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사회 떠들썩 ‘부모 살해’ 메넨데스 형제 모두 가석방 불허

입력 2025.08.24 (04:42) 수정 2025.08.24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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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미국에서 친부모를 총으로 쏴 살해한 사건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라일 메넨데스, 에릭 메넨데스 형제가 35년여 간의 복역 끝에 가석방 심사를 받았지만 불허됐습니다.

캘리포니아주 가석방 심사위원회는 최근 메넨데스 형제에 대한 이틀간의 가석방 심사를 마친 뒤 가석방 불허를 결정했다고 현지시간 23일 AP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이들 형제는 각각 3년간의 불허 결정을 받았지만, 규정상 1년 뒤 행정 검토를 요청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고 이 절차가 승인되면 앞으로 18개월 뒤 다시 가석방 심사를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이번 가석방 심사에서는 두 형제의 교도소 내 휴대전화 소지가 특히 문제로 지적됐는데, 에릭 메넨데스는 밀반입한 휴대전화를 아내와 통화하고 유튜브를 시청하며 음악을 듣는 데 썼다고 밝혔습니다.

라일 메넨데스 역시 최근 두 차례의 휴대전화 관련 위반 사항이 있었습니다.

로버트 바튼 가석방 심사위원장은 휴대전화가 감옥 내 마약 거래 조율, 교도관 공격을 계획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 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에릭 메넨데스는 2013년쯤 감옥 내 갱단의 불법 행위에 연루된 이력도 문제가 됐습니다.

가석방 위원들은 이 형제가 자신들을 위협했다고 주장하는 아버지뿐 아니라 가정폭력의 피해자였던 어머니까지 살해한 점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이 형제는 각각 21살, 18살이었던 1989년 함께 산탄총을 구입한 뒤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스의 자택에서 아버지 호세 메넨데스와 어머니 키티 메넨데스를 모두 총으로 쏴 숨지게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이들은 배심원단 재판에서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숨진 호세 메넨데스는 RCA 레코드사 등의 고위 임원을 지낸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거물이었고, 형제가 함께 친부모를 살해했다는 충격적인 기소 내용 탓에 당시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습니다.

메넨데스 형제는 아버지가 수년간 자기들을 성적으로 학대했고, 그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부모가 자기들을 살해할까 두려워 범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사건은 1996년 재판이 모두 끝난 뒤에도 여러 다큐멘터리와 드라마 등을 통해 다뤄졌고, 특히 지난해 9월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 '괴물: 메넨데스 형제 이야기'가 인기를 끌면서 미국에서 다시 대중적인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후 메넨데스 형제의 석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지난해 10월 당시 LA 지방검사장이 이 사건의 재심을 법원에 청구했고, 법원이 지난 5월 재심에서 이들의 형량을 '가석방 없는 종신형'에서 '50년 이상 종신형'으로 감형하면서 가석방 자격을 부여했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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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 사회 떠들썩 ‘부모 살해’ 메넨데스 형제 모두 가석방 불허
    • 입력 2025-08-24 04:42:36
    • 수정2025-08-24 06:52:48
    국제
1989년 미국에서 친부모를 총으로 쏴 살해한 사건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라일 메넨데스, 에릭 메넨데스 형제가 35년여 간의 복역 끝에 가석방 심사를 받았지만 불허됐습니다.

캘리포니아주 가석방 심사위원회는 최근 메넨데스 형제에 대한 이틀간의 가석방 심사를 마친 뒤 가석방 불허를 결정했다고 현지시간 23일 AP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이들 형제는 각각 3년간의 불허 결정을 받았지만, 규정상 1년 뒤 행정 검토를 요청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고 이 절차가 승인되면 앞으로 18개월 뒤 다시 가석방 심사를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이번 가석방 심사에서는 두 형제의 교도소 내 휴대전화 소지가 특히 문제로 지적됐는데, 에릭 메넨데스는 밀반입한 휴대전화를 아내와 통화하고 유튜브를 시청하며 음악을 듣는 데 썼다고 밝혔습니다.

라일 메넨데스 역시 최근 두 차례의 휴대전화 관련 위반 사항이 있었습니다.

로버트 바튼 가석방 심사위원장은 휴대전화가 감옥 내 마약 거래 조율, 교도관 공격을 계획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 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에릭 메넨데스는 2013년쯤 감옥 내 갱단의 불법 행위에 연루된 이력도 문제가 됐습니다.

가석방 위원들은 이 형제가 자신들을 위협했다고 주장하는 아버지뿐 아니라 가정폭력의 피해자였던 어머니까지 살해한 점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이 형제는 각각 21살, 18살이었던 1989년 함께 산탄총을 구입한 뒤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스의 자택에서 아버지 호세 메넨데스와 어머니 키티 메넨데스를 모두 총으로 쏴 숨지게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이들은 배심원단 재판에서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숨진 호세 메넨데스는 RCA 레코드사 등의 고위 임원을 지낸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거물이었고, 형제가 함께 친부모를 살해했다는 충격적인 기소 내용 탓에 당시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습니다.

메넨데스 형제는 아버지가 수년간 자기들을 성적으로 학대했고, 그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부모가 자기들을 살해할까 두려워 범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사건은 1996년 재판이 모두 끝난 뒤에도 여러 다큐멘터리와 드라마 등을 통해 다뤄졌고, 특히 지난해 9월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 '괴물: 메넨데스 형제 이야기'가 인기를 끌면서 미국에서 다시 대중적인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후 메넨데스 형제의 석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지난해 10월 당시 LA 지방검사장이 이 사건의 재심을 법원에 청구했고, 법원이 지난 5월 재심에서 이들의 형량을 '가석방 없는 종신형'에서 '50년 이상 종신형'으로 감형하면서 가석방 자격을 부여했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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