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장애인을 노예처럼 부린 ‘악마 부부’

입력 2016.06.15 (08:36) 수정 2016.06.15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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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염전 업주가 장애인을 섬에 가두고 노예처럼 부린 ‘염전 노예' 사건 기억하실 겁니다.

동시대에 벌어진 사건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범행은 충격적이었는데요.

최근 이와 비슷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한 대부업체 사장과 그 부인이 지적 장애를 가진 30대 남성을 노예처럼 부린 건데요.

폭행과 감금은 물론 심지어 피해자 부모에게 연락해 돈을 주지 않으면 아들을 중국에 팔아넘기겠다며 협박까지 했습니다.

이들의 계속된 돈 요구에 피해자의 아버지는 자살을 시도했습니다.

피해자 가족의 악몽 같은 시간을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장애를 가진 피해자 32살 박 모 씨에게 무언가 문제가 생겼단 사실을 가장 먼저 알아챈 건 박 씨의 큰어머니였습니다.

<녹취> 피해자 큰어머니(음성변조) : "동서가 전화가 왔더라고요. ‘왜?’ 하니까 (남편이) 자살하려고 약 먹었어요.’ 이러더라고요."

장애가 있는 아들을 키우면서 단란하게 사는 줄만 알았던 시동생의 자살 시도는 오 씨에게도 큰 충격이었습니다.

그런데 겨우 정신이 든 시동생에게서 더욱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됐습니다.

<녹취> 피해자 큰어머니(음성변조) : "한마디 던지는 소리가 00 갇혀있어요, 이러더라고. 그래서 ‘어디에서?’ 하니까 ‘형수님 거기 가면 맞아죽어요.’ 그러더라고. ‘왜 맞아죽는데?’ 하니까 ‘굉장히 무서운 사람이에요’ 하더라고."

조카가 누군가에게 감금되어 있다는 것.

대체 세 식구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취재진은 어렵게 피해자 박 씨 가족을 만나 그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정신장애를 가진 아들 박 씨는 어눌하지만 침착하게 자초지종을 들려줬습니다.

<녹취> 피해자(음성변조) : "대출이 필요해서 교차로 전화번호 보고 갔어요. 처음에."

지난해 3월. 대학 졸업 뒤 취업 준비를 하며 돈이 필요해 대부업 사무실을 찾았던 박 씨.

그곳에서 피의자 양 씨와의 악연은 시작됐습니다.

박 씨와 몇 마디를 나눠본 양 씨는 박 씨가 장애를 가졌다는 사실을 눈치 채고 대출금 대신 솔깃한 제안을 건넸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상담을 해보고 하니까 사람이 좀 어리숙하고 보기가 나약해보이고 이러다 보니까 취직시켜주고 자기 집에 먹여주고 재워주고 하겠다. 이런 식으로."

숙식을 제공해 줄 테니 자신이 하는 대부업을 배워보라는 양 씨의 제안.

돈 보단 일자리를 구하고 싶었던 박 씨에겐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이었습니다.

<녹취> 피해자(음성변조) : "처음에는 되게 친절하게 해줬어요. 친한 형같이 대해줬어요."

그런데, 한 달이 지날 무렵. 양 씨는 돌변했습니다.

박 씨의 행동에 갖가지 꼬투리를 잡으며 폭행을 일삼기 시작한 겁니다.

<녹취> 피해자(음성변조) : "같이 살면서 그 사람 밑에서 온갖 집안일이나 조수같이 그렇게 살다가 폭행. 뺨도 맞고 심하게 벌도 한 시간씩 서고."

PC 방에서 게임이 잘되지 않는다거나 집안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

또 아이에게 상한 음식을 먹였다, 젖병을 잘 씻어놓지 않았다는 등 갖은 이유로 박 씨는 폭행을 당했습니다.

<녹취> 피해자 어머니(음성변조) : "가보면 온 얼굴에 멍이 들어있고 겨울에는 동상이 다 걸려있고 그러더라고요. 뭣을 하는지는 모르겠는데 손에 동상이 다 걸려있더라고요."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며 양 씨의 부인도 폭행에 가세했고, 오히려 아동학대로 신고하겠다며 박 씨를 협박했습니다.

<녹취> 피해자(음성변조) : "무서워서 그냥... 맞고 가만히 있었어요."

양 씨의 악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박 씨의 부모를 상대로 돈을 뜯어내기 시작한 양 씨.

아들 박 씨가 자신의 부인을 성폭행했으니 합의금을 내라는 것을 시작으로 박 씨 명의로 구입한 승용차 할부금 때문에 압류가 들어왔다는 등 갖가지 이유를 대며 돈을 요구한 겁니다.

<녹취> 피해자 아버지(음성변조) : "계속 돈이지 뭐. 매일 그냥 천만 원씩, 천만 원씩. 막막했지. 나 이제 치매 걸리고 그렇게 딱 돈은 없지..."

그렇게 10개월간 박 씨의 부모에게 뜯어낸 돈이 무려 8천여만 원에 이릅니다.

