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사망’ 증가세…수단부터 가자까지 ‘굶어죽는 지구촌’
입력 2025.08.25 (16:27)
수정 2025.08.25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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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십년간 줄어들던 기아 사망이 최근 증가세로 돌아섰습니다.
기아를 연구하는 알렉스 드 왈 미 터프츠대 세계평화재단 사무총장은 “약 10년 전부터 기근이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고, 최근 몇 년 사이에는 굶주림에 따른 사망자가 무서울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에 전했습니다.
터프츠대 집계에 따르면 세계 기아 사망은 1960년에 정점을 찍은 후 20세기 후반까지 반복되다가 21세기 들어서는 거의 소멸 수준까지 감소했습니다. 그러다가 2020년 이후 내전을 겪은 예멘과 에티오피아를 중심으로 매년 20만∼30만명이 굶어 죽었습니다.
2년 가까이 전쟁이 이어지는 가자지구에서는 인도주의 단체들이 210만명이 사는 봉쇄 지역에 충분한 식량을 공급하지 못하도록 이스라엘이 막아왔습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구호품을 탈취한다는 이유를 내세워 지난 3월 가자지구 전면 봉쇄를 단행, 10주간 모든 인도주의 지원을 차단했습니다.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에 지난 5월 일부 봉쇄를 완화해 미국과 함께 만든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을 통해 제한적 배급을 허용했으나 식량은 턱없이 부족해 결국 지난 22일 유엔 기구와 비영리단체 등으로 구성된 기아 감시 시스템 통합식량안보단계(IPC)는 가자지구에 사상 처음으로 식량 위기 최고 단계인 ‘기근’이 발생했다고 진단했습니다.
유엔은 오는 9월 말까지 가자지구 전체 인구의 약 3분의 1 수준인 64만1천명이 기근을 겪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수단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이 전쟁으로 수단 전체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2천500만명이 극심한 식량 불안에 처했습니다. 특히 이 중 63만8천명은 재앙 수준의 기아 상태에 놓였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기근이 돌아온 이유 중 하나로 민주주의적 견제를 덜 받는 권위주의 지도자의 부상을 꼽습니다. 이들이 식량을 무기로 삼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은 수십년간 구호 경험을 쌓아온 유엔 배급 시스템을 배제하고 미국이 지원하는 가자인도주의재단을 지난 5월 출범시켰습니다. 그러나 GHF 출범 이후 배급소에서 구호품을 받으려던 팔레스타인인 수백명이 이스라엘군 총격에 사망했습니다.
프란체스코 케키 런던 위생 열대의학 대학원 교수는 “기근이 일단 시작되면 이를 되돌리는 일은 마치 초대형 유조선 조종과 같아서 방향을 바꾸거나 속도를 늦추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최근 기근이 급증하는 상황을 우려했습니다. 이어 “아동 영양실조가 급격히 증가하는 시점에 식량 안보를 개선하지 못하면, 아동 사망률이 이전보다 50배에서 100배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기아를 연구하는 알렉스 드 왈 미 터프츠대 세계평화재단 사무총장은 “약 10년 전부터 기근이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고, 최근 몇 년 사이에는 굶주림에 따른 사망자가 무서울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에 전했습니다.
터프츠대 집계에 따르면 세계 기아 사망은 1960년에 정점을 찍은 후 20세기 후반까지 반복되다가 21세기 들어서는 거의 소멸 수준까지 감소했습니다. 그러다가 2020년 이후 내전을 겪은 예멘과 에티오피아를 중심으로 매년 20만∼30만명이 굶어 죽었습니다.
2년 가까이 전쟁이 이어지는 가자지구에서는 인도주의 단체들이 210만명이 사는 봉쇄 지역에 충분한 식량을 공급하지 못하도록 이스라엘이 막아왔습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구호품을 탈취한다는 이유를 내세워 지난 3월 가자지구 전면 봉쇄를 단행, 10주간 모든 인도주의 지원을 차단했습니다.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에 지난 5월 일부 봉쇄를 완화해 미국과 함께 만든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을 통해 제한적 배급을 허용했으나 식량은 턱없이 부족해 결국 지난 22일 유엔 기구와 비영리단체 등으로 구성된 기아 감시 시스템 통합식량안보단계(IPC)는 가자지구에 사상 처음으로 식량 위기 최고 단계인 ‘기근’이 발생했다고 진단했습니다.
유엔은 오는 9월 말까지 가자지구 전체 인구의 약 3분의 1 수준인 64만1천명이 기근을 겪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수단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이 전쟁으로 수단 전체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2천500만명이 극심한 식량 불안에 처했습니다. 특히 이 중 63만8천명은 재앙 수준의 기아 상태에 놓였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기근이 돌아온 이유 중 하나로 민주주의적 견제를 덜 받는 권위주의 지도자의 부상을 꼽습니다. 이들이 식량을 무기로 삼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은 수십년간 구호 경험을 쌓아온 유엔 배급 시스템을 배제하고 미국이 지원하는 가자인도주의재단을 지난 5월 출범시켰습니다. 그러나 GHF 출범 이후 배급소에서 구호품을 받으려던 팔레스타인인 수백명이 이스라엘군 총격에 사망했습니다.
프란체스코 케키 런던 위생 열대의학 대학원 교수는 “기근이 일단 시작되면 이를 되돌리는 일은 마치 초대형 유조선 조종과 같아서 방향을 바꾸거나 속도를 늦추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최근 기근이 급증하는 상황을 우려했습니다. 이어 “아동 영양실조가 급격히 증가하는 시점에 식량 안보를 개선하지 못하면, 아동 사망률이 이전보다 50배에서 100배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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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25-08-25 16:35:47

지난 수십년간 줄어들던 기아 사망이 최근 증가세로 돌아섰습니다.
