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워싱턴에 총 든 군인이?…비상사태라는 트럼프 vs 빵 든 시민들
입력 2025.08.26 (15:19)
수정 2025.08.26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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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 워싱턴DC는 최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권총 찬 주 방위군이 배치되면서 이에 반대하는 시위까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데요.
대체 무슨 일인지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 총을 든 군인이라뇨?
무슨 상황인 거죠?
[기자]
이걸 이해하려면 2주 전쯤 워싱턴 D.C.에서 벌어진 일부터 살펴봐야 하는데요.
현지 시각 11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가 발단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오늘은 워싱턴 D.C. 해방의 날입니다. 우리의 수도를 되찾을 것입니다."]
워싱턴의 치안 상황이 통제 불능 상태라고 주장하면서 갑자기 이걸 바로잡겠다고 나선 건데요.
그러고는 예고 없이 미국 수도 워싱턴 D.C.에 공공안전 비상사태를 선포해 버립니다.
그 뒤 현재까지 주 방위군 2,000여 명이 투입됐고 워싱턴 시내에서도 관광객들이 많은 내셔널 몰, 링컨기념관 등에서 순찰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시 경찰이 해오던 일을 사실상 연방 정부 통제하에 둔 건데요.
연방수사국 FBI, 마약단속국 DEA, 이민단속국 ICE 등 직원들도 동원 중입니다.
갑자기 비상사태라니 이것도 당황스러운데, 일부는 복면을 썼고 급기야 이제는 총까지 들고 돌아다닙니다.
여기다 노숙자부터 불법 이민자, 단순 교통 신호 위반자까지 체포 구금하는 일이 비일비재한데요.
그런데 연방 요원들이 투입된 첫날, 발생한 한 사건이 반대 시위에 불을 지피게 됐습니다.
[앵커]
연방 요원들이 투입된 당일이면 긴장감이 상당했을 텐데, 어떤 일이 벌어진 거죠?
[기자]
요즘 말로 하면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웃픈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 일은 결국 이번 연방정부의 조치에 반대하는 집회를 키우는 불쏘시개가 됐는데요.
거리를 순찰 중이던 연방 요원 코앞에서 몸을 흔들면서 약을 올리는 듯 한 남성.
뒤를 도는 듯하더니 한 손에 들고 있던 샌드위치를 던지고는, 빠르게 달아납니다.
놓칠세라 연방 요원들이 그를 뒤쫓는데요.
코미디 같은 이 영상은 며칠 사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급속도로 퍼졌습니다.
그리고 결국 20명의 연방 요원이 이 남성을 집 앞에서 체포했는데요.
빵을 던진 이 남자, 잡고 보니 션 찰스 던이라는 미국 법무부 직원이었습니다.
던은 바로 해고됐고요.
워싱턴 D.C. 연방 검찰은 그를 중범죄 혐의로 기소하면서 최대 8년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아니, 근데 샌드위치를 던졌다고 중범죄로 다룬다는 건 좀 과한 것 아닌가요?
[기자]
네, 바로 이 점이 반대 시위가 확산하는 하나의 계기가 됐는데요.
지난 미국 대선 때 당시 트럼프 대통령 후보가 바이든 후보에 패하자, 화가 난 폭도들이 국회의사당에 난입했던 일 기억하실 겁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하고 취임한 첫날, 가담했던 1,500여 명을 사면해 줬습니다.
그런 사람들도 사면했는데, '샌드위치 투척'이 중범죄로 8년까지 징역을 살 일인지 사람들을 분노하게 만든 것이죠.
이제는 총기까지 소지한 주 방위군이 배치되자 반대 집회가 커지고 있는데요.
시위 현장엔 이미 던의 샌드위치 빵이 '저항의 상징물'로 등장했습니다.
코미디 같은 워싱턴DC의 현실이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역설적으로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는 거죠.
[마크 번스타인/워싱턴DC 시민 : "이런 식의 조치는 총기 폭력을 막거나 마약 거래를 막기 위한 게 아니에요. 사람들을 위협하기 위한 겁니다."]
실제로 이번 비상사태 선포가 왜 더 욕을 먹고 있냐면, 시의 범죄율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는 확연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자료를 보면 올해 시의 범죄 건수는 살인, 절도 같은 폭력 범죄가 한 해 전 같은 기간보다 26% 줄었거든요.