그 사이 박 씨의 아버지는 치매 증상에 우울증까지 생겨 병원 치료를 받아야만 했는데요.

<녹취> 피해자 어머니(음성변조) : "00이가 자기한테 손해를 끼쳤다고 돈도 많이도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요구해서 많은 액수를 가져갔어요. 전부 대출이죠. 집 담보 대출이고 신용 대출내고 마지막 이천만 원은 캐피탈에서 냈잖아요."

노예와 다름없는 생활을 하는 아들을 구해오기 위해 양 씨의 요구를 들어주던 부모.

하지만 아들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녹취> 피해자 어머니(음성변조) : "문제 하나 해결하면 올 줄 알았는데 미뤄지고 미뤄지고 계속 미뤄지는 거예요."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거기 있으면서 밥도 제대로 잘 못 먹고 신체 자체가 아주 왜소하고 막 야위었어요. 그 당시에 나올 때가. 그렇기 때문에 강압적으로 하고 위협을 주면 그런 체격이..도망갈 신체적구조가 안 됐던 거 같아요."

그러던 지난 3월, 양 씨는 천 만원을 주지 않으면 아들을 중국에 팔아넘기겠다 협박하며 친권포기각서까지 쓰게 했습니다.

<녹취> 피해자 어머니(음성변조) : "천만 원 안 주면 자녀를 포기하든가 둘 중에 택하래요. 온 동네 다 돌아도 대출할 길이 없는 거예요. 친권포기각서를 (쓰러) 가는 날 가면서 역으로 부산가면서 약을 먹었어요."

결국 끝이 없는 협박을 들어주면서도 아들을 구해낼 수 없었던 박 씨의 아버지가 자살을 기도하게 됐던 것.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혹시 아들한테 해가 갈 거 같아 싶어가지고 그게 제일 걱정이 앞서고 위해를 가할 위험성이 있을까 싶어서 (신고를 못했다고)..."

다행히 박 씨의 큰어머니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박 씨 가족의 악몽의 시간은 끝나게 됐습니다.

검찰은 양 씨는 인질강도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하고. 부인 역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녹취> 피해자(음성변조) : "그냥..감옥에서 좀 형벌을 달게 받았으면 좋겠고 다시는 저 같은 피해자가 안 생겼으면 좋겠어요."

양 씨 부부는 폭행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협박, 감금 등의 혐의는 부인하고 있는 상황.

법원은 조만간 양 씨 부부에 대해 선고를 내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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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장애인을 노예처럼 부린 ‘악마 부부’
    • 입력 2016-06-15 08:38:24
    • 수정2016-06-15 09:2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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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염전 업주가 장애인을 섬에 가두고 노예처럼 부린 ‘염전 노예' 사건 기억하실 겁니다.

동시대에 벌어진 사건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범행은 충격적이었는데요.

최근 이와 비슷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한 대부업체 사장과 그 부인이 지적 장애를 가진 30대 남성을 노예처럼 부린 건데요.

폭행과 감금은 물론 심지어 피해자 부모에게 연락해 돈을 주지 않으면 아들을 중국에 팔아넘기겠다며 협박까지 했습니다.

이들의 계속된 돈 요구에 피해자의 아버지는 자살을 시도했습니다.

피해자 가족의 악몽 같은 시간을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장애를 가진 피해자 32살 박 모 씨에게 무언가 문제가 생겼단 사실을 가장 먼저 알아챈 건 박 씨의 큰어머니였습니다.

<녹취> 피해자 큰어머니(음성변조) : "동서가 전화가 왔더라고요. ‘왜?’ 하니까 (남편이) 자살하려고 약 먹었어요.’ 이러더라고요."

장애가 있는 아들을 키우면서 단란하게 사는 줄만 알았던 시동생의 자살 시도는 오 씨에게도 큰 충격이었습니다.

그런데 겨우 정신이 든 시동생에게서 더욱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됐습니다.

<녹취> 피해자 큰어머니(음성변조) : "한마디 던지는 소리가 00 갇혀있어요, 이러더라고. 그래서 ‘어디에서?’ 하니까 ‘형수님 거기 가면 맞아죽어요.’ 그러더라고. ‘왜 맞아죽는데?’ 하니까 ‘굉장히 무서운 사람이에요’ 하더라고."

조카가 누군가에게 감금되어 있다는 것.

대체 세 식구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취재진은 어렵게 피해자 박 씨 가족을 만나 그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정신장애를 가진 아들 박 씨는 어눌하지만 침착하게 자초지종을 들려줬습니다.

<녹취> 피해자(음성변조) : "대출이 필요해서 교차로 전화번호 보고 갔어요. 처음에."

지난해 3월. 대학 졸업 뒤 취업 준비를 하며 돈이 필요해 대부업 사무실을 찾았던 박 씨.

그곳에서 피의자 양 씨와의 악연은 시작됐습니다.

