미국 에너지 기업들도 손을 뗐지만, 미국은 세계 2위 및 3위 LNG 구매국인 일본 및 한국에 참여를 강력하게 권유하며 무역 협상에 이 사업을 포함시키기를 희망했습니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은 최근 미국과 무역 협상을 타결하면서도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와 관련해서는 구속력이 없는 투자의향서(LOI)조차 체결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의 무역 합의 발표 때 알래스카 LNG 사업과 관련해 일본이 미국과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후 백악관 문서와 일본 정부의 공식 발표로는 일본이 사업 참여를 검토한다는 수준으로 수위가 내려갔습니다.

미일 무역 협상에 직접 관여한 한 인사는 FT에 “백악관이 말한 것은 미국과 일본이 알래스카 LNG 신규 구매 계약을 검토 중이라는 수준이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자랑한 합작회사와는 거리가 멀다”고 전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번에 한미 무역 합의를 통해 향후 4년간 LNG를 중심으로 미국산 에너지 1천억달러어치를 구매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 부분은 이번 합의에서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익명을 요청한 한국 정부의 한 관계자는 FT에 “일부 한국 기업들이 건설 파트너로서 참여에 관심을 보이지만, 특히 가스관 건설과 관련해 이 프로젝트의 경제적 타당성에 의문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미국이 우리가 필요한 비용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며 “미국의 압박이 아니었으면 한국 가스 구매자들이 이 프로젝트 투자를 절대 고려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10년 이상 된 제안으로, 2016년 미국 석유 메이저 엑손모빌과 코노코필립스가 사업에서 철수한 이후 표류해왔습니다.

트럼프 1기 때인 2017년 미국은 중국 국영 기업 3곳과 프로젝트 공동 개발을 위한 구속력 없는 협약을 체결했으나 사업은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집권 후 이 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지난 3월 국정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한국, 그리고 다른 국가들이 이 프로젝트에 각각 수조 달러를 투자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제인 나카노 에너지 안보 수석연구원은 FT에 “러시아와 중국의 북극 지역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알래스카의 경제적 회복력을 강화하는 것이 미국 정부의 핵심 목표가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에너지 전문가들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실제 건설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봅니다.

미국 에너지 컨설팅업체 라피단 에너지 그룹은 이 프로젝트의 2단계 사업 비용을 600억달러(약 83조원) 이상으로 추산했습니다.

이는 10년 전에 잡은 예산 330억 달러의 약 2배에 이릅니다.

여기에는 1단계 사업인 1,300㎞ 가스관 건설 비용은 포함되지 않으며, 비용 초과 및 환경 소송의 위험도 있다고 라피단은 지적했습니다.

라피단의 애널리스트 알렉스 먼튼은 “트럼프 행정부가 ‘에너지 지배’ 전략 또는 양자 무역 협상의 조건으로 이 프로젝트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점이 위험을 더욱 부각한다”며 “우리가 보는 기본 시나리오는 이 프로젝트가 최종 투자 결정을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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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05 16:52:48
    • 수정2025-08-05 16:56:03
    국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및 일본과의 무역 합의에 포함시키려고 시도하는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이 각국과의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현지시각 4일 보도했습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알래스카 노스슬로프 지역에서 채취한 천연가스를 새로 건설할 약 1,300여㎞ 가스관을 거쳐 앵커리지 인근 부동항인 니키스키까지 수송해 액화한 뒤 수요지로 공급하는 사업계획입니다.

비용 대비 사업 위험도가 커 앞서 미국 에너지 기업들도 손을 뗐지만, 미국은 세계 2위 및 3위 LNG 구매국인 일본 및 한국에 참여를 강력하게 권유하며 무역 협상에 이 사업을 포함시키기를 희망했습니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은 최근 미국과 무역 협상을 타결하면서도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와 관련해서는 구속력이 없는 투자의향서(LOI)조차 체결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의 무역 합의 발표 때 알래스카 LNG 사업과 관련해 일본이 미국과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후 백악관 문서와 일본 정부의 공식 발표로는 일본이 사업 참여를 검토한다는 수준으로 수위가 내려갔습니다.

미일 무역 협상에 직접 관여한 한 인사는 FT에 “백악관이 말한 것은 미국과 일본이 알래스카 LNG 신규 구매 계약을 검토 중이라는 수준이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자랑한 합작회사와는 거리가 멀다”고 전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번에 한미 무역 합의를 통해 향후 4년간 LNG를 중심으로 미국산 에너지 1천억달러어치를 구매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 부분은 이번 합의에서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익명을 요청한 한국 정부의 한 관계자는 FT에 “일부 한국 기업들이 건설 파트너로서 참여에 관심을 보이지만, 특히 가스관 건설과 관련해 이 프로젝트의 경제적 타당성에 의문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미국이 우리가 필요한 비용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며 “미국의 압박이 아니었으면 한국 가스 구매자들이 이 프로젝트 투자를 절대 고려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10년 이상 된 제안으로, 2016년 미국 석유 메이저 엑손모빌과 코노코필립스가 사업에서 철수한 이후 표류해왔습니다.

트럼프 1기 때인 2017년 미국은 중국 국영 기업 3곳과 프로젝트 공동 개발을 위한 구속력 없는 협약을 체결했으나 사업은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집권 후 이 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지난 3월 국정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한국, 그리고 다른 국가들이 이 프로젝트에 각각 수조 달러를 투자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제인 나카노 에너지 안보 수석연구원은 FT에 “러시아와 중국의 북극 지역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알래스카의 경제적 회복력을 강화하는 것이 미국 정부의 핵심 목표가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에너지 전문가들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실제 건설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봅니다.

미국 에너지 컨설팅업체 라피단 에너지 그룹은 이 프로젝트의 2단계 사업 비용을 600억달러(약 83조원) 이상으로 추산했습니다.

이는 10년 전에 잡은 예산 330억 달러의 약 2배에 이릅니다.

여기에는 1단계 사업인 1,300㎞ 가스관 건설 비용은 포함되지 않으며, 비용 초과 및 환경 소송의 위험도 있다고 라피단은 지적했습니다.

라피단의 애널리스트 알렉스 먼튼은 “트럼프 행정부가 ‘에너지 지배’ 전략 또는 양자 무역 협상의 조건으로 이 프로젝트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점이 위험을 더욱 부각한다”며 “우리가 보는 기본 시나리오는 이 프로젝트가 최종 투자 결정을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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