미국 법무부 자료에서도 2024년 폭력 범죄는 2023년에 비해 35% 감소해, 지난 30년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앵커]
아니, 그럼 폭력 범죄가 실제 줄었는데도 비상사태를 선언했다는 건데, 다른 의중이 있는 것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 내에서는 이번 일은 다분히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6월 이민자 시위가 벌어진 캘리포니아주에서처럼, 워싱턴DC가 민주당 소속 흑인 시장이 관할하는 시이기 때문입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저는 '다음은 시카고여야 한다'고 말했잖아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시카고는 지금 살인이 넘쳐나고 있고, 그들은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젠 시카고, 그리고 뉴욕시 역시 상황 봐서 주 방위군 투입을 검토하겠다고 공언했는데, 이곳 역시 시장들이 민주당 소속인 데다 흑인입니다.
협의가 이뤄지지도, 요청하지도 않은 주 방위군 투입을 앞으로 다른 도시에도 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논란은 커지고 있고요.
특히나 주 방위군은 유사시에 연방 정부가 지휘할 수 있는 군대이긴 하지만, 미연방법상 민간의 치안 유지를 위해서 투입되는 건 엄격히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위법성 논란까지 더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의 범죄율이 떨어졌다는 건 다 가짜뉴스고, 이번 조치로 도시가 안정을 찾았다며 또 한 번 자화자찬 중입니다.
영상편집:김주은 이은빈/자료조사:권애림/영상출처:@guardian뉴스 (유튜브)·@LucasSa56947288 @ScooterCasterNY @WhiteHouse (X.com)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 워싱턴DC는 최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권총 찬 주 방위군이 배치되면서 이에 반대하는 시위까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데요.
대체 무슨 일인지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 총을 든 군인이라뇨?
무슨 상황인 거죠?
[기자]
이걸 이해하려면 2주 전쯤 워싱턴 D.C.에서 벌어진 일부터 살펴봐야 하는데요.
현지 시각 11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가 발단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오늘은 워싱턴 D.C. 해방의 날입니다. 우리의 수도를 되찾을 것입니다."]
워싱턴의 치안 상황이 통제 불능 상태라고 주장하면서 갑자기 이걸 바로잡겠다고 나선 건데요.
그러고는 예고 없이 미국 수도 워싱턴 D.C.에 공공안전 비상사태를 선포해 버립니다.
그 뒤 현재까지 주 방위군 2,000여 명이 투입됐고 워싱턴 시내에서도 관광객들이 많은 내셔널 몰, 링컨기념관 등에서 순찰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시 경찰이 해오던 일을 사실상 연방 정부 통제하에 둔 건데요.
연방수사국 FBI, 마약단속국 DEA, 이민단속국 ICE 등 직원들도 동원 중입니다.
갑자기 비상사태라니 이것도 당황스러운데, 일부는 복면을 썼고 급기야 이제는 총까지 들고 돌아다닙니다.
여기다 노숙자부터 불법 이민자, 단순 교통 신호 위반자까지 체포 구금하는 일이 비일비재한데요.
그런데 연방 요원들이 투입된 첫날, 발생한 한 사건이 반대 시위에 불을 지피게 됐습니다.
[앵커]
연방 요원들이 투입된 당일이면 긴장감이 상당했을 텐데, 어떤 일이 벌어진 거죠?
[기자]
요즘 말로 하면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웃픈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 일은 결국 이번 연방정부의 조치에 반대하는 집회를 키우는 불쏘시개가 됐는데요.
거리를 순찰 중이던 연방 요원 코앞에서 몸을 흔들면서 약을 올리는 듯 한 남성.
뒤를 도는 듯하더니 한 손에 들고 있던 샌드위치를 던지고는, 빠르게 달아납니다.
놓칠세라 연방 요원들이 그를 뒤쫓는데요.
코미디 같은 이 영상은 며칠 사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급속도로 퍼졌습니다.
그리고 결국 20명의 연방 요원이 이 남성을 집 앞에서 체포했는데요.
빵을 던진 이 남자, 잡고 보니 션 찰스 던이라는 미국 법무부 직원이었습니다.
던은 바로 해고됐고요.
워싱턴 D.C. 연방 검찰은 그를 중범죄 혐의로 기소하면서 최대 8년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아니, 근데 샌드위치를 던졌다고 중범죄로 다룬다는 건 좀 과한 것 아닌가요?
[기자]
네, 바로 이 점이 반대 시위가 확산하는 하나의 계기가 됐는데요.
지난 미국 대선 때 당시 트럼프 대통령 후보가 바이든 후보에 패하자, 화가 난 폭도들이 국회의사당에 난입했던 일 기억하실 겁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하고 취임한 첫날, 가담했던 1,500여 명을 사면해 줬습니다.
그런 사람들도 사면했는데, '샌드위치 투척'이 중범죄로 8년까지 징역을 살 일인지 사람들을 분노하게 만든 것이죠.
