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얼굴’ 연상호 “박정민 배우의 깊어진 짜증 보실 거예요”

입력 2025.08.22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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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에 깊이와 결이 생겼어요. 영화 보면 느끼실 거예요, 깊이 있는 짜증이라는 것을…."

영화 '얼굴'의 연출자 연상호 감독이 박정민 배우의 전매특허로 꼽히는 '짜증 연기'를 '얼굴'의 감상 요소로 꼽았다.

연 감독은 22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얼굴' 제작보고회에서 "(박정민 배우의 짜증 연기를) 직관해서 영광이었다"며 웃음 지었다.

영화 '얼굴'은 앞을 보지 못하는 전각(篆刻) 장인 임영규(권해효 분)와 아들 임동환(박정민)이 40년간 묻혀 있던, 영규의 아내이자 동환의 어머니인 정영희(신현빈)의 죽음에 관한 비밀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연상호 감독이 2018년 직접 쓰고 그린 동명 만화를 이번에 영화로 제작했다.

박정민은 임동환과 젊은 시절의 임영규 두 부자(父子)를 연기한다. 그의 1인 2역 연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박정민은 "아들이 아버지의 젊은 시절을 파헤쳐가는데, 아들 역의 배우가 아버지를 연기하면 관객들에게 이상한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개인적으로는 한 번도 도전해보지 않아서 재밌을 것 같았다"고 1인 2역을 하게 된 계기를 들려줬다.

그는 "(임동환 역과 젊은 시절의 임영규 역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감정이 있더라"면서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형태의 감정이어서 새로웠다"고 연기를 돌아봤다.

출연료를 받지 않고 연기한 데 관해서는 "좋은 영화, 좋은 이야기에 제가 힘을 보태는 게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며 "평소에 감독님을 사모한다"고 무보수의 배경을 들려줬다.

권해효는 나이 든 임영규 역을 소화하며 시각장애인 연기에 처음 도전했다. 이를 위해 특수 렌즈도 착용했는데 그 때문에 실제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권해효는 "작고하신 장인어른이 시각장애인이어서 그 모습을 옆에서 봤던 제게 배역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던 것 같다"며 "배우들은 다른 배우의 움직임, 숨소리 등에도 자극받고 반응하는데, 눈이 좀 안 보여서 안정감과 편안함도 있었다"고 돌아봤다.

연상호는 "이 작품을 만들면서 가장 먼저 떠올렸던 캐릭터가 임영규"라며 "보이지 않으면서 시각 예술을 하는 아이러니한 인물이다. 그 인물 자체가 고도성장을 이룩한 한국을 상징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연 감독은 임영규의 반대편에 인물로서 정영희를 설정했다고 덧붙였다. 정영희는 비밀의 중심에 있는 캐릭터로 영화 내내 얼굴을 비추지 않는다.

'얼굴'은 제작비가 2억원대인 저예산 영화로도 관심을 끌고 있다. 촬영 기간이 3주로 통상의 장편 영화의 4분의 1에 불과했고 20여명의 소규모 스태프로 제작진을 꾸렸다.

연 감독은 저예산으로 꾸린 데 관해 "영화 만드는 방식을 다각화하지 못하면 영화를 계속 만들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며 "새로운 영혼을 가진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새로운 몸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했다. 내가 안 했던 방식으로 영화를 만들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동성 있는 프로덕션으로 배우와 감독이 직접 소통하고 우리가 좋아하는 장면들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며 "영화를 만들면서 한 번도 풍요롭게 찍은 적이 없었는데, 굳이 비교하자면 '얼굴'이 가장 풍요로웠다. 가장 소통을 많이 하고 시간을 쓸 수 있을 만큼 썼다"고 제작 방식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얼굴'은 다음 달 4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규모의 영화제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폐셜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돼 공식 첫선을 보인다. 스폐셜 프레젠테이션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기대작을 소개하는 부문으로 올해 한소희·전종서 주연의 '프로젝트 Y', 설경구 주연·변성현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 등이 이 부문에 초청됐다.

연 감독은 "월드 프리미어(세계 초연)로 선보이게 돼 영광스럽고, 즐겁고,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얼굴' 내용 자체가 한국인이면 더 이해할 수 있을 내용인데, 북미 관객에게 처음 선보이게 돼 부담스러운 면도 있다"고 털어놨다.

