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섬 여행하며 쓰레기 줍는 청년들

입력 2025.08.26 (19:33) 수정 2025.08.26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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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의 섬 구석구석을 누비며 쓰레기를 주워 담는 특별한 방식으로 휴가를 보내는 청년들이 있습니다.

통영 청년들이 마련한 플로깅 행사에 함께하기 위해 전국에서 사람들이 찾아온 겁니다.

섬을 여행하며 쓰레기를 줍는 청년들이 있는 현장 속으로 가봅니다.

전국에서 두 번째로 섬이 많은 통영에서 섬을 지키기 위한 활동이 시작됐습니다.

그 출발지는 바로 통영시 산양읍의 요트 계류장입니다.

[유창만/○○요트 대표 : "해안가에 보면 쓰레기가 많이 생기거든요. 그런 것들을 주우면서 환경적인 활동도 하고 놀기도 잘 놀고 하면은 좀 의미 있지 않을까 싶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10명으로 시작했던 통영 섬 플로깅.

지금은 20명까지 참가자가 늘었습니다.

안전을 위해 구명조끼를 챙기고 참가자들이 마실 음료수도 아이스박스에 채워 넣습니다.

[유창만/○○요트 대표 : "오늘 용호도 가서 간단하게 섬도 둘러보고 자전거 빌려서 탈 예정입니다. 자, 그러면 이제 출발해보겠습니다."]

바다와 섬이 맞닿은 수평선을 향해 요트가 나아가면 시원한 바닷바람이 설렘을 더해줍니다.

[박자연/플로깅 참가자 : "통영사람이기도 하고 섬에 쓰레기 같은 거 줍는 게 (SNS에) 자주 올라오더라고요. 그래서 관심이 생겨가지고 참여하게 됐어요."]

[김지혜/플로깅 참가자 : "플로깅이 사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긴 한데 요트를 타고 간다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각자의 설렘을 안고 도착한 곳은 주민 160여 명이 살고 있는 작은 섬마을, 용호도.

요트를 타고 도착한 참가자들로 섬마을이 활기를 띠기 시작합니다.

용호도에선 레저용 차량과 자전거를 타고 섬길을 달릴 수 있는데요.

참가자들을 전기자전거를 타고 공공형 고양이 보호 분양센터로 달립니다.

통영시가 국내 최초로 문을 연 공공형 고양이 보호 분양센터.

인구가 줄어 2012년 두 명의 졸업생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은 학교는 이른바 고양이 학교가 됐습니다.

전국에서 구조된 길고양이들이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는데요.

바다를 보며 파도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도 이곳의 매력입니다.

사람이 반가워 달려오는 고양이들을 어루만지는 참가자들, 고양이 학교 직원으로 일하는 마을 주민들을 도와 분변을 치웁니다.

이제 용호도에 떠밀려온 쓰레기를 줍기 위해 참가자들이 발 벗고 나섰습니다.

[유창만/○○요트 대표 : "지자체에 신청해서 받는 해양 쓰레기 수거 포대거든요. 여기에 저희가 해양 쓰레기들 모아서 지정된 장소에 두면은 지자체에서 수거해가십니다. 이건 누구나 신청하면 받을 수 있어요."]

저마다 한 손엔 마대를, 다른 한 손엔 집게를 들고 모래 속에 숨어 있거나 해초에 섞여 있는 해양 쓰레기까지 골라내는 수고로움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어느새 마대에는 스티로폼부터 생활 쓰레기까지 가득 차오릅니다.

해안가에 쌓인 각종 스티로폼과 플라스틱 폐기물들을 주우며 무분별한 해양쓰레기 발생에 대한 경각심도 갖습니다.

[김지혜/플로깅 참가자 : "파도에 풍화되고 침식되어서 (스티로폼이) 낱낱이 흩어지면 줍기가 너무 힘들어져요. 사람이 일일이 하나씩 주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눈앞에 많이 널려 있는 데도 결국 다 못 줍고 와요. 밤을 새워서 그것만 주울 수 없어서 그래서 그 스티로폼 줍거나 할 때가 제일 마음에 아프고 그런 쓰레기를 볼 때가 제일 충격적이죠."]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가져온 마대가 모두 꽉 찼습니다.

매일 치워도 계속 밀려오는 쓰레기 탓에 참가자들은 활동 범위를 넓혀가며 통영의 여러 섬을 청소하고 있는데요.

SNS를 보고 전국 각지에서 참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용호도는 물론 연대도와 학림도, 비진도 등 더 많은 섬으로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꾸준히 지속되는 참가자들의 행보에 주민들도 플로깅에 힘을 보태며 마음을 열고 있습니다.

[윤기웅/통영시 한산면 : "처음에는 잠깐 그러다 말겠지 하고 말았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와서 (쓰레기) 줍기 행사도 하고 쓰레기를 버려주니까 우리 마을에 큰 도움이 되죠."]

통영의 감성을 담아 플로깅에 재미를 더하고 섬의 아름다움을 지키려는 시도는 관광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9월부터는 요트 플로깅 프로그램을 만들어 관광객들의 유입을 지속시키고 섬의 쇠락을 막겠다는 새로운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발걸음이 계속될수록 통영의 섬이 새로운 이야기로 채워지길 바라봅니다.