이제는 총기까지 소지한 주 방위군이 배치되자 반대 집회가 커지고 있는데요.
시위 현장엔 이미 던의 샌드위치 빵이 '저항의 상징물'로 등장했습니다.
코미디 같은 워싱턴DC의 현실이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역설적으로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는 거죠.
[마크 번스타인/워싱턴DC 시민 : "이런 식의 조치는 총기 폭력을 막거나 마약 거래를 막기 위한 게 아니에요. 사람들을 위협하기 위한 겁니다."]
실제로 이번 비상사태 선포가 왜 더 욕을 먹고 있냐면, 시의 범죄율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는 확연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자료를 보면 올해 시의 범죄 건수는 살인, 절도 같은 폭력 범죄가 한 해 전 같은 기간보다 26% 줄었거든요.
미국 법무부 자료에서도 2024년 폭력 범죄는 2023년에 비해 35% 감소해, 지난 30년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앵커]
아니, 그럼 폭력 범죄가 실제 줄었는데도 비상사태를 선언했다는 건데, 다른 의중이 있는 것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 내에서는 이번 일은 다분히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6월 이민자 시위가 벌어진 캘리포니아주에서처럼, 워싱턴DC가 민주당 소속 흑인 시장이 관할하는 시이기 때문입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저는 '다음은 시카고여야 한다'고 말했잖아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시카고는 지금 살인이 넘쳐나고 있고, 그들은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젠 시카고, 그리고 뉴욕시 역시 상황 봐서 주 방위군 투입을 검토하겠다고 공언했는데, 이곳 역시 시장들이 민주당 소속인 데다 흑인입니다.
협의가 이뤄지지도, 요청하지도 않은 주 방위군 투입을 앞으로 다른 도시에도 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논란은 커지고 있고요.
특히나 주 방위군은 유사시에 연방 정부가 지휘할 수 있는 군대이긴 하지만, 미연방법상 민간의 치안 유지를 위해서 투입되는 건 엄격히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위법성 논란까지 더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의 범죄율이 떨어졌다는 건 다 가짜뉴스고, 이번 조치로 도시가 안정을 찾았다며 또 한 번 자화자찬 중입니다.
영상편집:김주은 이은빈/자료조사:권애림/영상출처:@guardian뉴스 (유튜브)·@LucasSa56947288 @ScooterCasterNY @WhiteHouse (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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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8-26 15:19:08
- 수정2025-08-26 16:21:41

[앵커]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 워싱턴DC는 최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권총 찬 주 방위군이 배치되면서 이에 반대하는 시위까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데요.
대체 무슨 일인지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 총을 든 군인이라뇨?
무슨 상황인 거죠?
[기자]
이걸 이해하려면 2주 전쯤 워싱턴 D.C.에서 벌어진 일부터 살펴봐야 하는데요.
현지 시각 11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가 발단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오늘은 워싱턴 D.C. 해방의 날입니다. 우리의 수도를 되찾을 것입니다."]
워싱턴의 치안 상황이 통제 불능 상태라고 주장하면서 갑자기 이걸 바로잡겠다고 나선 건데요.
그러고는 예고 없이 미국 수도 워싱턴 D.C.에 공공안전 비상사태를 선포해 버립니다.
그 뒤 현재까지 주 방위군 2,000여 명이 투입됐고 워싱턴 시내에서도 관광객들이 많은 내셔널 몰, 링컨기념관 등에서 순찰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시 경찰이 해오던 일을 사실상 연방 정부 통제하에 둔 건데요.
연방수사국 FBI, 마약단속국 DEA, 이민단속국 ICE 등 직원들도 동원 중입니다.
갑자기 비상사태라니 이것도 당황스러운데, 일부는 복면을 썼고 급기야 이제는 총까지 들고 돌아다닙니다.
여기다 노숙자부터 불법 이민자, 단순 교통 신호 위반자까지 체포 구금하는 일이 비일비재한데요.
그런데 연방 요원들이 투입된 첫날, 발생한 한 사건이 반대 시위에 불을 지피게 됐습니다.
[앵커]
연방 요원들이 투입된 당일이면 긴장감이 상당했을 텐데, 어떤 일이 벌어진 거죠?
[기자]
요즘 말로 하면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웃픈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 일은 결국 이번 연방정부의 조치에 반대하는 집회를 키우는 불쏘시개가 됐는데요.
거리를 순찰 중이던 연방 요원 코앞에서 몸을 흔들면서 약을 올리는 듯 한 남성.
