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로또가 눈물로… ‘주먹구구’ 주택정책

입력 2006.04.13 (22:05)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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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공공 임대아파트 입주권을 준다는 정부 말을 믿고 판교에서 집을 비워줬던 철거민들이 입주 꿈이 산산조각나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철거민들의 현실을 무시한 값비싼 임대아파트는 그저 그림의 떡이었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30년 넘게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서 살아온 82살 나순정 할머니.

임대 아파트 입주권을 주겠다는 정부의 약속에 지난해 10월 집을 비웠지만 할머니의 꿈은 산산조각 났습니다.

기초 생활수급자로 혼자 사는 할머니에게 배정된 임대아파트는 보증금 2억4천여 만원, 월세 59만원짜리 민영아파트였기 때문입니다.

<인터뷰>나순정 (판교 철거민): "이게 뭐여. 돈도 없는데. 수급자인 나한테 2억4천만원이 어딨겠어!!!"

다른 철거민들의 사정도 마찬가집니다.

현재 판교 철거민들 가운데 임대아파트를 배정받기로 한 가구는 1190가구.

이들 대부분 주공아파트를 기대했지만 실제 배정은 절반에 그쳤습니다.

24평 주택공사의 임대아파트 보증금은 5800만원이지만, 같은 평수 민간건설사의 보증금은 3배에 달하는 1억6800만원이기 때문에 결국 민영아파트를 배정받은 가구 상당수가 임주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실제 오늘 민영 임대아파트 신청이 마감됐지만 신청률도 50퍼센트를 밑돌았고 이마저 실제 계약금을 낼 가구는 많지 않아 보입니다.

<인터뷰>유성희 (주택공사 판교사업단 차장) "우리도 예측 못했어요. 주공 임대아파트랑 민간 건설 것이랑 가격이 이렇게 차이가 날 줄은..."

평생을 살아 온 고향에서 삶을 계속하려는 판교 원주민들의 꿈은 현실을 무시한 정책때문에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서지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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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교 로또가 눈물로… ‘주먹구구’ 주택정책
    • 입력 2006-04-13 21:30:2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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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공공 임대아파트 입주권을 준다는 정부 말을 믿고 판교에서 집을 비워줬던 철거민들이 입주 꿈이 산산조각나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철거민들의 현실을 무시한 값비싼 임대아파트는 그저 그림의 떡이었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30년 넘게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서 살아온 82살 나순정 할머니. 임대 아파트 입주권을 주겠다는 정부의 약속에 지난해 10월 집을 비웠지만 할머니의 꿈은 산산조각 났습니다. 기초 생활수급자로 혼자 사는 할머니에게 배정된 임대아파트는 보증금 2억4천여 만원, 월세 59만원짜리 민영아파트였기 때문입니다. <인터뷰>나순정 (판교 철거민): "이게 뭐여. 돈도 없는데. 수급자인 나한테 2억4천만원이 어딨겠어!!!" 다른 철거민들의 사정도 마찬가집니다. 현재 판교 철거민들 가운데 임대아파트를 배정받기로 한 가구는 1190가구. 이들 대부분 주공아파트를 기대했지만 실제 배정은 절반에 그쳤습니다. 24평 주택공사의 임대아파트 보증금은 5800만원이지만, 같은 평수 민간건설사의 보증금은 3배에 달하는 1억6800만원이기 때문에 결국 민영아파트를 배정받은 가구 상당수가 임주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실제 오늘 민영 임대아파트 신청이 마감됐지만 신청률도 50퍼센트를 밑돌았고 이마저 실제 계약금을 낼 가구는 많지 않아 보입니다. <인터뷰>유성희 (주택공사 판교사업단 차장) "우리도 예측 못했어요. 주공 임대아파트랑 민간 건설 것이랑 가격이 이렇게 차이가 날 줄은..." 평생을 살아 온 고향에서 삶을 계속하려는 판교 원주민들의 꿈은 현실을 무시한 정책때문에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서지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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