박 씨와 몇 마디를 나눠본 양 씨는 박 씨가 장애를 가졌다는 사실을 눈치 채고 대출금 대신 솔깃한 제안을 건넸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상담을 해보고 하니까 사람이 좀 어리숙하고 보기가 나약해보이고 이러다 보니까 취직시켜주고 자기 집에 먹여주고 재워주고 하겠다. 이런 식으로."

숙식을 제공해 줄 테니 자신이 하는 대부업을 배워보라는 양 씨의 제안.

돈 보단 일자리를 구하고 싶었던 박 씨에겐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이었습니다.

<녹취> 피해자(음성변조) : "처음에는 되게 친절하게 해줬어요. 친한 형같이 대해줬어요."

그런데, 한 달이 지날 무렵. 양 씨는 돌변했습니다.

박 씨의 행동에 갖가지 꼬투리를 잡으며 폭행을 일삼기 시작한 겁니다.

<녹취> 피해자(음성변조) : "같이 살면서 그 사람 밑에서 온갖 집안일이나 조수같이 그렇게 살다가 폭행. 뺨도 맞고 심하게 벌도 한 시간씩 서고."

PC 방에서 게임이 잘되지 않는다거나 집안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

또 아이에게 상한 음식을 먹였다, 젖병을 잘 씻어놓지 않았다는 등 갖은 이유로 박 씨는 폭행을 당했습니다.

<녹취> 피해자 어머니(음성변조) : "가보면 온 얼굴에 멍이 들어있고 겨울에는 동상이 다 걸려있고 그러더라고요. 뭣을 하는지는 모르겠는데 손에 동상이 다 걸려있더라고요."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며 양 씨의 부인도 폭행에 가세했고, 오히려 아동학대로 신고하겠다며 박 씨를 협박했습니다.

<녹취> 피해자(음성변조) : "무서워서 그냥... 맞고 가만히 있었어요."

양 씨의 악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박 씨의 부모를 상대로 돈을 뜯어내기 시작한 양 씨.

아들 박 씨가 자신의 부인을 성폭행했으니 합의금을 내라는 것을 시작으로 박 씨 명의로 구입한 승용차 할부금 때문에 압류가 들어왔다는 등 갖가지 이유를 대며 돈을 요구한 겁니다.

<녹취> 피해자 아버지(음성변조) : "계속 돈이지 뭐. 매일 그냥 천만 원씩, 천만 원씩. 막막했지. 나 이제 치매 걸리고 그렇게 딱 돈은 없지..."

그렇게 10개월간 박 씨의 부모에게 뜯어낸 돈이 무려 8천여만 원에 이릅니다.

그 사이 박 씨의 아버지는 치매 증상에 우울증까지 생겨 병원 치료를 받아야만 했는데요.

<녹취> 피해자 어머니(음성변조) : "00이가 자기한테 손해를 끼쳤다고 돈도 많이도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요구해서 많은 액수를 가져갔어요. 전부 대출이죠. 집 담보 대출이고 신용 대출내고 마지막 이천만 원은 캐피탈에서 냈잖아요."

노예와 다름없는 생활을 하는 아들을 구해오기 위해 양 씨의 요구를 들어주던 부모.

하지만 아들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녹취> 피해자 어머니(음성변조) : "문제 하나 해결하면 올 줄 알았는데 미뤄지고 미뤄지고 계속 미뤄지는 거예요."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거기 있으면서 밥도 제대로 잘 못 먹고 신체 자체가 아주 왜소하고 막 야위었어요. 그 당시에 나올 때가. 그렇기 때문에 강압적으로 하고 위협을 주면 그런 체격이..도망갈 신체적구조가 안 됐던 거 같아요."

그러던 지난 3월, 양 씨는 천 만원을 주지 않으면 아들을 중국에 팔아넘기겠다 협박하며 친권포기각서까지 쓰게 했습니다.

<녹취> 피해자 어머니(음성변조) : "천만 원 안 주면 자녀를 포기하든가 둘 중에 택하래요. 온 동네 다 돌아도 대출할 길이 없는 거예요. 친권포기각서를 (쓰러) 가는 날 가면서 역으로 부산가면서 약을 먹었어요."

결국 끝이 없는 협박을 들어주면서도 아들을 구해낼 수 없었던 박 씨의 아버지가 자살을 기도하게 됐던 것.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혹시 아들한테 해가 갈 거 같아 싶어가지고 그게 제일 걱정이 앞서고 위해를 가할 위험성이 있을까 싶어서 (신고를 못했다고)..."

다행히 박 씨의 큰어머니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박 씨 가족의 악몽의 시간은 끝나게 됐습니다.

검찰은 양 씨는 인질강도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하고. 부인 역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녹취> 피해자(음성변조) : "그냥..감옥에서 좀 형벌을 달게 받았으면 좋겠고 다시는 저 같은 피해자가 안 생겼으면 좋겠어요."

양 씨 부부는 폭행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협박, 감금 등의 혐의는 부인하고 있는 상황.

법원은 조만간 양 씨 부부에 대해 선고를 내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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