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병주고 약주고

입력 2000.11.12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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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한강 정비사업의 방법론을 놓고 주민들과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있습니다.
남한강에서 골재채취 사업을 벌여 돈을 번 다음 그 수익금으로 정비사업을 하겠다는 경기도의 계획이 남한강을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괴시킨다는 주장입니다.
조현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여주군 남한강변의 양섬에서는 요즘 건축자재용 모래를 퍼내는 골재채취공사가 한창입니다.
각종 중장비가 굉음을 울리면서 쉴새없이 강변과 강바닥의 모래를 퍼올립니다.
넓이가 여의도 밤섬의 4배가 넘던 양섬의 습지는 절반 이상이 사라졌고 1, 2000 마리나 되던 철새들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경재(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 바닥에 쌓였던 흙이 일어나서 결국은 물고기 알이 썩게 돼 가지고 물고기가 살 수 없는 장소가 되어 버리죠.
물새들의 서식처를 잃게 되는 거죠.
⊙기자: 지난 8년 동안 남한강에서 퍼낸 모래는 모두 2500만 제곱미터, 15톤 트럭 520만대 분량입니다.
무성한 갈대숲과 수만 마리의 철새떼가 장관을 이루고 쏘가리와 장어 등 각종 물고기가 풍성하던 남한강은 이들의 서식지인 모래바닥과 모래톱이 사라지면서 이제 겨우 명맥만 이어가고 있습니다.
⊙유재호(어민): 모든 게 다 없어지는 거죠.
고기부터 철새부터...
철새가 여기 한 50여 종이, 3년 전에 한 50여 종이 모였었는데 지금은 단 몇 종류밖에, 대여섯 종류밖에 안 돼요.
⊙기자: 이런 상황에서 경기도는 앞으로 10년 동안 남한강에서 골재채취 사업을 벌일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거기서 나오는 수익금 1000여 억원으로 강변과 파안을 정비하겠다는 것입니다.
⊙손지민(여주환경운동연합): 총 예산액이 1300억원인데 거의 1300억원을 골재채취사업으로 예산을 확보하겠다는 건데 이게 골재채취 사업이지 어디 남한강 정비사업입니까?
⊙기자: 경기도는 홍수예방을 위해 남한강 정비사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윤오근(경기지방공사 부장): 골재를 채취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하천 단면을 유지시키기 위해서 최소한도의 하천 바닥에 퇴적돼 있는 퇴적물을 제거하는 것이고...
⊙기자: 남한강 정비사업이 유익한 취수산업인지, 아니면 환경을 파괴하는 골재채취사업인지 1차 시금석이 될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는 다음 달 발표될 예정입니다.
그러나 환경영향평가도 나오기 전에 시행되고 있는 무분별한 골재채취 공사로 남한강의 생태계는 이미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습니다.
KBS뉴스 조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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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병주고 약주고
    • 입력 2000-11-12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남한강 정비사업의 방법론을 놓고 주민들과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있습니다. 남한강에서 골재채취 사업을 벌여 돈을 번 다음 그 수익금으로 정비사업을 하겠다는 경기도의 계획이 남한강을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괴시킨다는 주장입니다. 조현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여주군 남한강변의 양섬에서는 요즘 건축자재용 모래를 퍼내는 골재채취공사가 한창입니다. 각종 중장비가 굉음을 울리면서 쉴새없이 강변과 강바닥의 모래를 퍼올립니다. 넓이가 여의도 밤섬의 4배가 넘던 양섬의 습지는 절반 이상이 사라졌고 1, 2000 마리나 되던 철새들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경재(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 바닥에 쌓였던 흙이 일어나서 결국은 물고기 알이 썩게 돼 가지고 물고기가 살 수 없는 장소가 되어 버리죠. 물새들의 서식처를 잃게 되는 거죠. ⊙기자: 지난 8년 동안 남한강에서 퍼낸 모래는 모두 2500만 제곱미터, 15톤 트럭 520만대 분량입니다. 무성한 갈대숲과 수만 마리의 철새떼가 장관을 이루고 쏘가리와 장어 등 각종 물고기가 풍성하던 남한강은 이들의 서식지인 모래바닥과 모래톱이 사라지면서 이제 겨우 명맥만 이어가고 있습니다. ⊙유재호(어민): 모든 게 다 없어지는 거죠. 고기부터 철새부터... 철새가 여기 한 50여 종이, 3년 전에 한 50여 종이 모였었는데 지금은 단 몇 종류밖에, 대여섯 종류밖에 안 돼요. ⊙기자: 이런 상황에서 경기도는 앞으로 10년 동안 남한강에서 골재채취 사업을 벌일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거기서 나오는 수익금 1000여 억원으로 강변과 파안을 정비하겠다는 것입니다. ⊙손지민(여주환경운동연합): 총 예산액이 1300억원인데 거의 1300억원을 골재채취사업으로 예산을 확보하겠다는 건데 이게 골재채취 사업이지 어디 남한강 정비사업입니까? ⊙기자: 경기도는 홍수예방을 위해 남한강 정비사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윤오근(경기지방공사 부장): 골재를 채취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하천 단면을 유지시키기 위해서 최소한도의 하천 바닥에 퇴적돼 있는 퇴적물을 제거하는 것이고... ⊙기자: 남한강 정비사업이 유익한 취수산업인지, 아니면 환경을 파괴하는 골재채취사업인지 1차 시금석이 될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는 다음 달 발표될 예정입니다. 그러나 환경영향평가도 나오기 전에 시행되고 있는 무분별한 골재채취 공사로 남한강의 생태계는 이미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습니다. KBS뉴스 조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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