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학,땀방울로 만들어낸 3할
입력 2001.09.05 (12:54)
수정 2001.09.05 (12:5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곰 해결사’ 심재학(29·두산)의 방망이가 풍성한 가을걷이를 시작했다. 그는 4일 삼성전에서 사흘 만에 다시 에레라(SK)를 제치고 타격 1위(.354)에 올랐다. 95년 프로데뷔 후 단 한 번도 3할 타율을 기록하지 못했던 타자였음이 믿어지지 않는 기세다.
타율이 최고치인 만큼 나머지 기록들도 자연 상한가 행진이다. 홈런은 이미 자신의 한 시즌 최다기록을 경신했다. 4일 연타석 홈런을 터트리며 22호째를 기록,지난해 현대에서 기록한 21홈런을 넘어선 것. 안타·타점 역시 곧 새로운 기록이 탄생할 전망이다. 그는 22경기를 남겨 놓고 벌써 116안타 79타점을 수확했다. 종전 기록은 117안타 84타점(이상 97년).
심재학의 ‘대풍’은 저절로 이뤄진 게 아니다. 고통스럽게 흘린 땀의 결실이다. 99년 타의로 투수가 됐을 때 겪었던 수모와 두번씩(LG→현대→두산)이나 보따리를 꾸려야 했던 인생역정이 일궈낸 독기의 열매다.
그의 땀과 독기는 하루도 빠짐없이 발견할 수 있다. 경기 전 그는 남들보다 한번이라도 더 공을 치기 위해 배팅 게이지를 늘 서성거린다. 자기 순서가 끝난 뒤에 배팅볼 투수를 조르는 모습이 일상이 됐을 정도. 방망이가 맘에 들지 않을 때면 배트가방을 통째로 들고 나와 모조리 테스트 한다. 조금이라도 더 밸런스가 좋은 배트를 찾기 위해서다.
상대 투수에 대한 연구에서도 그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투수의 구종과 로케이션을 꼼꼼히 체크하는 것은 기본이다. 투구할 때는 ‘쿠세’를 찾아내기 위해 투수로부터 잠시도 눈을 떼는 법이 없다. 머리 끝에서부터 발 끝까지 샅샅이 해부한다. 심재학이 수읽기에 능한 이유다.
지난해까지 통산 타율이 2할7푼에 불과했던 타자가 리딩히터로 거듭나는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하지만 그것은 기적이 아니라 눈물겨운 노력의 대가다.
/대구=김유진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심재학,땀방울로 만들어낸 3할
-
- 입력 2001-09-05 12:54:00
- 수정2001-09-05 12:54:00
‘곰 해결사’ 심재학(29·두산)의 방망이가 풍성한 가을걷이를 시작했다. 그는 4일 삼성전에서 사흘 만에 다시 에레라(SK)를 제치고 타격 1위(.354)에 올랐다. 95년 프로데뷔 후 단 한 번도 3할 타율을 기록하지 못했던 타자였음이 믿어지지 않는 기세다.
타율이 최고치인 만큼 나머지 기록들도 자연 상한가 행진이다. 홈런은 이미 자신의 한 시즌 최다기록을 경신했다. 4일 연타석 홈런을 터트리며 22호째를 기록,지난해 현대에서 기록한 21홈런을 넘어선 것. 안타·타점 역시 곧 새로운 기록이 탄생할 전망이다. 그는 22경기를 남겨 놓고 벌써 116안타 79타점을 수확했다. 종전 기록은 117안타 84타점(이상 97년).
심재학의 ‘대풍’은 저절로 이뤄진 게 아니다. 고통스럽게 흘린 땀의 결실이다. 99년 타의로 투수가 됐을 때 겪었던 수모와 두번씩(LG→현대→두산)이나 보따리를 꾸려야 했던 인생역정이 일궈낸 독기의 열매다.
그의 땀과 독기는 하루도 빠짐없이 발견할 수 있다. 경기 전 그는 남들보다 한번이라도 더 공을 치기 위해 배팅 게이지를 늘 서성거린다. 자기 순서가 끝난 뒤에 배팅볼 투수를 조르는 모습이 일상이 됐을 정도. 방망이가 맘에 들지 않을 때면 배트가방을 통째로 들고 나와 모조리 테스트 한다. 조금이라도 더 밸런스가 좋은 배트를 찾기 위해서다.
상대 투수에 대한 연구에서도 그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투수의 구종과 로케이션을 꼼꼼히 체크하는 것은 기본이다. 투구할 때는 ‘쿠세’를 찾아내기 위해 투수로부터 잠시도 눈을 떼는 법이 없다. 머리 끝에서부터 발 끝까지 샅샅이 해부한다. 심재학이 수읽기에 능한 이유다.
지난해까지 통산 타율이 2할7푼에 불과했던 타자가 리딩히터로 거듭나는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하지만 그것은 기적이 아니라 눈물겨운 노력의 대가다.
/대구=김유진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