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베트남을 왜?…근로자 인센티브·과거사까지 언급

입력 2025.08.08 (15:30) 수정 2025.08.08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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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베트남 주석과 통화하는 이재명 대통령(6월 12일)취임 후 베트남 주석과 통화하는 이재명 대통령(6월 12일)

휴가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오늘(8일) 복귀합니다.

복귀 후 이 대통령은 휴가 기간 못 받은 현안 보고를 받는 한편 국빈 맞이를 위한 준비를 해야 하는데요.

첫 손님은 베트남 권력 서열 1위인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입니다. 또 럼 서기장은 10일부터 13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한국에 머무는데,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의 방한은 2014년 이후 11년 만입니다.

이 대통령은 또 럼 서기장과 11일 정상회담을 갖고 여러 기업인들이 함께 참여하는 국빈 만찬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베트남 주석이 첫 국빈 방문을 하게 된 데는 이 대통령의 베트남에 대한 높은 관심이 반영됐다는 분석입니다.

■ "경기도 다낭시·사돈의 나라·박항서"…친밀감 강조

이 대통령은 또 럼 서기장 방한을 앞두고 휴가 중 베트남 언론과 서면 인터뷰까지 진행하며 이번 만남의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베트남 서기장의 방한이 취임 후 맞이하는 첫 번째 외빈 행사이자 국빈 행사라는 점을 강조하며 "우리 대한민국이 한-베트남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있으며 양국 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가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이 대통령은 또 우리나라 국민들이 휴가를 즐기기 위해 많이 찾는 베트남 다낭을 언급하며 "혹시 베트남 국민들께서는 '경기도 다낭시'라는 말을 들어보셨냐, '베트남인지 한국인지 알 수 없을 정도'라는 뜻으로 붙여진 별명"이라며 "이런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양국 간의 인적 교류는 활발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10만 가구에 달하는 '한-베트남 다문화 가정'을 언급하며 "한국과 베트남은 결혼으로 맺어진 '사돈의 나라'"라고도 언급했는데요.

그러면서 "양국을 사랑하는 방문객들과 10만 다문화 가정, 한국의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베트남 근로자들이야말로 양국을 잇는 튼튼한 교량이며 양국 관계 발전을 견인할 든든한 '민간 외교관'이라고 말했습니다.

박항서 감독의 활약까지 언급한 이 대통령, 한국과 베트남 양국 관계 친밀도를 높여보려는 노력이 엿보입니다.

이 대통령은 2013년 성남시장 시절에도 베트남 지방정부와 협력을 해 온 인연이 있습니다. 당시 성남시는 베트남 탄호아 성과 우호 협력을 맺으며 첨단기술산업단지를 건설하는데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과 기술협력단을 파견하고 투자 협정을 맺기도 했습니다.

외교관계에서 국가마다 전략적 중요성이 저마다 있지만 베트남에 대한 이 대통령 특별한 관심이 이어져 온 건 분명해 보입니다.

■ "베트남 근로자 인센티브 줄 방법 찾아봐야"

이 대통령은 취임 후 국무회의에서도 베트남 관련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꺼낸 적 있습니다. 최근 공개된 6월 국무회의 회의록을 보면 이 대통령은 "베트남에서도 우리나라에 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인도적 차원에서 받아준다든지"라며 일종의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지를 관계 부처 장관에게 물었습니다.

그러면서 "오겠다는 공급은 많다는 것 같은데 그럴 때 인센티브를 주자는 것"이라며 "본인이 한국 참전 군인이나 군무원 관련 자식인데 아버지를 찾겠다는 것이 아니고 한국에서 일해보겠다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행정기관에서 분류의 어려움이 있을 거라면서도 "이런 사람들에 대해선 웬만하면 다 받아주는 것이 어떨까 생각이 든다"며 "굳이 배제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쪽은 좀 쉽게 들어올 수 있게 해주면 되는 것 아닌지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문제도 언급했는데 우리가 일본에게 전쟁 당시 저지른 범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는 것처럼 베트남에도 잘못한 게 있다면 전향적인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제 베트남이 대한민국에 무언가를 부탁하는 시대는 얼마 남지 않았다"며 "지금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은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 성장하는 베트남…"한국, 베트남 최대 투자 유치국"

이 대통령이 인도적인 차원에서 베트남 근로자들에 대한 혜택과 과거사 문제에 대한 전향적 자세를 촉구하는 측면도 있지만 이를 넘어 베트남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베트남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 목표를 8%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지난해 말보다 1~1.5%p 상향한 수치로 지난해 성장률(7.09%)보다도 1%p 이상 높은 수치입니다.
이를 토대로 향후 두 자릿수 경제성장률을 만들고 2045년까지 '고소득 국가'로 도약한다는 계획인데요.

내수만으로 성장 전략에 한계가 있고, 수출 다변화를 해야 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베트남은 주요한 투자국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은 한-베트남 관계 공고화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베트남이 홀로 중국을 대체할 만큼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인도네시아, 인도와 함께 동남아시아에서 역할을 할 수 있게 되면 중국에 대한 공급망 대안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습니다. 안보 차원에서도 미국 입장에선 중국을 견제할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11일 진행되는 이 대통령과 또 럼 서기장의 국빈 만찬에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회장)과 한국경제인협회 등 경제 6단체장, 삼성전자와 현대차 총수 등이 참석합니다.