기아를 연구하는 알렉스 드 왈 미 터프츠대 세계평화재단 사무총장은 “약 10년 전부터 기근이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고, 최근 몇 년 사이에는 굶주림에 따른 사망자가 무서울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에 전했습니다.
터프츠대 집계에 따르면 세계 기아 사망은 1960년에 정점을 찍은 후 20세기 후반까지 반복되다가 21세기 들어서는 거의 소멸 수준까지 감소했습니다. 그러다가 2020년 이후 내전을 겪은 예멘과 에티오피아를 중심으로 매년 20만∼30만명이 굶어 죽었습니다.
2년 가까이 전쟁이 이어지는 가자지구에서는 인도주의 단체들이 210만명이 사는 봉쇄 지역에 충분한 식량을 공급하지 못하도록 이스라엘이 막아왔습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구호품을 탈취한다는 이유를 내세워 지난 3월 가자지구 전면 봉쇄를 단행, 10주간 모든 인도주의 지원을 차단했습니다.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에 지난 5월 일부 봉쇄를 완화해 미국과 함께 만든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을 통해 제한적 배급을 허용했으나 식량은 턱없이 부족해 결국 지난 22일 유엔 기구와 비영리단체 등으로 구성된 기아 감시 시스템 통합식량안보단계(IPC)는 가자지구에 사상 처음으로 식량 위기 최고 단계인 ‘기근’이 발생했다고 진단했습니다.
유엔은 오는 9월 말까지 가자지구 전체 인구의 약 3분의 1 수준인 64만1천명이 기근을 겪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수단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이 전쟁으로 수단 전체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2천500만명이 극심한 식량 불안에 처했습니다. 특히 이 중 63만8천명은 재앙 수준의 기아 상태에 놓였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기근이 돌아온 이유 중 하나로 민주주의적 견제를 덜 받는 권위주의 지도자의 부상을 꼽습니다. 이들이 식량을 무기로 삼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은 수십년간 구호 경험을 쌓아온 유엔 배급 시스템을 배제하고 미국이 지원하는 가자인도주의재단을 지난 5월 출범시켰습니다. 그러나 GHF 출범 이후 배급소에서 구호품을 받으려던 팔레스타인인 수백명이 이스라엘군 총격에 사망했습니다.
프란체스코 케키 런던 위생 열대의학 대학원 교수는 “기근이 일단 시작되면 이를 되돌리는 일은 마치 초대형 유조선 조종과 같아서 방향을 바꾸거나 속도를 늦추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최근 기근이 급증하는 상황을 우려했습니다. 이어 “아동 영양실조가 급격히 증가하는 시점에 식량 안보를 개선하지 못하면, 아동 사망률이 이전보다 50배에서 100배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기아를 연구하는 알렉스 드 왈 미 터프츠대 세계평화재단 사무총장은 “약 10년 전부터 기근이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고, 최근 몇 년 사이에는 굶주림에 따른 사망자가 무서울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에 전했습니다.
터프츠대 집계에 따르면 세계 기아 사망은 1960년에 정점을 찍은 후 20세기 후반까지 반복되다가 21세기 들어서는 거의 소멸 수준까지 감소했습니다. 그러다가 2020년 이후 내전을 겪은 예멘과 에티오피아를 중심으로 매년 20만∼30만명이 굶어 죽었습니다.
2년 가까이 전쟁이 이어지는 가자지구에서는 인도주의 단체들이 210만명이 사는 봉쇄 지역에 충분한 식량을 공급하지 못하도록 이스라엘이 막아왔습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구호품을 탈취한다는 이유를 내세워 지난 3월 가자지구 전면 봉쇄를 단행, 10주간 모든 인도주의 지원을 차단했습니다.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에 지난 5월 일부 봉쇄를 완화해 미국과 함께 만든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을 통해 제한적 배급을 허용했으나 식량은 턱없이 부족해 결국 지난 22일 유엔 기구와 비영리단체 등으로 구성된 기아 감시 시스템 통합식량안보단계(IPC)는 가자지구에 사상 처음으로 식량 위기 최고 단계인 ‘기근’이 발생했다고 진단했습니다.
유엔은 오는 9월 말까지 가자지구 전체 인구의 약 3분의 1 수준인 64만1천명이 기근을 겪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수단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이 전쟁으로 수단 전체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2천500만명이 극심한 식량 불안에 처했습니다. 특히 이 중 63만8천명은 재앙 수준의 기아 상태에 놓였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기근이 돌아온 이유 중 하나로 민주주의적 견제를 덜 받는 권위주의 지도자의 부상을 꼽습니다. 이들이 식량을 무기로 삼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은 수십년간 구호 경험을 쌓아온 유엔 배급 시스템을 배제하고 미국이 지원하는 가자인도주의재단을 지난 5월 출범시켰습니다. 그러나 GHF 출범 이후 배급소에서 구호품을 받으려던 팔레스타인인 수백명이 이스라엘군 총격에 사망했습니다.
프란체스코 케키 런던 위생 열대의학 대학원 교수는 “기근이 일단 시작되면 이를 되돌리는 일은 마치 초대형 유조선 조종과 같아서 방향을 바꾸거나 속도를 늦추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최근 기근이 급증하는 상황을 우려했습니다. 이어 “아동 영양실조가 급격히 증가하는 시점에 식량 안보를 개선하지 못하면, 아동 사망률이 이전보다 50배에서 100배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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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순 기자 ysoon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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