구성:정현정/촬영·편집:김동민/내레이션:방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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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속으로] 섬 여행하며 쓰레기 줍는 청년들
    • 입력 2025-08-26 19:33:34
    • 수정2025-08-26 19:45:01
    뉴스7(창원)
통영의 섬 구석구석을 누비며 쓰레기를 주워 담는 특별한 방식으로 휴가를 보내는 청년들이 있습니다.

통영 청년들이 마련한 플로깅 행사에 함께하기 위해 전국에서 사람들이 찾아온 겁니다.

섬을 여행하며 쓰레기를 줍는 청년들이 있는 현장 속으로 가봅니다.

전국에서 두 번째로 섬이 많은 통영에서 섬을 지키기 위한 활동이 시작됐습니다.

그 출발지는 바로 통영시 산양읍의 요트 계류장입니다.

[유창만/○○요트 대표 : "해안가에 보면 쓰레기가 많이 생기거든요. 그런 것들을 주우면서 환경적인 활동도 하고 놀기도 잘 놀고 하면은 좀 의미 있지 않을까 싶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10명으로 시작했던 통영 섬 플로깅.

지금은 20명까지 참가자가 늘었습니다.

안전을 위해 구명조끼를 챙기고 참가자들이 마실 음료수도 아이스박스에 채워 넣습니다.

[유창만/○○요트 대표 : "오늘 용호도 가서 간단하게 섬도 둘러보고 자전거 빌려서 탈 예정입니다. 자, 그러면 이제 출발해보겠습니다."]

바다와 섬이 맞닿은 수평선을 향해 요트가 나아가면 시원한 바닷바람이 설렘을 더해줍니다.

[박자연/플로깅 참가자 : "통영사람이기도 하고 섬에 쓰레기 같은 거 줍는 게 (SNS에) 자주 올라오더라고요. 그래서 관심이 생겨가지고 참여하게 됐어요."]

[김지혜/플로깅 참가자 : "플로깅이 사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긴 한데 요트를 타고 간다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각자의 설렘을 안고 도착한 곳은 주민 160여 명이 살고 있는 작은 섬마을, 용호도.

요트를 타고 도착한 참가자들로 섬마을이 활기를 띠기 시작합니다.

용호도에선 레저용 차량과 자전거를 타고 섬길을 달릴 수 있는데요.

참가자들을 전기자전거를 타고 공공형 고양이 보호 분양센터로 달립니다.

통영시가 국내 최초로 문을 연 공공형 고양이 보호 분양센터.

인구가 줄어 2012년 두 명의 졸업생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은 학교는 이른바 고양이 학교가 됐습니다.

전국에서 구조된 길고양이들이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는데요.

바다를 보며 파도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도 이곳의 매력입니다.

사람이 반가워 달려오는 고양이들을 어루만지는 참가자들, 고양이 학교 직원으로 일하는 마을 주민들을 도와 분변을 치웁니다.

이제 용호도에 떠밀려온 쓰레기를 줍기 위해 참가자들이 발 벗고 나섰습니다.

[유창만/○○요트 대표 : "지자체에 신청해서 받는 해양 쓰레기 수거 포대거든요. 여기에 저희가 해양 쓰레기들 모아서 지정된 장소에 두면은 지자체에서 수거해가십니다. 이건 누구나 신청하면 받을 수 있어요."]

저마다 한 손엔 마대를, 다른 한 손엔 집게를 들고 모래 속에 숨어 있거나 해초에 섞여 있는 해양 쓰레기까지 골라내는 수고로움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어느새 마대에는 스티로폼부터 생활 쓰레기까지 가득 차오릅니다.

해안가에 쌓인 각종 스티로폼과 플라스틱 폐기물들을 주우며 무분별한 해양쓰레기 발생에 대한 경각심도 갖습니다.

[김지혜/플로깅 참가자 : "파도에 풍화되고 침식되어서 (스티로폼이) 낱낱이 흩어지면 줍기가 너무 힘들어져요. 사람이 일일이 하나씩 주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눈앞에 많이 널려 있는 데도 결국 다 못 줍고 와요. 밤을 새워서 그것만 주울 수 없어서 그래서 그 스티로폼 줍거나 할 때가 제일 마음에 아프고 그런 쓰레기를 볼 때가 제일 충격적이죠."]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가져온 마대가 모두 꽉 찼습니다.

매일 치워도 계속 밀려오는 쓰레기 탓에 참가자들은 활동 범위를 넓혀가며 통영의 여러 섬을 청소하고 있는데요.

SNS를 보고 전국 각지에서 참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용호도는 물론 연대도와 학림도, 비진도 등 더 많은 섬으로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꾸준히 지속되는 참가자들의 행보에 주민들도 플로깅에 힘을 보태며 마음을 열고 있습니다.

[윤기웅/통영시 한산면 : "처음에는 잠깐 그러다 말겠지 하고 말았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와서 (쓰레기) 줍기 행사도 하고 쓰레기를 버려주니까 우리 마을에 큰 도움이 되죠."]

통영의 감성을 담아 플로깅에 재미를 더하고 섬의 아름다움을 지키려는 시도는 관광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9월부터는 요트 플로깅 프로그램을 만들어 관광객들의 유입을 지속시키고 섬의 쇠락을 막겠다는 새로운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발걸음이 계속될수록 통영의 섬이 새로운 이야기로 채워지길 바라봅니다.

구성:정현정/촬영·편집:김동민/내레이션:방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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