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살롱]“지루한 국악은 가라”

입력 2006.04.11 (09:22) 수정 2006.04.1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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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금부터는 국악의 변신을 여러분들께 소개해 드립니다.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은데요.

네, '지루하고 재미없다' 이런 편견 많으시죠? 이런 편견을 무색하게 하는 신세대 국악 지금부터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소정 기자! 국악이라면 흥이면 몰라도 재미와 국악은 왠지 안 어울리는 것 같은데요.

<리포트>

'국악' 좋아하십니까?

사실 국악을 편하게 즐기는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지루하고 어렵다는 게 국악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인데, 이런 편견, 이제 버리셔야 할 것 같습니다.

20대의 젊은 소리꾼들이 만든 국악 옴니버스 뮤지컬 보시면 생각이 달라지실 겁니다.

<녹취> "아삭아삭~! 바삭바삭~!!"

봉천동 구멍가게 과자들이 소원을 들어줄 먼지 여왕을 찾아 나섭니다.

<녹취> "초코친구 쿠키 친구~"

초콜릿이 엉성하게 박힌 초코칩 쿠키는 전신 성형을,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는 오징어 땅콩은 땅콩과의 분리 수술을 원합니다.

<녹취> "제 안에 땅콩이라는 존재가 살아요. 그래서 모든 걸 잃었어요"

전통 판소리 수궁가의 용궁세계를 떠올리게 하는 우화와 풍자로 외모지상주의를 꼬집는가 싶더니 다음 이야기에서는 양성 평등의 문제를 기발하게 비틀어 풀어냅니다.

지구의 반대편 '구지'라는 별에서는 남녀의 상황도 지구와 정반대입니다.

<녹취> "제발 딸을 낳아 처가댁의 구박을 면하게 해주세요~"

딸을 낳지 못할까봐 안절부절하는 아버지의 모습에 웃음이 터져나오지만 금새 아들을 바라는 우리사회의 치부를 들킨 것 같아 씁쓸해지기도 하더라구요.

지금까지 보시면서 어깨가 좀 들썩이셨나요? 작품을 끌고가는 주된 장치는 바로 국악입니다! 배우들은 20대 소리꾼들입니다.

<인터뷰> 이자람(배우/음악 감독) : "어떤 장단을 이렇게 써보자. 국악적인 실험을 계속 제시하는..."

<인터뷰> 김용화(배우) : "많은 젊은 친구들이 국악을 친밀하게 느끼게 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타루'라는 이름의 이 뮤지컬 집단은 스스로 연출, 작곡, 배우를 겸하면서 지금까지 5년 째 국악을 가지고 여러가지 실험을 해오고 있습니다.

물론 탄탄한 기획사나 대기업의 투자 같은 것은 없지만~ 열정이나 고집만큼은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꾼'들이었습니다.

또 한 명, 뭔가 일을 낼 것만 같은 고집쟁이가 있어서 만나봤습니다.

故 유재하 씨의 '지난날' 이죠.

이 발라드 가요가 활대 사이에서 다시 태어납니다.

민요와 팝, 뉴에이지를 넘나드는 해금 연주자 꽃별입니다.

80년생으로 올해 26살인 꽃별은 일본 음반 관계자의 눈에 띄어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일본에서 앨범 2개를 내고 꽤 유명세를 타고 있는데요~

국내에서도 곧 자작곡들이 담긴 3집 앨범을 선보일 계획이고, 다음달에는 첫 단독 콘서트도 예정돼 있습니다.

<인터뷰> 꽃별(해금 연주자) : "국악이라고 틀이 있어야하는 게 아니잖아요 제가 가진 감성을 제 앞에 있는 분들께 들려드리고 싶은 작업이에요."

편하고 또 즐겁게 한국의 소리를 나누고 싶다는 신세대 국악인들의 도전!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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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살롱]“지루한 국악은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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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금부터는 국악의 변신을 여러분들께 소개해 드립니다.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은데요. 네, '지루하고 재미없다' 이런 편견 많으시죠? 이런 편견을 무색하게 하는 신세대 국악 지금부터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소정 기자! 국악이라면 흥이면 몰라도 재미와 국악은 왠지 안 어울리는 것 같은데요. <리포트> '국악' 좋아하십니까? 사실 국악을 편하게 즐기는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지루하고 어렵다는 게 국악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인데, 이런 편견, 이제 버리셔야 할 것 같습니다. 20대의 젊은 소리꾼들이 만든 국악 옴니버스 뮤지컬 보시면 생각이 달라지실 겁니다. <녹취> "아삭아삭~! 바삭바삭~!!" 봉천동 구멍가게 과자들이 소원을 들어줄 먼지 여왕을 찾아 나섭니다. <녹취> "초코친구 쿠키 친구~" 초콜릿이 엉성하게 박힌 초코칩 쿠키는 전신 성형을,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는 오징어 땅콩은 땅콩과의 분리 수술을 원합니다. <녹취> "제 안에 땅콩이라는 존재가 살아요. 그래서 모든 걸 잃었어요" 전통 판소리 수궁가의 용궁세계를 떠올리게 하는 우화와 풍자로 외모지상주의를 꼬집는가 싶더니 다음 이야기에서는 양성 평등의 문제를 기발하게 비틀어 풀어냅니다. 지구의 반대편 '구지'라는 별에서는 남녀의 상황도 지구와 정반대입니다. <녹취> "제발 딸을 낳아 처가댁의 구박을 면하게 해주세요~" 딸을 낳지 못할까봐 안절부절하는 아버지의 모습에 웃음이 터져나오지만 금새 아들을 바라는 우리사회의 치부를 들킨 것 같아 씁쓸해지기도 하더라구요. 지금까지 보시면서 어깨가 좀 들썩이셨나요? 작품을 끌고가는 주된 장치는 바로 국악입니다! 배우들은 20대 소리꾼들입니다. <인터뷰> 이자람(배우/음악 감독) : "어떤 장단을 이렇게 써보자. 국악적인 실험을 계속 제시하는..." <인터뷰> 김용화(배우) : "많은 젊은 친구들이 국악을 친밀하게 느끼게 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타루'라는 이름의 이 뮤지컬 집단은 스스로 연출, 작곡, 배우를 겸하면서 지금까지 5년 째 국악을 가지고 여러가지 실험을 해오고 있습니다. 물론 탄탄한 기획사나 대기업의 투자 같은 것은 없지만~ 열정이나 고집만큼은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꾼'들이었습니다. 또 한 명, 뭔가 일을 낼 것만 같은 고집쟁이가 있어서 만나봤습니다. 故 유재하 씨의 '지난날' 이죠. 이 발라드 가요가 활대 사이에서 다시 태어납니다. 민요와 팝, 뉴에이지를 넘나드는 해금 연주자 꽃별입니다. 80년생으로 올해 26살인 꽃별은 일본 음반 관계자의 눈에 띄어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일본에서 앨범 2개를 내고 꽤 유명세를 타고 있는데요~ 국내에서도 곧 자작곡들이 담긴 3집 앨범을 선보일 계획이고, 다음달에는 첫 단독 콘서트도 예정돼 있습니다. <인터뷰> 꽃별(해금 연주자) : "국악이라고 틀이 있어야하는 게 아니잖아요 제가 가진 감성을 제 앞에 있는 분들께 들려드리고 싶은 작업이에요." 편하고 또 즐겁게 한국의 소리를 나누고 싶다는 신세대 국악인들의 도전!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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