영화는 다음 달 11일 국내에서 개봉한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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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얼굴’ 연상호 “박정민 배우의 깊어진 짜증 보실 거예요”
    • 입력 2025-08-22 15:18:20
    연합뉴스
"짜증에 깊이와 결이 생겼어요. 영화 보면 느끼실 거예요, 깊이 있는 짜증이라는 것을…."

영화 '얼굴'의 연출자 연상호 감독이 박정민 배우의 전매특허로 꼽히는 '짜증 연기'를 '얼굴'의 감상 요소로 꼽았다.

연 감독은 22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얼굴' 제작보고회에서 "(박정민 배우의 짜증 연기를) 직관해서 영광이었다"며 웃음 지었다.

영화 '얼굴'은 앞을 보지 못하는 전각(篆刻) 장인 임영규(권해효 분)와 아들 임동환(박정민)이 40년간 묻혀 있던, 영규의 아내이자 동환의 어머니인 정영희(신현빈)의 죽음에 관한 비밀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연상호 감독이 2018년 직접 쓰고 그린 동명 만화를 이번에 영화로 제작했다.

박정민은 임동환과 젊은 시절의 임영규 두 부자(父子)를 연기한다. 그의 1인 2역 연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박정민은 "아들이 아버지의 젊은 시절을 파헤쳐가는데, 아들 역의 배우가 아버지를 연기하면 관객들에게 이상한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개인적으로는 한 번도 도전해보지 않아서 재밌을 것 같았다"고 1인 2역을 하게 된 계기를 들려줬다.

그는 "(임동환 역과 젊은 시절의 임영규 역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감정이 있더라"면서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형태의 감정이어서 새로웠다"고 연기를 돌아봤다.

출연료를 받지 않고 연기한 데 관해서는 "좋은 영화, 좋은 이야기에 제가 힘을 보태는 게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며 "평소에 감독님을 사모한다"고 무보수의 배경을 들려줬다.

권해효는 나이 든 임영규 역을 소화하며 시각장애인 연기에 처음 도전했다. 이를 위해 특수 렌즈도 착용했는데 그 때문에 실제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권해효는 "작고하신 장인어른이 시각장애인이어서 그 모습을 옆에서 봤던 제게 배역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던 것 같다"며 "배우들은 다른 배우의 움직임, 숨소리 등에도 자극받고 반응하는데, 눈이 좀 안 보여서 안정감과 편안함도 있었다"고 돌아봤다.

연상호는 "이 작품을 만들면서 가장 먼저 떠올렸던 캐릭터가 임영규"라며 "보이지 않으면서 시각 예술을 하는 아이러니한 인물이다. 그 인물 자체가 고도성장을 이룩한 한국을 상징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연 감독은 임영규의 반대편에 인물로서 정영희를 설정했다고 덧붙였다. 정영희는 비밀의 중심에 있는 캐릭터로 영화 내내 얼굴을 비추지 않는다.

'얼굴'은 제작비가 2억원대인 저예산 영화로도 관심을 끌고 있다. 촬영 기간이 3주로 통상의 장편 영화의 4분의 1에 불과했고 20여명의 소규모 스태프로 제작진을 꾸렸다.

연 감독은 저예산으로 꾸린 데 관해 "영화 만드는 방식을 다각화하지 못하면 영화를 계속 만들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며 "새로운 영혼을 가진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새로운 몸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했다. 내가 안 했던 방식으로 영화를 만들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동성 있는 프로덕션으로 배우와 감독이 직접 소통하고 우리가 좋아하는 장면들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며 "영화를 만들면서 한 번도 풍요롭게 찍은 적이 없었는데, 굳이 비교하자면 '얼굴'이 가장 풍요로웠다. 가장 소통을 많이 하고 시간을 쓸 수 있을 만큼 썼다"고 제작 방식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얼굴'은 다음 달 4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규모의 영화제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폐셜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돼 공식 첫선을 보인다. 스폐셜 프레젠테이션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기대작을 소개하는 부문으로 올해 한소희·전종서 주연의 '프로젝트 Y', 설경구 주연·변성현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 등이 이 부문에 초청됐다.

연 감독은 "월드 프리미어(세계 초연)로 선보이게 돼 영광스럽고, 즐겁고,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얼굴' 내용 자체가 한국인이면 더 이해할 수 있을 내용인데, 북미 관객에게 처음 선보이게 돼 부담스러운 면도 있다"고 털어놨다.

영화는 다음 달 11일 국내에서 개봉한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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