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노인 울리는 다단계 판매 사기

입력 2006.03.24 (22:12)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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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노인들을 상대로 한 다단계 사업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월수입 70만 원 이상을 보장하는 손쉬운 부업이라는 말에 노인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김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휴대전화 별정통신사업체의 한 지점 강의실입니다.

문을 열자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강의실이 꽉 차있습니다.

모두 노인들입니다.

<녹취>별정통신사업체 회원 교육 강사 : "어차피 휴대전화 쓰는 거 밖에서 머슴 살지 말고 나도 주인이 되야겠다..하고 옮기니까..."

늘 사용하는 휴대전화를 별정통신업체로 바꾸면 요금도 싸게 이용할 수 있고 본인이 대리점 업주가 돼 무점포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회원을 유치하면 그 사용료의 일정 부분을 받을 수 있어 앉은 자리에서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녹취>별정통신사업체 회원 교육 강사 : "42명이 되면 대리급의 직급이 돼서 사용 요금의 5%를 받아.우린 죽어도 돈이 나와요. 그럼 월급인가요? 연금인가요?"

월수입이 최소 70만 원 이상 보장된다는 말에, 설명이 끝나자 마자 노인들은 앞다퉈 가입합니다.

하지만, 월수입 보장은 거짓이었습니다.

<인터뷰>이 모씨(피해 노인) : "내가 6-7개월 동안 지금껏 받은 돈이 30만 원 밖에 안돼요. 다른 사람은 한 푼도 못 받았어요."

집안 어른이 가입하다보니 결국 온 가족은 물론 친지들까지도 모두 다단계 회원으로 동원됐습니다.

게다가 모르는 사람까지 회원으로 유치해야 했던 노인들은 길거리에서 이렇게 전단지까지 부쳐야 했습니다.

회원 유치 수당을 받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모은 회원들조차도 다단계에 제대로 등록되지도 않았습니다.

<인터뷰>이 모씨(피해 노인) : "(내 전단지를 보고 온 사람이) 22명인데 (다단계에 등록된 사람이) 12명 뿐이에요. 10명이 없어진 거에요."

없어진 이들 10명에 대해선 회원 유치 수당은 물론 사용자들의 요금 수당도 못 받게 됐습니다.

이 별정통신 다단계 사업에 가입한 사람은 32만명.

이 가운데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노인들은 자식들에게 기대지 않고 용돈이라도 벌어보려고 뛰어들었지만 오히려 자식들에게 짐만 안겨준 건 아닌지 걱정하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김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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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노인 울리는 다단계 판매 사기
    • 입력 2006-03-24 21:35:57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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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노인들을 상대로 한 다단계 사업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월수입 70만 원 이상을 보장하는 손쉬운 부업이라는 말에 노인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김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휴대전화 별정통신사업체의 한 지점 강의실입니다. 문을 열자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강의실이 꽉 차있습니다. 모두 노인들입니다. <녹취>별정통신사업체 회원 교육 강사 : "어차피 휴대전화 쓰는 거 밖에서 머슴 살지 말고 나도 주인이 되야겠다..하고 옮기니까..." 늘 사용하는 휴대전화를 별정통신업체로 바꾸면 요금도 싸게 이용할 수 있고 본인이 대리점 업주가 돼 무점포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회원을 유치하면 그 사용료의 일정 부분을 받을 수 있어 앉은 자리에서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녹취>별정통신사업체 회원 교육 강사 : "42명이 되면 대리급의 직급이 돼서 사용 요금의 5%를 받아.우린 죽어도 돈이 나와요. 그럼 월급인가요? 연금인가요?" 월수입이 최소 70만 원 이상 보장된다는 말에, 설명이 끝나자 마자 노인들은 앞다퉈 가입합니다. 하지만, 월수입 보장은 거짓이었습니다. <인터뷰>이 모씨(피해 노인) : "내가 6-7개월 동안 지금껏 받은 돈이 30만 원 밖에 안돼요. 다른 사람은 한 푼도 못 받았어요." 집안 어른이 가입하다보니 결국 온 가족은 물론 친지들까지도 모두 다단계 회원으로 동원됐습니다. 게다가 모르는 사람까지 회원으로 유치해야 했던 노인들은 길거리에서 이렇게 전단지까지 부쳐야 했습니다. 회원 유치 수당을 받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모은 회원들조차도 다단계에 제대로 등록되지도 않았습니다. <인터뷰>이 모씨(피해 노인) : "(내 전단지를 보고 온 사람이) 22명인데 (다단계에 등록된 사람이) 12명 뿐이에요. 10명이 없어진 거에요." 없어진 이들 10명에 대해선 회원 유치 수당은 물론 사용자들의 요금 수당도 못 받게 됐습니다. 이 별정통신 다단계 사업에 가입한 사람은 32만명. 이 가운데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노인들은 자식들에게 기대지 않고 용돈이라도 벌어보려고 뛰어들었지만 오히려 자식들에게 짐만 안겨준 건 아닌지 걱정하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김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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