뒤를 도는 듯하더니 한 손에 들고 있던 샌드위치를 던지고는, 빠르게 달아납니다.
놓칠세라 연방 요원들이 그를 뒤쫓는데요.
코미디 같은 이 영상은 며칠 사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급속도로 퍼졌습니다.
그리고 결국 20명의 연방 요원이 이 남성을 집 앞에서 체포했는데요.
빵을 던진 이 남자, 잡고 보니 션 찰스 던이라는 미국 법무부 직원이었습니다.
던은 바로 해고됐고요.
워싱턴 D.C. 연방 검찰은 그를 중범죄 혐의로 기소하면서 최대 8년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아니, 근데 샌드위치를 던졌다고 중범죄로 다룬다는 건 좀 과한 것 아닌가요?
[기자]
네, 바로 이 점이 반대 시위가 확산하는 하나의 계기가 됐는데요.
지난 미국 대선 때 당시 트럼프 대통령 후보가 바이든 후보에 패하자, 화가 난 폭도들이 국회의사당에 난입했던 일 기억하실 겁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하고 취임한 첫날, 가담했던 1,500여 명을 사면해 줬습니다.
그런 사람들도 사면했는데, '샌드위치 투척'이 중범죄로 8년까지 징역을 살 일인지 사람들을 분노하게 만든 것이죠.
이제는 총기까지 소지한 주 방위군이 배치되자 반대 집회가 커지고 있는데요.
시위 현장엔 이미 던의 샌드위치 빵이 '저항의 상징물'로 등장했습니다.
코미디 같은 워싱턴DC의 현실이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역설적으로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는 거죠.
[마크 번스타인/워싱턴DC 시민 : "이런 식의 조치는 총기 폭력을 막거나 마약 거래를 막기 위한 게 아니에요. 사람들을 위협하기 위한 겁니다."]
실제로 이번 비상사태 선포가 왜 더 욕을 먹고 있냐면, 시의 범죄율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는 확연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자료를 보면 올해 시의 범죄 건수는 살인, 절도 같은 폭력 범죄가 한 해 전 같은 기간보다 26% 줄었거든요.
미국 법무부 자료에서도 2024년 폭력 범죄는 2023년에 비해 35% 감소해, 지난 30년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앵커]
아니, 그럼 폭력 범죄가 실제 줄었는데도 비상사태를 선언했다는 건데, 다른 의중이 있는 것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 내에서는 이번 일은 다분히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6월 이민자 시위가 벌어진 캘리포니아주에서처럼, 워싱턴DC가 민주당 소속 흑인 시장이 관할하는 시이기 때문입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저는 '다음은 시카고여야 한다'고 말했잖아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시카고는 지금 살인이 넘쳐나고 있고, 그들은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젠 시카고, 그리고 뉴욕시 역시 상황 봐서 주 방위군 투입을 검토하겠다고 공언했는데, 이곳 역시 시장들이 민주당 소속인 데다 흑인입니다.
협의가 이뤄지지도, 요청하지도 않은 주 방위군 투입을 앞으로 다른 도시에도 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논란은 커지고 있고요.
특히나 주 방위군은 유사시에 연방 정부가 지휘할 수 있는 군대이긴 하지만, 미연방법상 민간의 치안 유지를 위해서 투입되는 건 엄격히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위법성 논란까지 더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의 범죄율이 떨어졌다는 건 다 가짜뉴스고, 이번 조치로 도시가 안정을 찾았다며 또 한 번 자화자찬 중입니다.
영상편집:김주은 이은빈/자료조사:권애림/영상출처:@guardian뉴스 (유튜브)·@LucasSa56947288 @ScooterCasterNY @WhiteHouse (X.com)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 워싱턴DC는 최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권총 찬 주 방위군이 배치되면서 이에 반대하는 시위까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데요.
대체 무슨 일인지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 총을 든 군인이라뇨?
무슨 상황인 거죠?
[기자]
이걸 이해하려면 2주 전쯤 워싱턴 D.C.에서 벌어진 일부터 살펴봐야 하는데요.
현지 시각 11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가 발단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오늘은 워싱턴 D.C. 해방의 날입니다. 우리의 수도를 되찾을 것입니다."]
워싱턴의 치안 상황이 통제 불능 상태라고 주장하면서 갑자기 이걸 바로잡겠다고 나선 건데요.
그러고는 예고 없이 미국 수도 워싱턴 D.C.에 공공안전 비상사태를 선포해 버립니다.
그 뒤 현재까지 주 방위군 2,000여 명이 투입됐고 워싱턴 시내에서도 관광객들이 많은 내셔널 몰, 링컨기념관 등에서 순찰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시 경찰이 해오던 일을 사실상 연방 정부 통제하에 둔 건데요.