양국은 원전과 고속철도, 스마트시티 등 국책 인프라 투자 및 미래 전략 분야 등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대통령실은 밝혔습니다. 첫 국빈 방문으로 베트남을 선택한 이 대통령의 의중이 읽히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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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오늘(8일) 복귀합니다.

복귀 후 이 대통령은 휴가 기간 못 받은 현안 보고를 받는 한편 국빈 맞이를 위한 준비를 해야 하는데요.

첫 손님은 베트남 권력 서열 1위인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입니다. 또 럼 서기장은 10일부터 13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한국에 머무는데,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의 방한은 2014년 이후 11년 만입니다.

이 대통령은 또 럼 서기장과 11일 정상회담을 갖고 여러 기업인들이 함께 참여하는 국빈 만찬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베트남 주석이 첫 국빈 방문을 하게 된 데는 이 대통령의 베트남에 대한 높은 관심이 반영됐다는 분석입니다.

■ "경기도 다낭시·사돈의 나라·박항서"…친밀감 강조

이 대통령은 또 럼 서기장 방한을 앞두고 휴가 중 베트남 언론과 서면 인터뷰까지 진행하며 이번 만남의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베트남 서기장의 방한이 취임 후 맞이하는 첫 번째 외빈 행사이자 국빈 행사라는 점을 강조하며 "우리 대한민국이 한-베트남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있으며 양국 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가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이 대통령은 또 우리나라 국민들이 휴가를 즐기기 위해 많이 찾는 베트남 다낭을 언급하며 "혹시 베트남 국민들께서는 '경기도 다낭시'라는 말을 들어보셨냐, '베트남인지 한국인지 알 수 없을 정도'라는 뜻으로 붙여진 별명"이라며 "이런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양국 간의 인적 교류는 활발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10만 가구에 달하는 '한-베트남 다문화 가정'을 언급하며 "한국과 베트남은 결혼으로 맺어진 '사돈의 나라'"라고도 언급했는데요.

그러면서 "양국을 사랑하는 방문객들과 10만 다문화 가정, 한국의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베트남 근로자들이야말로 양국을 잇는 튼튼한 교량이며 양국 관계 발전을 견인할 든든한 '민간 외교관'이라고 말했습니다.

박항서 감독의 활약까지 언급한 이 대통령, 한국과 베트남 양국 관계 친밀도를 높여보려는 노력이 엿보입니다.

이 대통령은 2013년 성남시장 시절에도 베트남 지방정부와 협력을 해 온 인연이 있습니다. 당시 성남시는 베트남 탄호아 성과 우호 협력을 맺으며 첨단기술산업단지를 건설하는데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과 기술협력단을 파견하고 투자 협정을 맺기도 했습니다.

외교관계에서 국가마다 전략적 중요성이 저마다 있지만 베트남에 대한 이 대통령 특별한 관심이 이어져 온 건 분명해 보입니다.

■ "베트남 근로자 인센티브 줄 방법 찾아봐야"

이 대통령은 취임 후 국무회의에서도 베트남 관련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꺼낸 적 있습니다. 최근 공개된 6월 국무회의 회의록을 보면 이 대통령은 "베트남에서도 우리나라에 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인도적 차원에서 받아준다든지"라며 일종의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지를 관계 부처 장관에게 물었습니다.

그러면서 "오겠다는 공급은 많다는 것 같은데 그럴 때 인센티브를 주자는 것"이라며 "본인이 한국 참전 군인이나 군무원 관련 자식인데 아버지를 찾겠다는 것이 아니고 한국에서 일해보겠다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행정기관에서 분류의 어려움이 있을 거라면서도 "이런 사람들에 대해선 웬만하면 다 받아주는 것이 어떨까 생각이 든다"며 "굳이 배제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쪽은 좀 쉽게 들어올 수 있게 해주면 되는 것 아닌지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문제도 언급했는데 우리가 일본에게 전쟁 당시 저지른 범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는 것처럼 베트남에도 잘못한 게 있다면 전향적인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제 베트남이 대한민국에 무언가를 부탁하는 시대는 얼마 남지 않았다"며 "지금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은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 성장하는 베트남…"한국, 베트남 최대 투자 유치국"

이 대통령이 인도적인 차원에서 베트남 근로자들에 대한 혜택과 과거사 문제에 대한 전향적 자세를 촉구하는 측면도 있지만 이를 넘어 베트남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베트남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 목표를 8%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지난해 말보다 1~1.5%p 상향한 수치로 지난해 성장률(7.09%)보다도 1%p 이상 높은 수치입니다.
이를 토대로 향후 두 자릿수 경제성장률을 만들고 2045년까지 '고소득 국가'로 도약한다는 계획인데요.

내수만으로 성장 전략에 한계가 있고, 수출 다변화를 해야 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베트남은 주요한 투자국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은 한-베트남 관계 공고화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베트남이 홀로 중국을 대체할 만큼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인도네시아, 인도와 함께 동남아시아에서 역할을 할 수 있게 되면 중국에 대한 공급망 대안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습니다. 안보 차원에서도 미국 입장에선 중국을 견제할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11일 진행되는 이 대통령과 또 럼 서기장의 국빈 만찬에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회장)과 한국경제인협회 등 경제 6단체장, 삼성전자와 현대차 총수 등이 참석합니다.

양국은 원전과 고속철도, 스마트시티 등 국책 인프라 투자 및 미래 전략 분야 등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대통령실은 밝혔습니다. 첫 국빈 방문으로 베트남을 선택한 이 대통령의 의중이 읽히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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