연방수사국 FBI, 마약단속국 DEA, 이민단속국 ICE 등 직원들도 동원 중입니다.
갑자기 비상사태라니 이것도 당황스러운데, 일부는 복면을 썼고 급기야 이제는 총까지 들고 돌아다닙니다.
여기다 노숙자부터 불법 이민자, 단순 교통 신호 위반자까지 체포 구금하는 일이 비일비재한데요.
그런데 연방 요원들이 투입된 첫날, 발생한 한 사건이 반대 시위에 불을 지피게 됐습니다.
[앵커]
연방 요원들이 투입된 당일이면 긴장감이 상당했을 텐데, 어떤 일이 벌어진 거죠?
[기자]
요즘 말로 하면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웃픈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 일은 결국 이번 연방정부의 조치에 반대하는 집회를 키우는 불쏘시개가 됐는데요.
거리를 순찰 중이던 연방 요원 코앞에서 몸을 흔들면서 약을 올리는 듯 한 남성.
뒤를 도는 듯하더니 한 손에 들고 있던 샌드위치를 던지고는, 빠르게 달아납니다.
놓칠세라 연방 요원들이 그를 뒤쫓는데요.
코미디 같은 이 영상은 며칠 사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급속도로 퍼졌습니다.
그리고 결국 20명의 연방 요원이 이 남성을 집 앞에서 체포했는데요.
빵을 던진 이 남자, 잡고 보니 션 찰스 던이라는 미국 법무부 직원이었습니다.
던은 바로 해고됐고요.
워싱턴 D.C. 연방 검찰은 그를 중범죄 혐의로 기소하면서 최대 8년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아니, 근데 샌드위치를 던졌다고 중범죄로 다룬다는 건 좀 과한 것 아닌가요?
[기자]
네, 바로 이 점이 반대 시위가 확산하는 하나의 계기가 됐는데요.
지난 미국 대선 때 당시 트럼프 대통령 후보가 바이든 후보에 패하자, 화가 난 폭도들이 국회의사당에 난입했던 일 기억하실 겁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하고 취임한 첫날, 가담했던 1,500여 명을 사면해 줬습니다.
그런 사람들도 사면했는데, '샌드위치 투척'이 중범죄로 8년까지 징역을 살 일인지 사람들을 분노하게 만든 것이죠.
이제는 총기까지 소지한 주 방위군이 배치되자 반대 집회가 커지고 있는데요.
시위 현장엔 이미 던의 샌드위치 빵이 '저항의 상징물'로 등장했습니다.
코미디 같은 워싱턴DC의 현실이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역설적으로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는 거죠.
[마크 번스타인/워싱턴DC 시민 : "이런 식의 조치는 총기 폭력을 막거나 마약 거래를 막기 위한 게 아니에요. 사람들을 위협하기 위한 겁니다."]
실제로 이번 비상사태 선포가 왜 더 욕을 먹고 있냐면, 시의 범죄율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는 확연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자료를 보면 올해 시의 범죄 건수는 살인, 절도 같은 폭력 범죄가 한 해 전 같은 기간보다 26% 줄었거든요.
미국 법무부 자료에서도 2024년 폭력 범죄는 2023년에 비해 35% 감소해, 지난 30년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앵커]
아니, 그럼 폭력 범죄가 실제 줄었는데도 비상사태를 선언했다는 건데, 다른 의중이 있는 것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 내에서는 이번 일은 다분히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6월 이민자 시위가 벌어진 캘리포니아주에서처럼, 워싱턴DC가 민주당 소속 흑인 시장이 관할하는 시이기 때문입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저는 '다음은 시카고여야 한다'고 말했잖아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시카고는 지금 살인이 넘쳐나고 있고, 그들은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젠 시카고, 그리고 뉴욕시 역시 상황 봐서 주 방위군 투입을 검토하겠다고 공언했는데, 이곳 역시 시장들이 민주당 소속인 데다 흑인입니다.
협의가 이뤄지지도, 요청하지도 않은 주 방위군 투입을 앞으로 다른 도시에도 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논란은 커지고 있고요.
특히나 주 방위군은 유사시에 연방 정부가 지휘할 수 있는 군대이긴 하지만, 미연방법상 민간의 치안 유지를 위해서 투입되는 건 엄격히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위법성 논란까지 더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의 범죄율이 떨어졌다는 건 다 가짜뉴스고, 이번 조치로 도시가 안정을 찾았다며 또 한 번 자화자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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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랑 기자 herb@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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